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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주의자 괴테 : 근대의 길목에서 근대를 성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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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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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용민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9년 07월 05일
  • 쪽수 : 25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56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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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유럽 정신사에서 자연과 인간을 가장 깊이 이해한 작가 괴테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푸르른 것은 생명의 황금나무”


『젊은 베르터의 고뇌』 게으를 권리와 무위의 가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이성의 세계와 시적 세계의 융합
『친화력』 주체적 여성성의 등장
『파우스트』 구원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차라리 ‘몰락’의 이야기
『색채론』 뉴턴적 자연과학에 대한 도전

근대 기술문명과 자연파괴에 대한 비판과 성찰은 괴테의 작품세계에 일관되게 나타난다. 이 책은 괴테의 대표작들인 『젊은 베르터의 고뇌』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친화력』 『파우스트』, 그리고 자연과학 연구서 『색채론』을 따라가면서 괴테의 생태주의 사상을 살펴본다. 근대 초기의 급격한 사회변화를 지켜봤던 괴테는 자연과의 합일, 소박한 노동과 게으를 권리, 여성적인 것의 가치를 드높이면서 근대를 극복할 대안을 일찌감치 모색했던 작가이다.

출판사 서평

괴테의 근대 비판과 생태주의
괴테는 봉건체제가 무너지고 시민사회와 자본주의가 주도권을 쥐기 시작한 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근대 기술문명과 산업사회의 급성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당대의 대표적인 지성이 괴테였다. 오랫동안 독일 생태문학에 천착해온 저자 김용민 교수(연세대 독어독문학과)는 근대의 길목에서 근대를 날카롭게 성찰한 괴테 문학의 밑바탕에 생태주의가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괴테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전일적 관점에서 보고 지상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태주의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었다. 괴테의 사상은 ‘생태학Okologie’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에른스트 헤켈에게 영향을 미쳤다. 헤켈은 생태학을 “유기체가 주위 환경과 맺고 있는 관계를 연구하는 종합학문”이라 정의했는데, 이러한 생각은 괴테의 범신론과 다윈의 진화론을 종합하여 발전시킨 것이었다. 독일의 생태주의 전통을 연구한 영국 독문학자 악셀 굿바디는 괴테를 가리켜 “독일인의 자연 인식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끼친 작가이자 사상가”라 칭했으며, 독일의 정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헤르베르트 그룰 역시 괴테를 유럽 정신사에서 자연과 인간을 가장 깊이 이해한 사람 중 하나로 평가했다.
괴테는 수많은 작품을 통해 “근대의 공리주의와 물질주의, 그리고 과학기술 및 산업에 의한 세계의 개조라는 경제적, 과학적, 사회적 기획”에 단호히 맞섰다. 발전과 진보를 전면에 내세운 근대적 진보사상을 극단화한 인물이 바로 파우스트다. 이 인물 속에는 자기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욕망을 추구하며, 자연을 파괴하고 진보를 맹신하는 근대적 인간의 특성이 모두 들어 있다. 파우스트에게 자연은 그저 정복하고 이용해야 할 대상일 뿐이었다.
근대의 낙관론과 발전론, 노동의 신성화, 속도에 대한 맹신, 이성중심주의, 자연파괴를 비판하며 괴테는 순환론적 시간관, 느림과 게으름, 소박한 노동과 자족적인 삶, 자연과의 합일, 자기실현을 통한 진정한 행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괴테 작품 속 여성 주인공들에게선 세심한 배려와 돌봄, 타자에 대한 공감과 연민, 그리고 사랑의 실천이라는 생태페미니즘의 특성이 발견된다. 이를 통해 괴테는 모든 것을 분리하고 위계질서화하면서 타자를 배제하고 억압하는 근대세계의 질서를 극복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자 했다.

