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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등단한 전경배 시인의 첫 시집으로, 세상을 향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시집 곳곳에서 느껴진다. 일곱 살 때 한국전쟁으로 어머니를 잃고, 외로움과 굶주림을 이겨내며 전경배 시인을 키워준 정신적인 양식은 바로 시였다. 자신을 일깨우는 고귀한 힘이 언어와 함께 정신을 키운 것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 사회적인 관심, 나아가 국가적 사랑을 시의 주요 주제로 다루다가 점차 자연과 환경, 인류애로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이러한 역정曆正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 현대시의 표현기법을 쓰지 않는데도 이처럼 좋은 시작詩作을 이뤄내어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까닭은, 그의 독특한 언어적 온기溫氣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첫 시집을 펴내며ㆍ 5
해설 _ 「 전도傳導의 시, 온기溫氣의 시」 김동호(시인)ㆍ 225

1부 까치밥 사랑
경심작심耕心作心의 노래ㆍ 14
어머니의 초상肖像ㆍ 16
덕수궁 돌계단ㆍ 18
까치밥 사랑ㆍ 19
고향 가는 길ㆍ 20
아버지와 짜장면ㆍ 22
잠자는 바이올린ㆍ 24
꽃신 신고 새아기가 왔네ㆍ 25
치매예방센터 가는 날ㆍ 26
고학苦學하던 시절ㆍ 27
어머니의 목각 인형ㆍ 28
아들과의 대작對酌ㆍ 29
준오 자장가ㆍ 30

2부 동해 어달리 항
위안부 소녀상ㆍ 32
이방인 아닌 이방인ㆍ 34
동해 어달리 항ㆍ 36
아바이마을ㆍ 38
돈키호테 세 사람ㆍ 40
다랑쉬오름의 비가悲歌ㆍ 41
통일전망대에서ㆍ 42
꿈꾸는 D.M.Zㆍ 44
어느 북한 병사를 위한 기도ㆍ 46

3부 종로 흥타령
종로 아리랑ㆍ 50
종로 탱고ㆍ 52
종로 흥타령ㆍ 54
종로鍾路 학교ㆍ 56
청계천 슬픈 역사ㆍ 58
청계천 연가ㆍ 60
청계천의 비애ㆍ 61
익선동에 꽃 내려와 앉았네ㆍ 62
단성사 탑 태극기ㆍ 64
세검정 우체국ㆍ 66
서울 지하철 2호선ㆍ 68
독도와 일본 아줌마ㆍ 70
남대문ㆍ 72
도심의 도둑고양이ㆍ 73
무궁화 마주보기ㆍ 74

4부 반음半音의 신비
반음半音의 신비ㆍ 78
민주주의의 꽃ㆍ 80
그 사람을 찾습니다 1ㆍ 82
그 사람을 찾습니다 2ㆍ 83
꿈꾸는 내 안의 요람ㆍ 84
날아라 슛돌이ㆍ 86
추곡리 연가ㆍ 88
구두와 운명ㆍ 89
휴대폰 길동무ㆍ 90
법원 가는 날ㆍ 92
물레방아 인생ㆍ 93
선몽禪夢ㆍ 94
서울역 대합실ㆍ 96
그렇게 살고 싶다ㆍ 98

5부 시인의 빈방
동리東里 목월木月 문학관ㆍ 100
천재화가 박수근ㆍ 102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서ㆍ 104
산신령 큰 시인ㆍ 106
내 친구 김삿갓ㆍ 108
시인의 빈방ㆍ 109
시인이 사랑하는 시인ㆍ 110
돛단배에 실어ㆍ 112
사랑아, 불러놓고 오시지 않네ㆍ 114
흙으로 가는 짧은 여정ㆍ 116

6부 두고 간 빈자리
국립현충원 소묘ㆍ 120
하늘로 날아간 친구ㆍ 122
두고 간 빈자리ㆍ 125
월남전의 영웅ㆍ 128
깊은 잠에서 깨어나 돌아오라ㆍ 130
이제 말하라ㆍ 132
아무도 당신을 보내지 않았는데ㆍ 134
귀로歸路ㆍ 136
꿈은 사라지고ㆍ 138
베트남 노파의 눈물ㆍ 141

7부 벚꽃 편지
가지치기ㆍ 144
만재도 풍경ㆍ 145
벚꽃 편지ㆍ 148
동물원의 겨울나기ㆍ 150
대공원 가을마당ㆍ 152
대봉 감ㆍ 153
난초의 꿈ㆍ 154
건초곤포乾草昆布의 비밀ㆍ 155
목련이 질 때ㆍ 156
코스모스 길 따라ㆍ 157
일본 센다이仙臺 참사ㆍ 158
KTX만 타면 바다ㆍ 160
아직 갈 길이 멀다ㆍ 162
이름 없는 꽃이지만ㆍ 164
홍학紅鶴의 기도ㆍ 166

8부 아름다운 영웅
아름다운 영웅ㆍ 168
낯선 결혼식ㆍ 170
꽃노래를 드리며ㆍ 172
취임식 행사 시간 오전 10시 07분ㆍ 174
오, 버락 오바마ㆍ 175
신부神父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ㆍ 176
말없는 가족ㆍ 178
나무 의사ㆍ 180
사람 따라 신문 따라ㆍ 182
부음訃音 받던 날ㆍ 184
2등보다 3등이 좋아ㆍ 186
드론 세상 열리다ㆍ 187
노老 장군의 눈물ㆍ 188
사랑의 송가ㆍ 190
아름다운 동행ㆍ 192

9부 삽시도 가는 날
백령도 소년ㆍ 196
명태축제ㆍ 198
봄바람 남해여행ㆍ 200
독도에 서다ㆍ 202
블라디보스토크의 야망ㆍ 204
아리랑 고등학교ㆍ 206
카페리호의 여승女僧ㆍ 208
아직도 홍천강은 따뜻했네ㆍ 210
감포甘浦가 떠나가네ㆍ 212
제주의 빛과 사랑ㆍ 214
삽시도揷矢島 가는 날ㆍ 215
사량도思樑島를 아시나요ㆍ 216
칭다오靑島 바닷가에서ㆍ 218
흑산면 대둔도 우체국 아줌마ㆍ 220
도쿄 앞 바다의 침묵ㆍ 221
고향을 그리며ㆍ 222
옛날로 가는 길ㆍ 223

종로 도심에 숨어있는
이백여 미터 골목길
무너질 듯 쓰러질 듯
옹기종기 모여
서로 기대고 사는 외길

한옥가옥 보존 지역령令에
집집마다 꽃을 내다 심더니
어느 날 파랑새 다녀가고
조그마한 골목에
기적처럼 꽃등이 켜졌네

뜰 안 소담 집 솔내음 경양식1920 그랑
열두 달 자작나무 Proust
알 듯 말 듯 이름도 예쁜 신천지에
시가 꿈을 꾸네
음악이 흐르네
넓은 유리창으로 들여다보는
소박한 안채 풍경
연인끼리 무릎 마주하고
꽃 술 꽃 안주로 웃음 꽃 여울지네

석양이 되면 앞 다투어
꽃등을 내걸고
풍문 듣고 찾아온 작은 연인들로
장안의 명소가 되었네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늘만 바라보던 종로 익선동
기적처럼 꽃이 내려와 앉았네.

- ‘익선동에 꽃 내려와 앉았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