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장명숙'이라는 사람이 나오는 프로를 보게 되었다.

멋지게 나이든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나이를 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사람들의 멘토 역할을 잘 해 준다고 하던가.

젊은 시절에는 자신만의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나이 들어서 봉사하는 삶을 산다면 더할 나위 없는 것 아닌가.

물론 잘난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사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젊은 사람들처럼 자신의 살아온 삶과 관련된, 그리고 현재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튜브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쓸데없는 잔소리를 일삼는 '꼰대' 스타일이 아니라서 젊은 사람들이 열광을 한단다.

어떤 사람일까 호기심이 발동을 했다.

 

 그래서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책에는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그 백화점 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지인들이 목숨을 잃은 이야기도 나온다.

나이 70이면 많은 것을 겪는 나이인 것이다.

자신이 겪은 것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자양분으로 만들어 인생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사후 시신을 기증한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나도 언젠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선뜻 나서게 되지 않는다.

어떤 계기가 있으면 좋을텐데...

 

그리고 자신이 가진 것을 주변과 나누는 모습도 아름답다.

천천히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생전 어머니께서 자신의 옷을 주변 사람들에게 하도 나누어 주시기에 도대체 왜 그러시느냐 했더니만 죽은 다음에 주면 받는 사람이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아 미리미리 나누어 주는 것이라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80대 후반 고향을 뜨실 때는 옷이 많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옷도 다 입지 못하고 세상을 뜨시기는 했지만 말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많은 울림을 준다.

인생 선배로서 저자의 삶을 비슷하게만 따라 해도 잘 사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책 제목을 보자 1980년대 친구가 살던 망원동이 떠오른다.

한여름 장마에 물난리가 나서 단독주택이었던 친구네 살림살이가 물에 잠기는 바람에 내 책을 빌려가기도 했었는데...

부모님께서 새로 지은 집에서 물난리를 겪은 후 주택을 팔고 목동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고 했었지.

 그 친구는 지금 어느 나라에서 잘 살고 있을까?

결혼과 함께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가면서 연락이 끊어진 친구를 엉뚱하게 소설 한 권에서 불러내고 있다.

 

 지금은 그때의 망원동이 아니다.

지금도 망원동은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이 많은 지역이다.

그런데 오래된 망원시장이 젊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아 요즘 말로 꽤 '핫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동창들과 그런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모임을 하기도 했던 동네, 망원동.

 

 이 책은 망원동 옥탑방에 사는 웹툰 작가의 방에 정말 찌질한 군상들이 모여들여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인 작가도 한때 잘 나갔었지만 지금은 겨우 입에 풀칠하는 수준인데 그 좁은 옥탑방에 신세를 지겠다고 하나, 둘 모여드는 사람들은 어떨까?

20대 만년고시생, 30대 백수, 40대 기러기 아빠, 50대 황혼이혼남.

참 화려한 이력서이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좌충우돌하며 재기를 꿈꾸고 어울리는 모습은 때로 코끝을 찡하게 한다.

그래도 여기는 대한민국.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먹고는 살지 않겠는가.

 

 사실 이 책은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나서 작가의 다른 책이 궁금해 산 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불편한 편의점'이 더 정이 간다.

앞으로도 이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살펴보아야겠다.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작품들이 이어지리라 믿는다.

 

 가끔 베스트셀러라는 책을 읽는다.

베스트셀러가 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

최근에 읽은 베스트셀러가 대부분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내용이었는데 이 책 역시 삶이 힘겨운 사람들을 토닥여주는 느낌이 든다.

 

 꿈을 사고파는 백화점이라...

잠이 들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다.

참으로 기발하고 기상천외한 발상이다.

 

 꿈에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꿈이 있고, 피하고 싶은 꿈이 있겠지.

나도 요즘 2년 전에 세상을 뜨신 어머니를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으니까 말이다.

 

 책에서는 자연스럽게  꿈을 만드는 사람, 꿈을 파는 사람, 그리고 꿈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결국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인 것이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 백화점 대표 달러구트의 말이 기억난다.

첫째는 삶에 만족할 수 없을 때는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둘째는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것이다.

 

"모든 힘을 제가 가진 행복에서 나오고, 의욕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열망에서 나와요.

저는 이곳에서 저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의 희망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기쁜 일이지요. 하지만 제가 하는 행동은 대부분 그저 내가 행복하기 위함이에요. 다른 사람의 희망이 되기 위해 평생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다리 하나가 없이 태어나서 꿈 제작자가 된 킥 슬럼버가 하는 말이다.

 

언제나 인생은 99.9%의 일상과 0.1%의 낯선 순간이었다. 이제 더 이상 기대되는 일이 없다고 슬퍼하기엔 99.9%의 일상이 너무도 소중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도, 매일 먹는 끼니와 매일 보는 얼굴도.

 

지금 이 행복에 충실하기 위해 현재를 살고

아직 만나지 못한 행복을 위해 미래를 기대해야 하며,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행복을 위해 과거를 되새기며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