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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객체

원제 : Architecture and Ob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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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제는 건축이 미학 이론을 주도해야 한다. 객체지향 존재론을 통해서 건축에서의 형태와 기능에 관한 새로운 실재론적 개념들을 탐구한다. 하먼은 하이데거, 데리다 그리고 들뢰즈로 대표되는 반실재론적 포스트모더니즘 건축 이론을 넘어서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미학적 객체로서의 건축을 위한 탈관계주의적 객체지향존재론 준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 객체지향 존재론은 건축 이론가들과 실무자들 사이에서 점점 더 인기를 끌게 되었다. 과학과 기술의 역사 전체에 걸쳐서 객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되었지만, 지식을 생산하는 데 객체가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이해된 적은 거의 없다. 객체지향 존재론(OOO)의 창시자 그레이엄 하먼이 저술한 건축에 관한 첫 번째 책인 『건축과 객체』는 건축과 철학 사이의 대화를 심화함으로써 동시대 건축의 언어와 실천에 미치는 OOO의 영향에 대한 새로운 로드맵을 제공하는 동시에 형태와 기능 사이의 관계에 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한다.

그레이엄 하먼은 건축 분야에 가장 깊은 자국을 남긴 관념들을 구상한 세 명의 철학자, 즉 하이데거, 데리다 그리고 들뢰즈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하면서 건축에 대한 그들 사유의 한계를 부각한다. 그리하여 하먼은, 건축이 OOO를 사용함으로써 형태와 기능에 관한 전통적인 관념들을 재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먼은 임마누엘 칸트가 건축을 ‘불순한’ 것으로 일축한 견해에 대한 설득력 있는 반론과 탈관계화된 판본의 형태와 기능(제로-형태와 제로-기능)을 제시한다.

피터 아이젠만의 작품에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렘 콜하스, 프랭크 게리 그리고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들을 새롭게 평가함으로써 『건축과 객체』는 건축에 대한 대담한 시각을 제시한다. 기능의 ‘제로화’라는 어려운 과업을 완수함으로써 건축은 미학적으로 고갈된 전형적인 양식들을 다시 활성화하는 최전선에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하먼은 결론짓는다.

출판사 서평

하나의 자율적인 객체이자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서의 건축을 위하여
현재 객체지향 존재론(OOO)은 20세기 후반 사상계와 문화계를 지배한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륙철학에 등장한 ‘포스트휴머니즘’적 철학 운동에서, 주목할 만한 하나의 사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륙철학의 일반적인 시류에 맞서서 인간의 사유 및 맥락과 독립적인 객체(존재자)의 실재성을 단언하는 비관계주의적인 실재론적 OOO는 객체의 온전한 자율성과 독자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학을 제일철학으로 표방한다.
이런 까닭에 OOO는 사실상 예술의 자율성과 미적 경험의 회복을 희구하는 철학 외부의 예술 분야에서 열렬히 수용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건축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또 열심히 수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객체지향 존재론의 철학자인 그레이엄 하먼은 세계적인 건축학교 SCI-Arc(남가주 건축대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에서도 이미 지난 2021년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의 ‘아키포커스_건축이론’ 시리즈의 일환으로 ‘건축과 트리플 오’(OOO, Object-Oriented Ontology) 강좌가 개설되었고, 〈다중지성의 정원〉에서는 2019년 10월부터 ‘객체지향철학과 건축미학’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건축 분야에서 OOO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건축가들이 인문학과 사회과학에서 진전되는 이론적 사조들에 깊은 주의를 기울이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레이엄 하먼이 말하는 더 중요한 이유는 OOO가 현재 건축을 지배하는 추세들에 대한 평형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건축가들의 기대 때문이다. 하먼에 따르면 “2010년 무렵에 건축계가 마침내 들뢰즈에게 다소 싫증이 나게 되면서 많은 건축가가 참조할 만한 자원으로 OOO를” 꼽게 되었다고 한다.
또 건축가 데이비드 루이(David Ruy)의 비판적 평가에 따르면, 1990년대 중엽 이후로 건축은 건축적 객체에 관한 담론에서 건축적 장(field)에 관한 담론으로 점점 더 빨리 이행했으며, 이렇게 해서 건축은 그 특이성을 상실하고 자신을 사회문화적 환경의 부산물로, 조성된 하부구조나 환경의 잠정적인 성분으로 간주하게 되었다. 또한, 관계 조작의 견지에서 건축을 설계자가 통제할 수 없는 힘들과 고려 사항들의 결과인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기법이 선호되는 현재의 추세에 대하여 불평하는 건축가도 있다.
일부 동시대 건축가들이 맥락의 장에 구속된 모든 관계주의적 모형에 의구심을 갖는 OOO 철학을 기반으로 ‘하나의 자율적인 객체이자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서의 건축’이라는 ‘객체지향 건축’ 테제를 표방하는 객체지향 건축 이론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바로 이런 배경 아래서이다. 이런 견지에서 하먼의 『건축과 객체』는 객체지향 건축 테제를 체계적으로 고찰하고자 하는 최초의 시론으로 간주될 수 있다.

