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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테이션

원제 : Temp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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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성공을 향한 끝없는 유혹, 더글라스 케네디의 6번째 이야기

2011년 [빅 픽처]라는 소설을 시작으로 [모멘트], [위험한 관계] 등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가 여섯 번째 소설로 한국 독자들을 다시 만난다. 그의 소설만의 특징인 빠른 전개와 개성 있는 필체, 그리고 다소 자극적인 소재는 독자들을 소설 속으로 푹 빠지게 하는 힘이있다. 신간 [템테이션]은 제목처럼 끝없는 성공에 대한 갈망, 그리고 실패와 좌절을 통해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통념을 이야기한다.

데이비드 아미티지는 무명작가 생활 10년 만에 성공의 기회를 잡게 된다. 우연히 방송국 관계자들에 눈에 띄어 시트콤 대본을 쓸 기회가 생기고 이것을 계기로 일약 할리우드 스타 작가로 발돋움 한다. 성공대열에 합류한 데이비드 아미티지는 자신 때문에 온갖 고생을 겪은 아내 루시와 딸을 버리고 방송국 미모의 부사장 샐리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백만장자 필립 플렉은 그에게 시나리오 공동 작업을 제안한다. 상류 사회의 화려하고 새로운 유혹들은 그를 점점 몰락의 길로 인도한다.

누구나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위해 달려가고 그 과정에서 많은 성취를 이뤄낸다. 하지만 만족감보다는 또 다른 성공에 대한 갈등과 열망, 허무가 찾아온다. 이 책은 한 작가의 성공과 실패, 좌절과 또 다른 성공으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생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를 알려준다.

출판사 서평

1. 한 번의 성공이 반드시 ‘영원한 성공’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 전 세계 30여 개국 출간! 아마존 프랑스, 아마존 영국 베스트셀러!
- [빅 픽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장편소설 [템테이션] 출간!


더글라스 케네디의 이력은 독특하다. 뉴욕 맨해튼 출신의 미국 작가지만 본격적으로 소설 집필을 시작한 곳은 유럽이다. 현재는 세계 30여 개국에서 열렬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인기 작가로 부상했다. 오프오프브로드웨이에서 극본을 쓰기 시작해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본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한 묘사, 독특한 캐릭터 설정,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어우러진 소설을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으며 영국에서는 나오는 책마다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최근 작가의 소설은 세계 여러 나라 소설마니아들에게 필독서가 되고 있으며, 2011년에는 소설 두 편-[빅 픽처],[파리5구의 여인]-이 영화로 제작되어 크게 주목받았다. 근래에는 조국인 미국에서도 재조명작업이 한창이며 그의 소설 전권을 출판 계약했다.

[템테이션]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가적 매력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금의 군더더기도 보이지 않는 다이내믹한 전개, 독특하고도 매력적인 인물들, 읽는 이를 쥐락펴락하는 역동적인 스토리는 읽는 동안 한시도 눈을 돌릴 수 없게 할 만큼 박진감이 넘친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템테이션]을 통해 독자에게 영리하게 읽는 재미를 선사하는 이야기꾼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총 다섯 편이다. [빅 픽처]를 시작으로 [위험한 관계],[모멘트],[파리5구의 여인],[행복의 추구]에 이르기까지 출간하는 소설마다 독자들과 긴밀한 호흡을 자랑하며 폭넓은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빅 픽처]는 출간 이후 무려 100주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 전국주요서점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을 만큼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여섯 번째로 소개되는[템테이션]은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역작이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에서 일제히 출간돼 더글라스 케네디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시킨 이 소설은 롤러코스터처럼 몰아치는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압도적인 재미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템테이션]은 주인공이 오래도록 갈망해온 꿈을 이룬 시점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성공이란 또 다른 갈등과 시련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고, 성공이 있기에 실패가 있다. 그러므로 한 번의 ‘성공’은 또 다른 ‘성공’에 이르기 위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직업, 성장배경, 집안의 내력 등은 모두 다르지만 두드러진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도덕적으로 완벽하거나 능력이 뛰어나거나, 성격적으로 잘 완성된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완벽하지 않으므로 오히려 인간적이다. 주인공이 크나큰 실수를 저질러도 독자들은 한없는 애정과 동정심을 느끼게 된다. [템테이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성공이 가져다준 달콤한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몰락의 길을 자초하는 주인공 데이비드 아미티지의 모습에서 우리는 최고급 샴페인이 가져다주는 달콤한 맛과 그 대가로 주어지는 치명적 숙취의 느낌을 동시에 맛보게 된다. 인생은 성공과 실패가 있는 것도 아니고, 행복과 불행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며 매 순간 우리에게 선택을 요구한다. 즉 어떤 길을 걸을지는 각자가 판단할 몫이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템테이션]을 통해 바로 그 점을 역설하고 있다.

