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탄생_로버트 루트번스타인,미셀 루트번스타인_박종성옮김
저자는 그들의 생각법을 관찰, 형상화, 추상, 패턴인식, 패텬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 등 13단계로 나눠 논리정연하게 설명한다. 천재와 일반인의 차이란 타고난 재능이나 노력이 아닌, 남과 다른 나만의 독특한 '창조적 사고'를 기르는 데 있음을 주장
창조적 천재들은 그림을 듣고 음악을 본다.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머릿속으로 음악을 그리는 경우가 더 많다고. 청각적 형상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패턴인식을 이용해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곤 했다. 그는 산과 강, 바위를 보며 전투장면이나 기이한 얼굴을 연상하는 등 한 가지 형상에서 무한히 다양한 대상을 그려냈다.
창작의 전제는 상상이지만 이 둘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창작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운좋은 발견이 필요할지도 모르나, 이 발견을 온전히 현실화하는 것이 창작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반드시 구체적인 형태를 지녔다고 할 수 없으며 실체를 가진다고도 볼 수 없다. 하지만 창작은 실행과 분리해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법. 고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창조적인 상상이다. 그것만이 우리를 관념의 단계에서 현실의 단계로 나아가게 해줄 것이기에.
- 아고르 스트라빈스키, <음악의 시학> 중에서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 : spark of genius>
옥수수를 연구할 때 나는 옥수수 체계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 생물학자 바버라 매클린턱
직감과 직관, 사고 내부에서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이 먼저 나타난다. 말이나 숫자는 이것의 표현 수단에 불과하다 - 아인슈타인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 물리학자 아르망 트루소
수학이 애먹인다고 걱정하지 말게. 나는 자네보다 훨씬 심각하다네 - 아인슈타인
언어는 나의 사고과정 안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사고과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심리적인 실체들은 일종의 증후들이거나 분명한 이미지들로서, 자발적으로 재생산되고 결합되는 것들이다. 내 경우 그 요소들은 시각적이고 때로는 '근육까지 갖춘 것'들이다. - 아인슈타인
나는 어떤 장면을 강렬한 이미지로 만들어낸다. 만일 그 장면을 절대적이고 완전한 이미지로 형상화하지 못한다면 나는 아무것도 쓰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장소와 사람들, 삶에 대해 글을 쓰지 못할 거라는 뜻이다 - 소설가 도로시 캔필드 피셔
책은 내 마음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라 뱃속 어딘가에서 떠오른다. 그것은 내가 접근하지 못하는 대단히 어둡고 비밀스러운 장소에 숨겨져 있으며 내가 그저 모호한 느낌으로만 짐작하는 것, 아직 형체도 이름도 색깔도 목소리도 없는 거른 것이다. - 이사벨 아옌데
어슐라 르귄 - 어스시의 마법사, 세계 3대 판타지 문학으로 불림
예술은 진실을 깨닫게 만드는 거짓말이다 - 화가 파블로 피카소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도 없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한 세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 화가 폴 호건
책, 유령 요금소 - 노튼 저스터
만지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몸으로 느끼는 감각을 다시 불러내거나 어떤 심상으로 만들어 머릿속에 떠올리는 능력이 바로 형상화다. 실제로 과학자, 화가, 음악가들은 그들이 실제로 보지 못한 것을 마음의 눈으로 보고, 아직 세상에 나온 적 없는 노래를 들을 수 있으며, 한번도 만진 적 없는 어떤 것들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
<관찰>
수동적인 보기가 아니라 적극적인 관찰
앙리 마티스의 스승 외젠 들라크루아는, 5층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바닥에 완전히 닿기 전에 그를 그려내지 못하면 걸작을 남길 수 없다고 말했다.
시인 에드워드 e커밍스는 자신을 태양 아래 있는 모든 것을 관찰하는 사람으로 규정한 바 있다. 늘 뭔가를 적고 스케치를 하곤 했다.
나는 본래 코가 달린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달린 코라고 할 수 있다 - 생물학자 톰 아이스너
(향수 제조업자인 그의 아버지는 향기나는 지하실에서 그에게 후각의 중요성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는 어렸을 때 손님들의 냄새를 맡곤 했다고 고백했다)
어떤 고고학자는 벽돌 부스러기의 맛을 보는 것으로 로마시대에 세워진 수로의 축조연대를 알아맞힐 수 있다고 장담한다.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sublimity of the mundane,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할 줄 아는 능력
진정한 창조자는 각장 평범하고 비루한 것들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를 찾아낸다.
