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레이얼][서평]-죄와 복수 그 악순환

배신을 당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특히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것은 회복하기 힘든 고통이다. 주인공 로빈의 꿈은 한 명의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여 아기를 갖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만난 폴로엔이라는 남자는 정관수술을 했고, 그에게는 30 년전에 태어난 딸이 있고, 또 연락하는 전처가 있었다. 로빈은 힘든 마음에 남편에게 사라지라는 쪽지를 남겼고, 남편인 폴은 심한 충격을 받고 어디론가 사라지게 된다. 로빈은 그 남편을 찾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쫓아다니지만, 그 남자의 비밀은 캐면 캐수록 미궁으로 빠져들게 된다.  

 

처음 몇 페이지는 사뭇 지루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반전의 묘미는 대단했다. 사건 이면에 또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흥미진지했다.

 

특히 아프리카 모로코... 그 중 이슬람 문화권이 낯선 나로서는 서구인의 시각으로 모로코를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모로코인들은 순수한 것같지만, 그들도 역시 인간이기에 인간적인 욕망을 숨긴채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그 이중성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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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폴로엔이라는 남자가 증오스러웠다. 그는 그저 인간적인 남자이고, 자신의 문제를 덮어두기만 하는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전처와의 관계에서 그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 그만 만났어야했는데, 그녀와의 관계를 즐기다가 아이를 낳게 된다. 하지만, 얽매이는 것이 싫어서 미국으로 도망가게 된다. 물론 전처들의 가족들이 그를 죽이려고 했지만, 벤하산이라는 그의 친구가 그를 구해준다. 하지만, 벤하산은 그 대가로 그녀의 오빠들에게 해머로 손을 심하게 짖이겨져 그림을 그리는 그는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다. 벤하산은 폴에게 여러번 연락을 취해서 자신의 이런 상황을 알리지만, 폴은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폴은 전처와 그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사마라라는 여자아이를 한 번도 돌보지 않는다. 그러다 그녀는 로빈이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전직은 기자였고, 현재 회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폴과의 관계에서 애정을 느끼고 있지만, 그녀가 아이를 또한 원한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알고도 자신이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알리지도 않고, 정관수술을 해 버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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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엔이라는 화가이자 교수는 미술적 영감이 충만한 사람이지만, 자기 관리에 실패하였기에 그저 주변에 상처만 주는 영혼으로 남게 되었다. 남에게 좋은 사람으로 내비치고 싶지만, 진실을 숨기기에 주변에게 큰 아픔만 주는 사람인 것이다.

 

로빈은 그런 폴로엔을 증오하지만, 그가 벤하산의 표적이 되어 죽음의 경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끝까지를 그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를 구해내려고 한다. 자신을 배신한 남자를 구하기 위해 인류애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그녀가 대단하기까지 했다. 어쩌면 그것은 인생 한 탕을 노리며 대박을 노렸지만, 라스베이거스에서 심장마비로 죽은 아버지에 대해 자신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죄책감에서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벤하산이라는 이 사람은 수십년전 카사블랑카의 예술가 그룹에서 폴과 함께 만난 화가로서 폴을 구해냈지만, 자신에게 돌아온 것은 해머에 짖이겨져 반불구가 된 손이었다. 그는 복수의 칼날을 갈면서 고리대금업자가 되어, 그를 그렇게 만든 폴의 전처의 아버지와 오빠들을 차례차례 치밀하게 살인을 저지른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희생에 대해 그 어떤 고마움도 표하지 않고, 자신의 아픔을 모른채한 폴에게도 복수할 날을 기다리면서, 폴과 계속 연락을 취한다. 그러면서, 그의 딸인 사마라를 친아빠 이상으로 챙긴다. 폴에게 사마라의 안부를 알리면서, 사마라가 프랑스 유부남 사이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알린다. 그 때, 폴은 30년 동안 자신이 아버지로서 한 것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고, 벤하산은 그 미안한 마음을 이용하여, 사마라가 집이 필요하다고 부추긴다. 그렇게 해서 자신에게 우리돈으로 1억원 이상의 돈을 고리대금으로 빌리게 한다. 하지만, 그 돈은 실제 그렇게 쓰이지 않았고, 벤하산은 그를 모로코로 불러 들여서 살인을 계획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그래서는 안되지만, 마음 속으로 용서하지 않는 마음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폴과 벤하산... 그리고 로빈... 모두 자신의 방식대로 행복을 꿈을 꾸지만, 어느누구도 마음을 풀어 놓고, 진심으로 관계회복에 나서지 않기에 결과를 점점 눈덩이가 점점 커지듯... 해결되지 않았다.