[템테이션]에는 여러 가지 흥미 있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소설의 주요배경이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이고, 영화계이고, 방송계이다 보니 신랄한 대화와 재치 있는 묘사, 흥미롭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무수히 펼쳐진다. 미국 사회의 영화계와 방송계가 우리와 많은 차이가 있을지언정 현장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의 속성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표절 시비, 파워게임, 이너서클, 권력의 사다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방송계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상류사회의 화려한 생활을 엿보는 재미, 스캔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과 막으려는 사람들의 불꽃 튀는 암투도 재미있게 볼만한 요소들이다. [템테이션]이 독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게 되리라 확신한다.

2. 할리우드에서 성공하려면 자기 어머니라도 팔아야 한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들, 결코 현실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들에 주목해왔다. ‘살아가기’, ‘사랑하기’, ‘일하기’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 다루는 중심소재들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에서 다루어지는 인생은 ‘위기’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작가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위기적 상황에 놓여 있다. 본인이 자초해서이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이기도 하다.

[빅 픽처]에서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월가의 변호사가 사진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못해 위기를 자초하고, [위험한 관계]에서는 한 여성기자가 갑작스런 결혼과 출산 문제로 위기를 맞이하고, [모멘트]에서는 통독 이전 독일의 비극적 분단 현실이 위기상황을 초래하고, [파리5구의 여인]에서는 뜻하지 않은 제자와의 스캔들로 파산당한 한 영화학과 교수의 위기가 그려지고, [행복의 추구]에서는 매카시즘의 회오리바람 속에서 위기를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템테이션] 역시 위기 상황에 처한 한 시나리오 작가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결국 인생이란 위기의 연속선상에 있으며 파란과 부침을 거듭하는 가운데 극복의 의지를 불태우는 과정이 곧 삶이라는 작가의 인식이 소설 속에 녹아들어 있다.

[템테이션]의 배경이 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는 저마다 성공을 꿈꾸며 모여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기 어머니라도 팔 수 있다는 각오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곳, 어제의 친구가 오늘은 별안간 비수를 들이대는 곳,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벼랑 끝에 선 사람을 냉정하게 밀쳐버려야 하는 곳, 사랑이나 우정도 출세의 수단이 되는 곳, 그런 가운데 개중 진짜배기 프로페셔널이 끼어 있고,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되어 유명인사로 등극하는 곳이 바로 할리우드이다. 협잡과 음모가 판치고 배신과 거짓이 난무하지만 끝내 중심을 잡아갈 수 있는 바탕은 실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걸러내는 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성공을 갈망한다. 모진 시련을 겪은 끝에 성공의 결실을 맺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끝내 꽃망울을 한 번도 터뜨려보지 못하고 시드는 경우도 있다. 누구나 혼신의 힘을 다 바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지만 단지 소수의 몇몇 사람만이 성공의 수혜자가 될 뿐이다. 어렵사리 성공의 대열에 합류했더라도 자칫 발을 잘못 내디뎠다간 끝없는 추락의 아픔을 맛보기 십상이다. 작은 성공에 도취해 초심을 망각해버린 탓이다. [템테이션]은 한 시나리오 작가의 성공과 실패, 좌절과 재기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여정을 통해 생에서 끝내 포기하지 말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탐구한다.

3. 성공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실패해야만 한다!

- [템테이션] 줄거리


이 소설의 주인공 데이비드 아미티지는 무명작가 생활 10년 만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FRT방송국에 보낸 시나리오가 채택돼 시트콤을 제작하기로 한 것. 10여 년의 세월 동안 시나리오 작가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낮에는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글쓰기에 매진한 결과 마침내 결실을 얻게 되는 것이다. 수시로 냉대와 거절을 당하면서도 끝내 좌절하지 않고 꿈을 향해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간 결과이다. 우연히 방송국 관계자들의 눈에 띈 시트콤 대본 한편이 데이비드 아미티지를 일약 할리우드 최고의 작가로 발돋움하게 하는 것. 갑자기 성공을 거둔 데이비드 아미티지에게도 어김없이 유혹의 시험대가 준비된다.