소박한 삶과 게으를 권리
괴테의 초기작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계몽주의의 극단화라 할 수 있는 ‘질풍노도’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흔히 비극적 사랑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당시의 시대상을 비판한 ‘시대소설’이기도 하다.
시민계급 출신인 베르터는 기존 질서와 전통적인 것에 회의적이지만, 근대적 이념과 정신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그는 오히려 근대정신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표방한다. 발전과 진보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의 소박하고 온전한 삶을 찬양하는 것이다. ‘감옥’과도 같았던 세속적 도시를 도망치듯 떠나온 베르터는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 목가적인 자연 속에서 충만한 행복감을 느낀다. 베르터에게 자연은 도시적 삶과는 정반대로 자유, 평화, 안식, 순수, 충만, 행복을 의미한다. 베르터는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까지도 열린 마음으로 대한다.
자연세계는 인간세계와는 달리 무위無爲를 기본으로 한다. 일, 직업 등을 강조하는 것은 시민사회의 규범이다. 이상적 공간으로 여긴 발하임에서 베르터의 하루 일과는 산책을 나가 호메로스를 읽다가 자연 속을 거닐며 로테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베르터가 찬미하는 자연세계에서는 게으름과 느림, 무위가 오히려 인간의 정신을 완성시킨다. 자연친화적인 새로운 삶의 방식을 대안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독일의 초기 생태문학에 속한다.

대립적 가치의 융합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는 『젊은 베르터의 고뇌』의 문제의식과 주제를 상당 부분 계승한 작품이다. 하지만 『수업시대』의 주인공 빌헬름은 베르터에 비해 좀더 시대상황에 맞는 현실적 주인공이다. 베르터는 자아와 세계와의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자살에 이르지만, 빌헬름은 세상으로 나아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다가 결국은 개혁 공동체인 ‘탑 사회’에 들어가고 마지막에는 귀족 여성과 행복한 결혼에 성공한다.
『수업시대』는 물질적 가치와 이윤만을 쫓는 자본주의와 모든 것을 이성과 합리성의 잣대로 평가하는 근대의 이념에 맞서 신화와 예술, 자연세계를 대변하는 빌헬름과 미뇽, 하프 타는 노인을 대항담론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미뇽과 하프 타는 노인은 이성과 규칙 대신 본성과 자연을 쫓는 존재이며, 이성으로 파악될 수 없는 타자이기에, 근대세계를 지탱하는 이성에 의해 배제되고 희생될 수밖에 없다.
괴테는 미뇽과 하프 타는 노인이 대변하는 감성과 예술, 자연의 세계를 새로운 시대의 대안으로 제시하진 않는다. 그들이 대변하는 ‘시적 세계’는 너무도 비현실적이고 과거 지향적이기 때문이다. 괴테는 양극단을 통합하여 새로운 대안적 가치를 만들어내고자 하며, 이를 표상하는 인물이 나탈리에다.
‘탑 사회’의 지도자인 로타리오의 여동생 나탈리에는 귀족 신분이면서도 이타적 삶을 실천하고 평등한 사회를 지향한다. 나탈리에 안에는 서로 다른 여러 인물의 특징이 합쳐져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의 장점이 그녀 안에서 승화되고 결합됨으로써 나탈리에는 이들 현실적 인물을 넘어서는 이상적 존재가 된다. 이는 괴테 사상의 중심 개념인 ‘대립과 고양의 원칙’, 즉 대립하는 사물이나 존재가 서로 결합함으로써 고양되어 제3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원칙과 연결된다.

대안적 가치로서의 ‘여성성’
독일 문학사에서 가장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진 작품으로 꼽히는 『친화력』은 생태페미니즘Ecofeminism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심리, 결혼 제도, 여성의 사회적 지위, 인간 주체의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엘리자베트 보아와 잉게보르크 드레비츠가 여성해방의 관점에서 분석한 바 있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이 작품은 생태주의와 페미니즘이 결합된 생태페미니즘의 시각으로 바라볼 가치가 있다.
‘생태페미니즘’이란 용어는 프랑스 여성학자 프랑수아즈 도본이 『페미니즘이냐 죽음이냐』(1974)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했다. 생태페미니즘은 자연파괴와 여성억압을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로 보고 자연 해방과 여성 해방을 동시에 추구한다. 이런 생태페미니즘의 근본 인식은 괴테의 『친화력』에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다. 우선 『친화력』은 가부장제 아래에서 억압받는 여성이나 집안에서 가정을 돌보고 아이를 키우는 역할에만 머무르는 여성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남성보다도 더) 활동적인 여성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여성해방적이다. 또한 기존의 남녀 성역할이 전도되는 과도기적 상황을 일찌감치 보여주기도 한다.
생태페미니즘은 새로운 사회를 위해 필요한 가치를 여성성에서 찾는다. 가부장적 질서를 대체할 대안으로 돌봄, 공감, 연민 등의 여성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내면화한 존재가 오틸리에다. 오틸리에는 비극적 사고를 계기로 유부남인 에두아르트와의 사랑에서 모든 이기심을 제거해버리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데, 이 죽음은 “완전한 자유 속에서 에두아르트와의 사랑을 지키면서 동시에 신의 법칙을 위반하지 않는 해결책”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그녀는 죽음 이후 오히려 기적과 치유를 행하는 성녀의 반열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겸손과 절제, 배려, 세상 모든 것에 대한 공감과 연민을 지닌 오틸리에는 많은 면에서 자연과 매우 가까운 존재이다.

