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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운

원제 : G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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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어른들의 세상은 나를 널빤지 아래로 떠밀어
악어들의 먹잇감으로 만들었다.”

꿈을 좇는 일이 악몽으로 변해버린 소녀의 핏빛 성장담

감각적이고도 흥미진진한 서사, 몰입감 넘치는 캐릭터, 시대적 주제의식까지,
새로운 페이지터너의 등장, 티파니 D. 잭슨 장편소설 국내 첫 출간!

2017년 청소년 범죄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혐의Allegedly》로 데뷔해 흑인 소녀 중심의 흥미진진한 서사로 각광받는 베스트셀러 작가 티파니 D. 잭슨의 네 번째 장편소설이자 인종차별·성차별·그루밍 성폭력의 본질을 꿰뚫는 수작 《그로운》이 국내에 처음 출간되었다.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기록했고 퍼블리셔스 위클리, 혼 북, 미국도서관협회 등에서 “신체적·성적·감정적 학대를 들여다보는 심장 뛰는 스릴러”이자 “이야기를 서서히 고통스럽게 쌓아나가며 충격적이고 오싹한 절정에 다다”르는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티파니 D. 잭슨은 월터 딘 마이어스상, 코레타 스콧 킹-존 스텝토 신인작가상을 수상했으며, 맬컴 엑스의 청년 시절을 다룬 소설 《맬컴 엑스의 각성The Awakening of Malcolm X》에 공저자로 참여할 만큼 필력을 인정받는 작가다.
열일곱 살 주인공 인챈티드 존스는 실력 있는 가수 지망생이자 수영 선수다. 맏언니로서 책임감 있게 네 동생을 돌보며, 흑인이라는 이유로 억측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백인이 대부분인 학교에서 모범적으로 생활한다. 전설적인 R&B 가수 코리 필즈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인챈티드를 유망주로 점찍고, 그녀는 코리와 투어를 떠나면서 가수로서 성공할 기회를 잡는다. 하지만 코리는 꿈과 사랑을 미끼 삼아 그녀를 정신적으로 지배해 성적인 착취와 폭력을 일삼는다. 코리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자 인챈티드는 유력한 살인 용의자가 된다.
《그로운》은 과거와 현재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비선형적인 플롯과 서스펜스 넘치는 서술로 코리를 죽인 범인이 누구이고 사건의 진상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하는 한편, 빠른 호흡과 속도감으로 결말을 향해 거침없이 치닫는 페이지터너다. 또한 열광과 두려움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며 탈출구를 쉽게 찾지 못하는 10대의 취약성을 아름답고도 사실적으로 그려낸 뛰어난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강간과 학대 혐의를 받아왔으며 미성년자 성착취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은 가수 R. 켈리의 사례를 차용한 이 소설은, 권력을 가진 남성의 범죄를 묵인하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세태를 지적함으로써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취약한 것은 잘못이 아니며, 취약한 사람도 강인할 수 있고, 어린 소녀들이 이 시기를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은 어른의 책임이다. 《그로운》은 이야기가 가진 힘을 통해 이 사실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게 한다. _‘옮긴이의 말’에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알았지? 이건 우리만 아는 비밀이야.”
괴물의 탄생에 일조하는 사회를 비추는 충격적인 거울,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문제작

