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림 그리는 사람이 부럽다. 인생을 하나의 그림으로 남기고 나중에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것인가 ? 현실적으로 보면 어린 내 딸도 커가면서 그림 하나 그려달라고 하면 얼마나 싫은지 이런저런 핑계로 모면해보려 하지만 억지까지 쓰면서 그려달라는 통해 한번 그려본다. 당연히 아이에게 듣는 소리는 '아빠 뭐야!' 하는 핀잔만 듣고 괜한 일했다는 후회만이 가득할 뿐이다. 그래서 더더욱 그림 잘 그리는 분이 너무 부럽다. 이분처럼
내가 살아가는 삶을 아주 조금이라도 그림이라도 표현하고 싶다면 이 책처럼 하고 싶다. 물흘러가듯 일상의 담은 만화가 박재동의 그림과 글을 보고 있노라면 내 인생이 왜이리 힘들고 재미없는지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 모TV에서 저자가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을 때 문제아였던 몇명의 아이들을 불러놓고 혼내지 않고 그들의 초상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러자 무슨 이유에인지 그들은 울기 시작했다는 사연을 생각나게 했다. 그렇다 이 책을 보면서 회사일에 집안일에 치여 하루하루 힘겹게 살고 있는 내게 이제 좀 뒤 좀 되돌아보라고 저자는 나에게 말하는 듯하다.
양재천 주변의 너구리를 위해 콘서트를 했던 모습들. 조그만 일이라도 있으면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서로를 도닥이고 배려해주는 만화가들의 모임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똑같은데 왜 나는 지친 일상을 스마트폰속 게임이나 TV에 푹빠져 보내는 것일까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에 그려진 삶은 행복한 것은 아니다. 늦은 저녁 전병을 파는 대학생들, 버려진 박스를 모아 생계를 꾸리는 할머니 모습을 보면서 일상처럼 보여졌던 일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애정이 있었는가를 저자는 짧은 그림과 이야기속에 담고 있다. 읽으면서 맘이 푸근해지고, 짧은 시간속에서도 행복을 잠시나마 가지게 해준 행복한 책임에 틀림없다.
삶이 너무나 힘들어지고 슬프라고 느껴질 때에 이 그림속에서 나를 발견해 보셨으면 합니다.
박재동,
인생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