당신이 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라. 그리고 자신이 가장 생각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해보라 - 마르셀 뒤상
과학자, 의사이면서 화가 - 굉장히 많다.
감각을 예리하게 다듬는 법. 물체를 상자에 넣고 헝겁으로 덮은 다음 손으로만 만져서 관찰하고 알아맞혀보라고 한다. 눈가리개를 하고 나무껍질, 잎사귀, 씨, 나무열매, 새의 깃털, 조개껍질, 각기 다른 천, 단추를 비롯한 수십 가지의 물건들을 관찰하고 냄새맡고 손으로 만져 알아맞힐 수 있다.
물건을 수집하는 것도 시각적 관찰력을 증대시키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형상화>
형상화는 세계를 재창조한다.
시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비시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어떤 사물의 모습을 상상 속에서 그려내는 능력. 머릿속으로 '본다'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시의 생명이자 정점이다 - 시인 존 드라이든
퓰리처상 수상자인 도널드 머리는 자신이 언어형 사고자가 아니라, '보는' 과정, 즉 심상에 의지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찰스 디킨스도 자신의 소설이 머릿속으로 '보았던' 것을 글로 적은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하나의 심상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나는 젊음의 막바지에 이른 한 여인을 떠올렸다. 그녀는 창문 옆 의자에 고적하게 앉아 있다. 달빛이 흘러들어와 그녀의 쓸쓸한 얼굴을 비춘다. 그녀 옆에는 결혼할 남자가 서 있다.'
세커리는 책을 쓰기 위해 글뿐만아니라 그림으로 메모를 했다. 브론테 자매, 생텍쥐페리, d.h 로렌스와 jrr 톨킨도 마찬가지. gk 체스터튼도 소설 '격노한 신사와 그의 희생자'에서 보는 것처럼, 표현하고 싶은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밑그림으로 먼저 그린 다음 글로 옮기곤 했다.
헨리 밀러 역시 <남회 귀선> 구상할 때 책의 주제와 등장하는 사건들을 그림과 표로 만들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소설의 아이디어가 혓바닥 위에서 녹고 있는 비스킷이나 발 아래 느껴지는 울퉁불퉁한 자갈 포장도로처럼 '살아있는 감각'으로부터 튀어나온다고 말한다.
소리로 생각하기. 마사 그레이엄은 춤 연습 전 마음으로 음악을 들으며 깊은 상념에 빠졌다. "침묵 속에서 음악을 들을 때, 저는 마음으로 들을 뿐만 아니라 몸으로도 느낍니다."
베토벤은 "나는 악상을 악보로 옮기기 전에 아주 오랫동안, 어느 땐 하루 종일이라도 머릿속에 품고 있곤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바꾸기도 하고, 어떤 것은 버린다. 만족할 때까지 반복한다. 그러고 나서 작품을 정밀하게 다듬는다. 악곡의 이미지를 모든 각도에서 보고 듣는 것. 그것은 마치 조각품과 같다. 마지막엔 이 곡을 악보로 옮겨 적는 일만 남게 된다."
아인슈타인은 일본 음악교사 스즈키 신이치에게, 상대성 이론은 직관에 의해 떠오른 것이며 이를 밀어준 것이 음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은 내가 여섯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도록 하셨다. 내 발견들이라는 것은 음악적 지각의 결과물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피아노를 '내 오랜 친구'라고 불렀다.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고 노래할 수 있는 친구란 것이었다.
나보코프는 좋은 독자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작가만큼이나 미술교육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좋은 독자라면 반드시 자신들이 읽고 있는 것을 볼 줄 알아야 하며, 소설에 나오는 방과 옷과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시각적으로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시각, 청각, 고유수용감각(운동감각, 평행감각, 내장 감각..) 등에 항상 집중하는 연습을 통해 시각적 사고능력을 키울 수도 있다.
시인 에이미 로웰은 시낭송을 듣거나 문학작품을 낭독하는 것 역시 형상화기술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지력을 촉진시킨다는 결과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시 낭송이나 소설 낭독에 귀를 기울일 때 내면의 소리는 커지고 눈은 종이책에서 해방된다. 그 결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낭독을 듣는 일을ㄴ 누구에게나 유용하다. 그러나 tv처럼 기성 이미지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면 스스로 이미지를 상상해내는 힘이 자라지 않거나 사라질 수도 있다.
