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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씻는 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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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홍종의
  • 그림 : 박세영
  • 출판사 : 북멘토
  • 발행 : 2018년 06월 01일
  • 쪽수 : 19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3192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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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저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겠냐. 죄도 없으면서
죄인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놀림거리로 살아야 된다.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이냐?”


나라가 지켜 주지 못한 사람들,
그 약한 자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환대!

조선 시대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북멘토 가치동화 서른 번째, 홍종의 작가의 [몸을 씻는 냇물]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인조가 청의 황제에게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배구고두례’를 하며 항복한 이후 조선 백성들의 피폐한 삶을 그려낸 역사 동화이다.
[몸을 씻는 냇물]은 병자호란이 끝날 무렵부터 1년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주인공 우마, 화홍 아씨, 쇠물이, 세 아이가 보고, 듣고, 겪은 전쟁의 상처와 그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냈다.
그동안 역사 동화를 여러 편 펴내며 아이의 눈으로 역사의 한 순간을 톺아보았던 홍종의 작가는 “부끄럽거나 고통스럽다고 해도 덮을 수 없는 것이 역사”라면서, 나라와 가족에게 버림받았던 환향녀의 슬픔과 그 시대의 모순을 지금 우리의 앞으로 불러왔다. 부조리한 어른들과 달리 약자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손 내미는 아이들을 통해 독자는 사람을 향한 환대의 의미와 가치를 가슴 깊이 담을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아이의 눈에 비친 전쟁의 상흔
서울 북쪽 홍제동 인근에 작은 내가 하나 흐른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냇물’이라는 뜻이 담긴, 홍제천이다. 어쩌다 작은 내의 이름에 이런 큰 뜻이 담겼을까? 그 까닭을 알려면 지금으로부터 38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636년 12월 9일 청의 군대가 조선을 치기 위해 압록강을 건너왔다. 청군은 닷새 만에 한양에 다다랐고, 조선의 왕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난한다. 이틀 뒤 남한산성마저 포위당하고, 결국 인조는 1637년 1월 30일 삼전도에서 치욕스럽게 항복하고 만다. 청군이 쳐들어온 지 47일 만에 끝난 이 전쟁이 작품의 배경인 병자호란이다. 전쟁에 패하고 사람들이 겪은 고통과 아픔은 헤아릴 수 없었다. 무엇보다 수십만 명이 포로로 끌려가 청나라 노예로 전락했다.
[몸을 씻는 냇물]은 소와 말처럼 우직한 주인공 우마와 우마의 친구 쇠물이가 청에 끌려간 이 대감 댁의 딸 화홍 아씨를 찾는 길에 오르며 사건이 전개된다. 두 아이는 길을 가던 도중 청군에게 짐승처럼 끌려가는 포로 행렬에 놀라고, 쑥대밭이 된 마을과 사람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돌아온다. 그날 이후 우마는 말문을 닫고, 쇠물이는 화홍 아씨를 찾겠다며 길을 떠난다. 수송아지를 사서 농사짓는 게 꿈인 우마와 아버지처럼 쇠쟁이가 되는 게 꿈이던 쇠물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일 년이 지난 뒤, 우마는 다시 대감 댁으로 불려가 마님에게 비밀스러운 부탁을 받는다.

환향녀들의 눈물이 냇물이 되어 흐른 곳, 홍제천
속환사인 한양 나리를 따라나선 길에서 우마는 처참한 몰골로 돌아오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 아파한다. 그리고 그들을 매몰차게 내치거나 돈벌이로 보는 사람들의 모습에 놀란다. 일 년 전 마을을 떠난 쇠물이 부자 역시 쇳물을 내려놓고 포로 장사로 돈을 벌고 있었다. 그 덕에 우마는 무사히 화홍 아씨를 만날 수 있었지만 쇠쟁이질보다 돈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쇠물이를 보며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우마가 화홍 아씨를 데리고 주막 근처에 다다랐을 때 둘은 냇물에 몸을 씻는 여자들을 만난다.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온 환향녀들이고, 임금이 명을 내린 대로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몸을 씻는 것이었다. 그러면 죄를 묻지 않고 널리 구제해 준다고 했단다. 그래서 이 냇물의 이름이 ‘홍제천’이 되었단다. 화홍 아씨도 냇물에 몸을 씻고, 우마는 돌아갈 길이 생겼다며 안심한다. 하지만 곧 화홍 아씨에 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열병을 앓고 마는데……. 고향을 앞두고 주막에 발이 묶인 화홍 아씨는 어떻게 될까? 크게 앓고 일어난 우마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인물을 만나는 즐거움
그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연대의 힘을 느낀다

