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욤 키푸르 전쟁 : 중동의 판도를 바꾼 제4차 중동전쟁

원제 : The Yom Kippur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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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랫동안 검열로 가려져왔던
욤 키푸르 전쟁의 진실을 밝힌 역작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동 지역은 이질적인 종교와 민족 갈등, 그리고 강대국들의 패권 다툼이 작용하면서 총성이 끊임없이 들려오는 ‘지구촌의 화약고’로 불리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에는 네 차례 걸쳐 전쟁이 벌어졌다. 이 네 번의 전쟁 중에서도 특히 욤 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은 이스라엘이 아랍군의 기습공격으로 파멸 직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해서 현대사에 유례없는 군사적 대역전극을 펼친 극적인 전쟁으로 알려져 있다.

출판사 서평

1973년 10월 6일 이스라엘의 최대 명절인 욤 키푸르(유대교의 속죄일)에 이스라엘군이 방심한 틈을 타 시나이 반도와 골란 고원 두 전선에서 이집트군과 시리아군이 기습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제4차 중동전쟁이 발발한다. 욤 키푸르에 전쟁이 발발했다고 해서 이스라엘에서는 제4차 중동전쟁을 욤 키푸르 전쟁이라고 부른다. 당시 이스라엘은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쟁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 초기에 6일 전쟁의 패배를 설욕하려는 아랍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국가 존망의 위기에 처한다. 전쟁 초기에 아랍군은 6일 전쟁(제3차 중동전쟁)으로 잃은 영토와 실추된 국가적 명예를 회복하고자 강한 승리 의지를 가지고 싸웠고, 이에 맞선 이스라엘군은 처음에는 고전하다가 파멸 직전의 조국 이스라엘을 구하려는 일선 병사들이 강한 애국심과 끈질긴 생존의지로 사투를 벌이면서 반격에 성공해 전세를 역전시키고 유엔, 미국, 소련의 중재로 휴전을 맞게 된다.

전쟁이 발발하기 훨씬 이전부터 전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정보들이 무수히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 정보국은 물론 군 수뇌부, 정치지도자들은 욤 키푸르 당일에 전쟁이 발발할 때까지 무사안일한 태도를 보이며 그 많은 정보들을 무시했고 전쟁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쟁 전 이스라엘 참모본부는 당시 36개월인 현역 복무기간을 3개월 줄이는 조치를 준비하기까지 했다. 전쟁 발발 하루 전 10월 5일에 군사위성이 촬영해 지상으로 송출한 사진에 이집트군 5개 사단이 전투 준비를 완전히 마친 상태로 수에즈 운하 서안에 전개한 모습과 물가에 가교 장비며 고무보트가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 찍혀 있고, 또 골란 고원에서 촬영한 사진에는 최고 수준의 전시편제를 갖춘 시리아군 5개 사단이 얇은 이스라엘군 방어선과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 찍혀 있는 등 누가 봐도 전쟁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들 앞에서 이스라엘은 전쟁을 막기 위해 먼저 공격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선제공격을 당하고 전쟁 초기에 파멸 직전의 상황에까지 이른다.

이전 세 차례의 중동전쟁에서 모두 승리한 이스라엘이 전쟁을 예측하지 못하고 전쟁 초기에 이집트군과 시리아군의 기습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왜 전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그 많은 정보들을 무시했을까? 뒤늦게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전쟁을 막기 위한 선제공격을 주저했는가? 욤 키푸르 전쟁을 파고들면 들수록 이해하기 힘든 점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당시 《예루살렘 포스트》 종군기자로서 직접 전쟁을 취재했던 아브라함 라비노비치는 전쟁이 끝나고 20년 후 당시 관계자 1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와 방대한 관련 문헌들을 바탕으로 5년간 수수께끼와도 같은 욤 키푸르 전쟁의 전모를 담은 이 책의 초판을 2004년에 출간했다. 그리고 그 뒤 검열 해제로 드러난 사실들을 추가한 개정판을 2014년에 출간했다. 이 책은 검열 해제로 드러난 욤 키푸르 전쟁의 진실을 추가한 개정판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중동의 정치 및 군사 문제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로 정평이 나 있는 저자는 오랫동안 검열로 인해 가려져왔던 욤 키푸르 전쟁의 진실들을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의문점들을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다.


