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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화의 『꽃처럼 예쁘게 영원 속으로』는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강경호(문학평론가, 한국문인협회 평론분과회장)
장봉화 시인의 시조집 『꽃처럼 예쁘게 영원 속으로』는 시인의 총체성을 보여준다. 자연을 통해 인간이 나아갈 방향성을 깨우치며 보다 나은 삶의 방식을 구하고 있다. 또한 그의 시는 오늘날 인류가 처한 전지구적인 위기를 어떻게 대처할까에 대한 모색을 궁구하고 있다.
한편, 장봉화 시인은 남도의 고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향토적 서정의 깊이를 시로 형상화시키는데 남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이번 시조집에서 특히 값진 것은 하느님에 대한 뜨거운 마음으로 신앙의 깊이를 체현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는 시인의 삶이 바라보는 지점이 절대자와 하나되는 곳임을 증명하는 것으로 나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있음이다.


자연이 깎고 깎아 다듬은 경외로움
노송이 외롭지만 슬프지 않은 것은
당당한
세월의 향기 때문이라 하지요

멈추어 있을 때는 보이기 시작하고
흐린 물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 주니
물의 힘
일렁거리는 찬란한 빛 느낀다

할비가 되었다고
서글픈 일 아니고
노익장 환상에다
집착을 말지어니
자연의
순리 따르는 현명하게 대처를

장봉화

시인의 말 -- 7


1 소유에 집착 말고
세월의 향기 -- 15
소유에 집착 말고 -- 16
사랑을 선택하려네 -- 18
지성의 상속 -- 20
행복하니 웃음뿐 -- 22
상 받을 어머니 -- 23
불꽃 같은 양심수 -- 24
시대의 스승 -- 25
영원 생명 누리소서 -- 26
노나메기 벗나래 -- 28
세월 -- 29
현대인의 과제 -- 30
산사에서 -- 33
자연의 순리 -- 34
전옥주 열사의 한 마디 -- 35
수평선 -- 37
흠뻑 젖는 존경심 -- 38
세밑 -- 39


2 따순 밥 한술
작은 산 너머엔 큰 산이 -- 42
호남 의병 어등산 전적지 -- 43
양날의 칼 -- 44
따순 밥 한술 -- 46
색에 대하여 -- 47
바람 -- 49
유정 -- 50
아파트 열풍 -- 51
속울음 -- 52
아름다운 주고받기 -- 54
다시 나를 부르네 -- 55
살맛 나는 풍류대장 -- 56
대멸종이 눈앞이다 -- 58
문제는 행동이다 -- 60
온라인 -- 62
뇌과학의 과제 -- 63


3 야생화의 향연
야생화의 향연 -- 66
은빛 억새 품어 안고 -- 67
흐름에 대하여 -- 68
금당산 -- 69
삼각산 -- 70
가벼워라 전평호 -- 71
천지인 소통의 길 -- 73
내 고향 고샅길 -- 74
홍도 낙조 -- 76
노을 -- 77
지리산 일곱 암자길 -- 78
우리 고향 당산나무 -- 80
지구의 경고 -- 82
도시 -- 83
고드름 -- 84
꽃샘추위 -- 86
초록 -- 87
풋감 -- 88
촛불 맨드라미 -- 89
봄 -- 91
백합 -- 92
해오라비난초 -- 93
매미 우화 -- 94
범부채꽃 -- 96
뻐꾹나리 -- 98


4 꽃처럼 예쁘게 영원 속으로
꽃처럼 예쁘게 영원 속으로 -- 100
생명의 빵 -- 101
마음 다해 예수님을 -- 102
자선 주일 -- 103
천주의 성모대축일 -- 104
버팀목 -- 106
빗장 -- 107
기도 -- 108
소탐대실 -- 110
탐욕을 경계하라 -- 111
잡초 -- 112
진품과 짝퉁 -- 113
풍경소리 -- 114

세월의 향기



여든이 눈앞인데 작가라 불러주네
오늘도 내일 향한 기틀을 마련하니
희망을 등불로 삼아 즐기면서 나간다

자연이 깎고 깎아 다듬은 경외로움
노송이 외롭지만 슬프지 않은 것은
당당한 세월의 향기 때문이라 하지요

장구한 빙하기에 생물이 존재했고
중생이 억만 겁의 세월을 오갔어도
태양은 누리를 밝게 비춰주고 있어요

시 쓰는 어제오늘 세월이 흘러가네
산과 강 천만세에 보듬고 나아가니
연치年齒가 쌓여갈수록 고개 숙여 살기를




소유에 집착 말고



직에서 은퇴하니
몸과 맘 가벼웁다
부귀에 목숨 걸면 평안할 수 있을까
자연에 참이 있음을 뼛속 깊이 알았네

지순한 사랑이고
생활의 향연이다
휴식을 즐기면서 잡혀선 아니 된다
과거를 좇으려 말고 현재에서 찾아라

언젠가 한 주먹의
흙으로 돌아가리
탐욕을 버리려면 마음 빌 일이더라
당연한 이치이거늘 무엇에게 홀렸나

무엇이 있을는지
죽음이 두려운가
그대로 사라질까 영원한 이별일까
영혼이 맑지 않으면 없는 걱정 만들지

소유에 집착 말고
온전함 갈구하라
떠돌며 수행하는 운수雲水에 길이 있다
깨달아 고집멸도苦集滅道에 들어서고 싶구나





사랑을 선택하려네



밝은 것 보면서만 살아야 하겠다고
긍정적 감정만을
고집할 수 있지만

오로지 죽은 사람만 스트레스 없어요


빛에도 어둠 있고 태산엔 골이 깊어
장점은 단점 되고
약점도 강점된다

완벽한 사람은 없고 가까이서 상처를


좋은 것 아니듯이 나쁜 것 아니라네
큰 것도 없으면서
작은 것 없을지니

미추美醜를 차별 안 하는 바다처럼 되어라

해맑은 미소 속에 그늘을 놓지 않고
기대가 꺾어져도
희망을 붙잡는다

사랑을 선택하려네 취사선택 멈추리






지성의 상속



인간의 유산 중에
오래된 물건이요
사용할 문화유산
책이란 것이니까

선인의 발자취들이 고스란히 새겼네

지나온 흔적들을
더듬고 비춰 보고
나아갈 나침반을
그리곤 하면서도

골라서 전해주려고 독서삼매 빠진다

그러한 흐름 속에
깊어져 성숙한다
우리는 그 어떠한
지성을 상속했나

옛것을 잘 익힌 후에 더 새로운 맛과 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