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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하트 : 더글라스 케네디 장편소설

원제 : The Dead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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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스스로 막다른 길로 걸어 들어간 한 남자의 이야기!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이름을 프랑스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알린 소설 『데드 하트』. 스테판 엘리엇 감독이 《웰컴 투 우프우프》라는 영화로 만들었던 화제작이기도 한 이 소설은 미국 청년 닉 호손이 무기력한 일상과 암울한 상실감으로 점철된 삶을 바꿔보기 위해 떠난 오지 여행지에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닉 호손이 사람들이 살지 않는 땅,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중심부 ‘데드 하트’에서 겪게 되는 경험들은 우리의 시선을 한시도 놓아주지 않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수백 킬로미터를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 계속되고, 지나다니는 차량이나 사람의 자취를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곳, 데드 하트. 닉 호손의 삶 역시 황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3년마다 한 번씩 사표를 던지고 신문사를 옮겨 다닌 닉 호손은 이번에도 비슷한 결정을 내린다. 그러다가 보스턴의 오래된 서점에서 1957년 판 오스트레일리아 로열 자동차 클럽 지도를 발견하는 순간 즉시 매료된다. 닉이 지도에 매료된 이유는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긴 도로 때문이다. 닉은 그 길을 달려보고 싶다. 황무지의 중심부를 달리며 권태로 점철된 일상에서 벗어나 ‘죽은 심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싶다. 허구한 날 목적의식도 가치도 없는 기사나 쓰며 살아가던 닉에게 이제 오스트레일리아 여행은 피할 수 없는 도전이자 유혹이 된다.

닉 호손은 다니기로 했던 새 신문사를 포기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여행을 떠난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불모의 땅 ‘데드 하트’를 달리는 동안 닉이 발견한 생명체라고는 스피니펙스와 캥거루, 독수리가 전부이다. 문명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 강렬한 태양과 붉은 흙만이 존재하는 오지의 길을 달리게 된 닉 호손은 애초의 계획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새삼 깨닫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닉 호손은 과연 불모의 땅 ‘데드 하트’에서 강력한 삶의 에너지를 얻어낼 수 있을까? 아니, 온갖 위험을 극복하고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출판사 서평

죽은 심장을 되살리고 싶었던 한 남자의 위험한 도전이 시작된다!
-《빅 픽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장편소설!
-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전 세계 30여 개국 출간!