 

나에게도 누군가에 대한 원한과 증오를 쌓아둠을 알게 된다. 누군가 나에 대해 은혜갚는 대신 무시하는 사람을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나의 선택은 관계 회복이 아니라 그저 보지 않는 것이다. 문제를 덮어두고 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그 사람 앞에 내가 당신 때문에 힘들었고, 하지만, 당신을 용서한다고 왜 말을 하지 못할까...

 

나도 역시 폴과 같이 문제를 피하기만 할 뿐지 않을까? 내가 싫어하고 내가 증오하는 폴과 같은 면모가 내 안에도 있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반드시 복수하는 벤하산도... 역시 내 안에 있다. 자신이 괴롭지만, 끝내 폴을 구하려는 그 옳은 선택을 하고 싶어하는 로빈의 마음을 닮아가고 싶다.

 

 

우린 끊임없이 노력한다.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공부하고 돈을 벌고, 결혼을 하고, 또 열심히 일을 한다. 그래서 어떤 것을 이루었을 때 어떤 존재가 된 것 같다. 내가 남보다 위에 선 것 같다. 내가 이 정도야... 내심 자랑한다. 하지만, 이미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이내 기쁨은 사라지고, 내가 가지지 못하고 이루지 못한 많은 그림들이 나를 쓰리게 한다. 그들은 사돈도 아닌데 내 배를 왜 이리 아프게 하는 것일까?

난 자라오면서 부모님으로부터 그리고 내 스스로도 열심히 노력해야지만 잘 할 수 있다고 배웠다. 내가 잘 해야지만, 남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었고 내 스스로도 성취한 것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내가 실패했을 때 난 쓸모없는 것처럼 여겨졌고, 그랬기에 내가 실제 약한 모습보다는 더 잘 하는 척 포장했다.

"난 문제없어... " "난 잘 하고 있어..." "문제는 곧 지나갈 거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내 안에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은 더욱 커져만 갔고, 남보다 비교하며 내 열등감은 점점 더 심각해져갔다. 가족에 대한 증오와 분노... 난 용서하지 못 했다.

'나의 끝, 예수의 시작' 이 책을 읽으면서, 내 한계를 느낄 수 있어 오히려 감사했다.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 세상은 그렇게 믿으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복음은 이 말을 살짝 비튼다. '그리스도를 통해 뭐든 할 수 있다.' 세상은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가르치지만, 복음은 우리가 약할 때 그리스도가 빛나신다고 말한다.
약함에 대한 내 생각은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하나님이 우리의 약함에도 '불구하고' 역사하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그게 아니었다. 하나님은 우리가 약한데도 '불구하고' 능력을 드러내시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 약함을 '통해'능력을 나타내신다.-204 페이지

하나님은 내 빈틈을 사랑하신다.

망가진 토기를 버리지 않고 다시 녹로를 돌리시는 토기장이 하나님.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미지인가. 토기장이는 "자기 의견에 좋은 대로" 또 다른 그릇을 만들었다. 같은 진흙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그릇이 된다. 망가진 진흙 한 덩이가 예술로 승화된다. 그래서 나는 늘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제 깨진 조각을 당신 의견에 좋은 대로 다시 빚어 주십시오.'-42페이지

난 내 약점을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기를 바라지 않지만... 또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약점을 이용해 깎아내리는 것에 익숙하지만... 하나님은 내 약점을 통해 일하시고, 그 약점을 통해 더 예수님 같은 내 모습을 빚어내길 바라신다. 그래서 주님 앞에 잘 하는 것으로만 일하는 것은 어쩌면 주님의 쓰임을 받는 것을 제한할 수 있으리라.