근대적 인간의 전형 파우스트
산업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근대정신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소유하고, 더 많은 것을 이루려는 정신이다. 괴테가 평생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인물 파우스트는 그런 근대적 인간의 전형이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소유하려 하고, 인간이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파우스트는 악마와 계약을 맺어 젊음을 되찾고, 그레트헨을 유혹하고 버리며, 황제의 궁정에서 정치가로 성공하는가 하면, 최고의 미인인 헬레나를 차지하기 위해 지하세계에까지 내려가고, 마침내는 자연의 힘마저 정복하기 위한 대규모 간척사업을 벌인다.
자신을 역사의 주체로 끌어올리려는 파우스트의 행보는 근대적 진보사상의 극단화에 다름 아니다. 괴테는 이런 파우스트를 통해 시대의 문제점을 시적으로 그려내려 했다. 그러면서 근대정신에 대한 비판을 넘어 나름의 대안도 제시한다.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녹색의 유토피아’가 그것이다. 메피스토의 손을 벗어나 파우스트의 영혼이 올라가는 이 세계는 파우스트의 자기중심적이고 파괴적인 세계와 대비된다. 은둔자와 수도승, 참회하고 속죄하는 여인들과 천사들이 존재하는 이곳은 인내와 자족, 공동체 의식, 그리고 궁극적으로 사랑이 지배하는 곳이다.
『파우스트』 1부 마지막에서 자신의 아이를 죽이고 감옥에 갇힌 그레트헨은 함께 도망가자는 파우스트의 제안을 거절하고 참회하며 죽음을 맞는다. 이를 통해 그녀는 구원받는다. 2부 마지막에 다시 등장한 그레트헨의 영혼은 성모 마리아에게 “자신을 깨닫지 못하고, 새로운 생명도 느끼지 못하는” 파우스트의 영혼을 가르치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이후 그레트헨은 파우스트의 영혼을 맞이하러 내려온다. 이 작품은 그레트헨의 사랑의 힘이 파우스트의 죄 많은 영혼을 정화시킬 수 있음을 암시하면서 끝맺는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린다.”
사랑을 통한 치유는 괴테가 평생 매달려왔던 주제이다. 특히 여성을 통한 구원 가능성은 나탈리에, 오틸리에, 그레트헨으로 이어지며 반복해서 형상화되었다. 여성과 사랑을 통한 치유는 모든 것을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는 기술문명의 정신에 맞서 괴테가 내놓은 대안이다.

괴테의 새로운 자연과학
괴테는 자연과학에 많은 관심이 있었고 실제로도 여러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색채론』은 당시 근대 자연과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던 뉴턴적 방법론을 직접 겨냥한 책이었다. 이를 통해 괴테는 근대 자연과학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자연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했다.
뉴턴을 위시한 근대 자연과학자들은 인간의 주관을 배제하고 관찰과 실험을 통해 입증된 사실만이 객관적 보편성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완벽한 정량화를 추구했고 모든 것을 수와 공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경험과 체험을 강조하는 괴테에게 세상이나 자연은 그렇게 단순한 공식으로 환원될 수 없다. 괴테는 자연을 근본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연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뉴턴의 광학 이론에 맞서 괴테는 색채를 관계론적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색채는 인간과 무관한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눈에 속하는 것, 그리고 눈의 작용과 반작용에 기인”한다. 색채는 뉴턴의 프리즘 실험처럼 단순히 광학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괴테의 방법론은 근대 자연과학이 배제시킨 인간의 주관적 감성과 감각, 그리고 직관을 자연과학에 재도입해 자연을 이해하려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인간의 감정은 물론이고 대상을 관찰하고 실험하는 주체마저 배제시키는 근대 자연과학에 맞서 괴테는 주체와 객체를 결합시킨 새로운 자연과학을 정립하려 했다.
모든 것을 자신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관찰하는 괴테는 부분과 전체의 연관성을 강조했고 주체와 객체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보았다. 이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서로 생명의 고리로 연결된 채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관점으로 이어진다. 괴테는 인간이 단지 자신의 발전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사물의 자연 질서 속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의 위치”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보았다.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연법적 질서에 편입되어야 한다. 이런 통합적 사고의 바탕에는 인간이 자연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한 깊은 존중이 깔려 있다.

