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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음부 [양장]

원제 : PUBIS ANGEL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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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50년 만에 부활한 정통 세계문학
    을유세계문학전집


    을유문화사가 새로운 세계문학전집을 내놓고 있다. 올해로 창립 63주년을 맞은 을유문화사가 국내 최초의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한 지 50년 만이다. 1959년에 1권 [젊은 사자들]로부터 시작하여 1975년 100권 [독일민담설화집]을 끝으로 100권으로 완간된 을유세계문학전집은 다수의 출판상을 수상하며 한국 출판 역사의 이정표가 되었다. 새로운 을유세계문학전집은 기존의 을유세계문학전집에서 재수록한 것은 한 권도 없고 목록을 모두 새롭게 선정하고 완전히 새로 번역한 것이다. 매월 2~3권씩 출간되며 올해 말까지 16권, 2020년까지 300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이번에 을유세계문학전집 제8권으로 출간되는 [천사의 음부]는 [거미 여인의 키스]의 작가 푸익의 창작력과 기교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1979)에 쓰여진 대표작이다. 남성 작가가 쓴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아르헨티나 여자인 아니타는 암에 걸려 멕시코 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녀에게는 페미니스트인 친구와 좌익 운동가인 애인이 있다. 그녀는 그들과 신상에 대하여,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어지러운 정치 현실에 대하여 대화를 나눈다. 이것이 작품의 외면적인 줄거리를 형성하지만, 소설 속에는 두 명의 낯선 등장인물이 더 들어가 있다. 그것은 아니타의 무의식 속에서 ‘여주인’과 ‘W218'이라고 호칭되는 두 여자로, 이들은 아니타의 분신으로 보이기도 하고 모든 여성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천사의 음부]는 그의 소설 중 대중문화의 요소들이 가장 많이 침투한 작품이다. 특히 아니타의 무의식 속에 등장하는 두 여자는 푸익이 사랑했던 전설적인 여배우 헤디 라마의 삶과 그녀의 출연작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거미 여인의 키스]의 작가 푸익의 대표작이자
    남성 작가가 쓴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페미니즘 소설


    멕시코의 한 병원. 아르헨티나에서 온 젊은 여성 아니타는 암치료를 받고 있다. 친구인 베아트리스, 애인인 포지가 그녀의 문병객이다. 전형적인 중산 계급에서 자라난 아니타는 페미니스트인 베아트리스와도, 그리고 아르헨티나에 있을 때부터 만났던 좌익 변호사 포지와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

    수술 뒤 호전되지 않는 병세에 초조해하고 있는 그녀의 백일몽 속에서 두 명의 여인이 나타난다. ‘여주인’은 1930년대에 살고 있는 유럽 여성으로, 갑부인 남편에게서 도망친 뒤 할리우드에서 스타가 된다. 또 한 명의 여성인 ‘W218'은 미래의 전체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며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익명의 남성들과 성관계를 갖는 일을 하고 있다. 여전히 아르헨티나 정치 운동과 관련을 갖고 있는 포지는 어느 날 아니타에게 대단히 위험한 제안을 하는데......


    소설 첫머리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여주인’이다. 그녀는 잠에서 깨어 남편이 남겨 놓은 다소 황당한 내용의 메모를 읽게 되는데, 이 장면은 별다른 설명 없이 줄을 바꾸어 현실의 인물 아니타와 베아트리스의 대화 장면으로 넘어간다. ‘여주인’이 아니타의 환상 속에 등장하는 여자라는 사전 설명은 없으므로, 독자는 여기서 어리둥절하게 된다. 즉 저자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인 [거미 여인의 키스]에서라면 ‘영화 이야기를 해줄게. 어느날 여주인공이 눈을 떠보니...’라고 친절하게 구획을 지어주었을 것이, [천사의 음부]에서는 생략이 되어 있는 것이다. ‘여주인’이나 ‘W218'과 같은 무의식 속의 등장인물들은 이렇게 불쑥불쑥 나타나면서 소설 마지막까지 현실의 등장인물들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것은 [거미 여인의 키스]가 두 남성(이성애자와 동성애자)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루는 영화들도 하나의 작품으로 규격화된 상태였던 것과는 달리, [천사의 음부]는 직접적으로 여성이 화자이며 주인공의 환상 속에 벌어지는 이야기들도 하나의 완성된 작품에서 온 것이 아니라 대중문화의 여러 요소가 뒤섞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천사의 음부]는 1970년대에 가열되었던 페미니즘과 라캉적 정신분석학(소설에도 언급되듯 아르헨티나는 프랑스보다 앞서서 라캉을 인정한 나라였다)의 논의를 음미하며 쓰여진 소설로,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그리고 도래할지 모를 ‘이상사회’에서) 여성의 운명을 묻고 있다. [천사의 음부] 출간 후 푸익이 가진 인터뷰는 소설의 핵심을 간결하게 알려 주고 있다.

