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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26일을 마지막으로 일본 총리직에서 물러난 고이즈미. 그는 퇴임을 앞두고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할 정도로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총리직을 수행하였다. 취임 초에는 '괴짜 총리로' 불리면서 극우적 성향의 외교를 펼쳤던 그가 세 번째 장기 집권을 하며 '후계 정권'까지 창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고이즈미의 어떤 점이 일본인들로 하여금 그를 선택하고 열광하게 만든 것일까?『포퓰리스트 리더』는 민주주의의 지속과 사이버공간의 확대라는 특성을 지닌 현 시대상황을 바탕으로 인기리에 총리직을 수행한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의 정치행로를 살펴보고, 그 뒤에 숨겨진 그의 포퓰리스트적 리더십을 끌어낸다.

특히 이 책은 고이즈미를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본의 포퓰리즘, 어디로 가는가'라는 심도 있는 주제가 중심이다. 또한 민주주의 제도의 보완이라는 측면에서 현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흐름 가운데 하나인 포퓰리즘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함으로써 일본 사회의 포퓰리즘을 재조명하고 향후 전개 방향을 조심스레 전망하였다.

이 책은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총리직을 수행한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의 정치행로를 살펴보고, 오늘의 고이즈미를 만든 일본 사회의 포퓰리즘과 그의 포퓰리스트적 리더십을 살펴보고 있다. 민주주의 제도의 보완이라는 측면에서 현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흐름 가운데 하나인 포퓰리즘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필자는 일본 사회의 포퓰리즘을 재조명하고 향후 전개 방향을 조심스레 전망한다.

고이즈미는 포퓰리스트인가?
우리에게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는 정치 지도자로서의 업적보다는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로 더 익숙한 인물이다.‘사자 머리’에 돌출행동이 잦은 일본 정계 최고의‘이단아’로 불리며 일본 대중들에게도 그는 자신의 이미지를 인지시키는 데 성공했다. 대국민적 지지와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5년 5개월이라는 장기 집권을 끝내고, 지난 9월 26일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제 그 이름은 역사 속으로 묻히고 말 것인가?
고이즈미에 대한 각계의 평가는 다양하다. 그의 개혁 방향과 정치수법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고이즈미를‘대중영합주의자’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런 그를 총리직에 오르게 했던 원동력은 무엇이며, 일본은 왜‘고이즈미’를 선택했을까? 이 책은 일본 사회에서 전무후무한 인기를 누리며 총리직을 수행했고, 총리직에서 물러난 현재에도 여전히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의 정치행보를 살펴보고 있다. 필자는 이를 통해 오늘날 주요 흐름 가운데 하나인 포퓰리즘과 그의 포퓰리스트적 리더십을 끌어내어 일본 대중주의의 미래를 조심스레 전망하고, 우리 사회에 대한 시사점을 찾고 있다.

포퓰리즘populism : 일반적으로 대중영합주의라고도 불린다. 일본의 오다케 교수는 일본의 포퓰리즘을 유권자를 유혹하기 위한“달콤한”정책들이자 하나의 정치 스타일로 파악한다. 하지만 현대 민주주의 정치의 특색인 인기영합 정치와 포퓰리스트 정치를 구분하는 작업은 의미 있을 뿐더러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접근임에 틀림이 없다.

