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날들의 은혜][김은호][서평]-주를 기억하는 지혜
'지친 날들의 은혜'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이 책은 너무 덥지도 너무 차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미지근하지도 않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더위에 지쳐 있을 때, 너무 찬 것을 먹게 되면 더위를 먹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뜨거운 것을 먹을 수도 없겠지요. 그럴 때는 적당히 시원한 냉수가 제격입니다. '지친 날들의 은혜' 이 책은 지친 날의 냉수같았습니다. 책에 기교가 많이 녹아있지 않습니다. 허나 그 안에는 말씀으로 이 세상에 지친 자들을 격려하려는 메시지가 듬뿍 담겨 있습니다.
요즘 교회의 위상이 말이 아닙니다. 어느새 교회가 세상에서의 성공을 원하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아프고 약한 지체를 돌보기보다 자신의 필요를 더욱 크게 바라보며 옮겨다니는 서글픈 시대입니다. 교회가 다시 말씀으로 기도로 서로를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회복이 되어야 이 세상에 복음을 담대히 선포할 것인데... 지금은 오히려 교회 밖의 사람들이 교회를 더욱 걱정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 붙들고 있는 많은 것들을 내려 놓아야 하나님이 주시는 것을 잡고 다시 올라갈 수 있습니다. 허나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알면서도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아마도 그 머뭇거리는 사람들에게 좀 더 힘차게 동기부여하는 매개체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기독교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서구에서는 노동을 천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 중에 장 프랑수아 밀레가 그린 '만종'이라는 명화가 있다. 이 그림의 원제는 라틴어로 '안젤루스'인데, '삼종기도'라고도 한다. "종을 세 번 친다"라는 뜻으로, 하루 세 번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봉송의 기도를 드린 데서 유래한 것이다.-30페이지
하나님이 주신 노동의 가치는 단지 그것을 통해 교환되는 물질이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노동을 통해 우린 하나님이 온 우주를 창조하실 때 경험하셨을 기쁨을 우리 또한 느끼길 바라실 겁니다. 노동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게 합니다. 우린 노동을 통해 온유함과 인내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이 노동을 단지 물질로 교환되는 가치로 평가절하합니다. 그건 우리가 노동을 통해 하나님을 닮아가는 경험을 무시하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노동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신성한 의무이지만 축복입니다. 노동이 없는 세상이 된다면 누군가는 파라다이스가 된다고 합니다만, 그렇게 된다면, 그 분이 허락하신 창조성은 죽을 것이고, 우린 그저 죽을 날을 비참하게 맞이할 가축과 무엇이 다를까요?
그렇다. 일을 행하는 자로 소명을 받고 사명으로 감당해야 할 일이라면 그 일을 즐거움으로 해야 한다. 자신의 창조 목적이 드러나는 선한 일을 하면 즐거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기를 부인하지 못하고 이 땅에서 쾌락을 추구하거나 아무 소망 없이 마지 못해 일을 한다면 마음이 괴롭고 일의 능률도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에덴동산을 회복한다는 것은 지금 맡겨진 일을 사명으로 알고 감사한 마음으로 감당해야 한다. 그로 인해 하나님의 은혜가 선포되고 영광이 드러나기 때문이다.-33페이지
내 일이 내 소명인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일이 불편하기만 하다면, 우린 불행할 뿐입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내 소명인지 아닌지 모른다면, 일단 주님께 그 일이 소명인지에 대해 기도응답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 때까지 하나님이 어떤 음성을 보여주실지 모르니, 최선을 다하며 주의 응답을 기다려야 합니다. 소명에 맞는 일을 하는 기쁨은 얼마나 클까요?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도 맞보신 그 창조의 기쁨을 우리도 맛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 가장 치열한 영적전쟁이 일어나는 곳이 어디인가? 바로 마음과 생각이다. 사탄은 마음과 생각이 그 사람의 인격과 삶과 행동을 지배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행동이 나오고 나쁜 마음을 가지면 악한 행동이 나온다. 그만큼 마음과 생각은 중요한 것이다.-49페이지
영적인 전쟁은 눈에 보이는 전쟁처럼 피를 흘리는 전투가 아니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치열할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왕인 사탄은 내 생각과 마음을 지배하여 어쩌면 그보다 훨씬 잔인한 결과를 유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문화를 봅시다. 매력적이라는 이유로 공공연하게 음란을 허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미디어는 어떻습니까? 각 개인의 열등감을 부추겨 서로가 서로를 파멸적인 경쟁으로 이끄는지... 내 생각과 마음이 죄의 도구가 아니라, 성령의 전으로 건강하게 보호하는 것이... 성령님이 쓰시고자 할 때 언제든 쓸 수 있도록 내 마음과 생각을 지키는 것이 그러므로 가장 중요합니다.