《데드 하트》는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이름을 프랑스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알린 소설이자 스테판 엘리엇 감독이 [웰컴 투 우프우프]라는 영화로 만들었던 화제작이기도 하다. 오스트레일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미국 청년 닉 호손이 무기력한 일상과 암울한 상실감으로 점철된 삶을 바꿔보기 위해 떠난 오지 여행이 중심 스토리를 이룬다. 닉 호손이 사람들이 살지 않는 땅,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중심부 ‘데드 하트’에서 겪게 되는 경험들은 우리의 시선을 한시도 놓아주지 않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더글라스 케네디가 국내에 선보인 소설은 현재까지 총 12권이다. 《데드 하트》를 합할 경우 13권의 소설과 한 권의 산문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국내 독자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은 소설은 《빅 픽처》로 국내 주요 서점에서 200주 이상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프랑스에서 제작한 영화가 수입돼 개봉되기도 했다.
국내 독자들은 《빅 픽처》를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꼽지만 프랑스나 영국에서는 《모멘트》,《템테이션》,《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베를린 장벽이 건재했던 페레스트로이카 시절을 배경으로 미국 작가와 동독 스파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모멘트》, 할리우드의 치열한 경쟁 관계를 그린 《템테이션》, 미국 중산층 가정의 3대에 걸친 이야기를 격변의 역사와 더불어 돌이켜보는 《행복의 추구》등이 널리 사랑받았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자전적 에세이 《빅 퀘스천》을 통해 ‘삶이란 필연적으로 위기와 동행하며 본질적으로 비극일 수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데드하트》의 주인공 닉 호손이 겪는 위기는 권태와 무력감으로부터 비롯된다. 닉 호손에게는 10년 동안 아무런 보람도 느끼지 못한 지방신문 기자 생활, 매너리즘에 빠져 매사 시큰둥해 보이는 일상, 미래에 대한 아무런 전망 없이 흘려보내는 허망한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이 소설의 제목인 《데드 하트 The Dead Heart》는 번역하자면 ‘죽은 심장’, ‘죽은 마음’, ‘불모의 오지’ 따위로 쓰인다. 이 소설에서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황무지를 일컫기도 하지만 아무런 목적의식이나 의욕 없이 하루하루를 권태와 매너리즘에 빠져 살아가는 주인공 닉 호손의 삶을 상징하기도 한다. 죽은 심장을 가진 사람처럼 의미 없이 살아가는 닉 호손의 삶과 오스트레일리아 대륙 중심부에 위치한 불모의 황무지 ‘데드 하트’는 ‘쓸모없다’는 점에서 일맥이 상통한다.
수백 킬로미터를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 계속되고, 지나다니는 차량이나 사람의 자취를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곳이 바로 데드 하트이다. 닉 호손의 삶 역시 황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 동부해안의 소도시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해 온 닉 호손은 성공이나 승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하루하루 적당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며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 사건을 취재하러 다닌다.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기에 일과가 끝나면 술이나 마시고, 눈이 맞는 여자와 외로움을 떨쳐버리기 위해 하룻밤을 보내는 등 무기력한 생활의 연속이다.
3년마다 한 번씩 사표를 던지고 신문사를 옮겨 다닌 닉 호손은 이번에도 비슷한 결정을 내린다. 그러다가 보스턴의 오래된 서점에서 1957년 판 오스트레일리아 로열 자동차 클럽 지도를 발견하는 순간 즉시 매료된다. 닉이 지도에 매료된 이유는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긴 도로 때문이다. 닉은 그 길을 달려보고 싶다. 황무지의 중심부를 달리며 권태로 점철된 일상에서 벗어나 ‘죽은 심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싶다. 허구한 날 목적의식도 가치도 없는 기사나 쓰며 살아가던 닉에게 이제 오스트레일리아 여행은 피할 수 없는 도전이자 유혹이 된다.
닉 호손은 다니기로 했던 새 신문사를 포기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여행을 떠난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불모의 땅 ‘데드 하트’가 닉이 선택한 여행지이다. ‘데드 하트’를 달리는 동안 닉이 발견한 생명체라고는 스피니펙스와 캥거루, 독수리가 전부이다. 문명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 강렬한 태양과 붉은 흙만이 존재하는 오지의 길을 달리게 된 닉 호손은 애초의 계획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새삼 깨닫지만 이미 너무 늦는다.
닉 호손은 과연 불모의 땅 ‘데드 하트’에서 강력한 삶의 에너지를 얻어낼 수 있을까? 아니, 온갖 위험을 극복하고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대륙을 가로지르는 길에서 만난 앤지, 그녀의 유혹에 휘말려 낯선 오지마을 ‘울라누프’로 끌려가게 된 닉 호손의 처지를 생각해볼 때 미국으로의 무사귀환은 힘들어 보인다.《데드 하트》는 뜻밖의 전개와 개성이 강한 인물들, 유머러스한 표현, 낯선 환경에서 느껴지는 서스펜스를 통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소설이다. 이야기에 빠져드는 순간 벗어날 길이 없을 만큼 흡인력이 뛰어나며 닉 호손이 울라누프 마을을 탈출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는 동안 독자들 역시 숨죽이며 그를 응원하게 될 것이다.

차갑게 식어가는 삶을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드는 소설!
-《데드 하트》줄거리 요약

닉 호손은 삶을 바꾸는 계기로 삼고자 떠난 오스트레일리아 여행에서 전혀 예기치 않았던 상황과 조우하게 된다. 아주 가끔씩 주유소나 있는 데드 하트의 황무지를 운전해가던 닉은 야간운행을 삼가하라는 여행안내서의 충고를 무시했다가 캥거루를 차로 치기도 하고, 맹렬한 더위와 흙먼지로 얼룩진 황무지에서 큰 고초를 겪기도 한다. 하루 종일 달려도 사람을 볼 수 없는 죽음의 땅 데드 하트를 달려가던 닉은 주유소가 있는 작은 마을 쿠누누라에서 홀치기염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잘라 만든 옷을 입은 오지 여인 앤지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
앤지와 적당히 즐기다가 적절한 시점이 되면 홀연히 떠날 생각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해변도시 브룸에서 앤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 닉은 우유부단한 성격이라 이별의 말을 전할 타이밍을 놓치고 머뭇거리다가 결국 앤지에 의해 오지마을 울라누프에 납치되는 신세가 된다. 그가 잠든 사이 앤지가 다량의 수면유도제를 주사한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데드 하트를 가로지르는 도로에서 갈라져 나간 비포장도로를 700킬로미터나 더 들어가야 있는 마을, 한때 석면광산이 존재했던 곳이지만 다이너마이트 폭발 사고로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지도에서조차 사라진 마을, 오스트레일리아 연방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마을, 공동생산과 공동소비를 바탕으로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있는 마을, 울라누프는 바로 그런 마을이다.
울라누프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법을 따르지 않고, 경찰도 없고, 독자적인 화폐를 사용한다. 그날 벌어 그날 소비하며 개인적인 재산 축적도 허용되지 않는다. 마을회의에서 결정한 사실이 법이고, 누구나 마을대표 4인이 정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 만약 규정을 어길 경우 엄격한 체벌이 가해진다.
닉에게 앤지와의 원하지 않았던 결혼생활은 차라리 사육이라고 해야 할 만큼 고난의 연속이다. 통조림 위주의 식료품, 수세식 화장실도 없는 전근대적인 주거환경, 라디오의 전파가 미치지 못하는 곳, 텔레비전이 없는 곳, 날씨가 무더워 한낮에는 일할 수 없는 곳, 쓰레기를 산처럼 쌓아두어 악취가 진동하는 곳인 울라누프는 닉에게 물질적으로 풍족하고 정신적으로 여유로웠던 미국에서의 삶을 간절히 떠오르게 만든다.

