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는 과연 야한 소설일까?...

...노골적인 성의 묘사와 문란한 애정 행각의 대명사로 알려진 야한 소설 <금병매>는 그러한 선입관 때문에 사람들이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예전부터 전해 내려온 이야기, 즉 서문경과 반금련이 펼치는 온갖 애정 행각이 너무 야해서 함부로 그런 것을 읽으면 안 된다는 어른들의 말씀에, 흥미와 호기심은 있으나 읽기를 포기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금병매>가 과연 어떠한 작품인가에 관해서는 처음 출현하였을 때부터 의견이 분분했다. 어떤 이는 당시의 세상일을 질책한 작품으로, 어떤 이는 음서 또는 음사로 평을 하였다. 그러나 우리에게 <아큐정진>으로 잘 알려진 루쉰은 명나라 때의 소설 가운데 인간의 세태를 가장 잘 표현한 인정소설이라고 평을 하였다... 

...금병매 중의 '금'은 바로 여인의 '작은 발'을 상징한다. 작품 중에서 반금련의 모습을 묘사하기를 '어려서부터 생김새가 뛰어났고 전족을 한 한 쌍의 보기 좋은 발을 지니고 있었기에 금련이라고 불렀다'고 하며 특히 그녀의 발이 작고 귀여움을 강조하면서 그녀 이름의 유래를 이야기한다. '금련'이라는 말은 바로 전족한 여인의 작은 발을 의미하였던 것이다...

...금병매 중의 '병'은 바로 이병아에서 치한 것이다...이병아의 이름은 그녀가 태어난 날에 이웃 사람이 한 쌍의 어병을 가져왔기에 '병저'로 지었다고 설명한다. 이에서 알 수 있듯 '병'은 바로 꽃병을 의미하는 것이다. 꽃병에는 각양각색의 꽃뿐만 아니라 어떠한 물건이라도 꽂을 수가 있으며, 꽂았던 꽃이 시들면 언제든지 새로운 것으로 교환할 수가 있고, 또한 그 소유자도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바꿀 수가 있다...꽃병이 보여주는 외관상의 모습과 꽃병의 색깔이 서문경과 같은 당시의 남자들이 좋아하던 여인들의 하얀 피부색과 같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다... 

...금병매 중의 '매'가 주는 의미는 무엇이며, 작자는 왜 미천한 신분인 춘매에게 이 이름을 부여한 것일까? 매화는 중국인들에게는 봄날 소담스럽게 피어나는 가장 깨끗한 꽃으로 통한다. 때문에 춘매의 '매'는 이러한 봄날 같은 청춘의 무한한 활력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그 꽃이 주는 이미지와 같이 작고 아름다우면서도 생기가 넘치는 여인의 용모와 성격을 상징한 것이라 여겨진다... 

...모든 소설의 제목이 그렇겠지만 특히 중국 소설의 경우 제목은 전체 내용을 함축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금병매'라는 명칭은 작품 속의 세 여인, 즉 반금련과 이병아, 춘매의 이름에서 한 자씩 따와 만들어진 것이다. 즉 200여 명에 이르는 서문경의 여인들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영리한 여인들의 이름에서 취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여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그 여인들의 이름에서 제목을 따왔는가? 이는 당시의 미인관을 통해서 짐작해볼 수 있다.

...꽃 같은 얼굴, 옥 같은 살결, 별 같은 눈에 달과 같은 눈썹, 허리는 버들가지 같고 발은 갈고리 모양이며 발끝은 겨우 세 치가 될 뿐이다. 가라앉는 물고기, 떨어지는 기러기의 용모, 달은 가려지고 꽃이 수줍어하는 모습, 뱃속에는 삼천 소곡조 팔백 대곡조를 간직해두었고 풍류는 수정 쟁반에 구슬을 굴리는 듯하며, 태도는 살구가지에 새벽달이 떠오르는 듯한 미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