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원자폭탄을 맞고 무조건 항복에 서명한다. 미국은 더 이상의 인명과 물질적 피해를 줄이고 조기에 전쟁을 종결시켰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고 있다. 1945년, 일본은 결국 미국에게 항복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마무리 된다. 이 책은 이러한 1945년의 종전 의미와 과정 그리고 다양하게 얽혀 있는 국제 정세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단순히 항복의 문제가 아니다. 역사란 결국 사실의 나열보다는 인식의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다양한 인식의 상황과 관계, 의미를 집중적으로 조명해 보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의 승리를 낙관했다. 그리고 일본인들 조차도 미국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거의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왜 일본은 미국과의 전쟁을 시작했을까. 일본은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하면서 태평양전쟁을 개시한다. 동시에 동남아시아 각지를 침략하여 전쟁 수행을 위한 자원 확보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일본은 정신력만 지나치게 강조했을 뿐 합리성을 바탕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서양의 모습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만다. 계속해서 미리면서 결국 원자폭탄이라는 최악의 무기를 얻어 맞고 마는 것이다. 태평양전쟁, 원자폭탄, 그리고 종전.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일본이라는 나라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이 책을 통해서 그 물음에 적절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관심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근대 일본은 서구문물을 가장 빠르게 성공적으로 받아드리고 있었다.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젊은이들은 먼 서양보다는 가까운 일본으로의 유학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덜 한 부분도 하나의 이유가 되었던 것이다. 일본에게 식민지배를 받아 민족과 국가가 위기에 빠져 있어도 그런 일본인 밑에서 배우고 공부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국가를 근대적으로 개조하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을 가했다. 일찍이 서양을 배우기 위해 국비 장학생, 유학생들을 선발하여 해외로 보냈다. 유럽으로 말이다. 그리고 정부요인들 역시 배를 타고 해외를 시찰했다. 서양국들의 정세를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서 말이다. 이와쿠라 사절단 등이 바로 그것이다. 유럽 각국을 돌면서 모델로 삼을 나라를 고민했다. 그리고 서양의 다양한 책들을 일본어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이 점이 정말 중요했다. 번역국이라는 기관을 따로 설치할 정도로 서구지식의 번역에 중요성을 더했다. 이 책은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일본의 근대화 과정 속에서 중국과 조선은 과연 어떤 태도를 갖고 어떻게 생각했을까. 근대화라는 것은 단순히 서양을 따라잡는다는 개념이 아닐 진데, 그렇다면 과연 근대화의 최적화된 의미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하고 답을 찾게 만드는 책이다. 간만에 유익한 책을 읽어서 일단 기분이 상쾌했다. 그리고 이 쪽으로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꼭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태평양전쟁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정말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방대하 자료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일본인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지만 일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당시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태평양전쟁은 일본과 미국과의 일전이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연합국이라는 형태의 다양한 국가들이 얽혀 있었다. 네덜란드, 영국 등등 많은 연합국들이 일본과 맞선던 것이다. 그런데 유럽의 전선에 신경쓰기에도 바빴던 당시의 유럽국가들은 미국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물량 면에서 더욱 더 그랬다. 독일은 유럽 전역을 석권할 기세였는데 여기게 가장 끈질기게 대항하고 있었던 나라가 바로 영국이었다. 위기의 순간에 미국의 참전이 결정되었고 이는 연합국이 독일, 일본을 물리치는데 결정적인 역할이 되고 만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거대한 땅덩어리 만큼이나 전쟁 관련 자원이 엄청났다. 연합국들에게 지원하면서 독일은 수세에 몰리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오늘날의 세계 최강대국이 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전쟁물자지원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무튼 미국은 지금의 패권국이 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진정 물량 앞에서 주축국들은 무기력하게 패전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독일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급격하게 패전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일본은 계속해서 미국에서 밀리고 있었고 본토결전을 결의해야 할 상황까지 내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