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자크 구르나.'
탄자니아 출신 영국의 소설가로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작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니 진지바르 술탄국 출생으로 되어 있다.
진지바르 술탄국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나라이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라.
결국 작가는 조국을 잃은 사람인 것이다.
그런 사실들이 작가의 작품에 어떤 식이로든 영향을 미쳤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같은 나라 사람 두 명이 영국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어 두 사람을 씨줄과 날줄로 하여 이야기는 전개된다.
상대방에게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상대방의 탓이 아니다.
그 당시 현실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차츰 밝혀진다.
종교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어둠의 역사에 두 사람 다 피해자가 되었다고나 할까.
디아스포라 문학이라고 하던가.
넓은 의미로 '특정 민족이 자의적이나 타의적으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집단을 형성하는 것, 또는 그러한 집단을 일컫는 말'이라고 위키 백과에 실려 있다.
일제 강점기에 먹고 살기 힘들어 조국을 떠났던 우리 조상들이 멕시코나 하와이에서 선인장 가시에 찔리며 고생한 것,
연해주에 살던 조상들이 소련의 강제 이주에 따라 중앙아시아로 하루아침에 쫓겨가 현재에 이른 것 등등.
우리나라에 얽힌 離散도 많다.
이 책의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야겠다.
그 깊은 심연에 다시 빠지고 싶다.
거기에 이 지구상에 사는 우리도 아주 조금씩이라도 어떤 책임이 있지는 않을까.
종교가 되었든 민족 문제가 되었든 자신이 살던 땅을 강제로 떠나 산다는데 얼마나 가혹한 일인가.
그걸 몸소 겪은 사람으로서 작가의 삶이 어떠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