건축과 객체지향존재론
하먼은 철학자로서 자신이 『건축과 객체』라는 이 책을 저술한 이유는 “건축이 인간 실존이 이루어지게 하는 주요한 매체”이고 “건축이 ‘제일철학으로서의 미학’이라는 OOO 원리와 직접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명시적으로 표명한다. 인간 실존이 철학의 주요한 주제 중 하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인간에게 주요한 현실감각을 제공하”는 건축은 철학의 엄연한 대상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
또한, 하먼은 건축을 공학으로도 환원되지 않고 조각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하나의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 “미학적 명령도 받으면서 작업하는 실천 활동”으로 간주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먼은 건축을 ‘제일철학으로서의 미학’ 테제를 내세우는 OOO 철학이 전개될 수 있는 안성맞춤의 대상으로 여긴다. 더욱이 하먼은 건축이 “실재의 본성에 관한 암묵적 언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건축과 철학 사이의 대화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고, 이로부터 철학은 더 많이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객체지향 건축에 관한 시론’으로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객체지향 존재론과 미학 이론에 대한 약간의 배경지식만으로도 건축과 철학 사이에서 전개된 대화를, 특히 20세기에 하이데거, 데리다, 그리고 들뢰즈에게서 각각 비롯된 ‘건축 현상학,’ ‘해체주의 건축,’ 그리고 ‘들뢰즈주의 건축’의 전개 상황을 중심으로 건축 및 건축 이론의 역사를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객체지향 건축 = ‘반직서주의’ + ‘형식주의’
하먼의 객체지향 미학에 따르면 무언가가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미적 경험’을 유발할 ‘형언할 수 없는 것’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객체와 그 성질들 사이에 긴장이, 즉 반직서주의적 상황이 구축되어야 한다. 하먼에 따르면, 직서주의란 “우리가 어떤 주어진 존재자도 적절한 일단의 성질을 나열함으로써 제대로 서술할 수 있다”라는 관념이다. 예를 들면 “객체는 성질들의 다발에 불과하다”는 철학자 데이비드 흄의 생각이 직서주의의 사례이다.
직서주의적 상황이 구축되면 객체가 성질들로 환언됨으로써 객체와 성질 사이의 균열이 사라진다. 이는 미적 경험이 유발될 수 없는 ‘지식’을 생산하는 것일 뿐이며, 그럴 때 철학과 예술은 직서적 객체만을 생산하는 과학으로 환원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직서주의는 철학과 예술의 적이며, 하나의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서의 건축의 적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학을 극구 부정하는 건축, 직서주의적 건축은 단지 공학이 되거나 어떤 다른 분과학문이 될 뿐이다.
다른 한편으로, 하먼의 객체지향 미학은 우리가 예술을 경험할 때 “감상자와 작품이 함께 융합하여” 하나의 자율적인 혼성 객체를 구성한다는 ‘기이한’ 형식주의를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예술은 미적 경험을 생산할 채비를 갖춘 존재자인 작품과 그것을 대면하여 미적 경험을 겪는 감상자로 구성된 관계로서의 독립된 객체, 즉 그 밖의 맥락으로부터 독립된 자율적인 객체가 된다. 건축의 경우에, 이 책에서 하먼은 그것을 ‘건축적 세포’라고 일컫는다. 그러므로 “인간 없는 예술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 없는 건축도 존재하지 않는다.” 요컨대 객체지향 건축 미학은 반직서주의라는 날실과 형식주의라는 씨실로 직조된다.

