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천 원만 빌려 주세요."

며칠 전 딸애가 등교하면서 제게 한 말입니다. 전날 친구들이 사준 뽑기와 솜사탕을 먹었다면서 자기도 돈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이천원은 너무 큰 돈인 것 같은데.. 솜사탕은 말고, 뽑기만 사 먹는 게 어떻겠냐며 천원으로 타협을 해서 보냈었죠. 그러고 나서 곰곰 생각하니 이제 아이에게 용돈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스스로 돈을 관리하기에 앞서 돈의 중요성과 올바른 관리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 필요하겠다 싶어 <어린이를 위한 경제의 힘>을 유심히 보게 되었지요.

책에는 워렌 버핏, 김만덕, 록펠러, 손정의, 스티브 잡스, 강수진, 카네기, 정주영, 프랭클린, 황희, 샤넬, 포드, 디즈니, 힐러리 14인의 일화와 함께 그들이 실천했던 경제 습관들이 실려 있어요. 위인들은 모두 어쩜 그렇게 자기관리를 잘하고, 현명하고 검소한지요. 배울 점이 참 많네요.

위인들의 삶을 통해 성공하는 삶이란 어떤 열정과 노력으로 이루어지는지,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는 것이 왜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어요. 더불어 진정한 부란 혼자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눌 때 그 가치가 더욱 커진다는 것까지 배울 수 있네요. 사실 딸아이 통장에서 적은 돈이지만 매달 기부금이 빠져나가고 있거든요. 자신이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음을 뿌듯해하던 아이가, 큰 부자들도 사회에 재산을 환원한 사실에 무척 반가워하더군요.

많은 돈을 가졌지만,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받는 사람도 있지요. 그런 삶이라면 아무리 부자라 하여도 즐거울 리 없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나눔을 강조한 이야기들이 좋았어요. 그리고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아끼고 절제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통해 부와 성공까지 거머쥔 위인들의 삶이 아이에게 많은 가르침을 줄 것 같답니다.

四字小學 : 네 글자로 이루어진 어린이들이 하는 공부

옛날엔 서당에서 이 사자소학을 천자문보다 먼저 가르쳤다고 해요. 글자를 알기에 앞서 바른 인성을 심어 주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요.. 사자소학에 담긴 부모에 효도하고, 형제에 우애하며, 스승을 공경하고, 친구간에 의리있는, 그리고 자신을 갈고 닦는 이 모든 것이 공부보다 앞서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할 기본 윤리였기 때문이래요.

실제로 읽어 보니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 같지만... 부모, 형제, 선생님, 친구들을 대하는 바른 마음가짐을 닦고, 행동의 옳고 그른 기준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늘 아이에게 하는 말이 있어요. 마음 속에 나무 한 그루를 키운다고 생각하라고..그 나무가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잘 잡고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요.. 세상 살다보면 어른인 저도 판단을 잘못하고, 다수의 의견을 따라 중심을 잃을 때도 많은데..아이는 저보다는 꼿꼿하고 현명하길 바라니까 자꾸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아이는 물론 엄마 잔소리가 귀찮겠지만요..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어려운 한자만 줄줄 나오면 아이와 함께 읽기 부담스러울 거예요. 다행히 이 책은 아버지가 일곱 살, 다섯 살 아이들과 조곤조곤 대화하며 가르친 그대로 실려 있어서 읽기가 편하네요. 의문이 생길 때 짱이, 하라가 아빠에게 질문하고 답을 들은 것처럼 아이와 함께 하루 한편씩 소리내어 읽으며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대화도 더 많이 할 수 있겠구요.

첫편을 소리내서 "부생아신, 모국오신" 이렇게 읽었더니 제 딸이 외계어 같다며 어찌나 배를 잡고 깔깔 웃는지요. "아빠가 왜 날 낳아?, 엄마가 안 낳구?"도 역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네요. 공부야..어제보다 조금 더 배우는 것일 뿐. 인간을 바르게 대하고, 자신이 좋은 인간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니.. 딸의 웃음에 넘어가뒷목잡고 넘어가지 말고 매일 꾸준히 읽어야겠다고 결심해 봅니다.

아이들이 정말정말 좋아하는 보물섬! 교과별로 탄탄하게 구성이 된 학습만화예요.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지 계속 보고, 친구들이 빌려 달라고 탐을 내지만 자기가 조금 더 보고 나서야 빌려 줄 수 있겠다네요. 정말 보물처럼 귀한가 봅니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역사 등 재미난 만화가 많지만 아이가 가장 재미있다는 건 종결자 고드래뿅이네요. 귀신을 워낙 무서워하는데 하나도 안 무서운가봐요. 낱말놀이도 재미있대요. 워크북 슬쩍 시켜보니 수월하게 푸네요. 공부는 이렇게 재미있게 해야 효과가 쑥쑥인데 말이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삐삐롱스타킹> 으로 창의력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요. 마침 딸애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삐삐 시리즈라 좀더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어요. 자긴 일곱번째 관찰력 빼곤 다 해당하는 것 같대요.

각각의 만화 뒤에는 교과 연계된 기초적인 배경지식을 알려주는 학습자료가 실려 있고, 심화자료를 통해 더 욱 확장된 학습까지 가능하게 도와 주지요. 마침 매미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던지라 얼레벌레 곤충킹 뒤의 과학자료를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저학년 아이에게 딱 필요한 내용들인 것 같아 흡족한 마음이었답니다. 아이도 매미랑 귀뚜라미를 특히 주의깊게, 태풍의 위성사진을 보며 이야~~하고 감탄을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