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인상적인 책이네요. 할 말이 많으나 하지 못하는 것 같은 세상의 친구들 이야기입니다.

인도의 삼브리드와 아샤, 라오스의 노이, 세네갈의 잔, 도미니카공화국의 호세와 이브리네,  콩고의 도로시,제레미, 쿠르드족인 누라이 .. 가난, 전쟁, 부모의 부재 등 여러가지 이유로 마땅히 누려야 할 것들을 포기한 채 살아가던 아이들에게 찾아온 희망을 이야기해줍니다. 그것은 사실 행운이 아니라 권리였던 거죠.

 

 

그림도 그렇고, 글도 표현이 은유적이라 그런지 글이 시처럼, 노래처럼 아름답게 읽히네요. 공부를 할 때 거인이 되고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종잇장처럼 말라가는 장면이나, 온몸이 수도관으로 변해 물을 전달하며 기쁨을 얻는 장면은 큰 울림을 주네요. 약간 환상적인 느낌도 들고... 전쟁으로 인한 상처는 생각보다 훨씬 끔찍하고 잔인해서 아이가 이해할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사실 아이에게 꼭 읽히고 싶은데 첫편을 읽다 덮어두더니 다시 손대지 않고 있거든요. 오늘 밤부터 한편씩 읽어주려합니다. 함께 읽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에 대해, 어린이가 보호받아야 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나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동화 끝부분마다 해당되는 어린이 권리협약 조항과 해설, 실천사례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도 던져 줍니다. 이런 책들을 통해 불행한 삶과 행복한 삶에 대해, 그리고 그것을 나눔으로써 얻어지는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며 마음이 조금씩 자라길 기대해 봅니다.

 

 

아홉살 딸아이가 읽는 건 몇번 보았지만..제가 읽어본 건 처음입니다.  아이가 원하면 읽게는 하지만, 그렇게 좋아하는 학습만화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전 사실 큰 관심이 없었거든요. 이번에 맘잡고 읽어보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긴장감있는 스토리(악당과 모험은 정말 흥미로운 소재지요.ㅎㅎ)네요. 수학도둑 35권에서는 도형, 선, 각도, 유클리드, 수직과평행을 다루고 있는데 만화 내용과 그렇게 꼭 들어맞는단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퀴즈와 뒤편 스토리텔링교실을 통해 내용을 보강해 주더라구요. 본편보다는 오른쪽 페이지 하단 부분의 개념을 확인하고 짚어주는 각종 퀴즈를 풀면서, 또 각장 뒷부분의 스토리텔링 수학교실을 읽어보면서 수학적인 접근은 더 많이, 깊이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딸은 문제풀이가 어렵다고 하면서도 이것저것 건드려는 보는 것 같더라구요. 그러나 아직은 해결되는 것보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훨씬 많다고 하네요.

 

 

수학이란 이름만 들어도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고, 지루하고 머리아프고..뭐 그런 느낌들을 갖고 있잖아요. 수학도둑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재미가 뚝뚝 떨어지니..아이들이 자연스레 흥미를 갖게 되고..그래서 읽고 또 읽는 동안 생활과 연결된 수학적 사고와 태도가 저절로 심어지게 되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인 것 같아요.  why를 읽혀 봤더니 만화책이 다른 책보다 반복횟수가 더 많아서 자기도 모르게 쌓이는 것들이 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수학도둑도 그런 점이 분명 있는 것 같아요.

참.. 책 마지막에는 워크북도 있어요. 뜯어내서 따로 문제풀이 시켜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림이 딱 소녀 취향인 가위바위보를 좋아하는 아이네요.

아이들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릴 때 저는 저대로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는데요..그러다보면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서로의 소리에 지치고 짜증이 나고 맙니다.

아홉살인 딸과도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처럼 한 네다섯 살 무렵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

 

 

부모님의 단호한 뒷모습을 보면.. 엄하게 몰아붙이는 제 자신의 얼굴이 보이구요..

아랑곳않고 제 두손으로 가위바위보를 하거나 물건들끼리 가위바위보를 시키는 아이를 보면... 고집부리는 딸아이가 떠오르네요.

이 책을 읽은 딸아이가 요 장면이 꼭 기억에 남는다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걸 보면 자기도 아는 거죠. ㅋㅋ

 

 

고집불통 막무가내 아이를 다스린 건..엄마도 아빠도 아닌 줄무늬 고양이네요.

고양이 앞에서 쩔쩔매는 아이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안됐기도 하고..그나저나 고양이 말빨도 넘 좋지만 카리스마도 장난 아니에요.

문종이를 북 찢을 때는 어른인 저도 섬칫! 하고 말았답니다.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는 따뜻한 동화 한편 읽고 나니 글 쓰는 내내 저도 웃고 있네요.

 순수하고 감성적이면서 공감이 가는 예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