객체지향 건축 = ‘제로-형태’ + ‘제로-기능’
이 책에서 하먼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라는 기능주의 건축의 준칙을 환기시키면서 ‘형태’(form)와 ‘기능’(function)을 건축의 핵심적인 이원성으로 설정한다. 하먼은 ‘형태’를 단순한 “시각적 외관”이라기보다는 “자신이 관여하는 모든 관계로부터 떨어져 있는 사물의 실재”로 규정하고, ‘기능’을 “사물의 협소하게 실제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사물이 맺은 관계라면 무엇이든” 가리킨다고 규정한다. 하먼은, 건축이 기능주의의 주술에서 벗어나서 하나의 자율적인 객체이자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서의 객체지향 건축으로 현존하기 위해서는 형태와 기능을 ‘제로화’해야 한다고, 다시 말해서 형태와 기능을 탈맥락화하여 비관계적인 것들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탈맥락화된 비관계적 형태와 기능은 각각 ‘제로-형태’와 ‘제로-기능’으로 일컬어진다. 요컨대 객체지향 건축은 ‘제로-형태’와 ‘제로-기능’을 달성함으로써 구현된다.
이 책에서 하먼은 건축물의 자율적인 비관계적 형태, 즉 ‘제로-형태’를 발견하려면 “건축물과 마주치는 모든 특정한 방식과 독립적인 건축물의 심층 구조를 찾아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형태의 ‘제로화’는 비직서주의적으로 또는 심미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다시 말해서, 객체지향 건축은 형언할 수 없는 것을 유지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하먼은 탈관계화된 자율적인 종류의 기능, 즉 ‘제로-기능’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의 관건은 “모든 특정한 기능과 분리된 어떤 추상적인 종류를 찾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견지에서 기능의 제로화 기법으로 여겨질 수 있는 ‘기념물적 건축’의 두 가지 실례, 즉 알도 로시의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례와 콜하스의 설계가 검토된다. 여기서 ‘제로화’는 ‘탈관계화’를 뜻하는 것이지, ‘무화’를 뜻하지는 않음을 유념해야 한다. 예컨대, 건축에서 기능의 무화는 불가피하게도 건축을 시각 예술의 한 장르인 조각으로 환원시키게 된다. 다시 말해서, 객체지향 건축 이론에 따르면, “건축의 명예를 지키는 올바른 방법은 기능을 형태화하는 한편으로 여전히 형태와 구분되는 것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철학자로서 하먼은 “다양한 제로화 기법은 건축가들 자신에 의해 발굴되어야 하고 추구되어야 한다”라고 선언한다.