요한복음 4 장에서 예수님은 우물가의 여인을 만나 그녀의 텅 빈 삶을 채워 주셨다. 요한복음 6 장에서는 수많은 인파의 꼬르륵거리는 배를 풍족하게 채워 주셨다. 딸의 죽음으로 텅 빈 야이로의 집에서는 부활의 기적으로 온 집에 기쁨을 채우셨다. 간음 현장에서 잡힌 여인을 구해 주신 일도 있었다. 덕분에 그녀의 텅 빈 삶은 한 번도 느껴 보지 못 했던 소망으로 가득 찼다. 사실, 사복음서 전체가 결국 빈 공간을 채워 주시는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다.-126페이지

하나님께서 일하시기 위해 내 생각과 내 태도를 비워야 한다. 내 겸손하지 않은 태도, 내 무관심, 내 사랑없음... 이런 것들을 비워야 한다. 내 안에 죄를 비우고 성령님을 내 마음 가득히 채워야 한다. 내 안에는 열등감과 화가 가득하다. 하지만, 내가 하나님의 능력 안으로 들어가 그분에게 겸손히 배우면 그분은 내 공허한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리라.

내 열등감과 공허함을 채우려 얼마나 나는 아는 척, 잘 사는 척, 멋진 척을 했던가... 그것이 내 모습이 아니기에 참으로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힘을 주면서 이를 악물고 '척'했던 것 같다.

나는 겸손한 자랑이란 걸 해 본 적이 없노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내 소셜 미디어 활동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나도 늘 내 삶에서 보이고 싶은 부분만을 올린다.-81페이지

얼마나 나는 쉽게 나 자신을 포장하는가? 이런 나에게 이 책은 아래와 같이 말한다.

실제 삶과 남들에게 보이는 삶이 일치하는 사람이 얼마나 적은가. 우리는 상황에 따라 다른 가면을 쓰고 다른 역할을 연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은 실제가 아니라 연기이며, 연기는 곧 위선이다. 거짓의 껍데기로 삶을 철저히 포장하는 바람에 어떤 부분이 진짜고 어떤 부분이 가짜인지 본인도 알 수 없는 지경에 빠진 사람이 많다.-107 페이지

나를 포장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거짓의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위선은 관계를 막는다 더 깊은 관계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하나님 앞에서도 어쩌면 내 모습이 바리새인처럼' 나는 문제가 없는데 저 친구가 문제에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정한 내 모습과 직면하고, 희망 없는 내 모습에 슬퍼해야겠다고 결정한다.

예수님의 도움을 받기 위해 오디션을 보지 않아도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우리의 무기력을 그분 앞에 내려놓은 것뿐이다. 우리의 끝에 이르면 바로 그곳에서 그분이 우리를 만나 주신다.-162페이지

베데스다 연못에서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38년간 인생을 허비했던 연못가의 남자. 그는 결국 예수님을 만났다. 예수님은 그를 치료하시면서 일어나 걸으라고 하신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죄에 빠지지 말라고 하신다. 예수님은 우리를 치료하신다. 우리의 무기력을 반드시 치료하신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가야 할 길로 가라고 하신다.

자랑만 있고 진정한 관심이 없는 이 시대... 하나님은 이 책을 통해 다시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라고 외친다.

목욕가운을 걸치는 삶, 곧 자신의 안위와 출세를 위한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수건을 두르는 삶, 곧 자신의 끝으로 가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격려하고 축복하는 삶을 살 것인가? 이것은 곧 죽음이다.
-231페이지

예수님의 본을 따라 우리도 우리의 이기심과 죄성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한다. 그리고 나를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내 도움을 손길을 뻗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솔직한 자기고백이 마음에 와 닿았다. 예수님이 왜 이 땅에 오셨을까... 왕으로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로 왔음을 다시금 깨우치는 시간이었고, 나도 역시 가운을 걸치는 삶이 아니라, 수건을 두르는 삶으로 내 인생 항로를 바꿔가길 소원해 본다.



위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