아랍군에 대한 경멸과 무시, 과소평가,
설사 전쟁이 일어나도 이길 것이라는 자만과 오만이 낳은 전쟁

저자는 전쟁 발발 전 전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수많은 정보들을 무시하고 전쟁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6일 전쟁의 승리에 도취해 아랍군을 경멸하고 무시하고 과소평가하는 사고방식이 군은 물론 이스라엘 사회 전반에 팽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스라엘은 6일 전쟁을 통해 그 어떤 아랍 국가나 동맹국도 도전할 수 없는 군사적 우위를 달성했다고 자신했다. 이스라엘은 30배 큰 아랍 세계에 충분히 맞서 싸울 수 있다고 확신했다. 1967년에 이집트·시리아·요르단군을 상대로 눈 깜짝할 새 거둔 놀라운 승리에 도취된 이스라엘은 이런 자신들을 상대로 아랍국이 또다시 전쟁을 일으킬 리 없고, 설사 전쟁을 일으켜도 아랍군을 쉽게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만했다. 이러한 아랍군을 무시하는 사고방식과 자군이 우월하다는 자만과 오만이 이스라엘군의 마음가짐을 해이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국가의 운명과 무수히 많은 목숨이 걸렸는데도 군 정보국 아만(AMAN) 국장 제이라의 오만에 가까운 ‘전쟁 발발 가능성 낮음’이라는 평가를 절대적으로 믿은 이스라엘 내각과 국방군의 실수를 낱낱이 파헤치고, 이스라엘군 특수부대가 기습공격 사전예보 실패에 대비해 전쟁 전에 이집트군 후방에 침투해 군사 통신망 주요 연결점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도 그것을 가동하지 않은 이유, 이스라엘에 전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스라엘군이 전쟁 발발 몇 시간 전에 동원령을 발동하여 골란 고원을 지키는 데 일조한 가말 압델 나세르 전 이집트 대통령 사위 아슈라프 마르완과 이스라엘군의 수에즈 운하 도하와 관련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 또 한 명의 이집트 스파이에 대한 이야기,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사막 상공에서 핵무기 ‘시범’을 보이자고 한 모셰 다얀 국방장관의 제안, 그리고 전쟁 5일째 되는 날 총참모장 엘라자르 장군이 이스라엘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사실 등 오랫동안 검열로 가려져왔던 사실들을 상세하게 이 책에 담았다.

또한 이 책에는 이스라엘이 군사적 역전극을 써 내려가는 동안 내각과 참모본부부터 일선 지휘관까지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휴전이 이루어지기까지 모스크바, 워싱턴, 뉴욕과 카이로, 예루살렘, 다마스쿠스에서 벌어진 전쟁만큼 치열했던 외교전의 경과, 그리고 휴전 후 전쟁 진상 조사위원회가 결성되어 메이어 총리를 비롯한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과정, 그리고 관련 책임자들의 종전 이후의 삶까지 자세하게 담겨 있다.

욤 키푸르 전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격렬한 대규모 전쟁이었다. 저자는 이 전쟁의 희생자들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철저한 연구를 거쳐 명료하고 균형 잡힌 책을 탄생시켰다. 이 책에서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은 군을 개혁하고 제한적 목표 달성을 향한 새로운 국가전략을 고안해낸 인물로 그려진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사다트의 손에 놀아난 이스라엘은 정보전에서 패배했으며, 이는 동원 지연으로 이어졌다.

아랍 병사들의 자질에 대한 과소평가와 적이 보유하게 된 SA-6 지대공미사일과 새거 대전차미사일과 같은 신무기의 의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탓에 이스라엘 공군과 전차 위주의 이스라엘 육군은 대단히 취약한 상황에 몰리게 되었고, 그 결과 개전 초기에 이스라엘군은 심각한 손실을 입었으며, 시나이 반도와 골란 고원에서 아랍군은 전선을 돌파해 이스라엘 민간인이 사는 지역 몇 마일 근처까지 전진할 수 있었다.

