얼마 전에 19살 고양이와 14살 고양이, 반려묘들를 떠나보내고 한참 고양이 책들을 구입하지 않았었답니다. 그런데 이 예쁜 표지에 반해서, 그리고 작가의 필력을 알기에 바로 장바구니에 이 책을 담았답니다.

 

 이불 속에서 딩굴거리며 펼쳐보는 모든 페이지가 다 행복하면서도 슬펐답니다. 

따뜻하고 담담한 일상을 적어낸 책으로 고양이가 없다면 이 책의 무게를 제대로 느낄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조막만한 아기고양이가 집으로 들어와서 15살 묘르신 할묘니가 되는 그 과정을 훅 지나가는데도 하나하나 15년의 시간이 느껴집니다.

 

책은 이야기뿐 아니라 추억을 담습니다. 일기같은 에세이, 자연스러운 반려동물과의 하루, 입 짧은 고양이를 위한 하루에 만원이 넘는 거한 사료와 캔을 매번 바꿔서 차려주는 것, 병원 갈 때마다 민망한 고양이 울음소리, 발톱깍기 어려움 등등.. 매 장면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에겐 다 내 이야기 같을 수 있을 듯합니다. 

 

 번역도 부드럽고 편하게 진행되어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편한 책입니다. 여유를 찾고 싶을 때, 예전 고양이들이 보고 싶어질 때, 몇 번은 더 펼쳐볼 듯합니다.

고양이, 무레요코, 여왕고양이, 15살고양이, 적묘

 

 

몇 년에 걸쳐서 드디어 완결까지!!! 눈물겹게 감동스럽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흥미있는 이야기와 뛰어난 심리묘사와 생각하게 만드는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한때 정말 잘나갔던 한국 순정만화가 이제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겨가는데도 불구하고 작품을 기다리게 만드는 작가의 역량이 그대로 녹아납니다.

 

 어디에나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어도, 사랑하는 이가 죽어가는 것을 어쩔 수 없다는 것은 그 어떤 장수를 원하는 생명에게도 슬픈 일이겠지요. 그리고 의문을 남겨 두는 또 다른 생의 모습을 기약하고, 어느 순간 다시 만나길 기도하는 수 밖에 없는 운명이란 얼마나 가혹한 건지. 그 굴레를 <별빛속에>에서는 그냥 풀어놓았다면, 그래도 설희에서는 뭔가 딱... 결론을 보여주니 완결에서 마음이 놓인답니다. 

 

기다리면서 읽는 것도 좋고, 드디어 17권을 모두 모아두니 또 성취감이 어마무지합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감정에 대한 관점이 그대로 여서 더욱 좋습니다. 11년 정도는 기다릴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하기 때문에, 완결이 더 반갑고 작가님께 그저 감사드릴뿐 입니다. 

 

또 새로운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작가님, 완결 항상 감사드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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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하루하루가 사실은 통계화 될 수 있다는 것, 책이 그려내는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낯설지 않아서 더욱 소름끼치는 내용입니다. 너무 담담하게 그려내는 일상들이 사실은 쉽지 않은 날들이라는 자각을 보여줍니다.

 

낯설게 보기, 거리두기를 위해 사용된 통계가 물론 일상적인 문제 의식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을 객관화하는 효과가 좋았고, 생각보다 쭉쭉 잘 읽어지는데도 소름끼치는 내용입니다. 왜 이런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했을까 하는 부분이 제일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단순히 여성을 하나의 통계로 쓰기엔 개개인의 차이가 워낙에 큰 부분이며, 많은 남성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문제가 많기 때문에 공감보다는 발뺌을, 외면을 선택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며, 자신들이 느끼는 불평 불만을 토로하기 좋은 책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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