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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의 『연리지 사랑』은 크게 5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강병욱(월간『수필문학』 발행인)
김명희의 수필은 아름다움과 정의 세계이다. 어떤 사물이나 사건이든 그의 눈과 가슴을 거치면 아름다움으로 비치고 느껴지며 표현된다. 따뜻한 정으로 안아 녹이고 아름다운 향기와 빛으로 나타나게 하는 비법을 지니고 있다. 그의 수필은 문학수필의 정형이다.

김선기(문학평론가)
어떠한 문학 양식도 작가의 개성이 풍기지 않는 것은 없지만, 수필처럼 개성이 짙게 풍기고 노출되는 양식도 드물다. 김명희는 수필 문학의 정수를 잘 보여줬다. 그의 작품은 인생의 통찰과 달관으로 서정의 감미로움이 잘 드러나고, 지성의 섬광이 번득인다. 따라서 독자의 심경(心境)에 부딪혀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하고, 철리(哲理)의 심오한 명상에 잠기게 한다. 특히 김명희의 수필은 소설의 서사성(敍事性)과 시의 서정성을 차용(借用)하여 무한한 제재를 자유로운 형식으로 표현, 인생의 향기와 삶의 성찰을 미적 감각으로 풀어냈다. - 최한선(시인 / 전남도립대학교 교수)
프랑스 평론가 알베레스(Alberes, R.M.)는 ‘수필은 지성을 기반으로 한 정서적·신비적인 이미지로 쓰여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 수필은 서정의 감미로움과 입가에 스치는 미소와 벽을 뚫는 비평 정신이 있어야 한다. 수필은 자연과 인생을 관조하여 그 형상과 존재의 의미를 밝히고, 날카로운 지성으로 새로운 양상과 지향성을 명쾌하게 제시하는 문학이기 때문이다. 김명희의 수필 세계는 알베레스의 주장과 닿아 있다. 서정(抒情)과 서사(敍事)에 의한 정서적 감동과 흥미를 주면서 다른 문학 양식과의 상호 작용을 적절하게 포용하여 광활한 문학세계를 보여줬다.

1
타산지석(他山之石) 16
추억의 워낭소리 21
자원봉사를 하며 25
자연이 주는 지혜 29
요나의 기적 32
여자의 덕목 35
여름나기 39
엄마의 집 43
설날 의미 찾기 47
새 희망을 꿈꾸며 52
고향이 남쪽이랬지 56
긍정이 만드는 삶 60
2.
푸르른 청춘 강진 66
허브정원에서 69
울음바다가 되던 날 73
어머니의 기도 77
아버지와 김대중 대통령 81
여연 스님의 학위 수여식 참관기 85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90
잊을 수 없는 그 사람 94
한줄기 바람 99
평창올림픽 102
찔레꽃 피는 여름 106
3.
봄날은 간다 112
마음의 온도 115
남도의 겨울별미 120
안전 불감증의 나라 123
영랑문학제와 세계모란공원 … 127
어느 밤의 맹세 132
올벼신미 136
삶이란 이름의 열차 140
여유 있게 살아가기 144
달빛을 등불 삼아 148
마로니에공원 153
마스크대란 157
4.
연리지 162
안개비에 내 마음도 젖고 166
나를 더 강하게 한 것은 170
부부, 그 가파른 언덕 175
백운동 정원에서 179
사라진 사계(四季) 183
토굴 속 막걸리 187
하나님 도와주소서 191
문학의 길 195
문화예술대상을 수상하며 198
자꾸 생각나는 남자 201
가난한 상념 205
5.
우리 모두 손에 손잡고 210
마음에 빛을 담아 214
상화문학제에 다녀와서 219
은행나무 아래 미니콘서트 224
추수대동제 229
정겨운 풍경 언제까지일까 233
바르셀로나 구엘공원 237
무서운 세상 241
코로나와 사랑의 온도탑 246
라임카페 249
빈자리 252
첫돌맞이 예령이와 가족에게 256

