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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기쁨 : 사도 바울과 새 시대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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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학철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6년 01월 29일
  • 쪽수 : 24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39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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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마르크스에게 레닌이 있고, 프로이트에게 라캉이 있다면, 예수에게는 바울이 있다.

사도 바울은 기독교의 실질적인 창시자다. 예수는 신앙의 대상이지만, 그에 대한 신앙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여 기독교라는 종교를 탄생시킨 사람은 바로 바울이었다. ‘이방인을 위한 사도’ 바울은 기독교를 단지 유대교의 한 분파가 아니라 지중해 세계 전역을 아우르는 종교로 확산시킨 장본인이기도 했다. 이는 그가 전한 복음이 비천하고 멸시받는 자들, 곧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세상의 중심으로 돌려놓는 외침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책은 로마 제국 치하의 민중들이 바울의 말과 글을 처음 대면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 바울 신학의 보편성과 급진성을 오늘의 시각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출판사 서평

예수 운동의 박해자에서 기독교의 실질적 창시자로!
기독교사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역사적 전향의 주인공,
'이방인을 위한 사도使徒' 바울이 실천한 사랑의 윤리


바울이 이해한 ‘복음’은 예수가 세상에서 고통당하고 멸시받는 자들,
곧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택한 데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성서의 급진성은 사랑의 급진성, 절대자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감으로써 발생하는 급진성이다.

왜 다시 바울인가?

바울은 기독교사에서 늘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서양 중세 사상의 핵심 인물인 아우구스티누스는 바울에 기대 자신의 신학을 정립했고, 종교개혁 지도자 마르틴 루터는 바울의 [로마서]와 [갈라디아서]에서 새로운 사상의 돌파구를 찾았다. 20세기 들어 신학자 카를 바르트는 계몽주의와 합리주의에 물든 서양 지성계 앞에 [로마서 주석]을 내놓으며 자유주의 신학과 결별했다. 20세기 후반에는 알랭 바디우, 조르조 아감벤, 슬라보예 지젝 등 종교와 대결했던 좌파 철학자들이 바울을 다시 소환해 재조명했다. 그들은 저마다의 전복적 사유의 틀에 바울을 끌어와 전유하려 했다.

이처럼 바울은 지난 2천년 동안 각기 다른 입장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고 전유되어왔다. 초기 기독교 및 신약성서를 주로 연구해온 저자 김학철(연세대 교수)은 이 책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기쁨]에서 바울에 대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논의를 지양하고, 고대 지중해 세계의 도시들을 누비며 기독교의 초석을 놓은 ‘역사적 바울’에게로 돌아간다. 신약성서를 구성하는 27편 가운데 바울의 이름으로 쓰인 서신이 무려 13편이다. 바울이 헬라어(그리스어)로 남긴 편지들은 로마 제국이 지배하던 1세기 지중해 세계(그레코-로만 세계)라는 매우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문제를 다룬 것이다. 따라서 바울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도로 그 편지들을 썼는지 알아야만 바울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고, ‘지금 여기’의 삶으로 끌어와 우리 시대의 지혜로 삼을 수 있다.

카라바조,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의 전향], 1601년기독교의 실질적 창시자, 바울

바울은 한 개인의 전향이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 극적인 전환의 순간이 기독교의 탄생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예수와 거의 동시대를 살았던 바울은 소아시아 다소(지금의 터키 남부) 출신의 디아스포라 유대인으로, ‘역사적 예수’를 직접 대면하지는 못했다. 바울은 예수와 격렬히 대립했던 바리새파에 속해 있었으며, 예수 사후 예수의 제자들이 이끌던 예수 운동을 억압하는 데 앞장섰다. 그러다 예수 공동체를 진압하기 위해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에 부활한 예수를 만난 뒤, 예수 운동의 박해자에서 열렬한 전도자로 극적인 ‘전향’을 한다. 그때 바울은 예수로부터 ‘이방인을 위한 사도’가 되라는 명령을 받는다.

‘전향’ 후 바울은 지중해 세계를 누비며 전도에 나선다. 오늘날의 그리스와 터키 지역이 주된 활동 무대였고 유대인뿐 아니라 비유대인들도 폭넓게 아울렀다.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의 유대인 사회 중심으로 전도하던 다른 예수 제자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바울은 주요 도시마다 예수를 믿고 따르는 신앙의 공동체 에클레시아(교회)를 세웠고, 자신이 만든 교회가 어느 정도 성숙하면 그곳에 적절한 지도자를 내세운 다음 다른 곳을 전도하기 위해 떠났다.