책의 구성
미합중국 미네소타대학교 출판사가 기획한 ‘자연 이후의 예술’ 총서의 한 권으로 출판된 이 책은 서론과 다섯 개의 장,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론」에서 하먼은 『건축과 객체』라는 이 책을 저술한 이유가 “건축이 인간 실존이 이루어지게 하는 주요한 매체”라는 것과 “건축이 ‘제일철학으로서의 미학’이라는 OOO 원리와 직접 관계가 있다”는 것임을 내세운다. 그리고 이 책은 두 가지의 물음, 즉 “(1) 건축과 철학의 관계는 어떠한가? (2) 건축과 예술의 관계는 어떠한가”라는 물음에 의해 견인된다고 규정하면서 “이제는 건축이 미학 이론을 주도해야 한다”라고 천명한다.
1장 「건축가들과 그들의 철학자들」에서는 기능주의적 모더니즘 건축 이론의 위기가 심화된 1950년대 이후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 건축 이론에 새로운 원동력을 제공한 세 명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 자크 데리다, 그리고 질 들뢰즈의 사례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일부 동시대 건축가들이 객체지향 철학을 열심히 수용하게 되는 배경을 부각한다. 하이데거에 의해 고무된 ‘건축 현상학,’ 데리다에게서 깊은 영향을 받은 ‘해체주의 건축,’ 그리고 들뢰즈주의적인 연속적 흐름을 패러다임으로 삼은 이른바 ‘연속주의 건축’의 원리들과 대비하여 ‘반직서주의’와 ‘형식주의’로 특징지어지는 ‘OOO 건축’의 기본 원리들을 제시한다.
2장 「형언할 수 없는 것」에서는 ‘형태’와 ‘기능’이라는 건축의 핵심적인 이원성의 견지에서 건축의 본성과 건축의 역사가 개관된다. 여기서 ‘형태’는 “시각적 외관”이라기보다는 “자신이 관여하는 모든 관계로부터 떨어져 있는 사물의 실재”로 규정되고, ‘기능’은 “사물의 협소하게 실제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사물이 맺은 관계라면 무엇이든” 가리킨다고 규정된다. 특히, 비직서적인 미적 경험을 촉발하는 예술로서의 건축은 환언될 수 없는 ‘형언할 수 없는 것’이 없다면 단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논증되며, 그리고 형식주의의 견지에서 건축의 자율성을 지키는 방법은 형태와 기능을 ‘제로화’ 또는 ‘탈관계화’함으로써 독자적인 ‘제로-형태’와 ‘제로-기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공표된다. 게다가 하먼은 “모든 건축은 시간상으로 경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건축적 형태의 고유 양태로서의 시간 역시 비관계적 방식으로 다시 구상되어야 주장한다.
3장 「객체지향성」에서는 OOO의 객체지향적 관점이 압축적으로 제시된다. 인간중심주의적이고 반실재론적이며 맥락주의적인 포스트모더니즘의 그늘에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대륙철학에서 ‘실재론’의 황야에 자리하고 있는 OOO는 사유/세계라는 근대주의적인 분류학적 기초를 철저히 거부하고 “모든 것은 객체이다”라는 ‘객체들의 민주주의’ 테제를 견지하면서 인간 및 비인간 객체들의 자율적 실재성을 강조한다고 요약된다. 특히, 객체와 그 성질들 사이에 형성되는 네 가지 형태의 긴장, 즉 실재적 객체-감각적 성질(수직적 긴장), 감각적 객체-감각적 성질(수평적 긴장), 감각적 객체-실재적 성질(형상적 긴장), 그리고 실재적 객체-실재적 성질(인과적 긴장)에 관한 OOO의 핵심 논점이 건축과 관련하여 간략하게 소개된다.
4장 「건축의 미학적 중심성」에서는 “인간 없는 예술은 어떤 모습일까요?”라는 질문을 화두로 삼고서 OOO의 ‘형식주의적’ 미학 이론의 핵심 논점들이 검토된다. 요컨대, ‘예술(건축) = 작품(건축물) + 감상자’라는 자율적인 독립된 혼성 객체를 기초로 하는 이른바 ‘기이한 형식주의’를 기반으로 예술(건축)의 세포적 구조와 더불어 직서주의의 근본 문제가 논의된다. 여기서 하먼은 건축 미학과 관련된 열 가지 논점을 정립한다.
5장 「건축적 세포」에서는 건축에서 형태와 기능을 제로화하거나 탈관계화하거나 미학화하거나 혹은 실체화하는 방법에 대한 시론이 제시된다. 특히, 하먼은 이런 견지에서 1988년 MoMA의 ‘해체주의 건축전’ 이후에 등장한 건축적 경향을 검토하면서 현실 건축에서 실현될 수 있는 ‘제로화’ 기법들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결론 : 객체지향 건축의 준칙들」에서 하먼은 반직서주의적인 형식주의적 객체지향 건축과 관련하여 이 책에서 이루어진 논의에서 도출되는 원리들을 열일곱 가지로 정리하여 제시한다. 이 책은 건축과 철학 사이의 지속적인 대화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는 발언으로 마무리된다.
요컨대, 이 책은 OOO의 견지에서 건축미학적 관념들을 제시하는 동시에 20세기 건축 이론의 역사도 논의하고 있는 책이기에 OOO 철학 및 미학 이론에 관심이 있는 독자뿐만 아니라 건축 이론에 흥미가 있는 독자에게도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추천사

