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여행이란 갔다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향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여행지에 가게되면 그곳에서 최대한 현지인처럼 지내라고 하는 조언도 들었는데 손미나씨가 한 여행이 바로 그런 의미에서 일맥상통한다.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가고 그 사람들로 인해서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 가며 그 속에 동화되어 가는 과정을 함께 지켜볼수 있어서 단단히 대리만족을 했다. 보통 여행이라고 가게되면 입 꾹 다물고 좋은장소나 물건을 찾으러 다니긴 했지만 이런 잘못된 여행방법으로 인해서 자연스레 어울리지 못하고 오랜만에 느끼는 자유속에서도 혼자 동떨어진 쓸쓸함을 느끼곤 했는데 좀 방법을 바꿔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손미나가 만난 여러사람들중 기억에 남는건 인력거 끄는 청년. 정치인 아들을 둔 100년된 스시집 아버지등등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속내 보이지않는 일본인에 대한 편견을 좀 없앨수도 있었고 철없을거 같은 어린나이에도 전통에 대한 생각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자신이 뜻한 바를 하나씩 해나가는 청년의 모습을 보며 아직까지는 돈많은 일본의 저력이라고 생각되었다. 맛있는거 먹고 쇼핑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조금 먼 곳에 나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도 참 뜻깊은 일이 되겠다. 왜 이제껏 다른사람들과 어울린다는 생각을 못했는지..다른 여행책을 읽었을때 보다 배는 더 즐겁게 동행했던거 같다. 다음엔 손미나씨와 스페인으로 떠나봐야겠다..

태양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읽게된 책. 늦은 나이에 이탈리아에 요리유학을 떠난 작가의 실생활을 현장감 있게 느낄수 있었다. 태양이라는 단어는 확끈한 이딸리아 주방에서 벌어지는 일상들을 보자만 딱 어울린다는게 확실하다. 된소리로 표기된 단어들은 처음엔 언제적 표기인가했지만  이딸리아를 표현하기엔 그게 정답인거 같다. 글의 맛을 더해준다고 할까..전직 기자였던 만큼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도 맛있게 만들지만 눈으로 먹는 글의 표현들이 입맛에 잘 맞게 그려진다.

여러가지 내용을 많이 담고 있지만 재미도 놓치지않는 그런 욕심많은 구석이 많이 느껴진다.

요리사들의 고된 일상을 엿볼수 있다. 요리를 하는 친구가 주방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줄 아냐고 사람들과 잘 맞지않으면 쉽게 사고가 나는 그런 곳이라고 했는데 책을 통해서 다시한번 실력을 시기, 질투해서 텃새라던지 골탕먹이는게 빈번한  살기위해 발악하는 전쟁터같은 치열함을 알수 있었다. 요리사라는 직업을 살짝 맛봤다면 이딸리아 요리 상식을 좀 깰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피클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딸리아에선 피클을 주지않는다고. 그리고 책 곳곳에서도 표현되는 이딸리아 인들의 다혈질성향과 손제스쳐 문화. 막연히 한국사람과 비슷한 유럽인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도 많이 있었다. 우리와 다른식습관으로 인해 선호하는 고기부위가 다르다 보니 여유가 된다면 발품을 팔지않고 사업을 구상해볼수 있는 기회도 얻을수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참 유익한 정보를 얻어간다..

 

조직생활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사람들과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들어서 회사생활이 고달프게 느껴진다. 최근 일이 과중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도 그 원인중 하나가 될수 있겠지만 내 마음에 싹트는 불신이 가장 날 힘겹게 하는거 같다. 처세술로 자신의 마음을 최대한 감추고 남의 패를 들여다 볼줄 알아야한다는게 정석 아닌가싶은데..이책은 직원으로서 보다는 오너의 입장에서 내 사람들을 어떻게 만들어야하는지 일에 효율이 있는지 류신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서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런류는 딱딱해지기 십상인데 추리소설을 읽는듯한 느낌에 일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너무나 흥미로워서 책장을 아주 빠르게 넘기게끔 만들었다. 숨어있는 진짜 적이 누구인지 긴장감을 늦출수 없다. 또한 사활이 걸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노트북속 자료가 꼭 필요하다. 이야기 곳곳에 우리가 평상시 많이 봐오던 상황을 제시하며 합리적으로 관계를 좁힐수 있도록 유도한다. 오너의 아들이지만 무관심한 직원으로 류신과 함께 우리도 깨달음을 얻어가면 된다. 자신이 먼저 희생해서 그 앞길을 터줄수 있는 사람이 될수 있는가..세상에 공짜란 없다. 이말은 평상시 많이 들어온 말이다. 마중물이 된다는거 너무 자신것만 추구하지말고 남을 위해 먼저 배려하고 희생할수 있는 마음자세를 갖는다는거. 얻기위해선 대가가 치뤄야한다. 어떻게 보면 알고 있었지만 실천못하던 것들을 다시 인지한 셈인데..알고 있으면 뭐하나...내가 마음을 열고 사람을 믿어야하는데..그게 쉽지않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