작가는 아이의 눈으로 전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상을 그리고자 했다. 우직한 농사꾼의 아들 우마를 통해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았으며, 용기 있는 쇠쟁이의 아들 쇠물이를 통해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들을 대변했다. 무엇보다 청에 끌려갔다 온 양반 댁 아씨, 화홍을 당당하게 그려내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시선에 일침을 놓았다. 자신을 향한 손가락질에도 당당한 화홍은 “이보다 더한 일, 오랑캐들에게 많이 당했어요. 이제 무서운 것도 없고 서운한 것도 없어요. 창피하지도 않아요.”(168쪽), “모두들 이것으로 내가 목숨을 끊기를 바라겠지요? 그렇지요? 웃기지 말라고 하세요. 나는 안 죽어요. 절대로 죽을 수 없어요.”(178쪽)라고 외친다.
피해자의 억울함을 보듬고 지지하지는 못할망정 외면하고 혐오하는 모습이 비단 그때뿐일까? 화홍 아씨의 당찬 외침은 오늘의 우리 사회의 현실을 환기시킨다. 그러는 한편 작가는 길잡이 아재처럼 든든한 어른의 존재를 통해 우마가 자기 길을 오롯이 걸어 나가며 희망을 놓지 않도록 울타리를 쳐 주었다.
화홍 아씨는 가족과 인연을 끊는 대가로 받은 돈으로 땅을 사고, 오갈 데 없는 사람들과 함께 길을 나선다. 우마는 화홍 아씨와 걸음을 같이하고, 쇠물이는 좋은 세상에서 만나자며 최고의 쇠쟁이가 되기 위해 떠난다. 그 길은 나라가 버리고 가족이 버린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고 곁들여 살아갈 길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독자는 그 길에 고운 꽃잎을 주며 깔아 응원하는 마음과 함께 화홍 아씨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당당하고 따듯한 연대에 힘을 보태고 싶어질 것이다.

목차

살을 에는 추위
까마귀 고기
세 번 큰절하기
큰사람
지옥을 보다
말 못 하고 못 보고 못 듣고
낯선 어른
마님의 부탁
쇠물이를 만나다
오랑캐보다 더 나쁜 사람
환향녀
화홍 아씨
몸을 씻는 냇물, 홍제천
좋은 세상에서 만나자
작가의 말 | 우리는 냇물이다

본문중에서

살아남고 극복해야만 이을 수 있는 것이 역사다. 이야기 속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 세 명으로 하여 수천수만의 주인공이 역사의 냇물이 되어 흐르고 있다. …… 우리는 미래를 향해 영원히 흘러야 할 역사의 냇물이다. 마치 오늘날까지 흐르는 홍제천의 냇물처럼 말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남한산성으로 피난을 갔던 임금님이 오랑캐의 왕에게 항복을 했소. 남한산성에서 한양 땅 삼전도 나루까지 걸어 나와 오랑캐의 왕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단 말이오.”
우 서방의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라고 이렇게…….”
우 서방이 어려운 말을 했다. 마을 사람들은 뜻을 알지 못해서 눈만 끔뻑거렸다. 갑자기 우 서방이 두 팔을 높이 올렸다 넙죽 엎드려 큰절을 했다. 그러더니 머리를 세 번 땅에 꽝꽝 찧었다. 두 번째, 세 번째도 마찬가지였다.
(/ pp.34~35)

‘보지 않을 거다. 안 본 거다. 못 본다.’
우마는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며 눈을 뜨지 않았다. 아니 뜨고 싶어도 뜰 수 없을 정도로 풀로 붙인 듯 눈꺼풀이 딱 붙어 버렸다. 쇠물이는 장님이 되어 버린 우마를 끌고 마을 을 벗어났다.
“이제 캄캄해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제발 눈 좀 떠라.”
쇠물이가 화를 벌컥벌컥 내도 소용이 없었다. 우마는 끝 끝내 눈을 뜨지 않았다.
(/ p.71)

“마님이 말씀하신 대로다. 한양 나리를 따라 오랑캐의 나라로 가거라. 가서 한양 나리가 흥정을 하는 아씨가 화홍 아씨인지 확인을 하고 화홍 아씨가 맞으면 무사히 데려오면 된다. 이 일은 너와 나 그리고 마님만 알아야 된다. 대감님도 절대 모르게 해야 한다.”
우 서방은 숨도 쉬지 않고 빠르게 말했다. 우마는 우 서 방의 말에서 흥정이라는 말을 분명히 들었다. 우마가 알고 있는 흥정이란 무엇을 사고팔 때 쓰는 말이었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돈을 주고 화홍 아씨를 사 온다는 말이었다. 오랑캐들이 사람들 을 잡아가 팔아 버린다는 소문이 사실인 듯했다.
(/ p.99)