아론 비네가르(오슬로대학교 교수)
(Aron Vinegar)
건축과 철학 사이에서 섬세하게 통역할 뿐만 아니라, 더 도발적이게도, 칸트주의적인 미학적 형식주의를 재고하는 데 있어서 건축의 중심성을 옹호하는 주장도 펼치는 이 책은 복잡한 건축의 역사, 이론, 실제 그리고 비평에 기꺼이 몰입하려는 그레이엄 하먼의 의지 - 사실상 그의 즐거움 - 의 결과물이다. 하먼은 우리에게 형태, 기능 그리고 시간의 ‘제로화’에서 생겨나는 균열과 분열의 드라마로서의 건축에 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시한다.

마크 포스터 게이지(예일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Mark Foster Gage
그레이엄 하먼의 『건축과 객체』는 우리의 신흥 21세기 세계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 청사진임이 틀림없다. 인류, 실재 그리고 건조된 환경 사이의 관계를 재고함으로써 하먼은 범죄 현장에서 자외선을 비추듯이 우리에게 건축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들을 보여준다.

목차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7
서론 17

1장 건축가들과 그들의 철학자들 29
마르틴 하이데거 39
자크 데리다 57
질 들뢰즈 72
이 책의 기본 원리들 94

2장 형언할 수 없는 것 100
비트루비우스의 두 가지 측면 109
형태와 기능 116
형언할 수 없는 것 128
제로의 힘 142

3장 객체지향성 154
황야의 실재론 161
가변적인 윤곽을 갖춘 불가사의한 것들 172
내용을 밀어내는 형태 181

4장 건축의 미학적 중심성 197
예술과 감상자 199
예술의 세포적 구조 213
직서주의의 근본 문제 228

5장 건축적 세포 244
기능주의 254
형식주의 266
자율적인 기능 298
해체주의 이후 312

결론 : 객체지향 건축의 준칙들 330
참고문헌 337
인명 찾아보기 355
용어 찾아보기 362

본문중에서

건축의 이론적 측면은, 적어도 우리가 알고 있는 한, 그 역사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 주제에 관한 최초의 서적을 우리에게 남긴 사람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 카이사르 둘 다를 위해 작업했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입니다.
-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8쪽

칸트적 판본의 자율성은 대책 없이 협소하며, 건축은 우리에게 그 이유를 보여줄 독특한 위치에 있다. 이런 까닭에, 시, 비극 그리고 영화가 다른 시기에 다른 철학에 대해 그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건축이 미학 이론을 주도해야 한다.
- 서론, 25쪽

이 책에서 내가 주장할 것처럼 형태와 기능의 일반적인 이원론을 넘어서는 방법은 그것들을 제한 없는 관계들의 안개로 용해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항 모두를 탈관계화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이접보다 연결을, 명사보다 동사를, 생산물보다 과정을, 그리고 추정상의 정적 상태보다 역동성을 선호하는 동시대 담론의 경향을 거스르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런데 또한 나는 독자가 내가 제시하는 변론에 설득당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 1장 건축가들과 그들의 철학자들, 36쪽