성공대열에 합류한 데이비드 아미티지는 무명시절 10년 동안 타고 다니던 고물 볼보를 팔고 포르쉐 카레라를 구입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갖은 고생을 겪은 아내 루시를 버리고 저명한 방송국에서 부사장 겸 이사로 재직 중인 미모의 재원 샐리에게 빠져든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마치 성공한 사람이 겪는 통과의례라도 되듯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물론 루시와 딸을 버리고 떠나는 마음은 쓰리고 아프다. 그러나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게 게임의 법칙이라 치부하며 위안을 삼는다. 일에 매몰된 나날을 보내다 보니 아픔을 돌볼 틈이 없다. 성공한다는 건 결국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사람이 된다는 뜻이고, 작은 아픔쯤은 훌훌 날려버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탄탄대로가 열린 것처럼 화려한 성공시대를 열어가던 데이비드 아미티지에게 뜻하지 않은 위기가 찾아온다. 재산이 2백억이나 되는 부자 필립 플렉이 시나리오 공동 작업을 제안해오는 것. 돈은 많지만 작가적 재능이 없는 필립 플렉은 통째로 데이비드 아미티지의 작품을 표절하고는 시치미를 뗀다.
필립 플렉의 종잡을 수 없는 태도와 유혹 앞에서 데이비드 아미티지의 앞날은 예기치 못할 폭풍 속으로 빨려든다. 편견과 아집에 둘러싸인 필립 플렉에게는 일개 시나리오 작가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건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운 일이다.

성공한 사람은 화려한 세계의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 상류사회의 향기에 취해 갈피를 못 잡는 사람에게 몰락의 위기가 찾아오는 건 당연하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그럴 때 통용된다. 할리우드 최고의 작가에 오른 데이비드 아미티지에게도 몰락의 순간은 너무나 쉽게 찾아온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이 있다면 한없는 야유와 질타를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오는 때도 있는 것이다. 데이비드 아미티지가 시나리오를 쓴 시트콤 "셀링 유"가 때 아닌 표절 시비에 말려든다. 분명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점점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가 데이비드 아미티지의 심장을 조여 오는데……

추천사

더글라스 케네디는 [템테이션]을 통해 읽는 재미를 선사하는 영리한 이야기꾼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탁월한 작가이다.
- 인디펜던트

더글라스 케네디는 롤러코스터처럼 휘몰아치며 내달리는 상황 속으로 독자를 능숙하게 끌어들인다.
- 선데이 타임스

아직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작가를 모르는가? [템테이션]을 읽을 수 있는 지금이 바로 여태 모르던 보석 같은 작가를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 글래머

원하는 바를 손에 얻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진리를 영리하고 멋지게 그려낸 중독성 강한 이야기.
- 이브

더글라스 케네디는 여성들에게 매력적으로 말하는 방법을 진짜 잘 알고 있는 작가이다. 여성들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을 읽으며 알려지지 않은 남성의 면모를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 코스모폴리탄

책장을 휙휙 넘기게 되는 스릴러는 더글라스 케네디가 가장 능숙하게 소화하는 장르다. [템테이션]은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스릴러다.
- 이지 리빙

무겁지 않으면서도 지적인 소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템테이션]은 바로 그런 소설이다.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깝지만 빨리 책장을 넘기게 되는 소설.
- 아이리시 타임스

[템테이션]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뛰어난 작품들 중에서도 감히 최고라 할 수 있다.
- 데일리 미러

더글라스 케네디는 지적이고 영리한 작가다. 언제나 매력적이고 판타스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 더 타임스

얼른 다음 페이지로 책장을 넘기게 되는 소설! 더글라스 케네디는 등장인물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언제나 독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불러내는 재주를 가진 작가이다.
- 데일리 익스프레스

