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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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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돈키호테』를 성찰하며 돈키호테가 추구하는 ‘개인주의 탈피와 물질주의 지양 그리고 그의 불굴의 의지’를 따라야 할 모범적 정신으로 제시하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에세이가 을유세계문학전집 90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이 에세이는 ‘니체 이후 최고의 작가’라 불리는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원천이 되는 작품으로, 오르테가는 돈키호테라는 영웅을 통해 ‘세상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는 길’을 제시한다.

    출판사 서평

    지식과 문학 사이의 교량이 되어 준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에세이

    이 책은 『돈키호테』를 해설하거나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돈키호테주의(세르반테스주의)를 다룬다. 오르테가 이 가세트 당시의 스페인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땅이었다. 과거를 존중하고 전통을 지키려는 보수적 태도가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과거를 박제화해 놓고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오르테가는 이것을 반동주의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반동주의는 과거를 불러내어 현재를 지배하게 한다. 오르테가는 돈키호테를 통해 반동주의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한다. 돈키호테는 새롭게 탄생한 근대의 영웅이다. 그는 피상적이고 표층적인 근대적 인식론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괴물인 풍차를 향해 돌격하고 마에세 페드로의 인형들과 싸운다. 비록 놀림의 대상이 되는 비극적 삶이지만 그는 자신을 둘러싼 물질성과 속물성에 맞서 이상을 찾고, 근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심층의 세계를 살아간다. 그리고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지 않고 모험에 뛰어들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진정한 ‘나’가 된다. 내면에 영웅의 잔재를 품고 있는 인간의 삶은 불투명한 미래에 맞서 싸우는 투쟁의 연속이다. 오르테가는 돈키호테에 스페인의 운명을 투사하면서, 현실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자신의 세계를 만든 돈키호테처럼 스페인이 역사의 전설을 힘차게 부르길 소망한다.

    ‘니체 이후 최고의 작가’라 불리는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원천이 되는 작품

    논리 정연한 철학이 부족했던 스페인의 종교적 배타성과 자폐성이 근대로의 진입로를 막았다고 주장한 오르테가는 독일의 합리주의와 현상학 등을 소개하며 보수와 진보, 내륙과 해안, 신앙과 이성 등으로 갈라진 ‘두 개의 스페인’ 사이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리고 그런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돈키호테주의다.
    오르테가는 문화평론지에 인문학적 성찰이 넘치는 대중적인 글을 발표하여 전 세계 수많은 독자를 매료시켰고, 그의 사상은 조국인 스페인에서보다 국제적으로 더 명성을 떨쳤으며, 토마스 만, 헤르만 헤세, 알베르 카뮈 등 위대한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좌·우파 모두에게 경원시되면서 사회적, 학문적으로 고립되었다. 그의 작품들이 국내에서 의도적으로 무시당하고 그의 대학 교수 복직도 허가되지 않았지만, 그는 인문학연구소를 설립해 학생들과 자유주의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강의했고, 세계 곳곳에서 초청되어 강연했다. 오르테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그의 유해가 장지로 향하는 동안 수많은 학생이 그 뒤를 따랐는데, 이는 프랑코 독재에 저항하는 최초의 시위였다고 한다.
    ‘두 개의 스페인’이라는 말이 비단 남의 나라에만 해당하는 말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보수와 진보 및 지역 간의 갈등이 만연한 지금의 우리 사회에 이 작품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400여 년 전 시대를 대표하던 한 ‘사상가’의 목소리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던 ‘어른’의 목소리가 현재의 우리에게도 필요한 이유다.

    “지중해를 항해하던 뱃사람들은 세이렌이 유혹하는 치명적인 노랫소리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단 하나의 방법만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것은 그에 맞서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이 작품의 한 구절이다. 이 구절의 마지막 문장은 돈키호테가 세상을 대하는 자세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돈키호테가 추구하는 ‘개인주의 탈피와 물질주의 지양 그리고 그의 불굴의 의지’를 따라야 할 모범적 정신으로 제시하며 스페인이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17세기, 돈키호테의 시대에서 그다지 나아진 것 없이 물질만 풍부해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철학에세이는 ‘세상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는 길’을 안내해 준다. 그리고 성찰의 시간에 목말라하는 독자들의 목을 축여 준다.
    이 작품은 이미 여러 언어권에서 번역되었는데, 역자는 타 언어권의 번역서들보다 풍부하고 상세한 주석과 통찰이 돋보이는 해설을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현재를 명료하게 볼 수 있게 해 주는 ‘돈키호테 성찰하기’

    오르테가에게 돈키호테는 근대적 고뇌에 사로잡힌 고독한 그리스도의 슬픈 패러디다. 그는 “과거의 사상적 빈곤, 현재의 천박함 그리고 미래의 신랄한 적대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스페인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을 때마다 그들 사이로 돈키호테가 강림한다”고 말한다. 훌리안 마리아스의 해설대로, 이 문장은 작가가 스페인의 환경이라는 시점에서 이 책의 주제를 정당화하는 말이다. 스페인 사람들이 공유하는 연결 고리이자 스페인이 맞을 운명의 열쇠인 돈키호테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환경을 이해하는 동시에 새로운 스페인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오르테가는 스페인이라는 ‘상황’에서 세르반테스가 어떻게 사물에 접근하고, 그것을 심화시키는 새로운 방법으로서 문체를 창조했는지 연구한다. 이는 『돈키호테』가 피상적이라는 편견을 깨고 ‘소설로서의 심층’을 보여 줌으로 써 스페인에 고질적으로 결여되어 있다고 비판받아 온 개념을 정립하려는 노력이다. 따라서 『돈키호테 성찰』에서 『돈키호테』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분석의 대상이 아니라 ‘구원’의 대상이 된다. 또한 이 작품은 세르반테스 시대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명료하게 보기 위한 것이다. - 신정환, 「해설」 중에서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니체 이후 유럽 최고의 작가일 것이다. - 알베르 카뮈