바울은 각지의 주요 교회들에 편지를 보내 자신의 복음을 전했고, 이 편지들이 초기 기독교 교리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실제로 그 분량이나 영향력 면에서 바울을 능가하는 신약성서의 저자는 없다. 복음, 교회, 역사, 율법, 구원, 제의, 심판 등과 관련된 기독교 교리는 바울 서신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살아서 급진적 사랑을 실천하고 가르칠 때는 사방에서 견제를 받았지만, 죽은 뒤 바울의 글과 생애는 신속히 신화화되었다. 1세기 후반 바울 추종자들이 그의 이름을 빌려 ‘제2바울서신’을 남겼을 만큼 그는 권위 있는 인물로 추앙받았다.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바울의 편지는 13편이며 모두 정경正經에 포함되었다. 그중 [로마서] [고린도전서] [고린도후서] [갈라디아서] [빌립보서] [데살로니가전서] [빌레몬서] 7편은 이른바 ‘진정 서신’으로 바울의 저작이다. 반면 [에베소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후서] [디모데전서] [디모데후서] [디도서] 6편은 ‘제2바울서신’으로 분류된다. ‘진정 서신’의 바울은 신앙과 사회에 대해 매우 급진적인 가르침을 펴는 ‘급진적인 바울’이다. 반면 ‘제2바울서신’은 기존 체제와 질서에 편승하는 ‘보수적인’, 심지어 ‘반동적인’ 모습까지 보인다. 하지만 이 모든 서신이 정경에 포함될 만큼 후대에 미친 바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이방인을 위한 사도

바울이 ‘이방인’, 즉 비유대인을 폭넓게 전도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출신과 다중언어 사용이 큰 역할을 했다. 바울은 당시 문화와 학문의 도시로 유명했던 다소 출신이면서 동시에 로마의 시민권자였다.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 로마 제국 전역에 흩어져 살던 다른 많은 디아스포라 유대인처럼 바울에게는 지중해 세계의 공용어이던 헬라어가 모국어나 다름없었다. 또한 예루살렘에 유학해 랍비 가말리엘 문하에서 수학했던 바울은 히브리어 성서도 읽을 줄 알았고, 팔레스타인의 일상어였던 아람어도 자유롭게 구사했다. 게다가 로마 제국의 라틴어도 어느 정도는 알았을 것이다.

선교 과정에서 바울은 동족인 유대인들에게, 심지어 예수를 따르는 동료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까지 견제와 배척을 받았다. 바울이 비유대인과 유대인이 함께 모이는 공동체를 조직하면서 유대 전통과 관습에서 탈피한 듯 보였기에, 보수적인 유대인들은 바울의 선교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예수의 제자들조차 여전히 유대 전통과 관습, 율법을 고수하고 있었다. 특히 비유대인이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한다면 ‘할례’를 받고 진정한 유대인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반면 유대 지역에 머물지 않고 지중해 세계 전역에서 전도하던 바울은 유대인과 비유대인 사이를 갈라놓는 유대 전통을 새롭게 해석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는 유대인의 선민의식을 철폐하고, 기존의 율법, 할례 의식, 언약 백성은 이제 무의미하다고 선언했다.

예수가 하느님의 육화肉化라면, 바울은 예수의 현현으로 불리기를 원했다. 그는 예수처럼 돌아다녔다. 예수는 당대의 저명한 유대인 랍비들처럼 한곳에 머물며 제자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바울은 약 2만 킬로미터를 이동했는데, 예수가 농촌을 중심으로 움직였던 데 반해 바울은 로마 제국의 주요 도시들을 찾아다녔다. 이는 로마의 정복 방식을 모방한 것이었다. 로마 제국은 지역의 핵심 도시를 정복하여, 그 도시가 거느리는 부속 도시들을 손쉽게 손아귀에 넣는 전략을 택했는데, 바울도 지역의 핵심 도시에 예수 공동체를 세우고 그곳을 주변 지역 선교의 거점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그는 줄곧 여행했고 전도하는 곳마다 사람들을 모아 신앙의 공동체 ‘에클레시아’를 세웠다.

연대와 평등의 전위적인 공동체, 에클레시아

오늘날 ‘교회’로 번역되는 헬라어 ‘에클레시아’는 본래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서 온전한 시민권을 가진 시민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모이는 자발적 모임이었다.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았던 로마 제국 입장에서 이 에클레시아는 정치적 비밀결사로 비칠 수 있어 요주의 대상이었다. 바울이 말하는 에클레시아는 이와 같이 특정 지역에 모이는 특정 모임을 지칭하는 동시에, 예수를 통해 전해진 하느님의 복음을 믿고 따르는 모임을 의미했다.

