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공부했던 걸 그냥 잊어버리기엔 아까워서 일본소설들은 왠만하면 원서로 읽으려 하고 있다.
원서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처음엔 속도가 잘 안나지만, 회를 거듭해 읽다보면 어느새 속도가 붙어서 꽤 술술 읽힌다.
그렇게 술술 읽히게 되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작가의 문장에 익숙해 지기 때문이다.
그 작가가 즐겨쓰는 표현이라던가, 이야기하는 방식이라던가...
그런 것들에 대한 감이 생기면서 점차 책읽기에 더욱 익숙해지는 것 같다.
최근 들어 [무라카미 하루키]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연이어 읽게 되었는데,
내 나름의 재미있는 특징을 발견해서 그것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일단 번역되서 나왔던 책들을 읽으며 느꼈던 두 작가의 차이점을 이야기하자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은 읽다보면 약간 난해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내용면에서...)
맨처음으로 읽었던 책이 [상실의 시대]였는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그에 반해 [오쿠다 히데오]는 그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떠오를만큼 유쾌한 작가라는 느낌이다.
책을 읽기도 수월했고, 경쾌한 느낌이고....
그런데 원서를 읽으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원서를 읽는 입장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읽기에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다.
이는 내용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문체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구어체의 느낌이라면, 오쿠다 히데오는 문어체의 느낌이다.
그래서 원서로 읽을 때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좀 더 많이 사전을 뒤적이게 된다.
나만의 개인적인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원서로 읽어볼까하다가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원서로 읽기에 매우 좋은 작가라고 추천할 수 있다^^;;
또한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일본의 관용구들을 익히는데 많은 도움이 될거 같다.
번역서를 읽을 때와는 달리 작가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원서읽기는 참 좋다.
읽는데 시간은 좀 걸릴지라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