[책속으로 추가]

원시적인 대자연 속에 있다 보면 사소한 근심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은 죄다 헛소리일 뿐이었다. 내 경우에는 오히려 두려움과 자기혐오가 증폭되었다.
대자연이 내게 말했다.
‘넌 아무것도 아닌 존재야.’
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마을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혼자가 아니어도 되는 곳에 남아 있고 싶었다.
쿠누누라에서 아무런 목적도 없이 남아 있기도 그리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지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지만 그 두려움의 원천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쿠누누라에서 지나치게 오래 머물렀다는 생각뿐이었다.
어차피 가야 할 길이니까 어서 떠나는 거야.
알았어, 사흘만 더 있다가 떠날게.
사흘 더. 샤워를 아홉 번 더.
-본문 59p

조용히 은하수를 감상하기 시작한 지 몇 분쯤 지났을 때 앤지가 말했다.
“며칠 뒤에 나를 버릴 생각이지?”
“말도 안 돼.”
마음속으로 곧장 생각했다.
‘내 속이 그렇게 빤히 들여다보였나?’
앤지는 하늘에서 눈을 돌리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이 안 되지 않을 텐데? 당신은 분명 그럴 계획이니까.”
“그런 말은…….”
“줄곧 그럴 계획이었지?”
“내 생각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함부로 재단해?”
앤지가 나를 보더니 씁쓸한 미소를 짓고 나서 말했다.
“당신 얼굴에 다 나와 있으니까. 당신은 처음부터 적당히 시간을 보내다 떠날 생각이었지.”
앤지의 말에 대꾸할 말이 없었다. 마음속으로 유죄를 인정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밤하늘에서 벌어지는 별들의 축제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앤지가 한 마디 말로 나를 지상으로 끌어내렸다. 그녀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개자식!”
-본문 90p

저녁 6시, 하늘에 빨갛게 달군 프라이팬에 들어 있는 버터 조각 같은 태양이 떠 있었고, 울라누프 마을 일대가 온통 지글지글 타다가 녹아내린 캐러멜처럼 연한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나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가 곧장 후회했다. 쓰레기 산의 악취가 콧속으로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높이 솟은 쓰레기 산이 아주 작은 울라누프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인상을 쓰며 기침을 하자 거스가 말했다.
“냄새 좋지?”
“어떻게 허구한 날 이런 악취를 참아요?”
“자네도 곧 익숙해질 거야. 이주일 뒤에 쓰레기더미를 태울 거야. 일 년에 네 번 열리는 행사지. 쓰레기를 태우면서 바비큐를 해먹어.”
“쓰레기를 쌓는 대신 매립할 생각은 안 해 봤어요?”
“땅을 파는 게 너무 힘들어. 게다가 자네도 보다시피 이 마을은 빌어먹을 대자연에 둘러싸여 있으니까.”
-본문 150p

