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 나라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을 손쉽게 여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자이다. 주5일 근무제가 되면서 3일 짧은 시간 동안 해외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추석이나 설날 명절, 연휴 등을 맞아 어디론가 가고 싶은데 막상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3일 여행의 스케쥴에 맞추어 나와있지만 굳이 3일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책의 정보로 배낭여행이나 장기 여행에도 충분히 참고가 될 만큼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항공편이나 숙소와 교통편, 준비물, 세세한 예산까지 안내해주는 친절한 책이다. (2인 기준 예산) 항공평세어 인천 공항 기준으로 직항으로 갈 수 있는 항공사와 각국의 도시들의 설명도 나와있는데, 참고해서 비행기 예약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이 책은 계절별로 이루어져 있다. 1월 , 즉 겨울에 가기 좋은 나라부터 설명이 나온다. 겨울이라서 더 좋은 필리핀 마닐라, 일본의 유후인 + 벳부, 태국의 꼬따오 다이빙 등 아는 곳도 있고, 모르는 곳도 있었다. 하얼빈의 빙등제도 1월에 열린다고 하는데,이런 축제의 정보들을 알아두면 유용할 것 같다. (물론 계절별로 제일 좋은 도시에 가기 위해서는 성수기 요금이 적용되겠지만, 기왕 가는 해외여행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겠나 !)

 

대부분 소개되는 나라들은 일본, 태국, 홍콩,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도시들이다. 각 도시마다 고유한 특징과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어 책에 흥미롭게 빠져들게 한다. 보통 3일의 시간을 내어 여행을 간다고 하면 두 개의 도시를 둘러보기는 시간상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한 도시를 파헤치면서 그 도시의 매력을 속속들이 가르쳐 주는 식으로 되어 있다.이 책 한권으로도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에서 헤매지않도록 친절한 설명이 많다. 우선 교통편이 아주 자세하다. 버스며 택시, 기차 등 도시의 교통수단으로서 이용하는 것들에 대한 설명과 시간표들이 친절했다. 예산을 짜는 것도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돈에 대한 개념을 세우기 어려워하는 관광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모르고 빼놓았던 예산들도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이다. 끝으로 칼라풀한 책이기 때문에 여행가기 전에 앞으로 여행할 곳에 대한 두근두근한 마음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았다.

 

오스카 와일드.

이 이름을 듣는 독자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사람이라 생각할 것이다.

46세의 짧은 삶, 그 안에 이룬 작품의 희소성과 천재성, 사교계의 이단아, 빅토리아 시대의 동성연애자..

유미주의자이자 진보주의자였던 그의 슬픈 삶은 아직도 많은 젊은이에게 영감을 주어 그의 묘비에 키스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아서 오스카와일드에 대해 자료를 많이 찾아봤는데, 그의 묘비를 보고 뜨악..  하는 생각이!)

 

죽어서까지 사람들의 열렬한 키스마크를 받는 오스카 와일드..

무엇이 그에게 이렇게 열광케 하는가...

잘생긴 외모?

 

<행복한 왕자> 는 그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렸을 때 읽은 행복한 왕자는 참 깨끗하고 아름다운, 슬픈 동화였다. 이 작품을 동화계의 거물 안데르센의 작품으로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스카와일드의 작품이었다는 것을 이번 단편집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다.

 

그의 소설은 앞뒤관계가 명확하고 문장 한줄 한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단숨에 읽을 수 있다.

훌륭하고 유머있는 문체와 탁월한 묘사력, 그리고 절대 어렵지 않게 쓰는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저절로 이것을 연극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그의 대다수 작품이 연극으로 올려지고 큰 관심을 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는 훌륭한 극작가였다. 그는 어떻게 쓰면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면서도 '뭔가 배울 점이 있다' 고 느낄지 아는 인물이다. 흥미를 끌 만한 소재를 중심으로 하되 나오는 인물들은 많지 않다. 배경도 거의 두 세 장면 이상을 넘어가지 않는다.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 속의 사람들이 느끼는 내면의 세계는 복잡하다. 인물의 심리표현이 뛰어나고 전개가 극적이다. 인물의 심경을 비유나 은유에 기대지 않고 독자에게 바로 가르쳐주기 때문에 그 솔직함으로 극적인 느낌을 더해준다.