    “여주인공은 아주 아름다운 여인이지만, 단지 남성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섹스 대상이 되도록 교육받으며 자라났습니다. 다시 말해, 남자들은 사치스러운 그녀의 욕망을 만족시켜 주고, 그녀는 이런 남자의 말에 순종하도록 교육받았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자라 왔지만, 이런 사회 규범에 반기를 듭니다. 그러나 반기를 드는 것은 그녀의 의식이 아니라, 바로 그녀의 성기(性器)입니다. 그녀는 자기를 전통에 입각하여 대하는 남자와 결혼하지만, 어느 순간 섹스의 쾌락을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을 지니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가 함부로 말하지 못한 두려움 중의 하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조차 자기가 섹스 대상으로만 다루어질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그 여주인공이 고백할 수 없었던 두려움 중의 하나였습니다.”
    - 마누엘 푸익, 「인터뷰」 중에서

    본문중에서

    “그렇게 좋은 사람이 어떻게 페론주의자가 되었지?”
    “베아트리스, 아주 많은 착한 사람들이 페론주의자가 되었어.”
    “그게 바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점이야. 페론은 그가 정권을 잡고 있었을 때 좌익들을 탄압했어. 그래서 여기 멕시코에서 페론은 파시스트로 악명이 높았지. 그런데 어떻게 파시스트와 좌익이 서로 화합할 수 있었지?” (...)
    “난 그 사람이 말한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야. 포지에 의하면, 페론은 국민들에게 국민 정치, 아니 민족주의 정치를 존중하게 만든 첫 번째 사람이었어... 요점은 페론이 나쁘건 좋건 간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조직했고, 노동자 운동에 중요성을 부과했다는 사실이야. 적어도 그는 노동조합을 조직했어.”
    “내가 알고 있는 바로는, 페론은 노동조합을 이용해 먹기 위해 노동 운동을 조직했던 거야. 하지만 진정한 사회주의 국가의 기반을 정착시키지는 않았어.”
    “나한테 너무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지 마. 난 사실 그것이 어떻게 된 것이었는지 잘 몰라. 하지만 지금 일어나는 일을 보니, 나도 네 말에 동의해.”
    “하지만 이번 마지막 선거에서 좌익들이 어떻게 그런 식으로 그에게 속을 수 있었지?” (...)
    “베아트리스. 하지만 그건 아주 복잡한 문제야. 그 사람 말에 의하면, 사회주의는 특별한 이유 그러니까 역사적인 이유 때문에 페론주의를 거쳐야 한다고 했어.”
    “파시즘과 장난치는 사람은 죄다 불태워 죽여야 돼.”
    (/ pp. 80~83)

    사실 나는 집안일에 전념함으로써 그에게 대가를 지불했다. 그리고 밤 시간 동안에 나는 그가 내게 하찮은 호의를 베풀게 해줄 수 있도록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민다. 나도 대가를 받고 싶단 말이야! 가장 최근 사상에 의하면, 난 여자이며 대상이다. 그래서 아주 비싼 가격으로 그 대가를 받고 싶다. 적어도 그래야만 해! 이 병원에서 나가면 난 내 자신을 분명하게 규정지어야 한다. 난 페미니스트들처럼 만만치 않은 여자가 될 것이다. 아니, 결코 그렇게 될 수는 없다. 아니면 내게 비싼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데 전념할 것이다. 물론 서른 살이 된다면, 예전처럼 비쌀 수는 없을 것이다. 스무 살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만 있다면! 그럼 나는 최고 가격을 받을 텐데...
    (/ pp. 118~119)

    어느 날 밤에 그는 라캉에 관한 세미나에 가야만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세미나였다. 난 가지 말라고 애원했다. 참 바보 같은 짓이었다. 그는 내게 함께 가자고 했다. 그래서 나도 그와 함께 세미나에 갔지만,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런 다음 곧장 집으로 왔다.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찬 음식을 미리 준비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난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창피해서 마구 울어 댔다. 그는 세미나에서 토론했던 것을 처음부터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마침내 난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대화를 했고, 나는 몇 가지 의견을 제시했는데, 그는 그런 내 생각이 아주 현명하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세미나에서 보았던 이론 중에서 한 가지를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에게 적용시키면서 밤을 지새웠다. 어린아이와 거울과 관련된 것이었다. 우리는 말하다가 날이 밝는 것을 보았다. 이제는 그 이론에 관해 더 이상 기억나지 않지만, 그 당시 난 그 모든 것을 설명하는 책을 한 권 샀었던 건 확실히 기억한다. 하지만 그다음 내 여행에 관한 문제들이 발생했고, 그래서 그 책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남게 되었다.
    (/ pp. 124~125)

