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나씨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참 글이 소설처럼 재미있다는 생각을 책읽는 동안 했다. 뭐 소설이 항상 재미있는건 아니지만 손미나씨가 쓴 책은 다음에도 읽어보고 싶다고 말이다. 그녀가 이런 소설을 탄생시킨것도 계획되어진 길의 한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책은 인연만들기 추리소설이라고 해야할지..로맨스소설이라고 하기엔 내가 생각하는 로맨스장르는 재미있기는 하나 약간 부정적인 생각이 있기에 이책에 로맨스라는 장르에 국한하고 싶진않다. 대필작가 장미가 레아를 찾아 떠나는 과정에서 장미와 레아의 각각의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엿볼수있다. 잔잔하지만 좋은 느낌이 묻어나는 극중 주인공들이  어린나이들은 아니지만 풋내기 첫사랑같은 순수함에 나도 그런 감정들을 다시 되새겨 본다. 외적인 요소로 서로에게 관심을 갖지만 곧 그들은 예술이라는 공통관심사 속에서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 알아가면서 더욱 빠져들게된다. 해외여러사람들과 만남을 통해 얻었던 영감이 드문드문 묻어난다. 여행기 2권을 연달아 읽고 이책을 읽다보니 소설이 3번째 여행기로 그 연장선위에 있다는 착각을 하게된다.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얼굴과 몸하나 믿고 세상에 나온 사람. 사랑에 빠져 비참해 보일만한 상황도 있었지만 굴하지않고 나날히 노력하고 그분야의 전문인으로 승승장구하여 방송국 토크쇼에 등장하는 테오..그 남자의 사고가 너무 부러웠다. 매력적인 등장인물들도 나오지만 인물들의 감정흐름의  절제가  내겐 참 적절하게 다가왔다.

열정과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지친 내 심신의 보양식 같은 여행책이다. 엄밀히 말하면 여행책이라기 보다는 스페인 유학생활이라고 해야하겠다. 늦게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만큼 후회없게 열심히 생활에 임하는 모습이 글을 통해서 들어난다.

비단 스페인을 비롯한 타지역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그녀에게 그저 우연으로 아주 운좋은 경험이였을까..아니 그녀는 다행스럽게도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그런 좋은 운조차..모두 그녀가 만든것이다. 모든 계획이 순조롭게 차근차근 진행되어 가는것처럼 보여지지만 얼마나 노력했을지 생각하니 그동안 어떻게든 좀 편하게 해보려고 요행만 바랬던 내가 참 부끄러워진다.

방송계쪽 사람들이 참 화려해 보이는데 시간에 쫓겨서 김밥으로 먹을거리를 해결했다는 구절을 보면서 보이는게 다가 아니란걸 다시 깨닫는다. 부지런히 학업과 인간관계의 맥을 탄탄히 만들어가는  그녀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수 있는 재미도 있고 각기 다른 인종이 모인만큼 그 나라마다 갖고있는 어려움도 알수 있었다. 손미나씨가 취재를 위해서 친구의 고향인 비스크로 떠나는 장면이 있다. 전에 읽었던 책에 비스크인을 소재로 한 내용을(나치가 비스크인의 인종실험에 관한) 본적이 있기에..오호~그 비스크지역인가 했는데  미술책에도 나왔던 '게르니카'가 바로 그 비스크지방의 학살을 표현한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는 부분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세상이 좁다곤 하지만 편협한 나에게는 아직 멀고 넓다. 손미나씨의 여행에 계속 동참하고 싶은 것중에 하나는 재미있는 소설같은 글솜씨도 있지만 유명지의 사진으로 시선을 끄는 그런 여행책과 달리  타국에서 겪는 문화적 어려움, 알지못했던 역사와 정세도 덤으로 알게되는 것도 있다. 방송인의 시선도 분명 포함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긍정적 사고를 많이 배워간다.   

Sky Walker 의 작곡자 이사오 사사키...

사실. 난 스카이 워커를 들어보지도 못했고..이사오 사사키는 더더욱 모르지만 일본음악은 좀 좋아한다. 드라마나 영화테마음악을 들으면 잔잔하게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아마도 서점에서 이 책을 구입할때는 생각없이 일본사람 연주곡이라니까 특유의 분위기가 있으니까 실패하지는 않을꺼야..라는 생각으로 구입했던 것이고..20년도 넘게 봉인되었던 아주 짧은 피아노실력으로 이 곡들을 연주할수 있을만큼 쉽게 써져있다. 복잡하지 않은 악보이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을 낼수 있었다는것에 더더욱 마음에 들어서 자꾸 쳐보게된다. 쉽다곤 하지만..기본적으로 그리움이 담겨있는 곡들이 많아서 내가 더 좋아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일단 난 샾붙은 것보다는 플랫붙은 악보를 좋아하니 말이다. 피아노학원을 그만 다닌이후로 거의 안치고 가끔 빨래거치용도로 이용되는 피아노를 최근 다시 붙잡게되었다. 25곡 중 거의 다 좋아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즐겨치고 좋아하는 곡이 있다. Ophelia 와  Tear drop 이 그것이다. 피아노는 기분이 좋아서일때보다  기분상하고 우울하고 화가 날때 피아노 뚜껑을 올리는데 아마도 그런영향이 좀 있을것도 같다. 얼마전 기분이 안좋아서 피아노를 치다보니 엄마가 '너는 피아노라도 칠줄 알아서 좋겠다'라고 말씀하셨다.

어릴적엔 손목도 아프고 피아노치는게 정말 싫어서 그만 다니고 싶다고 했는데 그때 좀더 열심히 오랫동안 배워둘껄 후회가 살짝되긴한다. 복잡해 보이는 악보는 손도 못되지만 조금이라도 피아노를 칠수 있어서 좋다. 내 마음의 안식을 가져올수있는 하나의 수단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