 

그의 단편집은 어느 것 할 것 없이 동화적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비록 이 책에 수록되어 있지 않았지만,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란 작품의 발상도 독특하다. 최근 나온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와 비슷하게 늙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인데, 자신 대신 자신의 초상화가 늙어간다는 내용이다. 이 책의 내용도 그 만큼 환상적이진 않지만 소재가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의 흥미를 끌기 충분한 내용이다. <캔터빌의 유령>에서는 유령이 등장하는데, 유령의 집이라는 소재와 소녀가 가진 순수의 힘으로 유령을 물리친다는 내용 자체가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해 보이고, 유령이 살아생전 나름의 고충(?)스러웠던 아내와의 불화에 대한 부분은 어른이 공감하기 충분하다. 그는 이런 식으로 겉으로는 철저히 동화적 소재과 해피엔딩을 설정하고 그 속에 놓인 사람들의 대화나 독백을 통해 현실적인 상황에 고뇌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가 그리는 현실상은 냉정하다. 주로 소재가 되는 것은 가난이다. 이것은 찬란한 빅토리아 시대의 작가로서 당대 최고의 인기인이었던 그가 현실을 보았던 눈을 대변한다. 빅토리아 시대에 행해지던 식민지 지배는 영국을 세계 제 1위의 국가로 올려놓기 충분했다. 물결치는 산업화 사회의 신지식인이자 세련된 사교계의 인사로서 그가 누린 풍족함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상황을 잘 아는 천재였던 것 같다. 그는 풍족하게 사는 천재였지만 이 부유함이 자신을 지탱해주는 기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돈을 사랑했지만, 돈이 중시되는 사회 풍조와 그것을 충실히 따르는 자신의 모습에서 염증을 느끼고 냉소한다.  물질에 대한 냉소는 그의 이야기를 동화 속에서 현실로 끌어낸다. 

 

<백만장자 모델> 中 

이 세상에서는 부자가 아니라면, 결코 여자에게 매력적인 남자가 될 수 없다. 로맨스란 부자만의 특권이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은 항상 실리에 영악하고 무미건조한 삶을 살게 되어있다. 따라서 그저 잘생긴 외모보다는 많은 재산이 더 가치를 갖는 것이다.

 

 

풍요 속의 빈곤이란 이런 것일까.

그는 그의 풍요로움으로 고통받는 사람이었다. 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로맨스가 부자만의 특권이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특권이 아니듯, 너무 생각이 많은데서 오는 우울함 또한 먹고 살 것이 걱정스럽지 않은 자의 특권인 것이다.

 

그는 진실한 사랑을 그리워한다.

그가 결혼 후에도 동성애를 선택했다는 것은 아마도 그 사랑이 진짜라 믿었기 때문 아닐까.

부와 명예를 버리고 택한 사랑이었지만, 결국 그는 버림받고 45세의 젊은 나이에 쓸쓸히 죽는다.

가난에 허덕이고 사랑에 버림받았을 때 그의 작풍 또한 바뀌지 않았을까. 안타깝게도 이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결국 그는 신념대로 산 셈이다. 사랑을 위한 사랑을 위해, 아름다움을 위해.

 

그는 이것을 <나이팅게일과 장미>에서 나이팅게일 새의 입을 빌려 이야기한다.

"기뻐하세요." 나이팅게일이 소리쳤다. "기뻐하세요. 이제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빨간 장미를 얻게 될 거에요. 제가 달빛 아래에서 노래를 불러 장미를 피운 다음, 제 심장의 뜨거운 피로 장미를 빨갛게 물들일 테니까요. 저는 당신이 진정한 사랑을 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거든요. 왜냐하면 철학이 아무리 현명해도 사랑이 더 현명하잖아요. 그리고 권력이 아무리 세도 사랑은 더 강하니까요. 사랑의 날개가 불꽃처럼 활활 타올라서 사랑의 몸도 빨간 불꽃 같을 거에요. 사랑의 입술은 꿀처럼 달콤하며, 사랑의 숨결은 유향처럼 향기롭답니다."