군 정보국과 군 지휘부 및 정치지도자들의 명백한 판단 착오와 실책, 그리고 지휘관들의 충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의 일선 병사들의 사투와 새로운 전술을 바탕으로 난국을 타개할 전략을 모색한 끝에 이스라엘은 승리를 거두게 되었으나, 그 피해는 6일 전쟁 때보다 더 컸다. 군사적 대역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종전 시 이스라엘의 분위기는 비통함 그 자체였다. 인구 대비 사상자 비율을 보면 이스라엘은 19일간의 전쟁에서 미국이 10년 가까이 벌인 베트남전에서 잃은 것보다 거의 3배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욤 키푸르 전쟁은 이스라엘-아랍 대치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끔찍한 전쟁이었으나 결말은 완벽했다. 욤 키푸르 전쟁은 이집트의 자존심과 이스라엘의 균형감각을 회복시킴으로써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평화협정(중동 평화를 위해 1978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맺은 미국ㆍ이집트ㆍ이스라엘 간 협정)으로 이어지는 길을 열었고, 1994년에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과 평화협약을 맺게 하는 부가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중동전쟁사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욤 키푸르 전쟁의 사건들에 대한 진실을 밝힌 이 책은 군사적·정치적·외교적 측면에서 유용한 정보와 교훈을 준다. 욤 키푸르 전쟁은 북한,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756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과 흡인력 있는 저자의 서술이 보여주듯이 이 책은 욤 키푸르 전쟁의 전반적인 역사뿐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전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지휘관들 간의 충돌과 파멸 직전에 전세를 역전시킨 과감한 리더십, 그리고 전장 한가운데서 사투를 벌어야 했던 양측 병사들의 생생한 경험, 전쟁이 끼친 깊은 함의까지 드라마틱한 욤 키푸르 전쟁의 모든 것을 담은 최고의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

이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 이 책에서 저자는 욤 키푸르 전쟁에서 “이스라엘도 이기고 이집트도 이겼다”고 말하면서 그중 가장 큰 승자는 전쟁을 시작한 이집트 사다트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사다트는 대담한 사람이었다. 그는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군사행동을 감행해 이집트의 명예를 회복하고 이를 대범한 외교적 협상 수단으로 활용해 마침내 잃어버린 땅 시나이 반도를 수복했다. 영토 수복보다 더 값진 것은 이 전쟁을 통해 이집트군이 1967년 6일 전쟁에서 당한 굴욕을 깨끗이 씻어내고 자신들의 진가를 보여줌으로써 이집트군의 명예를 회복한 것이었다.

저자는 또 다른 주요 승자로 전장에서 6,000마일 떨어진 곳에 있던 미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를 꼽았다. 헨리 키신저는 놀라운 정치력과 외교술을 발휘해 적어도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스스로 승리의 끔찍한 대가를 인정하면서도 양측이 승자임을 주장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키신저는 솜씨 좋게 소련을 제치고 아랍세계의 지도국 이집트를 미국의 편으로 만들었다.

“포탄이 터질 때마다 나도 같이 폭발했으면 한다.
신이여, 우리를 지켜주소서.
전쟁은 내가 아는 가장 더러운 단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전쟁의 거시적 측면뿐 아니라 미시적 측면에서 당시 전장에서 사투를 벌인 지휘관과 병사들의 마음과 생각도 세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죽음을 부정하지 않고 그 불가피함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아주 희박했기 때문에 운명에 몸을 맡기고 두려움 없이 싸웠다”라는 레셰프 대령의 말은 당시 생사가 오가는 전장에서 지휘관과 휘하 병사들이 어떻게 전쟁에 임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이 책에 인용된 이집트군 나데 병장의 일기문은 당시 이집트군 병사의 눈으로 본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그의 다음 일기문은 아군과 적군을 초월해 병사들의 눈에 전쟁이라는 것이 어떻게 비쳐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포탄이 터질 때마다 나도 같이 폭발했으면 한다. 신이여, 우리를 지켜주소서. 전쟁은 내가 아는 가장 더러운 단어다.”