목차

제1부

제2부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진정하고 들어.”
“좋은 뉴스인가요?”
“더없이 좋은 뉴스야. 방금 브래드 브루스한테 전해 들었어. 브래드가 금방 자기한테 전화하겠지만 내가 먼저 소식을 전하고 싶었지. FRT가 "셀링 유" 시리즈의 첫 여덟 편 에피소드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대. 브래드는 그 여덟 편 중에 네 편의 대본을 자기한테 맡기겠다고 했어. 전체 시리즈 대본의 총 지휘도 자기가 맡아 달래.”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앨리슨이 나를 불렀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내가 말했다.
“너무 놀라 입이 너무 크게 벌어졌어요. 지금은 잠시 떨어진 턱을 줍고 있어요.”
“원고료가 얼만지 들으면 더 놀랄걸? 정신 차리고 들어. 자그마치 회당 칠만오천 달러야. 원고료를 모두 합하면 삼십만 달러지. 다른 대본 집필을 총지휘한 대가로 십오만 달러를 더 받기로 했어. 크레디트에 원작자로 이름이 들어갈 거고, 전체 방송 수익에서 5내지 10퍼센트를 저작권료로 받게 돼. 축하해, 이제 자기는 부자가 됐어.”
(/ pp.17~18)

바비는 "셀링 유" 첫 시즌 때 내 인생에 나타났다. 제3회가 방송으로 나간 뒤, 바비는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 회사 공식 편지지에 쓴 바비의 편지에는 내 프로그램이 몇 년 새 본 가운데 가장 뛰어나며 자기가 내 투자브로커를 맡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저는 ‘정말로 약속한다.’ 같은 허풍은 떨지 않겠습니다. ‘그 브라우니를 다 먹기 전까지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 같은 사탕발림도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똑똑한 브로커라는 사실을 자부하며 조만간 선생님께 짭짤한 수익을 올려드리겠습니다. 게다가 저는 아주 정직합니다. 제 말이 믿음직하지 않다면 다음 분들께 전화해 보시면…….”
그 뒤에는 바비 바라가 거래 고객이라고 주장하는 할리우드 유명인의 이름들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나는 편지를 훑어보고 버리기는 했지만, 버리기 전에 웃음을 날리지 않을 수 없었다. "셀링 유"가 히트를 치고 나서 편지들이 일주일에 수십 통씩 왔다. 자동차 딜러, 부동산업자, 세무사, 운동 트레이너, 명상 집단……. 모두들 내 성공을 축하하는 한편 자기들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바비의 편지는 그 중에서 가장 뻔뻔했다. 전반적으로 자만에 가득한 편지였고, 마지막 문단은 어이없기까지 했다.
‘저는 일을 그저 잘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아주 뛰어나게 잘 하죠.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을 확인하고 싶으면 저에게 반드시 전화하세요. 전화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실 겁니다.’
(/ pp.48~49)

시사실에 불이 켜졌다. 나도 모르게 쇼크 상태에 빠져 있었다. "살로, 소돔의 120일"은 그저 조금 별난 영화가 아니었다. 완전히 저 너머에 있는 영화였다. 내가 더더욱 심란했던 이유는 이 영화가 싸구려 포르노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파졸리니는 더없이 세심하고 진지한 감독이고, "살로, 소돔의 120일"은 관객의 참을성을 극단까지 몰아가며 전체주의를 더없이 진지하게 탐구한 영화다. 나는 개인 소유의 카리브해 섬의 화려한 시사실에 혼자 앉아 인간의 행동이 얼마나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 목격했다. 나는 풀리지 않는 의문에 휩싸였다.
‘필립 플렉은 이 영화로 도대체 무슨 의미를 전하려 했을까?’
그 해답을 곰곰이 생각하기도 전에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 영화를 본 뒤에는 술이 필요하죠?”
나는 고개를 돌렸다. 여자가 서 있었다. 뿔테안경, 위로 틀어 올린 긴 갈색머리, 척 보기에도 지성미를 풍기는 30대 초반 여자였다.
“아주 독한 술이 필요하겠어요. 영화가…….”
“끔찍해요? 무서워요? 역겨워요? 지긋지긋해요? 아니면 잔인하게 재미있어요?”
“모두 다 해당됩니다.”
“그런 영화를 보게 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제 남편은 이런 농담 같은 일을 즐겨요.”
(/ p.148)

