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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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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상수
  • 출판사 : 현대문학
  • 발행 : 2022년 01월 25일
  • 쪽수 : 104
  • ISBN : 9791167900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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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서른여덟 번째 출간!

서른여덟 번째 핀 시리즈 시집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는 첫 시집 『후르츠 캔디 버스』를 시작으로 『숙녀의 기분』과 『오늘 같이 있어』를 통해, 풍부한 감수성과 서사, 감각적이고 위트 있는 문장으로 공감을 이끌어냈던 박상수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시집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는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제약들로 인한 고립무원의 삶을 실패라고 단정 짓게 된 화자의 좌절과 불행, 슬픔을 딛고, 다시금 존재 증명의 의지를 다지는 스물한 편의 산문시와 ‘대중스타, 인물’이라는 주제로 생명력 넘치는 여성성을 보여주는 배우 주동우를 조명한 에세이로 묶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비정하고 가혹한 현실을 맞닥뜨린 자의 나지막한 발화-비탄과 통증의 언어, 희망의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한 번도 있는 그대로”(「메신저 백」) 자신을 받아준 적 없는 이 세계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분투노력해온 화자를 통해, 인간으로서 느끼게 되는 깊은 슬픔과 모멸감, 그로 인한 상처를 드러내는 시편들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군상의 모습과 저간의 사정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낯설지 않은 얼굴을 마주 보며, 그 신산한 마음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언제나 실패를 반복하는 “무용한 열매”(「어떤 일은 그냥 일어나기도 하지」)라 자책하면서도, 쓸모 있는 인간이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와 닮아 있어서다.
그러나 이야기 속 주인공의 진짜 삶은 고난 이후에 시작되기 마련이다. “여기까지인가봐”(「윤슬」)라고 힘없이 읊조리는 고단한 그때, 다행히 누군가가 “무서워하지 말”(「창백한 푸른 점」)라며 그의 손을 잡는다. 그 온기에 기대어 다시 살아갈 의지를 다지고, 자신을 “아프게 하는 것으로 세상을 벌주려 하”(「어떤 일은 그냥 일어나기도 하지」)기보다 “양손을 활짝 펼”(「다하지 못한 마음」)쳐 스스로를 껴안아 일으킬 극복의 힘을 얻는다.
“힘이 없어서 스스로 세질 수밖에 없는 존재의 목소리를 채집”(박연준)해온 박상수 시인의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는 “기나긴 훼손”(「증명할 수 없는 사람」)의 시간을 보내온 화자를 혼자로 내버려두지 않는, 화자의 목소리에 제 목소리를 보태어 용기를 전하려는 이들의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통해, 따뜻한 시적 감동을 전하는 시집이다.

출판사 서평

■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현대문학의 대표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서른여덟 번째 시집 박상수의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를 출간한다.
서른여덟 번째 핀 시리즈의 주인공은 2000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섬세한 감성과 발랄한 언어, “작고 여릿한 목소리로 인생의 가장 무거운 것에 대해 말”(박연준)해온 박상수 시인이다.
오은경 시인으로 시작한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Ⅶ』에는 박상수 시인과 더불어 장수진, 이근화, 이혜미, 서효인 시인이 함께해,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시 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 핀 시리즈 공통 테마 에세이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에 붙인 에세이는 시인의 내면을 구체적으로 심도 있게 비춰주는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 독자들이 시인에게 한 걸음 다가서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통 테마라는 즐거운 연결고리로 다른 에세이들과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고유한 정서를 드러내는 이 에세이는 독자들에게 시인 자신의 깊숙한 내면세계로의 초대라는 점에서 핀 시선만의 특징으로 꼽게 된다. 이번 볼륨의 주제 혹은 테마는 ‘대중 스타, 인물’이다.
박상수 시인의 에세이 「나의 디바 주동우」는 특유의 활기찬 에너지와 생명력으로 상대의 아픔을 치유하는 뮤즈 주동우라는 중국 배우를 모티프로, 여성 화자의 연약함 속에 숨겨진 힘과 그것이 이끌어내는 삶의 가치에 대해 우회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여성 화자의 시선을 통해 보다 자유로운 내면의 표현과 편안한 호흡의 시작詩作이 가능해졌다는 시인의 고백은 큰 호소력을 발휘하며 그의 시세계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해준다.

■ 현대문학 × 아티스트 채지민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특색을 갖춰 이목을 집중시키는 핀 시리즈 시인선의 이번 시집의 표지 작품은 최근 건축적 요소를 통한 공간성 위에 인물과 상황의 어긋난 이미지 등을 초현실적으로 재구성한 화면을 보여주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채지민 작가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시인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시편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시와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목차

1부
기차를 타고 밤 약속 11
월동준비 14
안개 숲 16
기울기 18
무호흡 22
메신저 백 24

2부
트랙B -재계약 31
착한 사람 34
창백한 푸른 점 38
작은 선물 40
한 줌의 사람 42
윤슬 46

3부
여름 수국 별장 51
증명할 수 없는 사람 54
어떤 일은 그냥 일어나기도 하지 58
원데이 홀로 클래스 62
다하지 못한 마음 64
가을빛 일요일의 마당 68

