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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라스의 말 : 중단된 열정,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양장]

원제 : La Passion Suspendue. Entretiens Avec Leopoldina Pallotta Della To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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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연인』『태평양을 막는 제방』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
말년의 인터뷰 너머, 거장의 속되고도 진실한 삶

“뒤라스의 삶의 궤적은 언제나 나를 압도한다.”
_백수린(소설가)

“수년간, 여성의 위반은 시에 국한되어 표현돼왔어요.
내가 그걸 소설로 이동시켰죠.
내가 한 많은 것들은 혁신적이에요.”
_마르그리트 뒤라스

출판사 서평

“뒤라스의 삶의 궤적은 언제나 나를 압도한다.”
_백수린(소설가)

“수년간, 여성의 위반은 시에 국한되어 표현돼왔어요.
내가 그걸 소설로 이동시켰죠.
내가 한 많은 것들은 혁신적이에요.”
_마르그리트 뒤라스

“나는 오직 두 경우에만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자살하거나, 글을 쓰거나”
글쓰기를 둘러싼 작가의 내밀한 고백

작가의 삶이 작품과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경험은 작품 세계 전반을 지배하는 원체험이 되기도 한다. 뒤라스 또한 예외가 아니며 그의 글에 반복되는 불가능한 사랑과 지독한 상실, 고통과 불안은 작가의 자전적 경험과 맞닿아 있다. 가령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서의 출생, 집안의 몰락, 어머니와의 애증 관계, 레지스탕스 활동, 38세 연하의 연인과의 사랑 등 작품 곳곳에 흔적을 드리운 그의 삶은 작가의 육성으로 생생히 재생되며, 이런 언급은 일종의 코멘터리로 기능하면서 뒤라스의 세계에 한 발짝 다가서게 한다. 특히 인도차이나에 머물던 유년시절에 경험한 에로티시즘을 토로하는 대목은 『연인』의 성적인 묘사만큼이나 과감하고, 알코올중독 경험은 작가가 마주했던 지독한 외로움과 연약한 내면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

감정을 넘어 비인격적이고, 맹목적인.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난 그 남자의 나에 대한 사랑이, 철저히 모호한 우리의 관계에 자극받아 번번이 타오르는 그 에로티시즘이 좋았어요.
_65~66쪽

난 이제 술이라면 사람을 알듯, 알아요. (…) 지금까지 세 차례나 술을 끊었다가 다시 입에 대기를 반복했어요. 결정적으로 뇌이에 있는 미국 병원에 입원해서 3주 가까이 환영과 정신착란에 시달리며 비명으로 나날을 보낸 후에야,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죠.
그 후로 7년이 지났지만, 난 알아요, 당장 내일에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걸. (…)
알코올은 고독이란 유령을 미화시켜요. 이곳에 없는 ‘타인’을 대신해주고 오래전, 어느 날, 우리 안 깊숙이 팬 구멍을 메워주죠.
_181~182쪽

하지만 『뒤라스의 말』의 진가는 작가의 사생활에 대한 즉물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것을 넘어, 그의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과 작품 사이의 유기적 관계들을 보여주는 데 있다. 토레는 작가의 삶에 물리적, 정신적으로 영향을 끼친 주요 사건들과 그 사건들에서 파생된 작품들을 살피고, 각 사건과 사건, 작품과 작품의 상관관계-문학, 영화, 연극 등 표현 양식을 넘나들며, 다른 작품들을 대체하거나 확장하는 또 다른 작품들-를 되짚는다. 동성애자였던 얀과의 만남은 『파란 눈 검은 머리』의 모태가 되고, 이 모티프는 그의 다른 소설 『죽음의 병』과 동명의 연극에도 반복, 변주되는 과정을 질문하는 식이다. 인물 구축, 장소, 대사, 시제 등 소설 창작의 여러 요소뿐 아니라 비평, 수상, 독자 등 책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이야기 또한 빠질 수 없다. 무엇보다 방대한 주제가 망라되는 대화를 관통하는 것은 뒤라스의 글쓰기를 향한 욕망과 이를 통한 구원, 새로운 글쓰기를 향한 열정이다. 뒤라스는 “침묵과 부재로 이루어진 글은 어쩔 수 없이 작가를 내면 속으로 내동댕이”치지만, 글쓰기란 매번 앞서의 문체를 깨뜨리고 새로운 문체를 창조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라고 역설한다.