지난 3월 9일 BBC 방송은 ‘제이팝의 제왕’ 故 쟈니 기타가와의 10대 아이돌 연습생 성착취를 폭로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60년 이상 남자 아이돌 육성을 주도한 그는 연예계 거물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성적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아이돌로 데뷔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기타가와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일본 언론과 기타가와의 경제적인 상호 의존, 대중의 침묵, 법률상의 한계 등이 피해자의 목소리를 차단했고, 기타가와는 사망할 때까지 기소되지 않았다. 이 사례는 《그로운》이 다루는 그루밍 성폭력 사건의 전말과 연관 지어볼 만하다.
2000만 장의 앨범을 팔아치운 슈퍼스타 코리 필즈는 오랜 기간 소녀들을 대상으로 강간, 폭행, 감금, 불법 촬영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망을 피해 다니며 명성을 유지한다. 그는 일반인을 단숨에 유명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권력과 어마어마한 경제력, 감미로운 목소리와 성적 매력, 인챈티드가 가난한 집에서 꿈을 펼치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 부모에 대한 반항심, 성인 남성과 만난다는 사실을 감추게 하는 수치심을 이용해 그녀를 자신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만들고 사회로부터 고립시킨다. 이 소설은 그루밍 성폭력이 “가해자가 피해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신뢰를 얻은 뒤” 행해지며 “피해자를 길들이고 가스라이팅을 일삼아 피해자의 정신상태를 지배”하는 범죄임을 통렬하게 보여준다.
인챈티드는 특히 흑인 여성 피해자의 증언을 믿지 않는 대중과 경찰, 코리에게서 이득을 보는 음악 업계의 묵인 때문에 코리의 폭력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피해자를 지원하며 코리의 실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단체 ‘코리 어나니머스’의 노력과 흑인 커뮤니티 윌앤드윌로우의 뒷받침에도, 그녀는 코리가 숨을 거두자 비로소 해방감을 느낀다. 《그로운》은 피해자의 행실을 탓하고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대신, 가해자를 늦지 않게 제대로 처벌하는 사회 시스템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 책의 내용은 조종당한 소녀들을 향한 노골적인 비판에 관한 것입니다. 죄를 저지른 장본인에게 책임을 묻는 일에 관한 것입니다. 피해자를 침묵시키고, 괴물의 탄생에 일조하고 그 괴물에게서 계속 이득을 보는 기업에 관한 것입니다. _‘작가의 말’에서

“우리는 백합으로 가득한 들판에 몇 없는 두 유색인 소녀다.”
차별의 한복판에 선 흑인 소녀의 성장통

인챈티드는 단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노래”하는 것이 소망이지만, 그녀의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백인이 절대다수인 파크우드고등학교는 “집중을 방해하는 머리 모양을 금지”한다는 복장 규정으로 헤어스타일에 담긴 흑인 문화를 부정한다. 그녀는 “드레드록스 머리를 밀어버리”지만 어쩐지 자신의 존재가 여전히 “사람들의 집중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인챈티드와 그녀의 라틴계 친구 가브리엘라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수군거리며, 비욘세와 아리아나 그란데를 빼고는 흑인 가수를 알지 못하는 학생들, 윌앤드윌로우에 소속된 부유한 흑인 친구들과 어울릴 때 느끼는 미묘한 이질감과 소외 또한 그녀의 일상에 빠지지 않는 요소다. “흑인 여자가 한 말을 그대로 믿는 대신 그 말이 틀렸음을 증명하느라 별짓을 다 하는” 경찰의 행태, 인챈티드가 ‘백인’이었다면 코리가 진즉에 “유치장에 갇혔을” 것이라는 서술은 그녀가 흑인으로서 겪는 차별과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이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가장 무시받는 사람은 흑인 여성이다. 미국에서 가장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은 흑인 여성이다. 미국에서 가장 방치되는 사람은 흑인 여성”이라는 맬켐 엑스의 말 또한 인챈티드의 처지를 집약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그녀는 “얼빠진 왕자가 굼뜨게 찾아오기 훨씬 전에 바다에서 스스로를 구”하는 인어공주처럼 타인의 시선을 개의치 않으며 코리에게 끔찍한 일을 당한 후에도 자신의 꿈을 집요하게 밀고 나간다. 인챈티드가 열정을 다해 노래하는 흑인 가수의 음악과 시적 묘사가 감동을 배가하며, “과거가 내 발목을 붙잡지 못하게” 할 거라는 그녀의 다짐은 자기 자신으로 살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나는 빙그르르 돌며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관객들이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친다. 그 모든 일을 겪은 뒤에도 나는 자유롭다. 다시 하늘을 나는 것 같다. 무대가 그리웠다. 무대 위에서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이 그리웠다. 다른 종류의 도취감이 느껴진다. _본문에서

추천사

혼 북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또 한 권의 책에서, 잭슨은 신체적·성적·감정적 학대를 들여다보는 심장 뛰는 스릴러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잭슨은 이야기를 서서히 고통스럽게 쌓아나가며 충격적이고 오싹한 절정에 다다른다

미국도서관협회 북리스트
잭슨의 글은 요즘 10대들을 위한 최고의 스릴러다.