바울의 에클레시아는 일차적으로 유대인만이 언약 백성이라는 특권 의식을 뛰어넘은 것이었다. 옛날 하느님이 모세를 중재자로 삼아 이집트를 탈출한 히브리인들을 언약 백성인 ‘이스라엘’로 불렀듯, 바울은 이제 하느님이 예수를 중재자로 삼아 예수의 십자가에 나타난 하느님의 뜻을 믿고 따르는 새로운 백성, 곧 ‘새 이스라엘’을 부른다고 믿었다. 그것이 바울의 에클레시아에 담긴 근본 의미였다.

바울의 에클레시아는 당시 고대 사회의 현실을 감안할 때 놀라우리만치 전위적인 공동체였다. 계급과 인종, 남녀의 차별이 없는 유사 가족의 공동체, 연대와 평등의 공동체가 에클레시아였다. 오늘날 교회에서 서로를 형제와 자매로 부르는 전통도 이때 시작되었다.

이런 평등의 정신이 잘 드러나는 편지가 [빌레몬서]다. 한 지역의 교회 지도자인 빌레몬에게 보내는 편지인 [빌레몬서]에서 바울은 한때 빌레몬의 노예였던 오네시모를 돌려보낼 테니 그를 “사랑받는 형제”로 받아들일 것을 빌레몬에게 요청한다. “그는 더이상 종이 아닙니다. 종 이상입니다. 곧 사랑받는 형제입니다. ……그대가 나를 동역자로 여긴다면 나를 맞듯 그를 맞아주십시오.” 이는 사실상 오네시모를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켜 달라는 요청이며, 실제로 [골로새서]를 보면 오네시모가 바울의 동역자로 활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주인-노예 관계에서 형제 관계로의 이런 전환은 당시 가부장적 계급사회에서는 혁명적인 일이며, 바울의 에클레시아가 계급사회를 넘어서는 동기애同氣愛의 공동체임을 잘 보여준다.

바울은 흔히 가부장주의를 확고히 한 인물이자 여성 차별주의자로 간주되지만 실상 바울의 에클레시아는 남녀가 함께 참여했고 여성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당시 로마 제국의 가부장적 정치 및 종교 질서에서 이는 아주 예외적인 일이었다. 대표적인 여성 지도자는 ‘뵈뵈’다. [로마서]에서 바울은 뵈뵈를 추천하며 “우리의 자매”이자 고린도 남동쪽 항구도시 겐그리아 교회의 “일꾼(디아코노스)”이라고 소개한다. ‘디아코노스’는 초기 교회에서 지도자를 가리키는 공식 칭호였다. 바울도 여러 교회에서 자신이 한 사역을 ‘디아코노스’의 역할로 규정하곤 했다. 또한 바울과 함께 일하기도 했고 로마에서 교회 모임을 이끌던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의 경우 바울은 대체로 남편인 아굴라보다 아내인 브리스가를 먼저 언급하며 그녀가 교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음을 암시했다. 바울은 이들을 비롯해 초기 예수 운동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던 여성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인정하고 함께 일했다.

연대와 평등의 공동체라는 바울의 신념은 다음과 같은 선언에서 잘 나타난다. “유대 사람도 그리스 사람도 없으며,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와 여자가 없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기 때문입니다.”(갈라디아서 3:28)

바울의 에클레시아는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 스스로를 구분짓는 한편, 그 안에서는 여성들이 지도력을 발휘하고, 종과 노예가 자유인처럼 행동할 뿐 아니라 간혹 해방되기도 했다. 바깥 사회에서처럼 부자와 지체 높은 사람이 명예를 얻고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존중받는 공동체였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에서 비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을 택하셨으니 곧 잘났다고 하는 것들을 없애시려고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택하셨습니다.(고린도전서 1:28)

목차

머리말: 바울, 희망의 행로

1장 길 위의 사도
1. 고대 지중해 세계의 디아스포라 바울
2. 예수 운동을 박해한 ‘바리새인’ 바울
3. 바울의 급격한 전향
4. 예수의 사도 혹은 세상의 쓰레기와 찌꺼기
5. 하늘 시민권자 바울과 해체하는 중심

2장 바울의 복음
1. ‘좋은 소식들’
2. 인간 삶의 고통과 한계
3.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