목차

머리말

1장 계몽과 반계몽: 『젊은 베르터의 고뇌』
1. 18세기 유럽의 시대적 아이콘 베르터
2. ‘질풍노도’기의 대표작
3. 도시와 자연, 문명과 자연의 대립
4. 베르터의 대안: 소박한 노동과 안빈낙도, 게으름과 무위
5. ‘게으를 권리’와 새로운 노동 개념

2장 시민사회와 자본주의 비판: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1. 교양소설 또는 반근대적 소설
2. 시민사회와 자본주의 담론
3. 예술세계와 정신세계의 대항담론
4. 근대의 이념과 이성의 대변자: ‘탑 사회’
5. 몰락해가는 시적 세계의 대표자: 미뇽과 하프 타는 노인
6. 대립적 가치의 융합: 나탈리에

3장 대안적 가치로서의 여성성: 『친화력』
1. 『친화력』과 생태페미니즘
2. 여성해방의 메시지
3. 봉건적 결혼제도에 대한 문제제기
4. 세상을 구원할 새로운 가치: 공감과 연민, 사랑과 돌봄

4장 근대적 인간의 전형: 『파우스트』
1. 바우스트에 관한 두 가지 견해
2. 필레몬과 바우키스 이야기: 신화의 세계와 근대세계의 대립과 갈등
3. 근대적 인간의 전형 파우스트
4. 파우스트는 구원받았는가

5장 21세기에 되짚어보는 괴테의 자연관
1. 계몽과 기술문명에 대한 괴테의 비판
2. 뉴턴적 자연과학에 대한 도전: 『색채론』
3. 괴테의 새로운 자연과학

맺음말

본문중에서

괴테는 기술, 과학, 산업의 힘으로 세계를 좀더 실용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진보의 대가로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했다. 근대의 진보 이상이 가져온 대가를 괴테는 근대적 존재의 비극적 운명으로 보고 이를 파우스트가 악마와 맺은 계약으로 표현했다.
(/ p.10)

근대의 이분법적 사고, 새로운 시대의 신으로 등극한 ‘쉴 줄 모르는 욕망’이 괴테가 파악한 근대의 문제였다. 그는 “유용성, 전쟁, 소비, 기술, 지식, 지성”을 자기 시대의 여섯 가지 유령이라 칭하고 이에 맞서 “생성, 평화, 양육, 예술, 학문, 여유로움, 이성”을 대안적 가치로 제시했다.
(/ p.14)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계몽을 넘어서 반계몽으로 이어지며, 근대가 낳은 작품이면서 동시에 근대를 부정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pp.34~35)

괴테는 식물의 형성 원칙을 ‘수축과 팽창’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식물이 자라나 형태를 갖추는 데에는 수축과 이완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고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양은 양적 차원에서뿐 아니라 질적 차원에서도 이루어진다. 고양은 대립을 전제로 한다. 일단 양극단이 존재하고 그것이 처음에는 서로 대립하다가 합쳐져 제3의 것을 만들어냄으로써 고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pp.111~112)

생태페미니즘을 제창한 도본은 여성들이 지구를 구하기 위한 생태혁명을 이끌 것을 주장했는데, 이러한 근본 인식은 괴테의 『친화력』에도 녹아 있다. 『친화력』은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있으며, 기존의 가부장적 틀을 전복한다는 점에서 생태페미니즘 관점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 p.123)

『파우스트』는 구원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차라리 ‘몰락의 이야기’에 가까우며 파우스트가 꿈꾸는 세계는 바람직한 유토피아보다는 오히려 부정적 유토피아에 가깝다.
(/ p.193)

괴테는 자연을 실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자연을 경험하고 자연의 비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로서는 “자연의 독백을 해독하는 것”이 자연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법이다.
(/ p.224)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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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보쿰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자연시에서 생태시로. 에리히 프리트 시에서의 자연의 정치화 연구](독문) 등의 책을 썼다. 괴테의 [서동시집](근간), [새로운 문학이론의 흐름](공역), [기호와 문학](공역) 등을 옮겼으며, 독일의 생태문학과 통일 이후의 독일문학에 관한 논문을 여러 편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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