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인데, 나역시 일기하면 떠오르는 추억이 하나 있다. 중2때 같은 반 친구의 노트를 우연히 주워서 읽게 됐는데... 무지노트장에 빼곡히 적혀있던 한 아이의 일상과 생각은 생각보다 재밌어서 정독하다시피 읽었다. 나중에서야 내 친한 친구의 일기장인것을 알고 돌려주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는데 오히려 읽어줘서 고맙다고 후련하다면서 더욱 친해진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겉보기엔 그저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였는데 그 아이는 정말 생각이 많다못해 복잡하기까지 해서 왠지 그아이에게 잘해줘야겠다란 생각이 들어 대화도 많이 나누곤 했었다.   빛바랜 표지가 인상적이기도 한 [잃어버린 일기장]은 한 아이(준호)가 우연히 잃어버린 일기장에 친구들이 댓글을 달아놓으면서 생기는 소통과 공감이 잘 묘사된 아름다운 동화책이다. 제 1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이라고 하던데 정말 잘 쓰여졌다. 아이들의 감수성과 생각을 잘 묘사해주고, 각각의 아이들이 지닌 고민을 현실성있는 에피소드로 나타내서 사춘기 아이들을 둔 부모가 먼저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1인칭과 3인칭의 화법에 헛갈리수도 있지만 조그만 유심히 살펴본다면 초등 중학년의 아이들도 독서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싶다.   심장병 수술을 한 준호가 "왜 나만 다르게 살아야 할까?"라고 블루노트 일기장에 짤막하게 적어놓고 잃어버렸는데 우연히 일기장을 발견하는 아이들이 자신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내용을 담아 릴레이식으로 댓글을 달아가면서 고민을 털어버리게 되고 나중에 주인에게 돌아온 일기장은 준호에게 위안을 주고 희망을 안겨준다. 혼자만의 일기장이 아닌 사춘기 아이들의 삶의 한자락을 기록하고 있어서 값진 보물로 여겨도 될것 같다.   6학년을 아직 어리다고 여기기 쉬운데 실제로 어른못지 않게 삶의 무게를 느끼며 힘겨워 하는 아이들도 많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일어설 수 있는 것과 스스로 때가 되면 일어설 수 있는 것으로 나눌수 있지만 사춘기라고 방관하지 말고 블루노트 일기장이 아이들에게 위로가 된 것처럼 적극적으로 다가선다면 좋을 듯 싶다.   살아가면서 주어지는 고난과 역경은 어차피 마주쳐야 할 장애물이기에 견디고 이겨내는 힘을 길러야 하는데 잘 통과해야만 어른이 될 수 있는 건 결코 아니지만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을 통해 멋진 어른이 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건 분명 축복이다. 이 축복속에 놓여진 내 아이들과 오늘은 친구처럼 장난스러운 대화를 나눠보면 어떨까? 부모의 잔소리를 하지말고 친구입장에서 그냥 들어만 주는 대화만 나눠도 아이가 편해할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황당한 질문을 많이 들었는데요... 일단 자신들이 모르는 것들,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야 하는 것 등등 질문의 종류도 다양하더라구요. 그런데, 정작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는 저로써는 나름 설명을 한다고 하는데... 사실 많이 막힐 때가 많아요^^ "엄마! 밥을 왜 먹어야 돼? 그냥 약처럼 얄약으로 된 것으로 먹으면 편한데..." "밤에는 왜 자야 되요? 자기 싫은데..." "그림자가 어떨때는 굉장히 길고 4개나 될 때도 있는데, 어떨때는 하나밖에 없을때도 있고, 아예 없을 때도 있어요. 왜그래요???" "비가 안오면 안되요? 비맞기 싫은데..." 7살짜리가 최근에 했던 질문을 보면 어찌보면 당연한 것들인데... 하루종일 모든 것이 궁금하고 신기하며 직접 만져보고, 물어보고, 귀찮을 정도로 간섭이 많은 아이의 호기심을 제대로 충족시켜주기란 정말 힘들 정도입니다... ㅎㅎ   나름 과학적 사고의 유연성을 길러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집에서 아이들과 과학실험하기가 쉽지 않기에 좋은 수가 없나 고민하던 중 ’책읽는 곰’ 출판의 [똑똑한 실험실]과 [똑똑한 실험상자]를 통해 간단하지만 빛과 그림자에 관한 여러 재미난 실험을 해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이 책은 아이가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하기에 시작부터 순탄하다 싶었는데 모든 페이지의 실험을 하루종일 해보자고 조르는 통에 과학적 호기심이 남다른 녀석이 기특하면서도 살짝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한동안 아이들의 좋은 친구가 되준 책과 실험상자가 고마웠습니다.   아직도 잠을 잘때 불을 끄면 무서워하고 낮의 뜨거운 햇빛을 좋아하는 아이들이기에 빛과 그림자의 책내용은 흥미롭고 기대이상의 좋은 놀이였습니다. 18가지의 실험이 실려있는데 세가지의 난이도에 따라 골라볼 수 있으므로 아이에게 골라보라고 선택권을 먼저 주고 실험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기만 하면 됩니다.   페이지를 펴보게되면 난이도 단계표시가 되어있고, 준비물과 교과연계가 수록되어 있구요. 실험방법이 제시되어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통해 실험목적을 확인하고, ’아하! 그렇구나?!’를 통해 부가적인 내용을 덧붙여서 실생활에 적용하게끔 만들어준답니다.   ’어두워도 잘 보여요!’ 란 실험을 통해 밝은 색깔의 옷과 반사테이프의 중요성을 깨닫고,  ’빛이 뚫고 지나가요!’를 통해서 파란 바다를 봐야겠다기에 주말엔 바다보러 멀리 나들이길도 떠났구요. ’그림자를 잡아라!’를 통해 그림자잡기 놀이에 푹 빠진 아이들이 깜깜한 밤에 자꾸 나가서 놀자고 하는 통에 가로등아래 그림자와 노느라 때이른 모기에 몇방물 물리기도 했답니다. ’무지개를 만들어요!’에서 나온 검정싸인펜으로 무지개를 만들어봤더니 집안 곳곳에 검정싸인펜으로 낙서아닌 그림을 그려놓아 엄마는 청소하느라 애좀 먹었네요. ㅎㅎ ’젤리 돋보기를 만들어요!’에서 나온 물방울 돋보기에 빠진 아이들이 안경에 관심을 갖고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구요.   가만 보면 꼭 거창한 실험이라고 하지 않고도 엄마가 일상생활에서 알려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엄마가 등대역할을 잘 해주면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곳에서 과학적 사고는 쭈욱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수학 별거 아니야 시리즈 중 2권은 예전에 만나봤고, 오늘은 3번째 책인 초등수학 VS 중등수학 편을 소개합니다. 수학은 아무래도 기본이 중요시되는 과목이니만큼 탄탄한 기본개념을 바탕으로 공부를 해야만

