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페 일기라는 것을 처음 접했을 때, 가족간의 따뜻한 정을 그린 사진첩이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감동적인 가족의 생활은 이 책을 읽으며 나를 끊임없이 행복하게 했다. 예전에 내가 DSLR에 처음 입문했을 때, 내가 인턴 겸 제자로 있는 학교의 교수님께서 처음 나에게 사진의 매력에 대해서 가르쳐 주셨는데, 마치 그 분이 찍은 가족의 소소한 일상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족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아가들의 사진, 아내의 사진을 찍으면서 행복해하고, 그 행복함 때문에 더 많은 사진 공부를 하고 멋진 사진을 찍으시는 그 분이 참 인간적으로 매력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의 작가 모리 유지씨가 찍은 사진들은 그 분의 사진과 닮아있다.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찰나의 순간을 찍어내는 그의 사진들은 그래서 따듯하다. 한 번에 필연으로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니라 끊임없이 순간을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찍을 수 있는 장면을 사진에서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족은 아내 다짱, 바다라는 이름의 딸, 하늘이라는 이름의 아들. 그리고 강아지 세마리이다. 한 녀석인 와쿠친은 이미 15살이나 먹어서, 강아지라고 하기엔 연륜이 너무나 있으신 할아버지 개이긴 하지만 말이다. 바다라는 것이 일본어로 우미이니까 딸 이름이 우미인가보다. 아들은 소라겠지. 짧은 일본어 실력으로 이렇게 그들의 일본식 이름을 상상해 볼 수 있다니, 일본어를 조금 배워두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인 모리 유지씨는 어디 나가기 귀찮아하고, 싫어하는 (!) 평범한 남편이다. 그 대신 집에서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옛날식 진공관 스피커 재배열하기에 열을 올리는 뭐랄까 A형다운 취미를 가진 착한 남편이다. 착하면서도 소박한 취미를 가진 이런 남편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었다. 이 책은 벌써 다카페 가족 3번째 이야기이고, 1권과 2권에서도 그의 다정한 면모가 보여지는 사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니 다른 책들도 꼭 읽어보고 싶어진다. 3번째 이 책 속에서 그들과 15년을 살았던 와쿠친이 죽었는데 그 때 나도 너무나 슬펐다. 나도 강아지를 키우는데, 마치 아들딸 같고 친구같아서 그가 죽었을 때의 가족의 슬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다른 강아지가 와쿠친의 자리를 채우긴 했지만, 그 슬픔을 어찌할까나.
그저 사진집이라고 생각하고 선택한 책이었는데, 소소함이라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일본인들이 뽑은 블로그 대상 사진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이력이 충분히 공감이 갔다. 그의 애정어린 시선을 감히 거부할 수 있는 독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일본인의 감성에 아주 잘 맞는 책이었다고 생각했고, 그들의 일상에서 피어나는 작고 귀여운 문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도 참으로 애정이 가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