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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김사량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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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36세의 나이로 한국전쟁 때 사망한 문제적 작가 김사량의 [빛 속에]와 [칠현금]을 모아 놓은 작품집. 그는 국군 편에 있다가 사망한 것이 아니다. 인민군의 종군작가, 즉 재북작가(원래 평양 부유층 출생)였다. 게다가 [빛 속에]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어로 써서 일본의 문학상까지 탈 뻔했던 작품이다. 어떻게 봐도 문제적 작가로 생각해 볼 만한 인물이다.

    김사량이란 작가를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은 그가 일제 말기에 일본어 창작을 했고 일본의 문학상까지 탈 뻔했다는 사실을 두고 자칫 친일파 운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1945년 5월에 일제의 극심한 탄압을 피해 항일 근거지인 중국 연안(태항산 남장촌)으로 망명한 바 있다. 이러한 김사량의 인생 굴곡은 조선과 일본 그리고 중국을 가로지르는 동북아의 역사에 폭넓게 관련된 그의 문제적 삶을 보여 준다.
    그는 비록 일본어 창작을 했지만, 일본 식민주의와 협력하는 조선인들을 신랄하게 비판했고 조선인의 정체성을 지키려고 하는 이들에게는 강한 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빛 속에]와 [천마]에서 조선적인 것을 지워 버리려는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포착한다. 이로써 인물들의 내면적 갈등과 불안을 야기하는 실체를 우회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김사량의 의도는 이런 인물들의 ‘위선과 비굴’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비겁하고 모순된 존재들을 낳게 한 제국주의 문제를 드러내는 데 있었다. 북한에서는 [빛 속에]를 두고 ‘저항 의식이 적극적으로 표출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다. 그는 암울한 시대에 맞는 저항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일본어로 조선의 현실을 그렸다는 점은, 탄압을 피해 가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뜻한다. 이른바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일본에서 일본어 창작을 하면서 재일 조선인의 현실을 쓰던 그는 마침내 중국 연안으로 망명한다. 그에게 망명은 우회적 글쓰기(일본어 글쓰기)의 돌파구였다. 즉 저항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연안에서 항일 투쟁을 했던 얘기는 [노마만리]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이 작품은 조선의용군의 행적을 생생하게 기록한 문학적 사료다. 이 시기부터 그의 작품에는 소설가로서의 자의식보다는 혁명가로서의 모습이 선명하게 부각되고 있다.
    해방 후 북한에 들어와서는 [칠현금]을 썼고 곧 한국전쟁이 터지자 ‘종군기’ 등을 썼는데 여기서는 혁명가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비록 모국어를 되찾았지만 북한 체제상 그의 문학이 개화하는 데는 제약이 있었던 것이다. 그가 북한에서 남긴 작품들을 보면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일제 말, 조선의 비참한 현실을 ‘유리알 같은 정신’으로 날카롭게 직조하여 아쿠타가와상 후보에까지 오른 작가의 모습이 몹시도 그리워지는 것이다.
    이렇듯 김사량은 일제강점기-해방-6·25라는 격랑에 몸을 실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문인이자 혁명가다. 이러한 삶의 굴곡은 남·북 어디에서도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남한에서는 일종의 월북 문인으로 간주되어 논의가 배제됐다. 북에서는 연안파라는 계보와 부르주아 출신이라는 성분 때문에 배척됐다.
    그러나 상황은 조금씩 풀려 북한에서는 1987년에 [김사량 작품집]이 나와 부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북한은 [빛 속에]를 두고 그 한계성을 지적하면서도 ‘우리 인민의 비참한 모습과 식민지 인텔리의 정신적 고민, 민족적 의식을 잘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남한에서도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기 시작한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그에게 붙었던 친일 논란이 거의 해소됐다는 점은 그의 문학이 정당하게 평가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목차

    빛 속에
    칠현금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본문중에서

    “아니!” 소년은 눈을 크게 떴다. “선생님도 제국대학이나요?” 그는 정말로 놀란 것이 틀림없었다. “조선 사람도 넣어 주나요?”
    “그야 누구나 다 넣어 주지. 시험만 잘 치면…”
    “거짓말이에요. 우리 학교 선생님이 다 말해 주었어요. ‘요 조선 놈, 할 수 없구만. 소학교에 넣어 준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해라’ 하고.”
    “어, 그런 말을 하는 선생님도 있나. 그래서 학생이 울었나.”
    “울 게 뭐예요. 울지 않아요.”
    “그래. 그 애 이름이 뭐냐? 한번 선생님한테 데려오너라.”
    “싫어요.” 그는 다급하게 말했다. “없어요, 없어요.”
    “우스운 소리를 하는구나.”
    “누구한테도 하지 않았어요. 말하지 않았어요.”
    그는 흥분해서 제 말을 취소했다. 정말 이상한 아이로구나 하고 나는 생각했다. 마침 그와 거의 동시에 나에게는 혹시 이 애가 조선 아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느닷없이 떠올랐다.
    나는 놀란 듯이 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표정이 굳어진 그는 경계하듯이 뒷걸음질을 쳤다.
    ('빛 속에' 중에서/ pp.17~18)

    저자소개

    생년월일 1914∼1950
    출생지 평양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김사량(1914∼1950, 본명 시창)은 한국의 소설가.[토성랑]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동인지[제방]을 발간하였는데 사상 불온으로 일경에 검거되었다. 팔로군의 조선의용군에 종군기자로 참여했다.
    그는 평양의 부유한 집안의 4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1939년 [빛 속에]가 아쿠타가와 상 후보작에 오른다. 수상식에 참여한 김사량은 조선의 작가로서 민족에 관한 글을 쓰는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민족의 현실을 진솔하게 써 나가겠다고 다짐한다.
    김사량은 일본어로 작품을 발표하면서 일본 문단에 등장했지만, 그의 작품 세계는 [빛 속에]에 나타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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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헌영 [편저]
    생년월일 1941~
    출생지 경북 의성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41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중앙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6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1972년부터 1974년까지 중앙대학교 등에서 강의했으며, 1974년 긴급조치 시기에 문학인사건으로 투옥되었다. [월간독서] [한길문학] [한국문학평론] 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주간으로 일했으며, 1979년부터 1983년까지 ‘남민전’ 사건으로 복역했였다. 1998년 복권되어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지금은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2005년에는 리영희 선생과 대담을 나눈 [대화]를 펴냈으며, 이밖에 [한국현대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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