마사가 나를 모래사장에 눕혔다. 우리는 열정적으로 깊은 입맞춤을 나눴다. 격렬한 순간 뒤에 내 귀에 이성의 목소리가 경보를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몸을 빼려 하자 마사는 다시 나를 눕히고 속삭였다.
“깊이 생각하지 말고 그저…….”
내가 속삭였다.
“그럴 수는 없어요.”
“있어요.”
“안 돼요.”
“오늘밤만…….”
“그렇게는 안된다는 걸 잘 알잖아요? 일단 시작되면 멈출 수 없어요. 특히…….”
“특히, 뭐요?”
“특히……아니, 우리 둘 다 알잖아요. 그저 하룻밤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정말 그렇게 느껴요?”
“어떻게?”
“그렇게…….”
나는 마사의 팔을 살며시 빼고 윗몸을 일으켜 앉았다.
“내가 느끼는 건……취했다는 겁니다.”
마사가 부드럽게 말했다.
“모르시겠어요? 보세요. 저, 이 섬, 이 바다, 이 하늘, 이 밤. 그저 하룻밤이 아니에요. ‘이 밤’이에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한 번뿐인 밤.”
“알아요, 알아. 하지만…….”
나는 마사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마사는 그 손을 꽉 잡았다.
마사가 말했다.
“너무 마음이 여리시군요.”
(/ p.184)

“새로 수정해주신 시나리오가 아주 맘에 듭니다. 정치적인 의미가 강하게 담긴 범죄영화가 됐어요. 권태는 작금의 미국사회를 규정하는 주춧돌이잖아요. 권태야말로 소비지상주의에 깃든 만성 질환이죠. 바로 그런 점을 이 시나리오가 꼭 집어내고 있어요.”
플렉은 시나리오에서 내가 생각하지도 않은 것들을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시나리오나 대본을 팔면서 배운 게 있다면 감독이 그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가 어떨 것이라고 열심히 말하기 시작할 때 그저 고개만 끄덕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감독이 아무리 쓰레기 같은 말을 하더라도.
내가 말했다.
“물론, 무엇보다 이 시나리오는 장르 영화고…….”
플렉은 나에게 다시 에임스 의자에 앉으라고 손짓하며 말했다.
“간단히 말하면 장르 영화죠. 하지만 장르를 파괴하고 있기도 하죠. 장피에르 멜빌이 "사무라이"에서 실존주의적 암살자의 전설을 재정의한 것처럼…….”
‘실존주의적 암살자의 전설’이라고? 이런…….
내가 말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시카고에 사는 두 남자가 은행을 털려는 이야기죠.”
(/ p.199)

“내가 보기에는 자기를 데리고 논 거야. 그 덕분에 선탠은 했잖아. 섬에서 다른 사람은 안 만났어?”
나는 샐리에게 마사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으므로 만난 사람이 없다고 간단히 대답했다. 나는 샐리가 정말 바라던 이야기를 꺼냈다. 샐리의 직장 이야기. 한때 샐리의 적이었던 스투 베이커를 일주일 만에 동지이자 보호자로 돌리는 데 성공한 이야기. 스투 베이커는 가을 시즌 황금시간대 편성에 대해 샐리에게 전권을 위임했으며 폭스텔레비전의 최고 거물들에게 샐리를 뛰어난 인재로 소개했다.
아, 샐리가 직장에서 거둔 승리를 이야기하는 도중에 나를 보고 싶었고, 사랑한다는 말도 하기는 했다. 나도 똑같이 말하고 샐리에게 키스했다.
샐리가 말했다.
“누구에게나 전성기가 있잖아. 우리에게는 지금이 전성기야.”
(/ p.217)