 

하지만 결국 나이팅게일의 죽음과 맞바꾼 장미를 선물받은 여자아이는 그 꽃은 자기의 드레스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신은 원래 장미보다는 보석을 좋아한다며 능력없는 당신은 별볼일 없는 학생일뿐이라 일축한다.

그녀의 말에 학생은 슬퍼하며 사랑따윈 어리석은 것이고 논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쓸모가 없다고 한탄한다.

그러면서 역시 요즘 시대엔 실용적인 것이 최고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집으로 돌아가 먼지가 수북이 쌓인 책을 읽기 시작한다.

 

나이팅게일의 죽음으로 상징되는 사랑의 희생..

소녀로 대변되는 세속적 삶.

소년이 상징하는 약한 지식인의 삶.

 

그는 가난한 사람은 로맨스의 특권을 누리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그의 인생을 통해 그것이 옳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그의 묘비에 찍힌 수많은 키스마크들이 그를 기억하는 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 그의 신념은 영원할 것이다.

 

 

서른 세살의 류수연씨와 서른 네살의 김홍기씨는 지금 부부이다.

첫 사랑의 결실을 얻었던 보기 드문 커플, 부럽다.

그들은 스물 세살, 스물 네살에 캠퍼스에서 만났고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갑자기 시드니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 이야기 했고, 그로선 너무 먼 곳이었던 그 곳으로 그녀를 보냈다. 지구 한구석으로 생소한 전화를 하고 그녀를 그리워했고, 그녀가 두 번 째 시드니 여행을 계획했을 때 (오랜 시간의) 그는 그녀를 향해 무작정 떠났다. 하던 일도 내팽개치고 말이다. 부모님께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은 채 신승훈의 시드니 공연 출장을 간다면서 떠났던 그. 그의 사랑에 웃음이 나왔다. 이 책은 그런 그들의 사랑 이야기이다. 사랑 이야기가 주가 아닌, 시드니에 대한 소개가 주이다. 시드니의 좋은 맛집, 좋은 가게, 좋은 공연, 그들이 사랑했던 모든 것들은 시드니와 얽혀있다. 그가 처음에 도대체 시드니가 무엇이길래 그녀를 데려갔을까 , 시드니 정말 싫다고 밉다고 생각했던 것 처럼 , 시드니를 처음 접한 이들은 시드니에 대해 알지 못한다. 도대체 이 곳이 무엇이길래 그녀를 두 번씩이나 앗아갔을까 분했던 그의 마음처럼 우리도 시드니를 모르는 채 이 책을 접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그녀와 머물면서 그녀가 앞장서며 인도하는 시드니의 길을 걸으며 하루하루 그의 마음의 빗장이 풀린 것 처럼 우리의 마음의 빗장도 이 책을 읽으며 서서히 풀린다. 그녀가 왜 시드니와 사랑에 빠졌는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시드니라는 곳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 곳엔 오페라 하우스 말고도 얼마나 많은 매력적인 장소들이 있는지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문득 부럽다. 이 커플.정말 부럽잖아?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을 버리긴 힘들다. 적당한 직장과 안정적인 수입을 가진 사람이 모든 걸 버리고 시드니로 연인을 찾아갈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런 드라마같은 일이 이 책에서 펼쳐진다. 그는 그녀가 사랑하는 공원을 함께 걷고, 그녀가 잊지 못했던 음식들을 나누고, 한가로이 가든에 누워 낮잠을 자고, 바다를 바라보며 사랑을 속삭인다. 아무 것도 갖지 못해도, 모든 것을 가졌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 그들 커플을 보면서 다시 생각해본다.

 

내가 좋아하는 캔들숍들과, 좋아하는 컵케이크를 파는 가게들, 취향따라 즐길 모든 것들이 이 책에 있다. 그들이 시드니에 살면서 시드니를 사랑하게 되었던 모든 장소들이 펼쳐진다. 단 몇 주, 다녀오는 것이 아닌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이 그려져 있다. 다시 말해 이 책만큼 실질적인 여행 안내서는 없다. 다채로운 사진들로 꾸며진 이 작은 책자는 모든 가게들의 전화번호와 약도까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고, 시드니의 맵도 친절하게 첨부되어 있다. 이 작은 책으로 가볍게 시드니 여행을 떠나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