3장 ‘교회’라는 전위대
1. 유사 가족 ‘에클레시아’
2. 평등과 연대의 공동체
3. 성만찬과 일상의 구원

4장 복음과 에클레시아의 윤리
1. 가부장제를 벗어난 성평등
2. 다문화를 넘어선 사랑의 윤리
3. 적대에 맞선 정의

맺음말: 바울의 유산과 현대

본문중에서

지금은 특별히 성서의 급진성이 매우 필요한 시대다. 미리 말해두자면, 성서의 급진성은 사랑의 급진성, 절대자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감으로써 발생하는 급진성이다.
(/ p.12)

혹자는 이렇게 비유한다. “마르크스에게 레닌이 있고, 프로이트에게 (융이 아니라) 라캉이 있다면, 예수에게는 바울이 있다.” 마치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에게 해월 최시형이 있었던 것처럼. 한때 바울은 기독교의 실질적 창시자로 불렸다. 예수는 신앙의 대상이지만, 그에 대한 신앙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여 기독교라는 종교를 탄생시킨 사람은 바로 바울이라는 뜻이다.
(/ pp.13~14)

지젝에 따르면, 신의 자기포기 혹은 자기제한은 불완전성을 완전성보다 상위개념으로 있게 하고, 완전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것을 사랑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 이것은 완벽하다고 선언되는 기존 질서와 체계에 균열과 틈을 만드는 윤리로 이어진다. 신의 존재 방식 자체가 기존 질서에 대한 해체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존재의 궁극인 신은 끊임없이 해체되기에, 텅 빈 ‘대타자’ 뒤에는 어떤 신비도 초월도 없게 되는 것이야말로 기독교적 체험의 핵심이라고 지젝은 주장한다.
(/ pp.93~94)

구원은 일상에 있어야 한다. 예수는 이러저러한 기적을 일으켰지만 그것으로 사람들이 바뀌지 않음을 알았다. 그의 십자가가 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 예수가 기적을 일으킨 것은 분명하지만 유대인들은 기적을 일으킨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아버리고 만다. 기적에 대한 요구는 늘 더 큰 기적을 요청할 뿐이다.
(/ p.134)

예수에게 기적은 인간과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통로가 아니었다. 도리어 기적은 인간의 욕망을 기이하게 자극할 뿐 참된 삶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한다. 십자가는 그러한 기적 추구가 잘못되었음을 선언한다. 십자가에는 그 어떤 기적의 흔적도 없다.
(/ p.135)

바울의 에클레시아(교회)는 자발적으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모였고, 높은 유대감을 요구했다. 강한 결속력을 가진 에클레시아는 ‘가족’의 언어를 사용했다. 교회에서 서로를 형제와 자매로 부르는 전통은 이때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엄연한 계급사회이던 당시에 신분과 지위를 넘어서서 동기애同氣愛를 나타내는 가족 호칭은 매우 파격적이었고, 엄격한 계급의식을 가진 이들에게는 혁명적인 일이었다.
(/ pp.150~151)

2세기에 활동하던 흑해 시노페의 마르키온(85-160년경)은 사도 바울의 후계자로 자처하면서 바울의 서신과 자신이 개정한 [누가복음서]를 가지고 정경을 만들었다. 이후 이른바 ‘정통 기독교’는 마르키온을 이단으로 선언했지만, 바울 서신을 대거 정경에 포함시킨 마르키온의 판단만은 받아들였다. ‘정통’이든 ‘이단’이든 모두 기독교의 적통을 바울에게서 구한 셈이었다.
(/ p.227)

신약성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후대에 미친 영향력 면에서 바울을 능가하는 신약성서의 저자는 없다. 복음, 교회, 역사, 율법, 구원, 제의, 심판 등과 관련된 기독교의 교리는 바울 서신을 기초로 형성되었다.
(/ p.227)

서양의 중세, 근대, 그리고 ‘근대 이후’의 시작점 등 역사의 전환기마다 바울은 다시 소환되었다. 현대 철학자들, 심지어 종교와 대결했던 진영의 철학자들마저 바울에게서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희망을 보았다.
(/ p.229)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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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학부대학 교수로 기독교를 가르치고 있다. 로마 제국의 통치 이데올로기를 배경으로 신약성서를 해석하는 성서학 연구에 주력하면서, 시각예술을 통해 기독교 신학을 성찰하는 ‘성서문예학’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렘브란트, 성서를 그리다: 렘브란트의 성서화 미학] [마태복음 해석: 마태공동체의 사회정치적 현실과 신학적 상징 세계] [야고보서 주석] 등이 있다. 그밖에 초기 기독교 및 시각예술(성서화 비평 방법론, 렘브란트, 앤디 워홀, 사무엘 박 등)을 주제로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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