인과율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더구나 잠옷 차림으로 기자를 공격했는데, 그 광경이 사진가의 카메라에 다 담겼을 때에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1면에 등장한 지 이틀 뒤에 나는 또 뉴스거리가 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토요일 판 4면에 내가 테오 맥콜의 멱살을 잡은 사진이 실린 것이다. 내 얼굴은 분노 때문에 이성을 잃은 표정이었다. 내 잠옷도 문제였다. 침실이 아닌 곳에서 잠옷을 입고 있으면 미치광이로 비칠 뿐이었다. 대낮의 방송국 주차장에서 이성을 잃은 표정의 남자가 잠옷 바람으로 소란을 피웠다면 당장 치료가 필요한 미치광이로 보는 게 당연했다. 내가 독자라도 그런 사진과 그 아래쪽 기사를 읽었다면 그 남자를 미치광이로 취급 했을 게 틀림없었다.
사진 아래에 실린 짧은 기사의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셀링 유"의 해고 작가, NBC방송국 주차장에서 기자를 공격하다!
기사는 사실 위주였다. 맥콜 때문에 내 작가생활이 위기에 처한 과정이 요약되었다. 맥콜이 나를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겠다고 하자 경비원이 나를 보내줬다는 사건 개요가 그대로 정리되어 있었다.
맥콜의 코멘트도 실렸다.
‘나는 그저 사실을 밝혔을 뿐인데 아미티지 씨는 분노했다. 아미티지 씨에게 폭행을 당하기 직전에 다행히 NBC경비원이 막아 줬다. 나는 아미티지 씨가 전문가의 상담을 받기 바란다. 정신적으로 큰 문제를 겪고 있는 것 같다.’
(/ p.295)

“내가? 자네가 파산한 건 내 잘못이 아니야.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아홉 달만 기다리면…….”
“빌어먹을 아홉 달 타령은 집어 치워. 지금 나에게는 단 십칠 일밖에 없어. 그때까지 세금을 낸다고 해도, 그 뒤로는 빈털터리 신세야. 알았어? 완전히…….”
“난들 어쩌라고? 도박이 다 그런 거지.”
“자네가 투명하게 일처리만 했어도…….”
바비가 갑자기 화를 벌컥 냈다.
“야, 이 새끼야. 나는 투명하게 했어. 까놓고 따져 볼까? 네놈이 다른 작가 대사를 훔쳐다 쓰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쫓겨났잖아. 안 그랬으면…….”
“이 개자식, 개자식, 개자식…….”
“이제 끝이야. 말 그대로 끝. 이제 너와 거래 안 해.”
“당연히 그렇겠지. 나를 엿먹이고 이제…….”
“대화 끝이야.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지. 주식을 현금으로 바꿔 줘?”
“지금은 그 수밖에 없어.”
“확실하지?”
“그래, 다 팔아.”
“알았어. 내일 송금할게. 끝.”
“다시는 전화하지 마.”
“내가 왜 전화해? 나도 낙오자는 상대 안 해.”
당연히 이튿날 전화 상담은 바비 바라와 나눈 통화 이야기로 채워졌다.
매튜 심스가 물었다.
“자신이 낙오자라고 생각해요?”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pp.330~331)

지난 반년 동안 나는 운명의 장난이 우연히 계속 이어졌다고 생각했다. 불행의 도미노라고 생각했다. 재난 하나가 다음 재난을 불러오고, 그 재난이 또 다음 재난을…….
이제 번쩍 깨달음이 찾아왔다. 그 모두가 완벽하게 계획되고 조작된 것이었다. 플렉에게 나는 싸구려 마리오네트일 뿐이었다. 자기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인형. 플렉은 나를 망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플렉은 자신이 초월자인 양 줄만 당겨도 나를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앨리슨이 말했다.
“이 모든 일 중 내가 가장 놀란 게 뭔지 알아? 플렉이 자기를 완벽하게 깔아뭉갠 거야. 플렉이 "세 불평꾼" 시나리오에 단순히 자기 이름만 넣고 싶었다면 돈으로 해결할 수도 있었을 텐데……. 가령 액수만 적당하다면 우리와 합의를 시도해볼 수도 있었잖아. 그런데도 플렉은 자기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쪽을 택했어. 혹시 플렉한테 크게 미움을 살 만한 일을 한 적 있어?”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했다.
그런 일이 뭐가 있겠어? 하지만 플렉의 아내 마사와 지나치게 가까워지기는 했잖아. 아니, 다시 생각해 봐. 마사와 나 사이에 있었던 일? 따지고 보면 일이랄 것도 없었잖아. 술에 취해서 잠깐 껴안은 것뿐이야. 그것도 직원들 시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일이었어. 야간 감시카메라가 야자수들 사이에 숨겨져 있다면 모를까? 그만, 그만! 이건 다 신경과민증적인 상상이야. 플렉과 마사는 별거 중이라고 했어. 마사와 내가 해변에서 조금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해도 플렉이 신경 쓸 이유가 없지 않나? 하지만 플렉이 신경 쓴 건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왜 나에게 이렇게까지 하지?
아니면……아니면…….
플렉이 나에게 보게 만든 영화 "살로, 소돔의 120일"에 어떤 의미가 숨어 있지 않을까? 플렉이 그 불쾌한 영화를 왜 굳이 나에게 보여 주려 했는지 그 이유를 궁금하게 여기지 않았어.
그 영화에 대한 플렉의 말이 기억났다.
‘파졸리니는 테크놀로지가 개입되기 전 단계의 순수한 형태로 파시즘을 보여 주고 있어요.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부정하고, 인간을 지배하는 게 바로 파시즘이죠. 파시즘은 인간의 개성을 말살하고, 인간을 기능적인 대상으로 취급하죠. 이를테면 인간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내지 못하면 가차 없이 없애버리는 거죠.’
그 말이 이 사악한 음모의 요점이 아니었을까?
(/ pp.370~371)