여성의 삶을 소재로 한, 당대의 규범을 뛰어넘는 글쓰기
정치, 여성 문제, 문학의 역할 등 사회적 이슈를 보는 명민한 시각

여성의 욕망과 사랑을 드러내는 데 어떤 제한도 두지 않고, 오직 문체의 실험을 통해서 써 내려간 뒤라스의 작품은 종종 ‘여성적 글쓰기’의 전범으로 꼽히며, 그의 문학에 나타난 광기와 불안은 줄리아 크리스테바 등 후기구조주의 페미니스트들에게 분석 대상이 되어왔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에 대해 뒤라스는 자신의 작품이 특정 주의로 설명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문학계에서 여성적인 것들이 폄하되었던 맥락에 의문을 표한다. 즉 그는 자전적 소재, 욕망의 고백, 실현 불가능한 절대적 사랑의 추구 등 평론가들에게 ‘여성적인 것’으로 치부된 것들을 ‘여성의 위반’이라는 새로운 의미로 격상시키고, 전통적 소설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기법의 소설, 창조되는 단계의 열린 소설을 고민하는 것이다. 뒤라스 소설의 인장으로 꼽히는 ‘형식’은 오랫동안 욕망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금지된 ‘여성’ 작가로서, 그가자신과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찾은 자구책인지도 모른다.

내가 글을 쓰는 다른 여성들과 가까운 기분을 느낀다면, 그건 문학계의 ‘앙팡 테리블’이 된 기분이 드는 방식 때문이에요. 평론가들은 늘 어떤 여성적인 영역에서 비롯되는 모든 것들을 비난했거든요. 사랑의 테마나 고백, 자전적 소재 등. 수년간, 여성의 위반은 시에 국한되어 표현돼왔어요. 내가 그걸 소설로 이동시켰죠. 내가 한 많은 것들은 혁신적이에요.
_114쪽

『뒤라스의 말』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은 ‘작가 뒤라스’뿐 아니라 고독의 불가피함과 생의 비극을 사유하는 철학자, 전쟁과 나치에 맞선 레지스탕스, 공론장에 뛰어든 저널리스트, 영화를 보는 엄격한 예술관을 가진 평론가, 여성 작가가 발 디딘 기울어진 운동장을 비판하는 페미니스트 등 인간 뒤라스의 다채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연인』 『태평양을 막는 제방』을 잊을 수 없는 독자들, 이들 작품에 그늘을 드리운 작가의 초상이 궁금한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목차

서문┃레오폴디나 팔로타 델라 토레
유년시절
파리지엔느 시절
글쓰기의 여정
텍스트 분석에 대하여
문학
비평과 독자
인물 묘사에 대하여
영화
연극
열정과 알코올
여성
장소들
프랑스어판 옮긴이의 말
한국어판 옮긴이의 말
연보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책은 세상의 빛을 보기 전까지는, 태어나고 밖으로 나오기를 두려워하는 비정형의 무엇이에요. 우리 안에 간직된 채, 피로와 침묵과 느림과 고독을 한탄하는 존재라고 할까요. 하지만 일단 세상에 나오면 그 모든 것이 일거에, 사라져버리죠.
_80~81쪽

모든 작가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자기 자신에 관해 써요. 그들 인생의 핵심 사건인 그들에 대해. 마찬가지로 작가가 언뜻 그에게 낯선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그건 늘 그의 자아, 그의 강박과 연관돼 있죠. 마찬가지로 꿈도-프로이트가 말했듯-우리의 에고이즘만을 드러낼 뿐이고요.
_95쪽

