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자기의 우주 바깥으로 나가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자기가 만든 우주 안에서만
숨 쉬고 생각하며 살 수 있어요.
책을 읽는다는 건 그 우주의 경계를 더 넓게 밀어 가며 확장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해서 자기의 우주가 넓어지면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지니 자유로워지는 것이고요.
그래서 나는 책 읽기를 자기만의 우주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15페이지
책을 통해 우주의 경계가 넓어진다는 말이 참 공감이 갑니다. 아마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지기 때문일 겁니다. 책을 통해 내가 접하는 세상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현상에 대한 해석력이 날카로워지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겁니다.
책 일기는 흐름이에요. 즉 생각과 느낌이 흐름이라는 말이지요. 책의 문장과 문장을 훑어 나가며 자기의 생각이 쭉 흘러가야 합니다. 그런데 줄을 긋고 메모를 하면 흐름이 그 순간 끊기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을 때 어떤 구절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거나 접거나 하지 않아요.-35페이지
저는 책 읽기가 흐름이라는 말이 참 와 닿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그 내용에 푹 빠지죠. 그런데 어느 순간 좋은 부분의 책을 접기도 하고,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이 아리송하면 앞부분으로 돌아가서 읽기도 합니다. 그러면 다시 읽을라치면 책 읽기의 흐름이 끊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책을 읽을 때, 모르는 부분은 그대로 남겨두고 다시 읽을 때 그 부분을 찾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책들이 잘못된 지식을 말하고, 의도하지 않은 오류들도 많이 있어요. 우리가 그것들을 생각 없이 받아들이면 책을 통해 오히려 잘못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가 있습니다. 그걸 피하기 위해서라도 같은 분야의 책들을 상호 비교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36페이지
세상의 완벽한 책은 없을 것입니다. 어떤 책도 크고 작은 오류들은 있지요. 그런 면에서 같은 계통의 다양한 책을 읽으면 한 권의 책의 오류는 가볍게 걸려질 것만 같네요. 또한 같은 계통의 책을 읽으면서 지식의 체계가 분명 잡히고 심도 또한 깊어질 것입니다.
책 읽기는 타자라는 거울을 빌려서 자기를 비춰 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를 돌아보고 성찰하면서 자기 생각을 확장하는 것이지요. 또 새로운 것과 접속을 하고 자기 삶에 대한 쇄신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고요. 책 읽기를 통해 자기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들어 갑니다. 또 나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이타주의적인 삶의 중요성을 깨우칠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책 읽기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51페이지
책은 우리를 볼 수 있게 하는 거울입니다. 우린 우리 자신을 잘 못 보지만, 남의 생각과 태도를 통해 나 자신을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어요. 부족한 부분을 느끼고 좀 더 개선하기 위해 동기부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나보다 남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또한 갖게 합니다. 책은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끄는 길잡이입니다.
책을 읽을 때 그 안의 지식과 정보를
기억할 게 아니라 저자의 사유를 따라가며
저자와는 또 다른 나만의 사유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사유하는 힘이 생기는 겁니다.
그렇게 책을 읽으면 굳이 기억하려고 하지 않다도 남는 게 있어요.
책 읽기는 지식이 저자에게서 독자로 옮겨 가는 일방 소통이 아니고
쌍방향 소통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75페이지
책을 읽을 때, 우린 책의 저자와 얘기를 나누게 됩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많은 경우 활자를 해석하기 바쁩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공이 깊어지면, 저자의 주장에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더해서 더 크게 확장할 수도 있을 것이고, 저자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책과의 대화가 깊어질 것입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내 사유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 자명합니다.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서 오전에는 글을 쓰고,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는 걷기를, 나머지 시간은 책 읽기를 하며 보냅니다. 비본질적인 것들에 대한 소모를 줄이면 자신에게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쏟을 수 있어요. 이렇게 단순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덕분에 젊어졌다는 말도 종종 듣습니다.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거든요. -96페이지
지난 40여 년 동안 90여 권의 책을 써냈어요. 하루 여덟 시간씩 책을 읽고 네 시간씩 글을 쓰는 자신을 '문장 노동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읽고 쓰는 법에 대한 나만의 생각과 비결을 담은 <글쓰기는 스타일이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고요. 이 책에서도 얘기했지만 글쓰기의 본질이란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자신의 스타일로 정확하게 쓰는 것'입니다.-101페이지
책을 쓰는 것, 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생활을 단순화해서 일정한 시간에 그런 장소에서 꾸준히 읽고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리에 뭔가 들어있고, 머리에 든 것이 가슴을 울려서 내 생각을 남에게 꼭 전하고 싶을 때 글이 써지는 것입니다. 글을 쓸 수 있도록 생활패턴을 단조롭게 해서 '문장 노동자'의 삶을 꾸준히 살고 있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부러웠습니다. 저는 가정을 꾸리고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온전히 그렇게 할 수는 없지만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저자의 몇 분의 일 정도만의 노력이라도 한다면, 몇 권의 책을 나도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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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성숙에 대해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어려움 없는 삶을 동경하지만, 내 삶의 어려움과 고난은 끊임없이 나를 따라다닙니다. 때로는 태풍도 치고, 천둥과 번개가 들이칩니다. 그때 인생이 다 끝난 것만 같지만 또 시간을 그렇게 흘러갑니다. 내 안에 영글지 못해 새파란 미숙한 부분들이 그 시간을 헤쳐오며 진하게 붉어져갑니다. 어렸을 때 내 사유의 중심에 단지 내가 가득했습니다. 나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심이 가득했지요. 내 면모가 날카로워 사람들에게 쉽게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근데 요즘 저는 예전보다 남을 좀 더 생각하는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내 중심으로 생각하다가 무서리도 맞고 땡볕에 심하게 그을리고 초승달 같은 차가운 날도 맞이하게 된 거지요. 때론 나 같은 사람을 만나서 호되게 당해야 인생이 좀 더 둥그러지나 봅니다.
항상 내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시,
가장 아름다운 노래, 최고의 날들은 오지 않았다고,
그것은 미래에 이루어질 일이라는 기대를 품고 사는 게 중요해요.
넓은 바다, 불멸의 춤, 빛나는 별들을 만나지 못한 것은
미래가 품고 있는 것들이 때문입니다.
그러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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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들이 끝나간다 하더라도 내 인생의 최전성기는 아직 도래하지 않았습니다. 내 마음속에 희망을 품고 그날을 위해 오늘도 한 발 더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노력한다면 가장 훌륭한 시를 쓰고, 가장 아름다운 시를 쓰게 될 날이 오겠죠?
'내가 읽은 책이 곧 우주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만난 책에 대한 얘기도 좋았고, 책을 어떤 자세로 읽고 또 글을 쓰는지 느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저는 책만 읽는 바보가 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책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책을 통해 생각이 바뀌면 행동도 분명 바뀌게 될 것입니다.
좋은 책을 만들어 준 '샘터'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