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걸인’이라고 말하는 것이 같은 의미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순화된 단어로 느껴진다. ‘거지’를 ‘걸인’이라 부른다 해도 ‘행복함’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내가 보아왔던 그들의 모습이 청결하지 못하고 뭔가 부족해보이며  때로는 행패를 부리기도 하는 부정적인 그것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행복한 걸인 사무엘’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걸인’이다. 일종의 연기를 하는 셈인데 만약 2009년 현재에도 이런 걸인이 있다면 그를 꼭 한 번 만나고 싶다.

프랑스 현지의 독자가 쓴 서평을 보니 ‘현대적 감각의 철학이 깃든, 가르침’으로 생각하고 있다는데 저자가 동양의 경구들을 책 속에 소개하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기 때문에 서양인인 그들에게는 좀 더 신선하게 느껴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 다른 이력이 없는 젊은이를 채용해 줄 리 없는 회사에서 몇 번이나 미끄러진 주인공 사무엘은 종종 도서관을 찾는다. 최신 경향을 살피고 여러 정보들을 찾고 정리하는 것이 그의 중요한 일과인데, 그곳에서 페르씨니라는 나이든 사서를 만나게 된다.  사무엘은 그녀에게서 ‘파란책’을 받게 된다. 그 책을 통해서 사무엘은 ‘의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또 다른 주인공인 장-자끄는 부유하지만 의미 있게 사는 삶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많은 것을 소유한 그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했던 사람인 애인 헬렌이 자살했다는 소식에 방황하게 된다. 그 즈음 사무엘과 장-자끄는 만나게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지혜에 관한 우화’라는 부제에 걸맞지 않게 책의 줄거리는 가볍지 않다. 우화라고 하면 왠지 동물이나 식물들이 나와서 교훈을 주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철학적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심오한 느낌을 준다. 번갈아 가며 등장하는 사무엘과 장-자끄의 이야기 역시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 더 읽고픈 욕심을 갖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사무엘이 말하는 생의 법칙이나 변화에 관한 가르침은 이전의 다른 자기계발서와 비교했을 때 특별한 내용이 담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우리에게 ‘죽음’을 상기시키며 의미 있는 삶을 살도록 가르친다.

호라티우스는 ‘카르페 디엠’이라는 말을 한 고대 로마의 시인이다. 그가 쓴 시는 이 책에서 인용되었는데 이 책의 핵심이라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 진정으로 행복한 자는 바로 오늘을 가진 자, 오직 그만이 확신에 차 이렇게 말할 수 있지. 내일 당장 죽음이 찾아온대 해도 두렵지 않아, 모든 것을 다해 오늘을 살았으니 아무런 후회도 없다네. 」

유한한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은 우리 안에 그 답이 있고, 하루를 일년같이 일년을 십년 같이 의미 있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모두는 각자의 인생에 성공한 개척자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 번 더 읽고 싶은 책이다.

 

 

공부가 제일 싫다고 말하는 혜주에게

이제 3월이 되면 5학년이 되는구나. 국어와 영어는 좋아하지만 수학은 싫어해서 공부에 흥미를 잃었다는 얘기 들었어. 선머슴 같이 행동해도 수학이나 과학은 싫어하고 영어와 국어를 좋아하는 걸 보니 전형적인 여학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빨리 커서 대학생이 되고 싶은데, 시간이 잘 가지 않아 속상하다는 네 기에 한참을 웃었던 건 나 역시 너와 같은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야.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그 나이에 맞게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었단다. 너에게는 잔소리처럼 들릴지 몰라도 진심으로 너를 위해서 하는 말들이니 너무 맘 상해하지 마렴.

이번에는 언니가 잔소리 하는 대신에 널 위한 책 한권을 골라봤어. 아마 네게 꼭 맞는 내용일거야.  ‘친구 몰래 보는 공부 비법’이라는 책인데, 제목부터 재밌지 않니?

언젠가 네가 말했잖아. 너와 친하지만 같은 남자아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은근히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 그 친구 몰래 시험 공부했다고. 네가 생각해도 너와 딱 맞는 제목이지?