추천사

워싱턴 포스트 북월드(The Washington Post Book World)
“욤 키푸르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겪은 상황을 이렇게 섬세하고 상세히 쓴 책은 일찍이 없었다. …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강한 흡인력과 저자의 지적이고 명쾌한 서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베니 모리스(Benny Morris, 역사가)
“욤 키푸르 전쟁의 전반적 역사를 다룬 최고의 책이다. 깔끔하고 설득력 있으며 정확한 서술이 돋보일 뿐만 아니라 군사작전과 정치적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욤 키푸르 전쟁은 정치적으로든 군사적으로든 흥미진진한 전쟁이었다.”

데이비드 C. 엉거(David C. Unger)
“욤 키푸르 전쟁은 중동의 외교 상황과 지역 주민들의 심리를 뒤바꿔놓았고, 그 결과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 생생한 묘사로 가득한 이 책은 욤 키푸르 전쟁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하워드 M. 사하르(Howard M. Sachar)(『지오니즘의 발흥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이스라엘의 역사』의 저자)
규모 면에서 1942년의 엘 알라메인 전투를 능가하는 1973년의 욤 키푸르 전쟁의 역사를 제대로 써줄 적임자가 마침내 등장했다. 그가 바로 아브라함 라비노비치다. 아브라함 라비노비치는 중동의 정치와 군사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오랫동안 명성을 떨쳐온 작가로, 이 책은 그의 필생의 대작이라 할 수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밝힌 사실들은 놀랍기 그지없으며 그의 문장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많은 관련 문헌을 참고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려 애쓰면서 그가 내린 결론은 오늘날의 중동 위기에도 매우 유의미하다.

대니얼 파이프스(Daniel Pipes)(『미니어처들: 이슬람과 중동정치에 관한 견해』의 저자)
아브라함 라비노비치는 중동전쟁사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욤 키푸르 전쟁의 전모를 밝힌 최초의 작가다. 주로 이스라엘측 사료에 기반한 이 책은 일개 병사의 경험부터 전쟁이 끼친 깊은 함의에 이르기까지 욤 키푸르 전쟁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룬 훌륭한 역사서다.

목차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프롤로그

제1장 모래 위의 발자국
제2장 농부 옷을 입은 남자
제3장 비둘기장
제4장 바드르
제5장 착각
제6장 폭풍 전야
제7장 요르단 국왕의 방문
제8장 칼집에서 칼을 뽑다
제9장 카운트다운
제10장 욤 키푸르의 아침
제11장 이집트군의 도하
제12장 전차의 굴욕
제13장 동원령
제14장 시리아군의 돌파
제15장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제16장 남부 골란 고원 상실
제17장 콩나무
제18장 나파크 전투
제19장 고립되다
제20장 키를 잡은 손
제21장 반격 실패
제22장 다마스쿠스를 폭격하라
제23장 바닥을 치다
제24장 골란 전선 반격
제25장 이라크의 개입
제26장 초강대국들
제27장 사령관 교체
제28장 도하 결단
제29장 용감한 사나이들
제30장 중국농장
제31장 교량
제32장 아프리카로 건너가다
제33장 돌파
제34장 키신저, 전면으로
제35장 휴전
제36장 수에즈 시
제37장 핵전쟁 경보
제38장 전쟁이 끝나고

주(註)
참고 자료
옮긴이 후기

본문중에서

〈26쪽〉
절대적 수량에서 이집트군과 시리아군은 이스라엘군보다 더 크게 성장했고 모든 면에서 3 대 1 비율의 수적 우위를 계속 유지했다. 이스라엘 국방군의 검증된 전투력을 고려하면 이 정도의 비율은 이스라엘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사실 이스라엘 참모본부는 당시 36개월인 현역 복무기간을 3개월 줄이는 조치를 준비 중이었다. 이스라엘은 30배 큰 아랍 세계에 충분히 맞서 싸울 수 있다고 확신했기에 아랍이 유대 국가를 인정하고 새 국경에 합의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랍 세계는 1967년에 당한 굴욕을 인정하기를 거부했다.

