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하고 결혼하고 제주도 윗세오름을 올랐었다. 아내가 임신 중이어서 너무 힘든 길은 선택하지 못해서 영실을 거쳐서 올랐다. 그때 봤던 오백장군봉의 위엄과 풍광은 아직도 생각이 나곤 한다. 그때 봤던 영실을 윗세오름 등반기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되새김질 한다.

그 동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는 한 곳만 집중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서울에서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로 다녔었지만 이 7권은 제주도 한 곳만 다루고 있다. 제주도의 과거에서부터 현대사, 건축물에서부터 자연풍광, 추사에서 이중섭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그런데도 어딘가 어색한 것이 없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이야기에서부터 추사기념관 이야기까지 이원복 교수의 재미난 이야기는 그칠 줄 모르는 것 같다.

내가 봤던 제주도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본 제주도는 다르다. 나는 삼성혈이나 제주관아는 가보지도 않았다. 이 책에서 봤던 곳 중에서 실제로 가본 곳은 영실을 거친 등산길과 김영갑 겔러리 뿐이다. 나는 제주도의 아픔을 살펴보지 못했으며, 제주의 역사에 관한 내용을 보지 못했고, 제주도의 돌하르방도 만나지 못했다. 매번 제주도를 소개하는 그림이나 책자에서 친근하게 나오긴 했지만 실제로 만나보지는 못한 것이다. 이 책을 계기로 여행을 다닐 때 다시 한번 내가 볼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집을 짓는 것은 정말 많은 정성이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집을 짓는 경우는 거의 한번 있을까 말까한 경험이기 때문에 내공을 키울 수는 없죠. 그래서 막상 집을 짓고 싶으면 이리저리 정보를 알아보고 다니지만 좋은 퀄리티의 정보나 집짓는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담은 듣기가 힘들죠. 그냥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각종 업체들의 정보와 자료, 판단하기 힘든 성능에 대한 비교등, 판단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도움을 구하고 싶어지죠.

 

이 책의 재목은 "집짓기 바이블" 입니다. 바이블이라고 하면 각종 내용들을 사전식으로 나열한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 책에서도 실제 사례들도 나오고, 각종 정보들도 충실하게 나와있습니다. 건축주가 되려면 뭐를 챙겨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과정상에서의 힘들었던 점과 고려점, 문제점 등등이 잘 다루어지고 있죠. 하지만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토크쇼에서 담담하게 건축주와 건축가와 시공사대표가 나와서 이야기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경험과 생각들을 나누고 이야기를 듣다가 관련된 내용들이 하나둘 같이 서술되는 형식입니다. 그래서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그동안 본 책들은 주로 건축가의 입장, 건축주의 입장만을 이야기한다고 하면 이 책은 좀더 각각의 다른 관점을 이야기하고 각각의 입장에서 생각을 못했던 내용들이나 공통 분모를 이야기 합니다.

 

"두남자의 집짓기"의 연장선에 있는 책이지만, 실제로는 더 도움이 될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한 시대는 수많은 전쟁을 그 시점이자 종점으로 한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십자군 전쟁이다. 십자군 전쟁은 유럽의 중세의 최고점에서 시작되었으며, 동시에 유럽이 중세에서 르네상스 시대로 넘어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의의가 있는 시대이고, 재미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일단 3권을 받았을 때 그 책의 분량 때문에 놀랐다. 1,2권의 분량의 거의 2배가 되는 두께여서 어쩌다가 이렇게 분량을 배분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시오노나나미의 성향상 권당 두께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는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3권은 3차 십자군에서부터 시작을 해서 8차 십자군 전쟁까지의 기간을 다루고 있다. 어떻게 보면 1권과 2권에서는 각각 1차 십자군 전쟁과 2차 십자군전쟁을 다루었었는데 3권의 내용 범위가 너무 넓은 것 아니냐 싶기도 하지만, 1권이 십자군 국가의 형성, 2권이 예루살렘의 함략, 그리고 마지막으로 십자군 국가의 멸망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분류도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들도 살라딘, 사자심왕 리처드, 실지왕 존, 프랑스의 필립2세,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2세, 프랑스의 성왕루이9세등 면면이 만만치 않다. 읽어보는 내내 손이 즐겁고 눈이 즐거웠다.

마무리를 하면서 다음을 다시 생각해본다. 이 세상은 사람들로 이루어져있는 것이고, 일방적으로 믿음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몰아부친 사람들이 옳았던가, 아니면 대화를 할줄 알고 위력을 과시할 줄 알던 사람들이 더 성공적이었던가? 십자군 시대에 살았던 사람을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는 리처드가 멋지지만, 프리드리히 2세가 더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