선과 악에 대한 지식과 판단과 기준은 하나님만의 고유 권한이다. 하나님만이 선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선하신 하나님이 말씀하시면 시공을 뛰어넘어 그것이 곧 선이 된다. 가끔 선하신 하나님이 어떻게 지옥을 만들고 믿지 않는 자들을 지옥에 보낼 수 있으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 모든 논쟁은 결국 하나님만이 선과 악의 기준이 되신다는 사실을 인정하시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63페이지
우리가 이 세상을 바라볼 때 옳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은 하나님께서 각자의 마음 속에 심겨 놓은 올바른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이 세상에 옳지 않은 것이 넘치는 것입니다. 분명 숙고하고 가야 할 것이 있는데, 이 세상의 악은 누가 만드냐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악을 허락하신다고 하기에 앞서, 하나님은 인간들에게 올바른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주었다는 점이고, 그 자유의지의 결과물이 바로 이 세상인 것입니다. 제가 믿는 바는 하나님은 반드시 인간의 선택에 대해 바른 심판을 하실 거라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악을 허용하시는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의 심판이 공정할 것을 믿기에,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내 안에 악의 책임 또한 나의 몫입니다. 그러므로 내 스스로 주님의 날이 오기 전에 속히 회개해야 하는 것은 자명합니다.
인생의 밤을 만났는가? 두려워하지 말고 낙심하지도 말라. 밤은 반드시 지나간다. 곧 찬란한 햇살이 비치는 아침이 올 것이다. 야곱의 인생처럼 브니엘의 아침이 다가올 것이다. 그러니 인생의 밤을 마났다고 해서 절대 인생을 포기하지 마라. 도리어 밤 중에 노래하게 하시는 한님을 찬양하라.-97페이지
상황이 어려울 때, 찬양하는 그 마음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바울과 실라가 옥중에서 찬양을 불렀을 때 아마 웃음과 눈물이 뒤섞이지 않았을까요? 세상은 우리를 끊임없이 상황을 바라보게 하여 밑으로 끄집어 내립니다. 우리가 자기연민에 빠지게 유도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바라보면, 이 고난도 결국 나중에 큰 웃음으로 변모시킬 귀한 밑거름되지 않을까요? 약속된 것을 받을 때까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할 줄 아는 여유가 아닐까요?
다윗도 처음에는 이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한동안 상한 마음없이 제사를 드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죄를 짓고 난 다음 영적인 침체를 경험하고, 하나님 앞에 그 죄를 참회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애통함과 깨어짐이 있는 겸손함, 즉 상한 심령으로 드리는 예배를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질서가 잡혀 있고 겉이 화려한 예배를 드려도 중심에 진실함이 없다면 하나님은 그 제사를 받지 않으신다. 하나님이 구하시는 제사는 정결하고 가난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드리는 것이다.-108페이지
상한 심령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저처럼 엘리트 주의에 깊이 빠져든 바리새인같은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나님 앞에 내 마음이 부서지려면, 내가 그 동안 쌓아왔던 내 모든 공덕이 해체되어야 합니다. 나는 철저하게 죄인이고, 내 덕으로 그 분과 화평해질 수 없음을 인정해야 내 마음에 애통함과 깨어짐이 생겨날 것입니다. 상한 심령은 자칫 내 한계와 직면하여 열등감과 연결될 것 같기도 하지만, 상한 심령은 하나님의 완전하심으로 귀결되어 내가 다시 그 분의 능력으로 강해지는 원동력이 됩니다. 내가 살면, 내 죄와 내 의로움이 사는 것이지만, 내 자아가 그 분 앞에 완전히 무너지면, 그리스도의 의로 다시 사는 것이 아닐까요?
"지혜로운 마음"이 무엇인가? 자신의 인생의 남은 날을 계수하는 것이다. 이미 카운트다운은 시작되었다. 우리가 아무리 부정해도 우리 인생의 종말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 누구도 자신이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생을 마감할지 모른다. 하지만 죽는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부정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죽음의 순간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우리 모두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셈이다.-120페이지
남은 인생을 헤아릴 줄 아는 지혜가 남은 인생을 지혜롭게 살 수 있는 능력입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모으다가 결국 단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는 죽음을 맞을 것인데, 우린 무엇 때문에 그토록 나누지 못하고 산 것일까요? 죽으면 미움도 증오도 다 사라져 버릴 것인데...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갈등 속으로 끌어드리는 것일까요? 좀 더 사랑할 수 있을텐데... 좀 더 용서할 수 있을텐데... 무엇이 그토록 우리를 악에 사로잡히게 묶어두는 걸까요?
해당 서평은 두란노가 제공하는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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