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중년이라고 하면 안정된 삶을 예상한다. 홀홀단신 아무 것도 없이 태어난 사람도, 나이가 듦에 따라 자신의 능력에 맞는 수입을 얻게 되고, 한 가지 길로 가다 보면 사람들의 명망도 얻게 되는 나이이다. 그런데 왜 요즘 들어 유독 중년에 대한 경고의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일까? 중년의 위기는 청년기를 제대로 보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 바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중년들, 너무 바빠서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지나친 업무 속에서 개인적 삶을 너무 등한시하고 정신없는 업무 스케쥴 속에 인간관계는 소멸된 사람들에게서 이런 위기는 더 많이 찾아온다.

 

중년기에는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것을 바탕으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변화하려고 하는 욕구가 있다면 중년의 시기에 맞이하는 변화가 자신의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 속에는 변화를 이루어내어 자신의 삶에서 굉장한 변화를 이뤄낸 인물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20살 때 품었던 꿈과 마찬가지로 중년의 꿈도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중년의 위기는 그 위기를 받아들임으로써 극복 가능한 것이다. 위기가 온다고 피해가는 사람은 중간에 주저앉을 수 밖에 없다. 새로운 꿈을 꿈으로써 중년의 위기는 극복될 수 있다.

 

저자는 위기의 중년에 대해 파트1에서 전반적으로 이야기한 다음, 파트 2에서는 행복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는 성공의 6가지 요소에 대해서 말한다. 열정, 목적, 힘, 계획, 관점, 인내력을 통해서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생은 최고급 포도주처럼 어느 순간 꺾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숙성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숙성의 과정처럼 튜닝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자리에 머무른 물은 썩기 마련이며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중년의 시기엔 정서적, 경제적, 직업적, 관계적, 신체적, 지적, 영성적인 튜닝이 필요하다. 끊임없는 자기계발만이 중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인 것이다. 저자는 이 전략들을 수행하기 위해서 어떻게 적절한 튜닝 계획을 세우고, 관점을 유지하고 인내력을 통해 이 달콤한 열매들을 수확할 수 있는지 가르쳐준다.

어느 순간부터 예능이라는 것이 우리의 여가시간을 채워주고 있다. 보다 보면 즐겁지만, 다 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바보 TV박스의 일례라고 생각했지만 (드라마와 더불어) 이 책을 보면서 한 프로그램에서 얻을 수 있는 삶의 페이소스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같은 프로그램과 구성을 보지만, 충분히 감동하고 느끼면서 시청한다면 오락에 핵심을 맞춘 예능이지만 많은 교훈을 얻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정신과 전문의가 쓴 책이라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짙게 배어나온 책인 것 같다. 우리도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비슷한 재미와 감동을 느낄테지만 그것을 인간의 본성에 집중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정신과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이 책엔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예능들이 소개되어 있다. 1박 2일이라든가, 런닝맨 같은 것들은 나도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프로그램들도 보다 보면 빠져드는 소재들이 많아서 넋놓고 본 적도 많다. 그 중에서 김국진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콤플렉스를 개성과 강점으로 만드는 예에 대해서 그를 소재로 삼아 저자는 이야기를 한다. 그가 이혼의 상처를 어둠 속에 감출 수도 있었지만 그것을 밖으로 끄집어내어 오히려 웃음의 소재로 삼았다는 것에 주목한다. 나는 그를 보면서 자신의 이혼 이야기를 개그 소재로 삼으며 너털 웃음을 짓고, 주변 게스트들이 그를 조롱하듯이 말하는 것을 보며 혹시 상처받진 않을까 했는데 웃기지만 슬픈 그런 정서를 시청자들에게 불러 일으키게 하는 것도 그가 가진 프로그램 상에서의 역할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런닝맨을 보면서도, 저게 왜 재미가 있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책의 분석을 보면, 런닝맨은 놀이 그 자체에 주목하는 이례적인 예능이라고 했다. 벌칙이 없다는 것이다. 두 편이 나누어 놀이를 하면서 순수한 놀이에 주목을 하고, 찬 물에 입수를 하거나, 저녁을 굶거나, 돌 위에서 잠을 자거나 하는 하기 싫은 벌칙은 없다. 인간은 놀이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호모 루덴스의 정수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저자는 런닝맨을 뽑고 있다. 이렇게 프로그램들은 추구하는 목표가 있었다. 방송이기 때문에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는 시청률을 달성시키는 것이지만, 시청률 말고도 프로그램들마다 가치관이 있고, 목표가 있고, 시청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됐다. 나도 이제 TV를 보면서 분석하면서 봐 보려고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훨씬 인간적인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나라가 지금은 글로벌 경제 강국의 중심에 선 듯이 보이지만, 외국의 시선에서 보았을 때에는 갑자기 떠오른 동아시아의 별이었다. 그 때에 언제던가. 아마 1950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그 전을 말하고 있진 않을 것이다. 우리 나라의 자체 정부가 들어서기 전 까지는 우리는 침략을 당할 상황에 빠진 지금의 아프리카같은 위치의 국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 김탁환은 바로 19세기 발부터 20세기 초의 한국의 역사를 말하면서 이 때부터 우리 스스로 이루고자 하는 경제적 발전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을 짚어 보려 하고 있다. 아직 우리 나라가 제대로 자립해서 경제를 보지 못했을 때, 경제가 뭔지도 몰랐던 상태였지만 사회보다 한 발 앞 서서 세계 경제의 논리를 이해하고 그것에 뛰어들어 성공하고자 했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이 책은 그래서 더욱 뿌듯한 느낌이다.  그 당시에 제대로된 경제 서적이 있었겠는가, 아니면 학문의 길이 모두에게 열려있었겠는가. 이 책에 등장하는 청년들도 그 시대의 분위기와 다르지 않다. 일개 부두 노동자일 뿐인 어린 시절 친구 진태와 철호는 우정과 라이벌 사이에서 감독관이 되기 위한 첫 싸움을 시작한다.

 

어떤 시대의 상황에서건 인간이 사는 모습은 크게 달라지는 것 같지 않다. 지금의 부두 노동자를 생각해보자. 그가 다다를 수 있는 결론은 지금도 매한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이렇게 남의 밑에서, 허리가 부러지도록 일하다가 남 좋은 꼴 다 시키고 나는 이렇게 늙고 병들어 간다. 이것이 부두 노동자의 생각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벗어 던지려 하는 것도 젊은 사람의 도전일 것이다. 진태와 철호 또한 마찬가지였다. 노동자의 인생이 아니라 감독관의 인생, 감독관에서 더 큰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중간 관리자의 인생을 꿈꾸는 것은 이 때나 그 때에나 마찬가지였다. 또한 아름다운 여자에게 끌리는 것도 이 때나 지금이나 매한가지.. 그래서 그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았은 여자를 가운데에 두고, 성공을 가운데에 두고 싸우는 사이가 되고 만다. 단지 그들이 살던 시대에는 지금처럼 MBA에 석사 박사를 따고 들어와야 인정받고 높은 연봉을 주는 시대가 아니라, 뱅크라는 것, 은행 설립이라는 초창기 경제가 한국에서 시작되고 있었으며, 이 초입에 성공과 야망에 심취한 두 젊은이가 뛰어들려 한다는 것이다. 뭔가, 지금보다는 패기있고 열정 넘치지 않은가? 앞으로 어떤 전개가 될지 궁금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