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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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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철이와 아버지]가 당선된 이후 시와 소설이 일간지 신춘문예에 잇달아 당선되면서 등단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온 오탁번 시인의 육필 시집.
    표제시 [밥 냄새]를 비롯한 50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습니다.
    글씨 한 자 글획 한 획에 시인의 숨결과 영혼이 담겼습니다.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연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44종을 출간합니다.
    43명 시인의 육필시집과 각각의 표제시를 한 권에 묶은 [시인이 시를 쓰다]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엄선해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과 독자가 시심을 주고받으며 공유하는 시집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현재 한국 시단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시인들이 자기들의 대표시를 손수 골라 펜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눌러 쓴 시집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이미 작고하셔서 유필이 된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시인의 시집도 있습니다.

    시인들조차 대부분이 원고를 컴퓨터로 작성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인들의 글씨를 통해 시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시인들의 영혼이 담긴 글씨에서 시를 쓰는 과정에서의 시인의 고뇌, 땀과 노력을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시의 시대는 갔다”는 비관론을 떨치고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시인이 직접 골라 손으로 쓴 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들이 지금까지 쓴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라 A4용지에 손으로 직접 썼습니다. 말하자면 시인의 시선집입니다. 어떤 시인은 만년필로, 어떤 시인은 볼펜으로, 어떤 시인은 붓으로, 또 어떤 시인은 연필로 썼습니다. 시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시인들의 글씨는 천차만별입니다. 또박또박한 글씨, 삐뚤빼뚤한 글씨, 기러기가 날아가듯 흘린 글씨, 동글동글한 글씨, 길쭉길쭉한 글씨, 깨알 같은 글씨... 온갖 글씨들이 다 있습니다. 그 글씨에는 멋있고 잘 쓴 글씨, 못나고 보기 싫은 글씨라는 구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인들의 혼이고 마음이고 시심이고 일생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총 2105편의 시가 수록됩니다. 한 시인 당 50여 편씩의 시를 선정했습니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책머리에 역시 육필로 적었습니다. 육필시집을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쓴 육필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시인의 육필 이외에 그 어떤 장식도 없습니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씨들이 있는데, 독자들이 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맞은 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어주었습니다.

    목차

    시인의 말


    밥 냄새
    밥 냄새 2
    지리산
    설날
    가는귀
    동해설송(東海雪松)
    마늘
    황진이를 위하여
    무심사(無心寺)
    낭모칸천
    설한(雪寒)
    그냥커피
    인동(忍冬)

    탑(塔)
    수련
    파 웨스트 러브호텔
    독도
    춘일(春日)
    할아버지
    아주까리
    눈썹
    기차(汽車)
    할미꽃
    자살(自殺)
    백담사(百潭寺)
    사랑하고 싶은 날
    눈 내리는 마을
    벙어리장갑

    고향
    장독대
    작은어머니
    잠지
    송편
    어버이날
    정말 거짓말
    연애
    아기 고래
    우포 늪
    선운사 배롱나무
    엘레지
    입관(入棺)
    실비
    애기똥풀
    음복(飮福)을 하면서
    메롱메롱
    백두산(白頭山) 천지(天池)
    낙향(落鄕)을 위하여
    사랑 사랑 내 사랑
    국민학교 학년 오탁번 생각
    미터의 사랑
    하관(下棺)
    라라에 관하여
    순은(純銀)이 빛나는 이 아침에

    시인 연보

    본문중에서

    밥 냄새 1

    하루 걸러 어머니는 나를 업고
    이웃 진외가 집으로 갔다
    지나다가 그냥 들른 것처럼
    어머니는 금세 도로 나오려고 했다대문을 들어설 때부터 풍겨 오는
    맛있는 밥 냄새를 맡고
    내가 어머니의 등에서 울며 보채면
    장지문을 열고 진외당숙모가 말했다
    -언놈이 밥 먹이고 가요
    그제야 나는 울음을 뚝 그쳤다
    밥소라에서 퍼 주는 따끈따끈한 밥을
    내가 하동지동 먹는 걸 보고
    진외당숙모가 나에게 말했다
    -밥때 되면 만날 온나

    아, 나는 이날 이때까지
    이렇게 고운 목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
    태어나서 젖을 못 먹고
    밥조차 굶주리는 나의 유년은
    진외가 집에서 풍겨 오는 밥 냄새를 맡으며
    겨우 숨을 이어 갔다
    (/ 밥 냄새 1 중에서)

    40년 동안 걸어온 시의 궤적을 육필로 베껴 쓰면서 느끼는 감회는 그냥 시집을 묶을 때와는 다르게 아주 남다르다.
    내 고향 길섶의 민들레 홀씨여.
    백두산 천지의 하늘이여.
    스스로 눈물겨운 시인의 영혼 앞에 경배한다.
    (/ 시인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43
    출생지 충청북도 제천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43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영문과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육사 교수부(1971-1974)와 수도여사대(1974-1978)를 거쳐 1978년부터 2008년까지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현대문학을 강의하였다. 1966년 동아일보(동화), 1967년 중앙일보(시), 1969년 대한일보(소설)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창작집으로 [처형의 땅](일지사, 1974) [내가 만난 여신](물결, 1977) [새와 십자가](고려원, 1978) [절망과 기교](1981, 예성) [저녁연기](정음사, 1985) [혼례](고려원, 1987) [겨울의 꿈은 날 줄 모른다](문학사상사, 1988)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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