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라는 작가는 책을 참 맛깔스럽게 쓴다.
끊임없이 폭소를 자아내게 하다가 어느 순간에 울컥하게도 한다.

이 [형제]라는 소설도 그렇다.
짧지 않은 소설...3권에 걸쳐져 쓰여있는 이야기들은 한순간도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중간에 일이 바빠져 잠시 책을 놓아야 했을 때는 머리 속에서 [형제]의 이야기가 떠나지 않았다.
그 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됬을까...? 이광두와 송강은 어떻게 됬을까...? 하며...

중국은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굉장이 많은 변화를 겪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느낀거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만큼 그다지 폐쇄적이지도 않았던 것 같다.
어차피 사람사는 세상은 정치나 이념을 떠나서 한결같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의 재혼으로 형제의 연을 맺은 [이광두]와 [송강]은 그 어느 형제보다도 끈끈했으며 의리가 있었다.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서로가 형제였음을 행복하게 받아들이는 그들의 모습에서...이야기 중간중간에 나오는 서로에 대한 배신(?)들은 어느덧 눈녹듯 사라져 버린다.

못생겼다는 말밖에는 달리 그의 외모를 표현할 수 없는 [이광두]가 그닥 순탐치 못한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며 청년기를 보냈다면,[송강]은 겉모습만큼이나 멀쩡한 청년기를 보낸다...류진의 절색인 [임홍]과 결혼하면서 그의 운명은 절정에 이르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그러기도 했고...
하지만 그때부터 두 형제의 운명은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면서 보기좋게 역전되어간다.

어린시절 동네 공중변소에서 여자들의 엉덩이를 훔쳐보고도 ’죽일놈’ 소리보다는 그걸 이용해 그 비싼 삼선탕면을 몇그릇이고 얻어먹는 [이광두]의 재능은 사업에 손을 대면서 유감없이 발휘되지만, 늘 점잖고 쑥스러움이 많았던 [송강]은 그저 평범하게 임홍과 행복하게 살길 바랬지만 너무 좋은 성격탓인지...그의 뜻대로 살지 못한다....

이들 형제의 부모인 [이란]과 [송범평]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도 한사람 한사람이 살아움직이는 듯한 개성들을 지니고 있다.

책 말미에는 작가가 친절하게도 그 후의 이야기라는 것도 들려준다.
처음부터 끝까지......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위화]의 또 다른 책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부풀어 오른다~~~^^






위화, 형제, 휴머니스트

우리 아들이 특출난 영재는 아니지만 현재 영재교육원을 다니면서 수학영재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가끔은 정말 이것이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을 문득 문득 가져보기도 했었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의 이벤트를 보았을 때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당첨이 되서 신나는 기분으로 읽었는데,
그리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저자가 [앨리사 쿼트]라는 미국인인데, 자신이 어려서는 영재였다는 것이 되려 인생의 실패를 불러왔던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 뿐만아니라 다른 영재들의 이야기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된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소위 영재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경우도 태어나면서 영재이기보다는 만들어진 영재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떤 영재들은 시험보는 방법을 잘 알아서 점수를 높게 받았기 때문에 영재로 인정 받은 경우도 있다. 
아이가 처음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시험을 볼 때 아이가 몰라서 문제를 못풀기 보다는 시험 문제의 의미를 잘 몰라서 못푸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왜냐하면 그런 식의 유형을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에...그래서 문제집을 많이 풀어보게 시키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원도 초창기에는 학문적성시험만을 보았기 때문에 사교육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어서 문제가 되었다. 그런 문제가 제기되자 작년부터 [영재성검사]라는 것을 학문적성 검사보다 앞서 치뤘다. 그 시험을 통해 정원의 2배수의 아이들을 뽑은 후 학문적성검사를 보았다. 어쩌면 우리아이는 학원을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바뀐 시험제도의 혜택을 보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으로 진정한 영재를 구별해 낼 수 있을까?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이 필요하진 않을까? 

그리고 과도한 영재교육에 노출된 아이들은 정신적인 문제를 겪기도 한다고 한다. 아이들의 성장에 중요한 자유시간, 즉 자기 주도적 놀이 시간을 사교육에 빼앗기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영재교육을 받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영재교육원의 경우에도 교육원을 다닌후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내용중 하나가 [지루함]이라는 것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면,

	부모들은 종종 자기 아이가 싫증을 잘 느끼고 좋은 것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 대신 느껴주는 지루함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를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하죠. 그러나 지루함은 아이에게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아이들은 지루함 속에 내버려졌을 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라 부르죠.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으려면 지루함 속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페이지 : 76

이 글을 읽으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역시 지루함을 아이 대신 많이 느꼈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이를 보면 왠지 조급해 하고 무엇인가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기도 하고...하지만 그런 시간 역시 아이에게 유익할 수 있음을 깨달으며 앞으로는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아이가 조금은 지루해 하더라도 대신 무엇인가를 해주려 하던 습관을 버리기로 했다.

	아이가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사람은 그 아이 본인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려면 끊임없이 연습에 몰입해야 하는데 억지로 그렇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조기교육으로 성공한 사람과 조기교육 때문에 실패한 사람의 차이는 내재적 동기입니다. 아이에게 무엇을 시키고 싶다면 그것을 하고 싶은 동기를 키워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페이지 : 98

요즘에 내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도 이것이다. 딱히 영재교육 뿐만 아니라 학교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아이가 잘 버틸려면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깨달음 중요한 것 같다, 억지로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서 할 때 스트레스도 적고 그만큼 효과도 나타날 것 같다.  아직은 초등학생이라 그닥 무리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곧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됬을 때 어떤 동기부여가 있어야 힘든 고비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날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자기 주도적인 꿈의 추구’와 ’그냥 놀게 하는 것’이다.
페이지 : 339

결국엔 이 책도 평범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아이에겐 아이답게 크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그리고 부모는 아이가 어떤 ’관리 대상’이 아니라 자유롭게 놀 수 있고 무한한 꿈을 꿀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재인식하는 것...즉 그런 아이들의 꿈을 키워나가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준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은 이렇게 마무리 짓고 있다.

	행복한 아이는 더 많은 꿈을 꾼다. 어른들이 무리한 욕심으로 아이를 지치게 하지 않는다면 아이들 안에서는 꿈이 자랄 것이고 그 꿈을 이루겠다는 마음도 생겨날 것이다. 자신의 뜻대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아이가 행복할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페이지 : 342

즉 아이에게 ’영재’라는 굴레를 씌우지 않고 아이답게 키우라는 얘기인 것이다.

어쩌면 이런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우리의 교육 현실이 그러니까...라면서...
하지만 그건 우리 어른들의 생각이지 아이들의 생각은 아닌 것이다.
아이를 위한다는 일이 아이를 힘들게 할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막고 있는지도 모른다.


제법 속도가 나지 않아 애를 먹긴 했지만...
그리고 얼른 읽고나서 리류를 올려야한다는 부담감도 없진 않았지만...
나름 밑줄까지 그으면서 공부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책편식이 심해서 이런 책을 접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데 나름 좋은 기회였던것 같다^^




영재부모의오답백과, 앨리사쿼트, 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