여성은 오래전부터 침묵, 즉 자신에 대한 인식,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능력과 자연스럽고 내밀하게 연관돼 있었어요. 이것이 구조적으로 관념적이고 이론적인 지식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남성의 글쓰기에 결여된, 진정성으로 여성을 이끌었죠.
_100쪽

두 대스타와 함께 클리셰를 전복시키며 영화를 찍는다는 게 좋았어요. 카메라가 그들의 다리며 얼굴이며 가슴에 머물지 않고서, 몸을 뒤에서 찍거나 손만 보여주는 식이었죠.
그동안 낭비된 나머지 익숙해진 여성성에 기대지 않고서, 여성의 리듬을 존중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두 배우와도 그렇게 합의했고, 여자들끼리의 그 의기투합은 내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죠.
_160쪽

살면서 종종 내가 존재하지 않는-어떤 모델도 레퍼런스도 전무후무한-듯한 기분을 느껴요. 늘 내가 있고 싶은 곳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곳을 찾아 헤매고, 늘 지각하고, 늘 남들이 즐기는 걸 즐기지 못하는 기분. 그런데 이제는 이 복합성이 마음에 들어요. 우리는 늘 우리 본연의 모습인 단일성에 도달하기 위해 기를 쓰지만, 우리의 풍요로움은 바로 그 범람에 있는 거예요.
_185~186쪽

나는 어떤 면에서는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고통을 경험했어요. 다른 모든 여성들처럼, 일에서 벗어나 휴식할 때 나를 곁에 두고 싶어 하거나 그냥 내가 집에 있기를 바라는 남자 곁에서 지치고 지겨워졌죠.
많은 경우 내가 글을 쓰는 곳은 바로, 집이고 부엌이었어요. 집에서 나간 남자들이 남긴 빈자리가 좋아지기 시작했죠. 거기서 비로소 생각을 할 수 있었거나, 아니면 결과적으로 마찬가지지만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_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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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마르그리트 뒤라스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140404

본명 마르그리트 도나디외Marguerite Donnadieu. 1914년,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인도차이나의 도시 지아딘에서 태어났다. 1921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프랑스어 교사인 어머니의 인사이동에 따라 두 오빠와 함께 동남아시아 곳곳으로 이사를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32년 프랑스로 귀국해 소르본대학에서 수학, 정치학과 법학을 공부하고 1943년 첫 소설 『철면피들』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이차대전중에는 훗날 프랑스의 대통령이 될 프랑수아 미테랑과 함께 레지스탕스로서 활동하고, 종전 후에도 알제리전쟁 반대운동과 68혁명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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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폴디나 팔로타 델라 토레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Leopoldina Pallotta della Torre
이탈리아의 저널리스트로 〈스탐파〉 〈레푸블리카〉 등에 기고해왔다. 1990년대에 독일로 이주하여 베르톨트 브레히트 극단에서 극작가로 일했다. 뒤라스의 『연인』을 읽은 뒤 그에 관한 책을 쓰기로 결심하고 1987~1989년 이 책을 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소설 『슬퍼하지 마Non essere triste』를 쓰기도 했다.

장소미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3대학에서 영화문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부영사』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미셸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 『복종』, 로맹 가리의 『죽은 자들의 포도주』, 파울로 코엘료의 『히피』, 브누아 필리퐁의 『루거 총을 든 할머니』, 에르베 기베르의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조제프 인카르도나의 『열기』, 안 이카르의 『날개 꺾인 너여도 괜찮아』, 베르나르 키리니의 『아주 특별한 컬렉션』, 필립 지앙의 『엘르』, 필립 베송의 『이런 사랑』 『10월의 아이』 『포기의 순간』, 마르크 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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