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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벚나무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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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장철문 시인의 시집 <산벚나무의 저녁>은 시인이 미얀마의 불교사원에서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 겸 공부를 하고 돌아와 간행한 두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후기에서 “너는 저 높은 곳에 네 표정을 걸어두고/바라보고 있느냐, 가장 높은 바람 위에” 하고 묻고 있다. 시인의 문학적 화두이다.

    미얀마 여행에서 그는 조급함과 두려움을 버리고 산보(散步)를 통하여 바람을 만나면서 변모하고 성숙했다. 한편의 아름다운 시를 완성하면서 ‘나’를 닮은 아이를 낳으면서 시인은 변한다. 그것은 만나 보아야 할 ‘바람’의 이름이며 모습일 것이다. 두 형을 잃은 시인의 불행에 대한 외면은 미얀마에서 바람으로 마주친다. ‘바람의 전쟁’을 보는 아픔은 그의 시형식을 이루는 산보에서 연유하는 것 같다. 산보는 시인의 정신을 씻어주었을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다음으로 자신을 위하여 4년째 안거한다는 수행자 우 꾸살라는 지금 높다란 바람 앞에 시인과 함께 서 있다. 그날 아침 “늘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숲에 갔다가 시인은 뜻밖에 ‘바람을 본다’. “서로 맞선 바람이 무슨 쇠철판이나 되는 듯 우격다짐으로 어깨를 밀며 깨어지는 소리가 대기를 찢었다.”(‘바람의 전쟁’) 이 바람을 보게 한 마음의 발걸음이 그를 잡동사니를 털어버린 산보의 시인으로 만들었다. 이 ‘산보’가 시인의 생의 형식이자 주제이다. 내부의 공적(空寂)이 아닌 외부와의 싸움에서 자아와 세계를 발견하는 것이다.

    장철문 시인은 이 시집으로 ‘산보적 시풍’을 얻었다. 산보하면서 그가 무리없이 얻은 것은 숲과 바람 속의 생들. 그는 “그들이 사는 것을 보는 것이 슬펐”다고 말한다. 시인은 이처럼 자신을 성찰케 하는 것으로서 자신 앞에 바람이 있음을 알게 된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왔고 데려가는 것을 시인은 보고 있는 것 같다. 혼미와 불안을 걷어낸 ‘바람의 전쟁’은 이번 시집의 수작. 우 꾸살라와 함께 나누는 바람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먼곳의 일임에도 잘 들리는 노래이다. 마음에 상처를 낼 듯하면서 스쳐지나간다. 바람을 쳐다보고 서 있는 낯선 나라의 젊은 시인에게 우 꾸살라의 말은 구도적이며 위로하는 듯한 매우 아름다운 말이다. “바람이 부딪치는 거야.”

    장철문 시인에게 그 ‘바람’의 영향은 다양하게 변주된다. 한없이 가벼운 언어로, 우리를 구속하지 않는 하나의 존재로 나타난다. 그 시가 남긴 소리나 흔적은 시인의 마음 때문에 지워지지 않는다. 무심(無心)을 얻은 시인의 산보적인 시풍은 우리 시단에서 조급함을 떨쳐버린 중요한 득의이다.

    목차

    제1부

    내 복통에 문병 가다/기억의 프로펠러/집/석양에 바나나꽃을 보다/저녁때 차를 끓이다/마술/남방의 여자/창틀의 도마뱀 꼬리/사람이 사는 숲/바람의 전쟁


    제2부

    산벚나무의 저녁/아침 샛강/섬/버스정류장에서/이 바람/개구리/시계방에는 시계가 많다/개가죽나무/살생(殺生)/미륵사지를 지나며


    제3부

    바닷가 연(蓮)못/추석, 경춘선/하루살이, 하루살이떼/하여간/서울-포항간/선재와 자전거/파계(破戒)/운봉목장 뒷산/멍석 말리는 공터/비 갠 날


    제4부

    가을볕/입춘(立春)/밤섬/여름 한거(閑居)/한낮/모자/경계/봄날, 집을 보다/할머니의 봄날


    제5부

    이사/신혼/이런 저녁/꽃몸살/쉬는 날/아내의 잠/800번 좌석버스 정류장의 안부/어머니에게 가는 길/집에 가는 길/쌀밥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6~
    출생지 전라북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전라북도 장수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시를 쓰고 글도 씁니다. 가만히 있다가, 꽃과 나무를 보다가, 길을 가다가, 불쑥불쑥 누군가에게 귓속말로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과 말이 찾아올 때 시를 씁니다. 지은 책으로 시집 [바람의 서쪽], [산벚나무의 저녁], [무릎 위의 자작나무], [전봇대는 혼자다(공저)], 동화 [노루 삼촌], [심청전], 그림책 [흰 쥐 이야기], [복 타러 간 총각] 등이 있습니다. 시집 [비유의 바깥]으로 제18회 백석문학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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