애슐리 우드퍽(《네가 전부였던 시절When You Were Everything》의 저자)
그로운》은 권력과 천진함에 관해, 그리고 한 사회로서 우리가 누구를 구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지에 관해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매력적이고 교훈적이며 흥미진진한 책.

로리 할스 앤더슨(《샤우트Shout》의 저자)
포식자의 거미줄에 걸린 어린 소녀를 다룬 가슴 뛰고 강렬한 이 이야기는, 피해자를 전혀 돌보려 하지 않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충격적인 거울이다.

닉 스톤(《디어 마틴》 《잭팟Jackpot》의 저자)
아메리칸드림을 좇는 흑인 소녀들의 삶 면면을 이토록 완벽하게 그려낸 이야기는 지금껏 읽은 적이 없다.

도니엘 클레이턴(《미녀들The Belles》의 저자)
《그로운》은 대화하기 어려운 민감한 지점을 드러내며 흑인 여성 혐오와 강간 문화, 어린 흑인 소녀들의 취약함을 날카롭게 살핀다.

앤지 토머스(콘크리트 장미Concrete Rose》의 저자)
흑인 소녀들의 매혹적이고 강렬한 사랑 이야기이자, 이들이 천진함을 빈번히 강탈당하는 방식을 통렬하게 보여준다.

조예은(소설가)
분명 집에서 책을 펼쳤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스크린 앞이었다.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등장인물의 표정과 눈물이 손에 잡힐 듯 그려졌다. 보이지 않는 손에 멱살을 잡혀 나선형 계단의 밑바닥까지 끌려간다면 이런 기분일까? 주인공 인챈티드에게 벌어진 일과 그의 심리를 쫓아가는 이 똑똑한 소설은 강렬한 주제 의식은 물론 재미와 여운까지 보장한다.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가 고통스러울 만큼 부럽다.
홀린 듯한 독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최대한 많은 청소년들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이들이 어서 이 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추천사에 나의 진심이 담기길 바란다. 우리는 이 주제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 벽지 위에 흩뿌려진 비트 주스처럼 강렬하며 그 맛과 같이 씁쓸한 이야기를 자신 있게 권한다.

목차

PART 1
비트 주스 / 스윔 굿 / 새장에 갇힌 새는 노래해야 한다 / 마음을 울리는 노래 / 브라이트 아이즈 / 스타 탄생 / 영원한 친구 / 윌앤드윌로우 회의록 / VIP의 의미 / 해변족 / 미용실 대화 / 완전히 새로운 세상 / 생물 수업 / 영혼이 부딪칠 때 / 윌앤드윌로우 지역 모임 / 어떤 응급 상황입니까? / 구해줘 / 레슨 계획 / 날도둑 / 너의 눈 / 432,000초 / 집처럼 편안한 / 역사 / 수영 수업 / 유튜브 / 단체 채팅 / 댄스파티 / 사생활 / 제안 / 엄마의 통제

PART 2
비트 주스 2 / 신에게 맹세코 / 한때의 꿈 / 멀리사 / 티브이 논평 / 얼음통 / 동화가 끝나는 곳 / 목격자 진술 / 주스 팩 / 마찰 / 거절 / 단체 채팅: 합의 / 캔디 / 다 큰 / 연결 / 유리병 / 해파리 / 레디 플레이어 원 / 사건 파일 / 안전 확인 / 규칙 지키기 / 2분 / 얇은 벽 / 자매 / 도망 / 구조

PART 3
비트 주스 3 / 잠자는 숲속의 공주 / 미용실 대화 / 스쿨 데이즈 / 찬란하게 빛나는 / 법률 용어 / 자동차 여행 / 단체 채팅 / 섹스 비디오 / 비트 주스 4 / 심문 #1 / 대학 방문 / 윌앤드윌로우 회의록 / 심문 #2 / 가브리엘라는 누구인가? / 삶을 되찾는 방법