“오랑캐보다 더 나쁜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누구인 것 같으냐”
우마의 머리에 쇠물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마터면 우 마는 오랑캐보다 더 나쁜 사람이 쇠물이라고 대답할 뻔했다. 그렇게 화홍 아씨가 좋다더니 한양 나리에게 착 붙어 모른 척했다. 쇠물이는 나빠도 아주 나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 사람들이 누구냐 하면 양반들이다. 한양에 있는 대감들이다.”
길잡이 아재가 거침없이 말했다. 우마는 방에 누워 있는 한양 나리가 들을까 봐 무서웠다. 길잡이 아재는 노비는 아 니라도 잘해야 상것이다. 상것들이 양반을 욕한다는 것은 매를 버는 일이었다.
“그렇게 오랑캐들에게 당하고도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으니 죄 없는 사람들만 죽어 가는 거다.”
(/ p.134)

“아이고오! 말도 마시우. 도망쳐 강을 건너는 환향녀들이 오죽하겠어요? 절반은 물에 빠져 죽고 살아남았다 해도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시시콜콜 캐물어 보나 마나 양 반집 사람들은 아니고 상것들이나 노비들인걸요. 돈 나올 구석이 없는 가난뱅이들이라는 말이우.”
“…….”
“그러니까 쇠물 아비가 돈 되는 것들을 골라 오려고 오랑 캐 땅으로 직접 들어가지요. 아마 이번에도 대여섯은 골라 올 거요. 호호홋!”
쇠물이 아버지도 쇠물이처럼 한양 나리의 일을 돕는 듯 했다. 우마는 이제까지 보고 들은 것이 차츰차츰 정리되기 시작했다.
(/ pp.140~141)

“모르는 모양이네? 임금님이 은혜를 내리신 거야. 이 냇물에 몸을 깨끗이 씻으면 오랑캐에게 끌려가 몹쓸 짓을 당했어도 다 용서해 주라고 말이야. 저기 저 여인들은 다 환향녀들이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씻는 것이란 말이지.”
“임금님이 그러셨어요?”
우마가 물었다. 정말 임금님이 명을 내렸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임금님의 말이라는데 누가 거역을 할 것인가. 대감도 어쩌지 못할 것이다.
“그래, 맞다니까? 이 냇물 이름이 뭐라고 바뀐 줄 알아? 홍, 제, 천.”
(/ p.165)

“내가 왜 돈을 벌려고 하는 줄 아냐? 최고의 쇠쟁이가 되기 위해서다. 오랑캐들 봐라. 온몸을 철갑으로 두르고 말까지 철갑옷을 입혔더라. 칼과 창은 또 어떻고. 오랑캐들이 얼마나 쇠를 잘 다루는지 이제 알았다. 아무리 오랑캐라고 하지만 그 기술은 꼭 배우고 싶더라. 그러면 최고의 쇠쟁이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쇠를 잘 다루는 사람이 힘이 있는 것이더라. 우리가 오랑캐들에게 당한 것도 힘이 없기 때문이더라.”
쇠물이가 또박또박 말했다.
“쇳물도 뜨겁게 끓고 또 끓어야 단단한 쇠가 되더라. 너도 그만큼 뜨겁게 아팠으니까 이제는 괜찮아질 것이다. 우리 좋은 세상에서 만나자.”
(/ p.176)

화홍 아씨가 당차게 우 서방을 혼내고 있었다. 듣고 있는 우마의 머리가 시원해질 정도였다.
“모두들 이것으로 내가 목숨을 끊기를 바라겠지요? 그렇지요? 웃기지 말라고 하세요. 나는 안 죽어요. 절대로 죽을 수 없어요.”
우마는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화홍 아씨가 품속에서 은장도를 꺼내 들고 있었다. 쇠물이가 말하던 그 은장도가 틀림없었다. 우마는 온 힘을 다해 화홍 아씨를 말리려 했다. 그러기 전에 화홍 아씨가 은장도를 방문 밖으로 멀리 던져 버렸다.
(/ p.178)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2~
출생지 충남 천안
출간도서 54종
판매수 12,291권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199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특히 역사에 관심이 많아 역사 동화를 많이 창작했습니다. 받은 상으로는 ‘계몽사아동문학상’, ‘대전일보문학상’, ‘윤석중문학상’, ‘아르코창작기금수상’, ‘방정환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등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흥원창 어린 배꾼], [물길을 만드는 아이], [영혼의 소리, 젬베], [다섯 손가락 수호대] 외 동화책 70여 권이 있으며, 그림책 [공짜 표 셋 주세요], [털실 한 뭉치], [하얀 도화지]와 청소년 소설 [달려라, 돌콩]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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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2014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75인'에 선정되었습니다. [착한 보고서] [우리 집 한 바퀴] [동물 학교 한 바퀴] [닭 다섯 마리가 필요한 가족] [멧돼지가 쿵쿵 호박이 둥둥] [벼알 삼 형제] [하루와 미요]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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