타산지석(他山之石)
양어깨를 누르는 남다른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다. 군의원이란 직함을 달고 강진군의회에 입성한 이후 날마다 군정에 임하는 나의 소회가 그렇다. 하나라도 더 배우고 탐구하는 심정으로 나날이 새롭고 분주하다.
드디어 제7대 의회가 원 구성되고 의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된 뜻깊은 기회이다. 4박 5일의 일정의 국외연수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소중한 기회, 이를 통하여 전반기 의회 원 구성에 따른 의원 상호 간 화합된 분위기를 조성하고 의정 활동에 필요한 정책대안을 연구하며 강진군 의정을 충실히 할 것을 다짐하라 책정된 귀한 시간이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연수 길에 올랐다. 비록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연수 기간이었지만, 맡겨진 무거운 어깨의 짐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그곳과 우리 강진이 아울러 상생을 도모하는 기회가 아닌가. 두 지역이 접목할 수 있는 한 가지라도 더 배워가겠다는 부푼 생각과 열정으로 눈을 두리번거렸다.
쿠릴열도와 사할린, 그리고 우리의 동해와 태평양을 접한 일본 최북단에 자리한 섬이 홋카이도다. 일본 열도에서는 두 번째로 크고 세계에서는 21번째의 면적인 거대한 섬이기도 하다. 겨울의 평균 기온이 영하 8도 최저 기온은 영하 40도를 육박할 만큼이지만 그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역이용해 세계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곳이기도 하다. 그 홋카이도의 여정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삿포로에서의 이야기를 소개해 볼까 한다. 홋카이도의 도청 소재지인 삿포로에 들어서자 우선 반듯한 건물들과 도로가 인상적이었는데 이 삿포로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삿포로 시의회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삿포로 시의회는 68명의 의원으로 구성되어 총 10개의 지역구에서 선출된다고 하니 한 지역구당 6.8명의 의원이 선출된 셈이다. 적지 않은 숫자의 의원들이니 제 맡은 구역의 현황과 문제점들을 보다 세심히 살피지 않을까. 시의회 담당 직원의 안내로 본회의장과 각 위원회 위원장실을 안내받았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지한 담화가 오고 갔다. 그동안 독도 문제니, 종군 위안부 문제, 또한 빈발한 양국 간 반목의 골이 깊다면 깊던 한일 관계의 껄끄러움, 그 우려는 저 멀리 사라졌다. 마지막 친교의 자리에서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는 양국 의원들의 표정은 따뜻했다.
걸어서 몇 분 안 되는 거리에 자리한 오오도리 공원이다. 공원에 도착하자 적당한 습도를 지닌 시원한 바람이 먼저 우리를 반겼다. 유난히 시원한 여름 날씨로 전국의 피서 인파가 모이는 곳이라고 했다. 전형적인 삽상한 가을 날씨에다 오오도리 공원의 잔잔한 풍광이 우리의 피로를 저만큼 달아나게 했다. 명실상부 홋카이도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며 1.5km의 길이를 자랑하는 공원길은 도시경관 100선으로 선정되기도 했단다. 삿포로의 랜드마크인 오오도리 공원은 이미 국제도시 삿포로의 상징으로 등극되었다. 꽃, 미팅, 프런티어, 오아시스, 교류 등 5개의 테마 존으로 구성된 공원에서 구역별 조각들과 분수를 살피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캐나다 앨버타주, 미국의 매사추세츠주, 러시아의 사할린, 그리고 우리나라의 부산과 경상남도와 자매결연을 맺어 활발히 교류 중인 홋카이도의 상징인 오오도리 공원은 계절마다 열리는 축제를 자랑하는 곳이며 일본의 다양한 축제 중에서 가장 유명한 눈 축제가 매해 2월마다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한다. 절기 탓에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얼음 조각이 전시되어 관광객이 모여드는 삿포로의 백미를 직접 볼 수 없어서 유감이었다. 그동안 사진과 지인들의 여행담으로만 익히 들었던 오오도리 공원의 눈 축제, 그 규모와 아름다움의 위용을 직접 감상할 기회가 된다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해 보리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오오도리 공원 안쪽으로 들어서자 147.2m의 높이를 자랑하는 TV타워가 눈에 들어왔다. 밤에는 조명을 비춰서 야경이 대단하다는 TV타워는 삿포로의 상징적 존재이기도 하고, 현재 시간을 보여줘 지금 여기에서의 시간의 의미를 한 번 더 되돌려 생각해 보게 했다. 다음 코스는 붉은 벽돌로 되어 있는 도청 구청사로 500년 전 건물 그대로란다. 기념관 역시 500년 전 그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모습이 놀라웠다. 역대 장관과 시장, 도지사들의 사진들에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고 보전한 모습들, 너덜너덜한 오래된 광목천으로 덮인 의자에서 그곳의 역사가 생생히 보이는 듯했다. 새롭고 깨끗한 것만 선호하는 우리의 전형적인 특성과 달리 일본인들의 전통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긍지, 그리고 신념에 가깝도록 옛것을 수호하는 깨인 정신이 새삼 우리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했다.
다음으로 이동 도착한 곳은 오타루 운하이다. 오타루는 20세기 초반까지 무역 중심지였던 곳으로 지금은 그 역할이 미미해졌지만, 유리공예, 운하, 오르골당 등등으로 인한 고풍스럽고 낭만적인 거리의 분위기로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한 단골 휴양지란다. 1km가 조금 넘는 길이의 오타루 운하 산책로는 운하의 보존을 위해 한쪽만 매립돼 산책로로 활용되는데 이것으로 오늘날의 국제적인 관광지가 만들어졌다니. 게다가 오타루 시 운하 주변 살리기는 누구보다 주민이 중심이 되어 지금의 관광의 명소인 오타루 시를 만들었다니 더욱 감동적이었다. 운하는 그대로 지키면서도 그곳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편리함을 도모한 오타루 운하, 그 산책길을 걸으며 우리 강진군에서도 옛것을 다듬어 랜드마크로 내세울 천혜의 관광자원은 없는가 하고 홀로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대한민국의 남쪽 강진군과 일본 열도 최북단의 섬 북해도는 아름다운 풍광과 역사성을 갖춘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삿포로에서 머무는 동안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해 놓은 내 작은 수첩을 펼쳤다. 채 정리되지 않았지만, 깨알 같은 메모들이 여행의 소중한 밀알처럼 오달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