    그런데 그가 그 괴한들 편을 들었어요. 그는 우리들이 건전한 가톨릭 국가의 뿌리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등의 수도 없이 많은 말을 했지요. 그는 내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리 것이 아닌 관습, 그러니까 외국에서 들어온 모든 것을 증오했어요. 그러면서 그것들은 썩어 빠진 유럽 문명인데, 우리가 모든 희생을 감수하면서 그것들을 모방하려 하고 있으며, 그것은 우리가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바보들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어요. 다른 말로 하자면, 그는 무서운 청교도였지요.
    무서운 청교도. 그래요, 난 여기서 그렇게 쓰고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어요. 이게 바로 날 화나게 만들어요. 결코 그 사람이 겁나서 그랬던 것은 아니에요. 그 반대로 그 사람은 내가 하고만 싶으면 말 한마디로 박살내 버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죠. 그러나 난 내가 그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것을 그의 면전에서 말하지 않았어요. 그건 다른 이유 때문에 그랬던 거예요. 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알고 싶어요. 하지만 아무도 그 이유를 모를 거예요. 혹시 그를 가엾게 여겨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요? 과연 그럴까요, 아빠?
    (/ pp. 140~141)

    "내가 페론주의자가 된 것은 두 가지의 핵심적인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었어. 첫 번째는 페론주의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정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구체적인 도구를 대표하고 있었다는 거야. 하지만 당신 같은 사람에게는 그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내가 멍청이, 바보라는 소린가요?”
    “아니야. 비정치적이라는 뜻이야."
    (/ p. 168)

    여자들이 만든 세상은 「코지 판 투테」에 나오는 피오르딜리지와 도라벨라의 이중창처럼, 모든 게 매력적이고 우아하며 가벼운 세상일 것이다. 조화로운 세상을 연상하기 위해서는 모차르트의 음악처럼 좋은 것은 없다. 우리가 살아 있는 매 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필요한 세상이 바로 그런 조화로운 세상이다. 만일 남자들이 그들 마음속에 조금만 더 음악을 지니고 있다면, 그러니까 조금 더 모차르트 음악을 가지고 있다면, 이 세상은 지금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예쁘고 아름다운 것은 우리 여자들이 모두 독점하고 있고, 남자들은 추한 것만 가지고 있다. 우리 여자들이 남자들에게서 예쁘고 좋은 것을 모두 빼앗아 버렸다. 그리고 남자들은 자기들이 지닌 그 쓰레기들에 매료되어 있다.
    (/ p. 328)

    “베아트리스, 넌 잘 모를 거야. 대부분의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어떤지 말이야.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얼마나 큰 소망을 갖고 있는지... 그곳 사람들은... 신문과 책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어... 특히 정치 서적과 정치면은... 그래서 모든 걸 다 알고 있어... 다 큰 후에도... 그러니까 서른 살이 넘더라도... 계속해서 공부하면서 일하고, 또 공부하고...”
    “...”
    “그 사람들은... 저개발 국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초조함 같은 게 있어... 바로 그래서 모든 게 잘못되는 거야.”
    “아니타, 사회 구조를 바꾸기는 매우 어려워.”
    “하지만 많이 노력하면... 응당 그 결과로... 보답을 받아야 하는데... 하지만... 지금 일어나는 일은...”
    “...”
    “그곳에는 직장을 두 군데나... 다니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 조금 더 잘살아 보겠다는 일념으로... 하루 종일 일하지만... 모두 허사야.”
    (/ pp. 348~349)

    저자소개

    마누엘 푸익(Manuel Puig)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2.12.28~1990.07.22
    출생지 아르헨티나
    출간도서 6종
    판매수 4,967권

    1932년 아르헨티나의 헤네랄 비예가스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부터 극장에 드나들며 영화감독을 꿈꿨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 건축학부에 진학하나 적응하지 못하고, 영화 공부에 필요한 이탈리아어와 영어 등 외국어를 익힌다. 대학 졸업 후 로마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유럽 곳곳을 다니며 시나리오를 쓰지만 결국 소설가로 전향한다. 어린 시절부터 봐온 영화들은 그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다.
    1968년 영화 기법을 차용한 첫 소설 [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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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2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했다. 콜롬비아 카로이쿠에르보 연구소에서 석사 학위를, 하베리아나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전임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울산대학교 스페인중남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보르헤스의 미로에 빠지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픽션들], [알레프], [거미여인의 키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모렐의 발명], [천사의 게임], [꿈을 빌려 드립니다], [판탈레온과 특별 봉사대], [염소의 축제], [나는 여기에 연설하러 오지 않았다] 등이 있다. 제11회 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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