〈504쪽〉
이스라엘 국방군은 가능한 거의 모든 실수를 저질렀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전략적 사고를 기괴할 정도로 왜곡하게 만든 적에 대한 과소평가였다. 유연방어 대신 운하 제방에서 이집트군을 막겠다는 결정 뒤에는 자만심이 자리했다. 자만심 때문에 군은 100마일 길이의 전선에서 운하를 전면 도하하는 이집트군 5개 사단을 1개 여단으로 막겠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어도 이에 능히 대처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운하를 따라 대량으로 배치된 SAM에 취약하다는 점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공군은 방어전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되었다. 공군이 무력화된다면 지상군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미완의 과제로 남겨졌다. 전차가 적을 몰아낼 것이라고 확신한 이스라엘군 입안자들은 현대적 무기로 무장한 아랍의 보병이 전차의 돌격을 그 자리에서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이전에 아랍군이 이례적으로 많은 수량의 RPG와 새거를 획득했다는 것을 알았으나 그 전술적 함의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528쪽〉
“우리는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 레셰프는 회고록에 이렇게 썼다. “나 자신이 처한 위험, 생사가 달린 전투, 끔찍하게 많은 사상자, 불타는 전차들과 폭발, 사방에서 일어나는 불길, 우리가 성공하지 못하면 도하도 없을 것이라는 공포, 이 모든 것은 강인한 사람조차 무너뜨릴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아리크가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요청이 있네’, ‘그렇게 하게’, ‘고맙네’ 등의 어투로 예의를 지키며 나와 교신한 것에 대해 감사한다. 주변 모두가 서로를 죽이는 끔찍한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는 인간으로 남았다.”

레셰프는 전쟁이 개시된 이래 처음으로 공포에서 벗어났다고 느꼈다. 죽음을 부정하지 않고 그 불가피함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얻은 해방감이었다. 중국농장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아주 희박했기 때문에 레셰프는 운명에 몸을 맡기고 두려움 없이 싸웠다.

〈590쪽〉
한 친구가 전쟁이 곧 끝나고 모두 알렉산드리아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하자, 나데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상상했다. “몇 년간 다리 때문에 고생하셨음에도 아버지가 내게 달려오신다. 울음이 터졌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데는 “낮에는 종일 자더니 밤에는 모골이 송연해지는 임무를 준다”고 소대장에 대해 썼다. 나데는 어둠 속에서 지뢰를 매설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졌다. “나는 위대한 날을 맞이하고 있다고 느낀다. 우리는 전쟁에 익숙해졌고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다음날 나데는 이렇게 썼다. “1시간이라도 병사들이 논쟁을 벌이지 않는 때가 없다. 전쟁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나데는 운하에 수류탄을 던져 저녁 식사에 쓸 물고기를 잡아오라는 대대장의 명령을 받았다. “베토벤이 용기에 대해 작곡한 교향곡 제3번 에로이카를 듣는 느낌이다. 오늘은 무흐산의 생일을 축하했다. 그는 27세다. 우리는 마흐무드 레제크와 계속 같이 싸웠다.”
“포탄이 터질 때마다 나도 같이 폭발했으면 한다. 신이여, 우리를 지켜주소서. 전쟁은 내가 아는 가장 더러운 단어다.”

〈621, 622쪽〉
아랍 세계와의 관계를 악화시키거나 소련과의 데탕트를 위기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자신의 피후견국 이스라엘을 약화시키지 않고 분쟁을 끝내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했다. 휴전은 분명 이스라엘에 이익이 되는 일이었으나, 워싱턴으로서는 이스라엘이 이 전쟁에서 승자로 보이면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 중요했다. 소련은 지금까지 합리적이었지만 피후견국들 사이의 다툼을 멈추지 않으면 초강대국 사이의 직접 대결로 이어질 수 있음은 자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닉슨 대통령이 이스라엘로 보내는 군사지원을 충당하기 위한 2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세출 예산안을 발표한 다음날에 미국에 대한 석유금수조치를 선언했다. 유럽은 공황에 빠져 미국의 정책과 거리를 두고 즉각적 휴전을 요구했다.
키신저 장관은 이렇게 험준한 정치적 지형을 인디언 정찰병처럼 능수능란하게 헤쳐나갔다. 키신저는 전쟁의 중단이 중요하지만 이스라엘이 전략적으로 아랍 국가들과 최소 무승부를 이룰 때까지는 계속 진격해야 한다고 보았다. 반면 아랍 국가들이 굴욕감을 느끼도록 이스라엘을 놔두어서도 안 될 것이다. 소련이라는 곰이 앙심을 품지 않도록 모스크바와도 건설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중동전쟁은 이스라엘이 운용하는 미국제 무기의 우월함을 과시하고 워싱턴만이 이스라엘을 순종시킬 능력이 있음을 보여 모스크바의 아랍 피후견국들을 유인할 수 있는 획기적 기회를 미국에 제공했다.

