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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희 시집 『먼 얼굴』. 크게 4부로 나뉜 이 시집은 '봄날에 오신 이여', '소리 없는 말', '나의 노래', '유월이면', '기도', '낙엽의 노래', '어느 하루 그리움 저편', '그리움의 땅에' 등 주옥같은 시편을 수록했다.

먼 얼굴
차례
시인의 말

1부
춘설春雪 10
푸른 오월의 노래 13
그대, 태양으로 빛나는 자리에 15
침몰沈沒하는 해 17
봄날에 오신 이여 21
소리 없는 말 24
나의 노래 26
유월六月이면 32
기도祈禱 33
낙엽의 노래 34
어느 하루 그리움 저편 36
그리움의 땅에 38
멍에 42
사월四月은 너와 44
몰래 우습다 46

2부
얼굴 먼 얼굴 50
청색靑色을 위한 에스키스 51
낮달이 걸려 있는 풍경風景 54
빛나는 시 100인선·31
영원永遠을 위한 시詩 56
강물 58
얼굴 60
새소리 62
오월의 꽃 63
성탄의 밤 66
작은 새 68
해변海邊 70
미세스 뉴만 72
교실 73
지구의 별빛 같은 자리에 74

3부
야자수 잎에 매달아둔 마음이여 78
나에게 와라 80
바다 82
달에서 살아라 85
불면의 바람 86
쓸쓸한 하루 88
노인과 작은 새 90
삭제되었습니다 92
불새의 노래 94
손톱 96
먼 얼굴 97
내, 노래 98
영혼은 육신을 버리고 100


4부
꽃바람 102
이별은 고요할수록 좋다 104
눈부신 푸르름으로 106
마로니에 공원 108
그 여인·1 110
메리 112
평화와 행복의 해 114
뉴욕·1 115
뉴욕·8 116
뉴욕·11 118
슬픔 둘 120
슬픔 다섯 121
슬픔 여섯 124
슬픔 일곱 126
슬픈 바람 127

■ 김송희의 시세계
뉴욕에서 부른 슬픈 노래들｜장석주(시인, 문학평론가) 128

1963년《현대문학》어 미당 서정주의추천으로 등단한 김송희 시인 역시 일찍이‘호모 노매드’의 대열에 합류한다. 1967년 한국을 떠나 미국 뉴욕을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삼고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온 그가“때론 아픔과 슬품/절망과 좌절/이런 것들을 위로받지 못하고/뉴욕에서 50여 년을 살아온 것 같다”〈( 시에게 부끄럽다〉)라고 술회할 때, 그 망향의 아픔을 드러내는 술회가 너무 직정적이어서 놀란다. 그 50년 동안 그가목숨처럼 붙들고 있었던 것은 시다.“ 나,/목숨 다하는 날까지 깨어있는 그리움으로/귀뚜리 소리를 낸다” 〈( 내, 노래〉)고 할 때, 시는 바로 포기되지 않는 일생의 기획이다. 시에 대한 이 순정한 태도에 잠시 숙연해진다. 나는 칠순을 넘긴 이 시인의 시를 읽고, 해설을 쓰고 있는데, 시에 붙는 해설의 말들을 울지 않는종에 떨어지는 눈[雪]이라고 말 한 것은 철학자 하이데거다. 시와 그 해설에 관한 멋진 은유다.“ 시들은 ‘시적이지 않은 언어들’의 소음 속에 있다. 그것은 마치 가벼이 내려앉은 눈발로 인해 제 곡조를 내지 못하는, 허공에 자유로이 걸려 있는 종鐘과 같다. ……아마도 시들에 대한 모든 해명은 종에 떨어지는 눈일 것이다.”(하이데거) 시가 허공에 매달린 종이라면 시에 대한 모든 해명의 말들은 덧없이 그 종에 떨어지는 눈일 것이다. 설령 그렇더라도 나는 조국을 떠나 사는 이의 그리움과 슬픔으로 표백된 언어들에 대해 몇 자 쓰지 않을 수 없다. 아무 수식도 가식도 없이 드러난 맨얼굴과 같은 그것이내 마음의 가장 여린 부분을 두드려 슬픈 곡조의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해설, 장석주(시인,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