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 좋아하는 작가여서 새로운 책들이 번역되길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구입 소장하는데 특히 세심한 관점에서 인간에 대한 접근이 거대한 세계관을 새롭게 영웅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소소해서 더 와닿기 마렵입니다.

 

판타지 소설과 공상과학과 동화의 장르를 넘나드는 르귄의 세상이 어느 순간 막을 내리고 있군요.

 

그 작가의 나이먹음, 그리고 하루하루에 대한 일상이야기.

작가의 마지막 에세이집에서는 많은 것을 다룬다.

도덕성과 인간과 정치와 사회에 대한 날카로움에 어른다움을 느낄 수 있다. 

2년 전 이맘때 세상을 떠난 작가의 책을 손에 쥐고

찬찬히 넘겨본다.

 

페이지는 넘어가고 시간은 흘러가고

세상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사고 실험으로 연결될 수 있어 읽기 자료로도 쓰기 좋은 작가의 탄탄한 글을 읽으면서

시청각에 약한 요즘, 다시 한번 사고하는 시간으로 침잠해 보는 것을

살짝 추천합니다.

 

 

르귄, 에세이, 공감

 

한 두권씩 책을 보다가

텍스트북으로 보다가

이렇게 가득하게 한 박스 완결본을 받아 열어보니

 

개봉전부터 마음이 두근거리며

 

책을 구입한다는 그 수집자체의 즐거움이 넘치네요

 

박경리 선생님의 수필집을 주로 보다가

다시 이렇게 무겁게 시간과 정신을 쏟은 역사와 인간군상을 담은 책을 바라본다.

언제 읽을지 몰라도

다시 언제 몇권을 펼쳐볼지 몰라도

 

책이 가득하다, 정리가 되어있다, 완결이 되어있다는 그 점에서 

이미 만족도가 매우 높다.

 

파본이 있을까 우려했는데 멀쩡하게 하나 잘못된거 없이 잘 온 듯해서

기분이 좋게 최참판댁의 격동 역사 일대기와 함께 한반도 역사를 쭉 읽어나갈 수 있듯하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무수한 역사적 사건과 민중들의 삶이 고스란히 [토지]에 담겨 있다. [토지]는 한마디로 “소설로 쓴 한국근대사”라 할 수 있다.

 

 

 

 

 

 

 

 

 

 

 

 

 

 

토지, 박경리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 역사 속에서 몇 개의 주요 단어와 연도로 기억되는 사건들.

그저 작은 조각들로 흩어진 것을 작가는 주워서 이야기로 하나 엮어낸다. 역사에 살짝 올려놓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안타까움을 분노를, 그리고 몰랐던 역사적 사실들을 하나씩 던져준다. 

 명성황후 시해사건, 가쓰라 테프트 밀약, 을사오적

 대한매일신보, 베델, 양기탁, 이준, 그 몇 개의 단어로 연결되고 또 연결되어 누군가가 사라지면 그 사람을 찾는 과정이 주가 되기 마련인데, 이 소설은 나라를 잃고 그 나라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시대가 그 자체의 내용이 된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어떻게든 주권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습, 속도감도 괜찮고 중고등학생들이 쉽게 조선 개항기 이후 조선의 모습을 이해하기 좋을 듯하다. 이제 막 영어를 배우는 조선의 모습, 여성의 교육을 위해서 노력하던 사람들의 모습까지 두루두루 잘 엮어서 넣어둔 작가의 센스도 좋고, 책 뒤쪽의 소설을 위해서 역사적 사실과 다른 부분들을 정리해 실어 놓은 점도 이 책의 장점 중 하나. 

 

역사소설, 청소년소설, 적묘, 미스손탁, 손탁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