건축물에서 사람들이 경험하는 소리, 질감 그리고 운동적 경로와 관련하여 본질적으로 오염된 것은 전혀 없다. 우리가 이해하게 되듯이, 인간이 단지 건축물을 경험함으로써 그것을 망칠 수 있는 역능을 갖추고 있다는 우려는 웃는 얼굴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슬픈 얼굴을 한 휴머니즘에 해당할 따름이다.
- 1장 건축가들과 그들의 철학자들, 56쪽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건축가 집단은 책을 저술하는 대학교수들로 거의 전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철학자 집단보다 조금 더 복합적이다. 건축물을 짓기만 하는 건축가들도 있고, 건축물을 지을 뿐만 아니라 글도 쓰는 건축가들도 있다. 건축물을 짓기를 희망하지만 결국에 실현되지 않은 프로젝트의 포트폴리오로 끝나는 건축가들도 있다.
- 2장 형언할 수 없는 것, 110쪽

사변적 실재론자들 사이에서 드러난 수많은 치명적인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공유한 점은 퀑탱 메이야수가 “상관주의”(“접근의 철학”이라는 나의 고유한 용어와 유사한 용어)라고 일컫는 것에 대한 확고한 반대였다. 상관주의자에 따르면 우리는 인간 사유 없는 세계도 세계 없는 인간 사유도 생각할 수 없고 오히려 단지 그 둘의 원초적 상관관계를 생각할 수 있을 뿐이다.
- 3장 객체지향성, 163쪽

근대 철학의 수많은 결점 중에는 직서주의에의 과도한 헌신이 있다. 직서주의적 입장은, 세계가 인간의 접근 너머에 현존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는 객체들에 성질들을 적절히 귀속시킴으로써 세계를 제대로 다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사실상 객체에 관해 다소 정확한 직서적 명제들을 구성하는 것은 전적으로 가능하며, 우리는 모두 정기적으로 이런 작업을 수행한다. 이것은 우리가 지식이라고 일컫는 것이며, 그리고 근대성은 지식에 대한 강박에 지나지 않는다.
- 4장 건축의 미학적 중심성, 228쪽

인간 주체와 비인간 객체는 우리가 그것들의 조합이나 혹은 그것들의 분리에 특별히 매혹되어야 할 만큼 우주의 대단히 독특하게 다른 항들이 아니다. 그렇지만 아이젠만은 대단한 모더니스트이고, 따라서 그는 한쪽을 지지하여 그린버그와 프리드에 합류함으로써 ‘객체’ 극을 그 두 극 중에서 더 중요한 것으로 간주한다.
- 5장 건축적 세포, 273~4쪽

건축에서 형식주의에 대한 사회정치적 비판들은 건축의 전제조건(건축이 행해야 하는 사회적 책무나 하부구조적 책무)과 관련되어 있을 뿐이다. 시가 세상을 구원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치적으로 의심스러운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형식주의는 정치적으로 의심스럽지 않다.
- 결론, 334쪽

저자소개

그레이엄 하먼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8

미합중국 아이오와 출신의 철학자이며 현재 로스엔젤레스 소재 남가주 건축대학교(SCI-Arc) 철학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9년에 시카고의 드폴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2000년부터 최근까지 카이로 소재 아메리칸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다. 현대 철학의 사변적 실재론 운동을 선도한 핵심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이데거와 라투르를 기반으로 하여 객체의 형이상학에 관해 연구함으로써 발전시킨 객체지향존재론(OOO) 덕분에 『아트 리뷰』에 의해 세계 예술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 100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었다.

·주요 저서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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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2

Kim Hyojin, 1962~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였으며 인류세 기후변화와 세계관의 변천사에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네트워크의 군주』(갈무리, 2019)와 『비유물론』(갈무리, 2020),『생명의 그물 속 자본주의』(갈무리, 2020), 『존재의 지도』(갈무리, 2020), 『객체들의 민주주의』(갈무리, 2021), 『브뤼노 라투르』(갈무리, 202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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