사람들은 힘든 노동에 더욱 큰 목적이 있는 척하며 삶을 견딘다. 노동이 그저 의식주를 해결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더욱 큰 목적이 있는 척한다. 결국 우리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일할 뿐이다. 우리의 삶이 얼마나 초라한지 마주하지 않기 위해 일할 뿐이다. 계속 바삐 일하다 보면 우리의 삶이 절망적으로 무가치하다는 사실과 우리 스스로 빠져든 막다른 길의 깊은 수렁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나는 하루에 무려 열 시간을 투자해 카브레터에 쓰이는 특별한 바늘에 신경 썼고, 베어링에 딱 필요한 만큼의 윤활유 양을 정확히 계산하는 일에 집착했다. 나는 교외 주택가에 사는 외톨이처럼 함정에 빠졌다는 생각을 모두 잊기 위해 일에 매달렸다. 일을 하느라 지친 몸이 집에서 받은 통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해주는 진통제 역할을 해준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본문204p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내 마음을 빼앗긴 지도를 처음 발견한 곳은 보스턴에 있는 작은 서점이었다. 2월의 어느 오후, 아주 춥고도 흐린 날이었다. 그 며칠 전, 나는 메인 주에 있는 신문사에 사표를 던졌다. 지난 10년 동안 신문사에 사표를 던진 게 세 번이었고, 이번이 네 번째였다. 나는 늘 공장지역의 자그마한 신문사에서 일했다. 낡은 볼보를 타고 동부해안지역을 돌며 내가 일할 신문사를 찾아 헤맨 삶이었다. 뉴욕 주의 스키넥터디, 펜실베이니아 주의 스크랜턴, 매사추세츠 주의 우스터, 메인 주의 오거스타가 내가 머물렀던 도시였다. 지역의 작은 도시에 위치한 신문사들이 내 일터가 되어 주었다. 신문사 동료들은 내가 왜 낙후된 도시에 머무는지, 10년 동안 기자생활을 한 경력이 있는데 왜 필라델피아나 보스턴,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 일자리를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본문 22p

나는 핸들에 부딪치는 순간 갈비뼈에 타박상을 입었고, 도로에 엉덩방아를 찧는 바람에 꼬리뼈 타박상을 덧붙이게 되었다. 통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목이 부러져 아직도 코에서 피를 내뿜고 있는 캥거루 시체 옆에 마냥 누워 있을 수는 없어 얼른 몸을 일으켜 세웠다. 운전석으로 비틀비틀 걸어가 손전등을 꺼내 차의 파손 상태를 살폈다. 헤드라이트 하나가 깨지고, 앞 범퍼가 살짝 찌그러지긴 했지만 그리 심각한 문제는 없어 보였다.
거대한 캥거루와 충돌한 사고치고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었다. 캥거루가 껑충 뛰어올랐다가 차에 치이는 바람에 옆으로 튕겨져 나간 듯했다. 만약 앞쪽에서 달려오는 캥거루와 정면충돌했다면 아마도 밴이 아코디언처럼 찌그러졌을 공산이 컸다.
밴의 차체 손상은 가벼웠지만 나는 오스트레일리아 오지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중요수칙을 망각해버린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어두워진 도로에서는 차를 운행하지 말 것.’
-본문 42p

청바지 대신 반바지로 갈아입고 핸들 앞에 앉았다. 안전벨트 길이를 조절해 갈비뼈에 지나친 압박이 가해지지 않게 했다. 이제 출발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 출발하기 전, 스피니펙스 덤불밖에 없는 지평선 너머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마치 선사시대의 풍경을 보는 듯 장엄하고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
세상의 시작인가? 아니면 세상의 끝인가? 아무튼 내 처지에 걸맞은 심연이야.
내가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사실을 변명의 여지없이 시각적으로 확인했다. 이제 더 이상 볼 게 없었다. 오지? 이미 눈으로 확인했으니 여행의 목적이 이미 실현된 게 아닌가?
-본문 48p

저자소개

더글라스 케네디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55

1955년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났으며 열 권 이상의 소설과 다수의 여행기를 출간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영국에서 주로 살고 있다. 조국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작가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특히 유럽, 그중에서도 프랑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2006년에는 프랑스문화원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2009년 11월에는 프랑스의 유명 신문인 '피가로'지에서 수여하는 그랑프리상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 사람들은 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에 열광할까? 외면적으로는 그가 정치적으로 미국에 대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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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영화학과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문화 잡지 「이매진」 수석 기자, 「야후 스타일」 편집장을 거쳐, 지금은 문화평론가와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고양이가 쓴 원고를 책으로 만든 책』, 『신사 고양이』, 『파리에 간 고양이』, 『독거미』, 『일상 예술화 전략』, 『안녕하세요, 고양이 씨』, 『여행 가방 속의 고양이』 등 다수가 있으며, 함께 지은 책으로 『소울 푸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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