-내면의 감각을 일깨우는 다양한 방법들
1. 자신의 시각, 청각, 기타 감각적 이미지를 인식해보라. 열쇠를 어디 뒀는지 마음의 눈으로 보라. 읽고 있는 소설을 영화로 보듯, 아님 라디오로 듣듯 생생하게 떠올려 보라. 바나나, 눈, 고양이를 상상할 때 머릿속에서 그것들을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까지 보려고 노력해보라.
2.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라. 가장 좋아하는 영화 장면을 떠올리고 다시 쓰고 다시 보라.
3. 예술을 하라. 음악, 춤, 회화, 요리에 관한 걸 배우기만 하지 말고 직접 그리고 작곡하고 시를 쓰고 음식을 만들어라.
4. 눈, 귀, 코, 촉감과 몸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라. 다른 사람에게 수학, 과학 문제를 구술로 내게 하고, 연극 대본을 읽으며 다른 목소리, 표정을 감상하라.
<추상화>
추상화는 없어도 되는 관습적 형식과 무의미한 세부를 골라내고 전체를 대표하는 정신만을 보존하는 일이다 - 소설가 윌라 케이터
나는 내가 관찰하고 생각한 것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요소를 제외하곤 모두 다 버렸다 - 물리학자 찰스 토머슨 r 윌슨
보다 높은 단계의 예술은 없어도 되는 관습적 형식과 무의미한 세부를 골라내고 전체를 대표하는 정신만을 보존하는 일이다.
글쓰기의 본질은 종이 위에 단어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들을 골라내고 버리는 데 있다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 리처드 파인먼
<패턴인식>
벽의 복잡한 문양 속에서 형상들을 발견하는 것은 시끄러운 종소리 속에서 우리가 아는 이름이나 단어를 찾아내는 일과 같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패턴을 알아낸다는 것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것이다. 우린 패턴에서 지각과 행위의 일반 원칙을 이끌어내 이를 예상의 근거로 삼는다. 그 다음 새로운 관찰결과와 경험을 예상의 틀 안에 끼워넣는다. 이 관찰과 경험의 틀을 흔드는 무엇인가가 일어나게 될 때 우리는 또 다른 패턴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발견은 이런 순간에 이루어진다.
유머의 특질을 이루는 '패턴'은 과학과 예술을 포함한 모든 창조행위의 특질이 된다.
학생에게 머리만 써서 시의 리듬패턴을 공부해선 안 된다고 가르친다. 차라리 비밥이나 모던재즈를 듣고 춤추는 것이 더 좋은 방법. 리듬은 두뇌가 아닌 귀와 발을 통해 더 잘 익힐 수 있다.
체스의 고수들은 즉각적으로 체스판위에 배열된 말들을 하나의 패턴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거기서 특별한 전략이 나온다.
조각 맞추기 놀이도 패턴인식의 연습이 된다. 걸출한 사람들의 다수가 퍼즐 중독자이거나 퍼즐 게임 개발자이다.
퍼즐을 고안하다 보면 전적으로 새로운 패턴을 인식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보코프는 어린 시절 패턴에 대단히 민감했다고 한다. 특히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할 때, 수도꼭지에서 똑, 똑, 똑 물이 떨어지는 소리에 맞춰 욕실문을 잡아 당겼다 밀었다 했다고 한다. 리드미컬한 소리와 움직임의 패턴을 일치시키고, 자주 욕실 벽 복잡한 문양을 머릿속으로 풀어보곤 해는데 그러다 눈길을 잡아 끄는 갈라진 금이나 그늘 부분에서 사람의 얼굴을 발견하곤 했다고 한다.
청각적, 시각적, 언어적 패턴을 움직임의 패턴과 결합시킨 일은 그에게 대단히 중요한 경험이었다. 그는 회고록에서 이렇게 충고한다.
"제발 부모들에게 간청한다. 아이들에게 서둘러! 라고 말하지 말라.
아이들이나 친구, 동료들에게 빈축을 놓기 전에 잠시 멈추고 그 말이 어떤 중요성을 갖고 있을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패턴 형성>
나는 관습적인 춤의 패턴을 깨부수어 관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춤패턴을 보고 느끼도록 했다
- 무용가 머스 커닝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