4부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 73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이야기 76
들어줄게 너의 이야기를 78

에세이 : 나의 디바 주동우 85

본문중에서

내가 여기 살아남은 건 여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아직 이곳이 저를 죽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나는 아직 있어요 나날이 가벼워지고 있어요-「월동 준비」 부분

오래 헤매는 마음으로 시내까지 나가서 아무나 떠나는 사람을 배웅하고 돌아오면 불을 끄고 벽에 기대어 선잠을 잤다 (……) 몸을 떨며 사랑했던 것들을 무대 위로 올리는 밤, 그 많은 것들이 전부 사람의 얼굴이어서 나는 어느 쪽으로도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안개 숲」 부분

아이야, 나는 네가 웃기를 바라지만 네가 찾는 산호 조각은 여기 없을 거야, 가장 작은 등과 무릎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갈 수 없겠지, 아니 갈 수 있겠지 흔들려도 갈 수 있기도 하겠지, 숨 쉬어 철제 의자에 묶인 진공 속에서, 숨 쉬어 조금 부족한 공기 속에서, 언제나 조금 부족한, 살아 있다는 기분.-「무호흡」 부분

언제든 밀려날 수 있는 한 줌의 사람, 너는 한 줌의 사람으로서 간청한다 너는 한 줌의 사람으로서 쓸개를 내놓고 애원한다 너는 한 줌의 사람으로서 네가 얼마나 불행한 한 줌인지 증명하려다가 알게 된다 네가 마침내 뼛속까지 그렇게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한 줌의 사람」 부분

어떤 일은 그냥 일어나기도 하는 거니까, 그 일들이 너를 미워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니까, 이제 너를 아프게 하는 것으로 세상을 벌주려 하지 말아, 올겨울에는 연탄난로 곁에서 같이 얼린 홍시를 나눠 먹어야지-「어떤 일은 그냥 일어나기도 하지」 부분

너에게 나는 다하지 못한 마음, 꽉 차올랐지만 더 채울 수 없어서 슬픈, 우린 절대 없는 것으로 서로를 그리워하지 말자, 없어진 것, 없는 사람, 없는 마음, 평생 그것을 생각하며 뒤에 남는 사람이 되지 않기로 하자, 한 사람에게 다하지 못한 마음, 다했는데도 끝내 그리워지는 이 마음과,-「다하지 못한 마음」 부분

여기 남기로 선택해서 너의 목소리는 이야기가 된 거야, 여전히 너는 어둡고, 마침내 실패했고, 실패한 것은 작은 사건일 뿐 눈을 가리는 진실은 아닌 거라고, 내가 여기 있을게 올드팝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생각으로 흘러가겠지만, 이제 우리 이 긴 겨울을 같이 흘러가자 오각형으로 팔각형으로, 꺾어지고 굽혀지다가 다른 세계와 섞이고 가늘어지고 결정이 되고 눈발이 되어서 다 잊어버린 사람들의 머리 위로 조금씩 흩날리기로 하자 웬 검은 눈이 내린다고, 아주 긴 오지의 시간여행을 해온 눈이라고, 사람들은 입술을 모으겠지만 볼주머니에 도토리 열 개는 집어넣은 다람쥐의 마음으로 울지도 웃지도 않으면서 내가 너의 목소리에 목소리를 덧댈게 너를 절대 혼잣말로 두지는 않을게-「들어줄게 너의 이야기를」 부분

어쩔 수 없는 실패, 그 이후에도 삶이 있음을 증명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때에도 조금 울겠지. 그러나 훨씬 담담하게 울 수 있게 되겠지. 시를 통해 여성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게 되면서 비로소 온전한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더 자유롭게 나를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더 자주 울고, 더 자주 나의 취약함과 연약함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 나의 시를 읽고 여기 ‘진정한 여성’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왜 당사자도 아니면서 여성의 목소리를 빼앗느냐고 묻는다면 더더욱 대답할 말이 없다. 다만, 적어도 나는 시를 쓸 때, 비로소 진짜 나 같았다, 라는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화자는 쉽게 사랑받을 수 없는 말투와 생각과 행동을 가졌지만 그것 또한 나다. 나는 조금씩 내 안의 여성성을 찾아서 움직여왔다고 생각한다. 그 여성성은 내 안의 생명력이었다고 믿는다. 실패를 반복하지만 실패 이후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가는 주동우를 생각하며, 그녀가 연기한 인물들을 기억하며 나는 내 안의 여성성과 함께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싶다.
-에세이 「나의 디바 주동우」 부분

저자소개

박상수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74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김혜순 시의 히스테리적 상상체계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동서문학'에 시, 2004년 '현대문학'에 평론으로 등단했다. 시의 아름다움과 외설성에 관심이 많으며 한국 여성시의 자산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 현재는 명지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시 창작을 가르치는 한편, 시 쓰기와 평론 활동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시집 『후르츠 캔디 버스』 『숙녀의 기분』 『오늘 같이 있어』가 있으며, 〈김종삼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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