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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

원제 : 豕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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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은품(1)

    출판사 서평

    중국 문화사상 천재로 일컬어지는 궈모뤄는 일본 망명 기간 동안 역사콩트 몇 편을 썼다. 콩트라고 해서 마냥 웃기기만 한 작품은 아니다. 문학가였고, 역사학자였으며, 혁명가이기도 한 그가 진지하게 바라본 역사 속 희극의 단면을 엿보자.

    역사적 인물과 사실을 재평가하는 데 궈모뤄는 어디까지나 역사적 사실 그 자체를 매우 중시하였다. [아Q정전]의 작가로 잘 알려진 루쉰의 작품집 [고사신편(故事新編)]에서 그려 낸 인물들이나 상황 설정이 현세 풍자에 치중한 나머지 옛사람 입에서 영어가 튀어나오게 하는 등의 모습이 많이 들어간 것에 대해 궈모뤄는 그것은 시대착오적인 교묘한 장난으로 역사를 제재로 한 작품에서 취할 바는 아니라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루쉰과 관련되는 이 부분은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궈모뤄와 루쉰 사이에는 묘한 경쟁심리가 작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에 대한 후세의 평가야 어떻든 1920년대 이래로 현대 중국의 문단에서 현실주의를 주장하는 일파의 우두머리로 루쉰을 상정하고 낭만주의를 주장하는 일파의 우두머리로 자신을 상정한 것이다. 실제로 1923∼1924년 무렵에 궈모뤄가 이끌고 있던 창조사는 루쉰과 그의 동생인 저우쭤런(周作人)을 공격한 적도 있었다.
    그런 마당에 루쉰은 1922년부터 <보천(補天)>을 시작으로 중국 역사를 소재로 하는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궈모뤄도 이에 뒤질세라 그다음 해인 1923년부터 마찬가지로 중국 역사를 소재로 하는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루쉰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역사 제재 작품 창작을 중단한 지 13년 만에 다시 같은 종류의 작품 창작을 시작하였고, 그 무렵에 궈모뤄도 다시 <초패왕의 자살> 등의 작품을 창작하였다.
    결국 루쉰은 1930년대에 창작한 작품들을 1920년대 작품들과 함께 [고사신편]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냈다. 그때가 1936년 1월이었다. 궈모뤄도 같은 방법으로 [시제]라는 이름을 달아 묶어 냈다. 그런데 그 시기가 공교롭게도 겨우 몇 개월 뒤인 1936년 10월이었다. 그것이 궈모뤄가 루쉰을 의식한 결과였는지, 아니면 그 반대였는지 분명하지는 않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서 루쉰에 대한 궈모뤄의 경쟁심리는 다소나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중국 역사에 대한 궈모뤄의 자세는 엄숙함 그 자체였다. 그렇다고 그 역사 서술 자체를 그대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분석에 입각하여 새롭게 해석해 냈다.
    일본 망명 기간이었던 1930년대에 집중적으로 이루어 낸 학술서로서 오늘날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각종 역사 연구서들은 그 결과물이다. 또한 그 연구들을 문학적인 형태로 정리한 것이 바로 [시제]에 실려 있는 작품들이다.
    본 번역은 1983년 베이징 인민문학출판사에서 나온 [郭沫若全集(文學篇)] 제16권에 수록된 작품을 대상으로 했다. 이 번역 작업은 처음 시도한 것이 아니다. 1995년에 역자가 전문을 번역, 출간한 바 있다. 당시 번역 제목은 [족발]이었다. 그 뒤 같은 번역 제목으로 2008년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60% 발췌본이 나왔다. 이번에는 원전 전문을 옮기되, 번역 문장 일부를 손질했다.

    목차

    전형으로부터 말하다

    맹자, 부인을 내쫓다
    공자님의 식사
    칠원리 장자가 양나라로 유세를 가다
    공자묘를 찾아온 마르크스
    초패왕의 자살
    제나라 용사의 무예 대결
    진시황의 임종
    사마천의 분기탱천
    노자의 입관기
    가의의 통곡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본문중에서

    아, 가장 빌어먹을 짓은 아마 내가 저질렀던 분서갱유일 거야. 백가의 서적을 불태우고 460여 명을 한꺼번에 생매장했으니 말이야. 내 생각으로는 사상을 통일하면 천하 사람들이 모두 복종하리라 여겼던 것이지만 난 정말 멍청이였어. 사상을 어떻게 폭력으로 통일시킬 수 있단 말인가?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서 눈을 돌리고 측근들조차 나를 언제고 죽이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지 않은가? 저주를 받아 내가 죽어 버린 후에는 나라가 멸망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내 통솔력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조정을 주무르는 놈들은 모두가 음양오행이니 신선술이니 하며 떠들어 대는 방사들뿐인데, 그놈들이 작당하여 나를 속이기라도 한다면.... 가장 망할 놈은 그놈의 이사 새끼야. 분서와 갱유, 이 천고에 씻을 수 없는 두 가지 어리석은 짓은 모두가 그놈이 나를 부추긴 때문이야. 저지른 죄는 모두 내가 덮어쓰게 해 놓고, 그놈은 여전히 주공(周公), 공자인 척 거들먹거리고 있어. 우라질, 나는 정말 어리석었어. 나는 정말 유사 이래 가장 어리석은 놈이었어.
    만약 아버지 여불위가 죽지 않고 살아 계셨다면 이 두 가지 어리석은 짓은 절대로 못 하게 하셨을 텐데. 내가 몇 년 만 일찍 죽어 버리기라도 했다면 그런 어리석은 짓을 못 했을 것이고, 천년만년이 지나도 남게 될 오명을 뒤집어쓰지는 않았을 텐데.
    나는 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를 욕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죽으면 세상은 다시 어지러워질 것이고, 천추만세 후의 사람들도 모두 나를 욕할 것이다. 천추만세 후에는 나처럼 강제로 사상을 통제하려는 바보는 결코 없을 거야.
    제기랄, 세상의 책을 어떻게 다 불태울 수 있으며 천하의 사상가를 어떻게 산 채로 모두 매장할 수 있단 말인가? 설사 다 태우고 다 묻어 버린다고 하자. 너에게 그것이 무슨 도움이 되는가? 너는 그저 돼먹지 못한 방사 놈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놈이야.
    ( '진시황의 임종' 중에서/ pp.130~131)

    저자소개

    생년월일 1892~1978
    출생지 중국 쓰촨성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문학가·역사학자·정치활동가. 지주 겸 상인 가정에서 태어났고 1913년 말에 일본에 유학하였으며 5·4 시기에는 반제·반봉건 문화운동에 적극 가담했다. 1926년에는 북벌전쟁에 참가하여 국민혁명군 총정치부 부주임을 역임했고 1927년에는 난창(南昌) 봉기에 참여하였으며 1928년에는 일본으로 도망하여 중국고대사와 갑골문(甲骨文), 금문(金文)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제3차 국내전쟁 시기에는 상하이, 홍콩 등지에서 민주운동에 종사하였고 1948년에는 해방구로 건너왔다.

    생년월일 -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양대학교 중국학과 강의교수.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중국현대문학의 세계](1997, 현암사, 공저), [중국문학사의 이해](1998, 지영사), [민족혼으로 잠들다](1999, 학고재, 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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