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and soul.
죽어있는 일상을 구원해줄 단 하나의 손길, 심미안.
소소한 물건에서, 무료한 일상에서, 평범한 세상에서 지친삶을 다독이고 구원해줄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작은 장난감이나 유행하는 물건, 사치품이 유치한 허섭스레기나 돈에 미친 공장 주인의 발명품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배웠다. 그것들은 사랑을 도와주고, 감각을 정제하며, 죽은 세상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향수에서 발레슈즈에 이르기까지, 반지에서 담뱃갑에 이르기까지, 버클에서 지갑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사랑의 전령을 마련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가진 물건들의 세상은 정당하고 아름다우며 다양하다. 헤르만 헤세 <황야의 이리>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피에로 페루치라는 사람이다. 저자는 아름다움의 개념을 단지 외모적인 것 뿐만아니라 삶의 전반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움'에 대해 상당히 확장적인 의미로 해석한다. 1부는 아름다움의 힘에 대해서 고찰했다. 확신에 찬 삶, 불안을 잠재우는 마법, 강렬한 생의 의지, 긍정의 순간 같은 심적인 면의 아름다움이다. 2부에서는 취향과 자아의 재발견에 대해 다뤘다. 그리고 3부에서는 치유와 구원으로서의 아름다움에 대해 다뤘다. 이밖에도 관계와 공감, 인식의 창, 우리를 둘러싼 세계라는 소제목으로 독자들이 아름다움의 심미안을 갖도록 안내해 준다.
이 책의 특징은 아름다움에 대해 그리스 신화나 철학자, 셰익스피어의 고전, 연구자들의 실험 결과, 심리학 용어, 유명인사의 코멘트 등을 아울러 설명하면서 마치 '아름다움학'이란책을 읽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감사의 조건은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경험의 절정'에 잘 나타나 있다. 그것은 편안함과 행복,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 대립과 싸움의 중재, 우리에게 인생의 의미를 알려주는 직관력이나 또 다른 인식의 확장등을 경험하는 순간이다....미학적 경험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구체적인 내용에서 출발한다. 밀밭에서 날아오르는 까마귀 떼를 묘사하는 붓이나 하프와 플루트가 내는 소리나 산속 호숫가에 비친 소나무 같은 것들 말이다."
"결국 아름다움은 리트머스시험지와 같다. 우리가 삶을 얼마나 편하게 느끼는지, 얼마나 경험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졌는지, 우리 자신에 대해 얼마나 더 연구해야 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며, 정확하게 우리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아름다움이다....아름다움이 태생적으로 지닌 문제점들도 있다...아름다운 것은 금지된 선악과처럼 죄와 관련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은 나를 비도덕적이거나 뚱뚱하게 만든다."
이 책은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마치 아름다움이란 4글자에 담긴 모든 의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식이다. 그러다 어느 한 구절에서는 내 가슴을 톡하고 건드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은 또 의미없이 난해하게만 읽히고 지나가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에 대한 설명이 따로 없지만 예상하건대 심리학자나 철학자 쯤으로 여겨진다.
이책의 원래 영어제목은 Beauty and soul이지만 한글제목은 '아름다움은 힘이 세다'라고 되어있다. 둘다 맞는 이야기이지만 beauty and soul이 왠지 더 내용과 와닿는 느낌이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고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잋 책을 읽고 아름다움이 주는 기쁨 혹은 가르침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무엇보다 책 표지가 산뜻하니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