〈653쪽〉
하지만 아단 사단의 부사단장인 도브 타마리 장군은 병사들로서는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승무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전차 위로 올라갔던 아단의 부관은 그들이 탈진상태라는 것을 알았다. 이들은 거의 3주 동안 거의 내내 전투를 벌이고 있었으며 지금은 단지 깨어 있는 것조차 힘겨워하고 있었다. “승무원들의 눈은 ‘이렇게 멀리 왔는데도 아직 살아 있네요. 이제 그만합시다’라고 말하고 있었다”라고 장군은 나중에 말했다. “일부는 눈빛이 아닌 실제 말로 표현했다” 전쟁 첫날부터 격전을 치러온 중대장 라미 마탄의 생각에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측면은 신체적 탈진이나 계속 줄어드는 생존확률이 아니라 전우들이 전사하고 다친 데서 오는 누적된 상실감이었다. 마탄은 휴전으로 안도했지만 명령이 주어졌다면 즉각 카이로로 진격할 준비를 마쳤을 것이다.

〈724, 725쪽〉
총성이 완전히 멎기도 전에 반대편 개인호에서 싸우는 상대가 인간임을 인정하는 모습이 이집트 전선의 전투원들 사이에서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아미르 요페의 전차대대에 배속된 보병부대는 수에즈 시 외곽에 배치되어 유엔 파견부대가 도착해 양군 사이를 떼어놓기까지 휴전 발효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집트군과 교전하고 있었다. 푸른 헬멧을 쓴 평화유지군이 전개를 마치자, 양군 병사들은 사격 진지 위로 머리를 쳐들고 전선 너머에서 방금까지 총을 쏘아대던 상대방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집트군이 먼저 반응을 보였다. 이집트군 병사 수십 명이 무기를 내려놓고 유엔군 진영을 가로질러 한 이스라엘군 중대에 도착했다.

중대장은 요페 대대장에게 자신이 있는 곳이 이집트군으로 넘쳐난다고 무전으로 보고했다. “잡아들여.” 대대장이 말했다, 항복하러 왔다고 여긴 것이다.
“항복하려는 게 아닙니다.” 중대장이 말했다. “악수를 청합니다.” 몇몇 이집트군 병사들은 이스라엘군 병사들에게 키스하기까지 했다. 뒤에서 이집트군 장교들의 고함이 들리자, 병사들은 자기 진영으로 돌아갔다.

며칠 뒤 군 위문공연단이 요페의 대대에서 공연했다. 공연단이 부른 노래 중에는 6일 전쟁 때부터 불린 노래가 있었다. 군화까지 사막의 모래에 버리고 갔다며 도망친 이집트군을 조롱하는 내용이었다. 공연이 끝나자 병사들은 공연단원들에게 가서 앞으로 이 노래를 레퍼토리에서 빼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3주 동안 힘든 전투를 치르고 나니 이런 식으로 단순하게 적을 깔보는 행동이 비위에 거슬리게 된 것이다.

저자소개

아브라함 라비노비치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미 육군에서 복무했고, 《뉴스데이(Newsday)》 기자로 활동하다가 《예루살렘 포스트Jerusalem Post)》로 자리를 옮겼으며,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월스트리트 저널(Wallstreet Journal)》,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hristian Science Monitor)》,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nternational Herald Tribune)》, 《뉴 리퍼블릭(New Republic)》 및 기타 매체에 기고한 바 있다. 『지상의 예루살렘(Jerusalem on Earth)』을 비롯한 다섯 권의 책을 집필했다. 현재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살고 있다.

이승훈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고려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미드웨이 해전(Shattered Sword)』, 『언익스펙티드 스파이(Unexpected Spy)』, 『The Guns of John Moses Browning』(근간)이 있다. 미국 해군연구소(U. S. Naval Institute) 발간 《네이벌 히스토리(Naval History)》 지에 제2차 세계대전 해전 관련 기사를 (공동)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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