PART 4
비트 주스 5 / 피터 팬 / 천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 / 그 여자 / 진정한 영웅 / 기자회견 / 장례식 / 세상에 단 하나뿐인 / 기소 / 손님 /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 떠오르는 해를 보는 방법 / 재회 / 단체 채팅 / 물고기 내장 손질법 / 기록을 위해 본인 이름을 말해주십시오 / 공주는 자기 삶을 스스로 구해야 한다 / 진실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추천의 말

본문중에서

우리는 백합으로 가득한 들판에 몇 없는 두 유색인 소녀다. 갭은 학교를 통틀어 내 존재를 과도하게 설명하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 점이 자매 같은 편안함을 준다. 우리 모두에게. _43~44쪽

“정말 굉장할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 말이에요. 그러면 안 된다거나 동생 돌봐야 한다거나 청소하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고요.” _58쪽

이 집에 갇혀서 내가 낳지 않은 아이들을 돌보는 삶은 전혀 평범하지 않다. _66쪽

“좋아. 스튜디오의 규칙은 다음과 같아. 첫째,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아무도 몰라야 해. 이곳은 마법이 펼쳐지는 곳이고, 우리의 비밀을 누설해버려선 안 돼. 알겠어? 그러니 그 누구한테도, 네 어머니한테도 말하지 마.” _100쪽

나는 학교나 윌앤드윌로우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집에서도 오롯이 나 자신이 될 수 없는데, 내가 노래하길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껏 편하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할머니 댁이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코리와 함께 있으니 오래간만에 나다워지는 느낌이다. 평생 여기서 머물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_119쪽

따뜻하다. 어쩌면 그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 피부가 불타는 듯 뜨겁게 달아오르지만 그 불길 속에서 나는 편안하다. _121쪽

뒤돌아서 침실 안을, 그의 축 처진 몸을 바라본다. 그의 눈이 감겨 있다. 어쩌면 영원히. 그의 눈이 영원히 감겨 있기를 바란다. _154쪽

노래할 때마다 나는 다른 동물로 변신한다. 단단한 뼈가 하나도 없고 그저 물 위를 떠다니는 동물이다. 나는 내 몸 밖으로 날아오른다. 이 세상에 나처럼 운 좋은 여자애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가수의 사랑을 받는 소녀. 투어를 다니는 소녀. 모든 꿈이 이루어진 소녀. _156쪽

어젯밤에 나는 또 다른 코리를 만났다. 그렇게밖엔 설명할 수 없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술을 마시면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게 틀림없다. 술을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잠에서 깨어나면 그는 어젯밤에 벌어진 일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간절히 사과하며 나의 용서를 구할 것이다……. _176~177쪽

꺼진 핸드폰을 꼭 붙잡는다. 엄마에게 전화하고 싶진 않다. ‘거봐 내가 뭐랬어’ 류의 설교를 듣고 싶지 않다. 게다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계속 엄마에게 전화할 순 없다. 그럼 엄마는 계속 나를 어린애 취급할 것이다. 자유를 원한다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_177쪽

“내가 행복하길 바라지 않아? 지난밤에 나한테 그렇게 상처를 줘놓고?” _183쪽

문득 우리 집의 냄새와 비좁은 공간이 그리워진다. 세이지 태우는 냄새, 오븐 속에서 익어가는 로즈마리 냄새, 아빠가 면도한 뒤 바르는 로션 냄새. 셰이와 방을 나눠 쓰던 것마저 그립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갈 순 없다. 부모님은 아마 현관에서 날 막을 것이다. 내게 남은 유일한 공간은 코리의 곁이다. 게다가, 그는 나를 사랑한다. 그는 내가 필요하다. _216~217쪽

내가 그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면, 어쩌면, 정말 어쩌면, 그의 어두운 면을 없앨 수 있을지도 모른다. _228쪽