고학년이 되어도 흥미를 잃지않아 헤매지 않고 고득점을 노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수학은 확실히 산수와는 다르기에 단순계산을 넘어서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여깁니다.

 

이 책은 초등수학과 중등수학을 비교해서 연결개념 79가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개념을 문제로 통해서 비교해서 설명해주므로 수학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학생이라면 보기에 좋을듯 합니다. 단순 문제풀이는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익숙할수도 생소할 수도 있지만 개념을 이해하는데 수박겉핥기식으로 또는 완전히 내것으로 받아들이느냐는 천지차이가 나는 것이죠. 

 

수학은 계통성이 강한 학문이라서 기본개념에서 출발하여 확장된 개념들 중 관계가 있는 것들을 서로 연결하여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내용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데요. 무엇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란 말이 의미하듯이 잘 알아야만 자신감을 얻고 좋은 점수를 획득하기에 쉽다고 무시하지 말고 초등수학부터 들춰내서 다시한번 살펴보고 중등수학으로 연계되는 개념을 정리해둔다면 머릿속에 차곡차곡 개념이 쌓이고 나중에 문제를 풀때도 자연스럽게 연계되서 수학이 너무 쉽다란 생각이 들겁니다.

 

9장에 걸쳐 집합, 자연수, 정수와 유리수, 문자와 방정식, 함수와 그래프, 통계, 도형의 기초, 평면도형, 입체도형을 다루고 있는데요... 각 장의 첫부분에 초중고의 수학개념도를 제시해서 개념의 뿌리는 같지만, 용어와 기호가 달라지고 있어서 마치 나선형처럼 깊이있게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끔 한답니다.^^

 

책 구성을 살펴보도록 하죠. 먼저 초등학교 수학문제와 중학교 수학문제를 던져주고 독자로 하여금 풀어보고 비교해보게 합니다. 그런뒤 핵심개념을 짚어주고, 두 문제를 연결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서 읽어만 가도 중요개념을 잡기가 쉽습니다. 또한 마지막에 문제의 답을 뒤집어서 표기해둬서 한개념이 끝난뒤 바로 확인하기가 용이합니다. 아이가 자칫 지루해할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수학이란 놈과 친해지려면 개념정리가 확실해야 하기에 티끌모아 태산이란 격언을 명심하고 차분히 시작하라고 말해주세요...

저는 이중에서 도형부분을 많이 잊어버려서 관심있게 봤는데 기초부터 평면과 입체까지 살펴보는데 일주일이 넘게 걸렸답니다. 주로 화장실에서 봤거든요. ㅎㅎ

 

학원보다는 집에서 아이들 공부를 봐주고 있는 저로써는 이 3번째 책도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꼭 중고등학생이 아닌 어른들도 가물가물해져 가는 수학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읽어본다면 내 아이가 물어보는 수학문제를 보고 당황하지 않을 것이고, 제시된 문제를 풀려고 골몰히 생각하다 보면 수학이 주는 묘미에도 빠질 수 있을 겁니다. 문제집이 아닌 소설책을 대하듯이 조금씩 읽어가도 되고, 재미가 붙으면 가속도를 내서 신나게 읽어가도 좋겠죠^^ 학창시절의 전유물로 멀리 하시지 마시고, 가끔 꺼내서 읽어보세요~~ 수학을 좋아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내 아이가 달라질 겁니다.

 

고등수학도 이렇게 정리해주는 책이 어서 출간되기를 고대하고 있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