이 책에는 지겹게만 느껴지는 학교 공부를 왜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고 있단다.  언니는 이 책을 쓴 김태광 아저씨가 프롤로그에서 쓴 글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어.

「선생님도 어릴 때 공부가 싫어 빨리 어른이 되길 바랐으니까요. 그러나 어른이 된 지금은 어린시절의 행동이 후회된답니다. 그때는 누구나 노력만 하면 잘할 수 있는 가장 공평한 게임이 공부라는 것을 알지 못했으니까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도록 돕는 종합 영양제와 같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본문 프롤로그 중. 」

혜주 네가 하고 싶어 하는 방송국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는 영어와 국어 뿐 만 아니라 수학과 과학도 열심히 공부해야해. 책 속에도 나와 있지만 ‘꿈을 이루고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실력을 키워야’ 한단다. 너의 실력을 키우는 길은 바로 공부 하는 데에 있어. 시험을 위해서, 좋은 학교를 위해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책만 펴면 다른 생각이 나고 싫증이 나는 거란다. 나중에 네가 아나운서가 되어 텔레비전에 나오는 장면을 상상해봐.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니? 너의 꿈을 위해 공부를 해봐. ‘꿈이 있어도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 꿈은 공상에 지나지 않거든.’

언니가 추천해주는 ‘친구 몰래 보는 공부비법’읽어보고 꼭 열심히 공부해서 아나운서가 꼭 되길 바랄께.

 

 

어릴 적부터 책을 읽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도 있겠고 자기 계발의 목적으로 성인이 되어서

책 읽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나는 전자에 속해있다. 가방 속에는 늘 책 한권이 들어있고 어딜 가든지 간에 대기 시간에는 반드시 책을 꺼내 읽는다. 한편으로는 나의 이런 습관들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가령 여행을 갔을 때라든지 혹은 누군가를 기다릴 때 가 바로 그런 때이다.

새로운 풍경을 보고 감탄해야할 때 책을 펴놓고 글자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좋은 풍광을 놓칠 때도 많고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책에 정신이 팔려 오히려 상대방이 도착했음에도 그 사람을 잠깐 기다리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읽어야 이긴다.’의 저자 신성석씨는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직장인을 뒤한 책읽기 비즈북」이라는 클럽의 클럽장이기도 한 그는 직장 생활 중에도 쉬지 않고 독서를 통해 자기계발을 실천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인 것 같다.

전문적으로 글 쓰는 사람이 아님에도 이미 그는 이전에도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상당히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사람 같다.

이 책은 독서 전, 중, 후로 나뉘어 가각 직장인의 독서전략과 실용독서법 및 독후활동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말 그대로 직장인에게는 독서에 관련하여 소중한 조언을 하고 있는 셈인데 특히 독서활동에 관한 그의 생각은 나의 그것과 일치하여 반갑기도 하였다.

「 사실 책 한권을 구매한다는 것은 단순히 책 자체를 구입 한다는 것 이외에도 그 책을 읽기 위해 자신이 가진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미래를 위해서 금전적인 비용과 시간상의 기회비용 모두 온전히 투자하고 준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독서시간을 구매했다는 의미도 포함하는 것이다.   본문 p.21 」

책을 구입하고 읽는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시간과 노력과 돈이 들어간다. 시간이 돈인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특히 ‘독서’를 위한 시간을 따로 내어 갖는다는 것이 퍽 힘들기 때문에 더욱 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할 수 있었다. 독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여 책을 고르고 구입하고 또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아야 하는데, 나와 같은 직장인들 은 그 일 자체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을 직장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저자는 책을 읽고 자기계발을 해야 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한다. 하나는 독서를 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자신을 준비하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독서를 통해 현실에 더욱 충실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독서고수들의 실용독서 비법’은 이 책의 부제이다. 미래를 위해 자신을 지금부터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아마 현명한 직장인들이라면 이미 이 책을 선택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