고이즈미의 포퓰리스트적 리더십, 고이즈미 현상…
포퓰리즘 및 포퓰리즘적 요소는 현재 한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은 물론, 브라질을 위시한 라틴아메리카 지역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포퓰리즘은 기존 정당의 기능 부전에 따른 반작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일본 사회의 포퓰리즘을 살펴보고 있다. 필자가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일본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성장과 안정을 달성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성과를 가져온 제도의 역기능 및 피로현상이 포퓰리즘을 낳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기 때문이다.
일본 사회의 포퓰리즘은 고이즈미의 등장으로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고이즈미 내각은 2001년 4월 출범과 함께 80%대 후반이라는 경이적인 지지율을 기록했고, 퇴임 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그 인기와 지지도가 여전함을 보여주었다. ‘고이즈미 현상(또는 증후군)’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일이 일본 정치에서 벌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고이즈미는 어떤 인물인가? 이 책에서는 정치가 집안의 후손으로 태어났음에도 정치 문외한이었던 그가 어떻게 정치가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그의 개인적 성향과 정치 입문과정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또한 필자는 고이즈미의 포퓰리스트적 리더십을 이해하기 위한 11가지 코드로, 신보수주의(코드 1), 현실주의적 감각(코드 2), 자조정신(코드 3), 국가 우선적 관점(코드 4), 신념(코드 5), 인내 또는 불굴의 의지(코드 6), 반주류적 성향(코드 7), 의리 또는 파벌정치가적 풍모(코드 8), 대국(大局) 또는 대의(大義)적 관점(코드 9), 절차주의(코드 10), 감성주의자(코드11)를 제시했다. 이들은 서로 상충되는 면도 있지만 고이즈미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예컨대 그가 왜, 어떻게 그 많은 반대 속에서도 우정사업의 민영화 노선을 추진하게 되었는지, 그의 행동이 왜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었는지 등은 그의 신보수주의, 그중에서도 경제적 자유주의와 국가 중심적 관점, 그리고 그의 굽히지 않는 신념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일본의 포퓰리즘, 어디로 가는가?
그렇다면 아베 신임 총리가 집권한 향후 일본의 포퓰리즘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며, 한국 사회에 시사점은 무엇일까? 필자는 일본 사회의 포퓰리즘은 기존 제도, 즉 정당체계 내에서 간헐적으로 활용되고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시대가 변하여 고이즈미 같은 리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고노의 신자유클럽이나 호소카와의 일본신당 같은 것이 이 시대에 다시 나타난다고 해도 집권 및 단독정권의 성립 가능성을 크게 높이지는 못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내각제라는 제도적 틀 때문이겠지만, 양당제라는 현재 일본의 정당구조에서 볼 때 일본의 정치제도화는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처럼 이 책은 기존 제도 내의 포퓰리즘이라는 차원에서 ‘고이즈미 현상’을 그가 가진 리더십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다.
신임 아베 총리 역시 고이즈미의 개혁 노선을 계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인들을 현 총리의 모습에서 5년 전 고이즈미의 모습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고이즈미 현상이 일본 사회의 경기침체와 그에 대한 대처 미비로 대표되는 기존 제도의 기능 부전이 사회적 불만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시대적 상황과 이러한 기존 제도의 폐단에 대해서 공격하는 고이즈미의 개인적 성향 및 리더십 스타일이 있었기에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고이즈미 수상의 지난 5년간 공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평가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 불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베 내각이 집권한 현재와 향후에도 일본 국민으로 하여금 고이즈미와 같이 기존 제도의 폐단을 탈피하고자 하는 정치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특히 최근 들어서 일본 경제가 다소 회복기미를 보인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 전도가 아직은 불투명하여 소득의 양극화나 하류사회의 등장 등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불안감을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고 하겠다.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 상황은 일본의 그것과 매우 닮아 있다. 따라서 일본 사회의 포퓰리즘과 고이즈미라는 포퓰리스트 리더의 탄생은 강 건너 불을 보듯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의 포퓰리즘을 고이즈미라는 인물을 통해 그의 포퓰리스트적 리더십과 일본 사회를 분석하고 있다. 현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정치 흐름인 포퓰리즘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서로서 큰 의의가 있는 이 책은 향후 일본 사회의 포퓰리즘에 대한 전망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조망하는 데도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책을 내며
프롤로그

1 포퓰리스트 리더란 누구인가
01 포퓰리즘의 정의 및 특성
02 포퓰리즘의 등장배경
03 고이즈미는 포퓰리스트인가
04 포퓰리스트 리더의 등장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2 인간 고이즈미, 정치인 고이즈미
01 정치가 집안의 후손
02 정치 입문 및 정치적 성장 경로
03 고이즈미의 시대를 열어준 정치·사회적 환경

3 일본은 왜 고이즈미를 선택했는가
01 고이즈미에 대한 지지도
02 고이즈미 지지의 역학 : 2005년 '우정 총선거'의 사례
03 고이즈미의 포퓰리스트 리더십을 이해하기 위한 11가지 코드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