코리는 사랑이 힘든 거라고 말한다. 사랑은 복잡한 것이고, 노력이 많이 든다. 유명인을 사랑할 때는 규칙이 달라진다. 유명인은 압박을 심하게 받는다. 그의 여자친구로서 나는 그를 지지해야 한다. 두통을 일으키는 대신 이해심을 발휘할 것. 그래서 나는 그렇게 한다. 무대 왼쪽의 그림자 속에서 가슴이 터지도록 노래한다. 그에게 필요한 음식과 물, 공간을 기필코 충분히 제공한다. 그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고 있다. 이건 내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이다.
그저 규칙을 지키는 것. _237~238쪽

해변의 안전 요원들은 2분 동안 숨을 참을 수 있다. 직업 적성검사 항목에 들어 있다. 나도 그렇게 한다. 숨을 참는다. 그가 나를 때리기 직전에. _241쪽

한편 나는 빨리 성장하고, 그를 열렬히 사랑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노래할 수 있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어른들의 세상은 나를 널빤지 아래로 떠밀어 악어들의 먹잇감으로 만들었다. _357~358쪽

지금 난 행복해야 하지 않나? 내가 알았던 유일한 사랑이 나를 가장 잔인하게 고문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찢기고 무너지는 대신 안도해야 하지 않나? _368쪽

나는 항상 그가 변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누군가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를 바라거나 소망해서는 안 된다. _368쪽

“그 얼빠진 왕자가 굼뜨게 찾아오기 훨씬 전에 공주가 바다에서 스스로를 구했어. 자기 삶을 꼭 붙잡고서 누가 뭐라 생각하고 말하든 개의치 않았지. 다들 공주가 미쳤다고 생각할 때도 공주는 자기가 원하는 걸 했고, 다른 인물들은 그저 따를 수밖에 없었어. 네가 네 머리카락을 잘랐을 때처럼 말야. 너도 다른 사람 상관하지 않고 그냥 저질러버렸잖니! 넌 늘 배짱이 있었어. 그건 네 외가에서 물려준 거란다.” _391~392쪽

이 책의 내용은 권력 남용에 관한 것입니다. 성인 남성이 저지른 행동은 용서하고 어린 소녀의 실수는 나무라는 특정 패턴에 관한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조종당한 소녀들을 향한 노골적인 비판에 관한 것입니다. 죄를 저지른 장본인에게 책임을 묻는 일에 관한 것입니다. 피해자를 침묵시키고, 괴물의 탄생에 일조하고 그 괴물에게서 계속 이득을 보는 기업에 관한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피해자들이 용기를 낸 순간에 그들을 보호하고 도와야 함에도 절대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 관한 것입니다.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 애쓰는 소녀들에 관한 것이며, 누구에게나…… 양 부모가 다 있는 가정 출신의 소녀들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관한 것입니다. _‘작가의 말’에서

인챈티드는 자신이 “빨리 성장하고, 그를 열렬히 사랑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노래할 수 있기만을 바랐”으나 “어른들의 세상이 나를 널빤지 아래로 떠밀어 악어들의 먹잇감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의 취약했던 시기가 떠올랐다.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슴이 떨리면서도 현실적 한계를 느끼고 좌절하던, 이제는 다 큰 것 같은데 많은 것이 혼란스러워 갈팡질팡하던, 내 눈에는 한없이 어른으로만 보이던 이들의 관심과 애정이 고맙던 때. 취약한 것은 잘못이 아니며, 취약한 사람도 강인할 수 있고, 어린 소녀들이 이 시기를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은 어른의 책임이다. 《그로운》은 이야기가 가진 힘을 통해 이 사실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게 한다. _‘옮긴이의 말’에서

저자소개

티파니 D. 잭슨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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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작가에 대한 소개가 없습니다.

김하현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 뒤 지금은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식사에 대한 생각》,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결혼 시장》, 《이등 시민》, 《팩트의 감각》, 《미루기의 천재들》, 《분노와 애정》, 《화장실의 심리학》, 《여성 셰프 분투기》, 《뜨는 동네의 딜레마, 젠트리피케이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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