마지막 음식이 테이블에서 치워지고 커피도 다 마시고 난 뒤 마사는 내 손을 잡고 호텔 본관으로 이끌어 엘리베이터를 탔다. 우리는 화려하고 넓은 스위트룸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
마사가 나를 팔로 감싸 안고 말했다.
“캐리 그랜트와 캐더린 헵번이 주연한 영화마다 반드시 나오는 장면 알아요? 캐리 그랜트가 캐더린 헵번의 안경을 벗기고, 미친 듯이 키스하잖아요. 지금 그 장면을 재현해보고 싶어요.”
우리는 그렇게 했다. 영화와 달리 우리는 그 장면을 침대까지 곧장 이어갔다.
그리고…….
아침이었다. 나는 개운한 기분으로 눈을 떴다. 아주 기분이 좋았다. 그 기분에 취해 아직 잠이 덜 깬 몇 분 동안 가만히 침대에 누워 간밤의 특별한 일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마사를 찾아 옆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손에 닿은 건 나무 재질의 물건뿐이었다. 케이틀린과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 있는 액자였다. 내 옆에는 액자뿐이었다. 윗몸을 일으켜 앉았다. 호텔방 안에는 나밖에 없었다. 손목시계를 보았다. 10시 12분. 탁자에 검은 상자와 편지봉투가 놓여 있었다. 일어서서 탁자까지 걸어갔다. 봉투 겉면에 ‘데이비드 선생님께’라고 적혀 있었다.
(/ p.399)

작가로서의 내 명예는 회복했지만 이제 나는 성공의 본질을 더없이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의 성공은 다음 번 성공으로 이어질 때까지만 유효하다. 그러므로 지금의 성공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궁극적으로 다다를 곳은 어디일까? 그것이 가장 풀리지 않는 의문이었다. 우리는 ‘그 어디’에 다다르기 위해 몇 년 동안 애쓸 수도 있다. 그러나 마침내 그곳에 다다랐을 때, 모든 게 발아래에 있고 자신이 그토록 간절히 바라마지 않던 것을 손에 넣었을 때 불현듯 낯선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정말 내가 어디에 다다르긴 한 것일까? 아니, 그저 중간 지점에 다다른 게 아닐까? 더 바랄 게 없을 만큼 성공했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저 멀리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목적지를 향해 계속 나아가고 또 나아갈 수밖에 없는 건 아닐까?
종착지가 존재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종착지에 다다를 수 있겠나?
그런 생각들 속에서 내가 얻은 깨달음은 하나였다.
‘우리 모두가 필사적으로 추구하는 건 자기 존재에 대한 확인이다. 그러나 그 확인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 p.446)

저자소개

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55~
출생지 미국 뉴욕 맨해튼
출간도서 38종
판매수 141,898권

1955년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났으며 다수의 소설과 여행기를 출간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런던, 파리, 베를린, 몰타 섬을 오가며 살고 있다. 조국인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작가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특히 유럽, 그중에서도 프랑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프랑스문화원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고, 2009년에는 프랑스의 유명 신문[피가로]지에서 주는 그랑프리상을 받았다.
한때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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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번역가와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싱글맨] [데이비드 보위 그의 영향]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빅 픽처]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외 다수가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소울 푸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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