    목차

    독자……

    예비 성찰
    1. 숲
    2. 심층과 표층
    3. 시냇물과 꾀꼬리
    4. 배후 세계
    5. 왕정복고기와 박식함
    6. 지중해 문화
    7. 이탈리아 대위가 괴테에게 말한 것
    8. 표범 혹은 감각론
    9. 사물과 그것의 의미
    10. 개념
    11. 문화 - 확실성
    12. 명령으로 부과되는 빛
    13. 통합
    14. 비유어
    15. 애국심 비평

    첫 번째 성찰 - 소설에 대한 간략한 고찰
    1. 문학 장르
    2. 모범 소설
    3. 서사시
    4. 과거의 시
    5. 음유 시인
    6. 헬레네와 보바리 부인
    7. 역사의 효모인 신화
    8. 기사도 이야기
    9. 마에세 페드로의 인형극
    10. 시와 실재
    11. 신화의 효모인 실재
    12. 풍차
    13. 리얼리즘 시
    14. 풍자극
    15. 영웅
    16. 서정성의 개입
    17. 비극(La tragedia)
    18. 희극(La comedia)
    19. 희비극(La tragicomedia)
    20. 플로베르, 세르반테스, 다윈
    훌리안 마리아스의 후기(Nota Final)


    해설 돈키호테에게 스페인의 길을 묻다
    판본 소개
    오르테가 이 가세트 연보

    본문중에서

    나무들은 숲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사실 그 덕분에 숲이 존재한다. 눈에 드러난 나무들의 사명은 다른 나무들을 감추는 것이고,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안 보이는 다른 풍경을 숨겨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숲속에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감추어져 있다는 불가시성이 순전히 부정적인 성격을 가진 것만은 아니다. 그것이 하나의 사물에 흘러내리면 사물을 변형시키고 거기서 새로운 사물을 만들어 내는 긍정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앞의 구절이 말하듯 숲을 보려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숲은 그 모습 그대로 잠재해 있는 것이다. -50쪽

    여기서 말하는 신비주의는 우리가 빛바랜 색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할 때의 신비주의보다 더 심오한 것이 아니다. 빛바랜 색을 보고 있다고 말할 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정확히 무슨 색인가? 우리는 한때 더 진했던 푸른색을 염두에 둔 채 바로 눈앞에 있는 푸른색을 보고 있다. 이처럼 현재의 색깔을 한때 그러했던 과거의 것과 함께 보는 것은 거울을 통해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능동적 시각인데, 이것이 바로 ‘이데아’이다. 한 색깔의 퇴락 혹은 퇴색은 그것이 겪게 되는 새로운 가상의 성질로서 일시적 심층성과 같은 무언가를 부여한다. 굳이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순간적으로 한눈에 그 색깔과 역사, 그것이 생생했던 시간과 현재의 쇠락을 발견한다. 그리고 우리 안의 무언가가 곧바로 그 몰락과 쇠퇴의 운동을 반복하는데, 이는 왜 우리가 빛바랜 색깔 앞에서 우울해지는지를 설명해 준다. -60쪽

    우리는 단순히 감각 기관들을 지탱하는 몸뚱이로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감촉을 느끼고, 맛보며, 신체적 쾌락과 고통을 느낀다. 일종의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는 다음과 같은 고티에의 말을 반복한다. “외부 세계는 우리만을 위해 존재한다.”
    외부 세계라! 그렇다면 비록 감각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더 심층적인 영역에 있는 세계 역시 주체가 볼 때에는 외부 세계가 아니던가? 의심할 여지없이, 그것이 외부 세계일 뿐만 아니라 더욱 고도의 외부 세계라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관념성이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얻어지는 데 반해 리얼리티, 즉 실재는 감각들의 틈새를 뚫고 들어와 야수나 표범처럼 난폭하게 우리를 덮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러한 외부의 침입이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게 만들고, 우리 내면을 텅텅 비게 하며, 이로 인해 우리는 결국 사물의 무리들이 드나드는 통로에 불과한 존재로 전락할 위험에 직면하는 것이다. 감각의 지배는 이처럼 내면의 힘을 상실하게 만든다. -81쪽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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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의 20세기 대표적 철학자이자 탁월한 문화비평가로, 스페인의 근대성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최초의 철학자로 간주된다. 대중문화 연구에 큰 영향력을 미친 그는 스페인 마드리드 센트랄대학교에서 스물한 살의 나이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독일의 마르부르크대학교에서 칸트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헤르만 코헨을 만나 신칸트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훗날 현상학을 접하고 신칸트학파의 관념론에 비판적 관점을 갖게 된다. 1912년부터 마드리드 센트랄대학교 형이상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을 설파했고, 문화평론지 『레비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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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대학교(Complutense)에서 중남미 문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대 스페인어통번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두 개의 스페인』(공저), 『라틴아메리카 문화의 이해』(공저), 『환멸의 세계와 매혹의 언어』(공저), 『지중해, 문명의 바다를 가다』(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는 『돈키호테의 지혜』, 『세르반테스 모범 소설』(공역), 『히스패닉 세계』(공역), 『마술적 사실주의』(공역) 등이 있다. 스페인·중남미 문학과 바로크 미학을 중심으로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한국바로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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