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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주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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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종의 명령으로 시집살이를 하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사를 전반적으로 훑어보는 「푸른숲 역사동화」 시리즈 『옹주의 결혼식』. 이 시리즈는 교과서 속 한 줄의 역사에 숨겨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꺼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역사를 움직인 의미 있는 사건을 다양하고 흥미로운 소재와 주제, 그리고 매력적 캐릭터로 풀어내 역사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은 세종 때 그의 이복동생인 숙신 옹주가 가장 처음 시집살이를 치렀다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근거하여 그녀의 삶을 복원한 것이다. 숙신 옹주인 운휘는 잔치 때 썼던 폭죽을 몰래 가져다 터뜨렸다가 불을 낼 뻔한 적도 있는 경복궁 최고의 말썽쟁이다. 하지만 운휘는 궁에서 쫓겨난 생모가 죽은 후에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되어버려 말도 없어진다. 어느 날 세종은 운휘에게 시집살이를 하라고 명령하는데…….

출판사 서평

세종의 명령으로 ‘시집살이’가 시작됐다?
새로운 결혼 제도 앞에 당당히 마주 선 숙신 옹주 이야기

《조선왕조실록》에서 밝힌
역사 최초의 시집살이 기록을 되살리다!

‘시집살이’가 오래된 우리 전통인 양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시집살이는 조선 중기 이후에나 정착되었고, 그 이전에는 일정 기간 처가살이를 하다가 시집으로 들어가는 게 보통이었다. 그렇다면 언제, 어떤 이유로 우리 결혼 제도가 이렇게 바뀌게 된 걸까?
이 책은 세종 때 그의 이복동생인 숙신 옹주가 맨 처음 시집살이, 즉 친영례를 치렀다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근거해, 숙신 옹주의 삶을 복원해 본 역사 동화이다. 《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에서, 우리 시대 가족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하며, 가족 안에서 여성의 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을 뒤흔들었던 작가 최나미가, 이번에는 가부장적 가족 제도가 생겨나게 된 역사를 배경으로 ‘숙신 옹주’라는 실존 인물을 새롭게 되살려 냈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탄탄한 이야기 전개로 숙신 옹주, 운휘가 낯설고 힘겨운 시집살이를 하게 되기까지 벌어지는 사건들을 실감나게 그렸다.
작가는 숙신 옹주가 왜 처음으로 친영례를 치르게 되었는지에 주목했다. 그리고는 이를 궁궐 안에서 숙신 옹주의 처지, 성리학 이념을 뿌리 내리려 했던 정치적 상황, 명나라와 조선의 외교 관계 등 다양한 각도로 사건을 조명한다. 입체적으로 당시 역사를 읽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부록 ‘동화로 역사 읽기’에 ‘혼인 풍속의 역사’를 다룬 글과 사진, 도표를 실었다. ‘푸른숲 역사 동화’ 둘째 권이다.

환상만 부풀리는 공주 이야기는 가라!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옹주 이야기

동화 속 공주 하면 떠오르는 공주의 이미지들은 대부분 전형적이다. 마냥 예쁨만 받으면서 화려한 생활을 하거나, 어려움에 빠지더라도 왕자님이 짠 나타나 구해 주는 게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공주는 아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과연 진짜 역사 속 공주도 그렇게 살았을까?
이 작품에서 그린 옹주(왕과 후궁 사이에서 난 딸)는, 핑크빛 환상을 심어 주지는 않는다. 생모는 궁에서 쫓겨났고, 아비인 태종은 어릴 때 죽었기에 숙신 옹주는 부모 얼굴 한번 보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는, 외면은 명랑하고 씩씩하지만 내면 깊은 곳에는 외로움을 지닌 옹주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작가의 말마따나 “착하고 사랑스럽기만 한 왕의 딸이 아니라, 사람 같은 옹주를 찾”은 것이다.
운휘는 왕녀로서 격을 지키라는 궁 어른들의 말에도 아랑곳 않고 호기심이 이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말썽쟁이다. 만날 사고나 치는 아이로 세종에게 찍히는 바람에 궁 안에서 늘 천덕꾸러기 신세다. 하지만 생사를 오고 간다던 생모를 만나러 궁 밖에 나가려다가 세종에게 딱 걸려 계획이 좌절되면서, 운휘는 왜 생모는 궁에서 쫓겨났는지, 왜 자신은 생모를 만날 수 없는지, 왜 이 갑갑한 궁에서 살아야만 하는지, 하는 고민으로 시름이 깊어진다. 마냥 밝고 씩씩했던 운휘가 자기 안의 슬픔을 마주하게 되고, 이를 해결해 나가려는 몸짓은 아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멋들어진 환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공주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로 다가가는 것이다.

‘시집살이’하는 혼인제도,
내일은 어떤 모습이 될까?

운휘는 새로운 혼인 제도를 맞닥뜨리게 되면서 여러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여자라면 어려서는 아버지를, 결혼해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자식을 따라야 한다.”, “남편은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다.”라고 신부 수업을 받게 되는데, 운휘는 여자의 뜻은 세상에 펼칠 수도 없는 건가 싶어 억울하기만 하다. “왜?”라고 질문을 던져 보지만, 염 상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성리학 이론만 읊어 댈 뿐이다.
이 책은 조선 초기 도입된 성리학 이론이 이전의 전통 풍속과 부딪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혼란을 운휘의 입을 빌려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운휘의 시집살이를 통해 혼인 제도의 변화가 이후 여성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게 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운휘의 시집살이는 궁 생활보다 더욱 팍팍했다. 생모 제사를 모시자고 했다가 시모에게 된통 혼쭐이 났고, 운휘 앞으로 궁에서 내려준 봉록마저 이제 시집의 재산이라는 이유로 만져보지도 못했다. 혼례를 치른 뒤, 따로 궁 밖에 집을 얻어서 살았던 다른 공주나 옹주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운휘는 억울하기만 한 현실에 고개 숙이지 않고 자기 자신을 지키기로 한다. 힘겨운 현실에 벽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자 한 운휘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자기 의지대로 당당하게 말하고 행동하라고 말해 주는 듯하다.
시집으로 가는 혼인 제도가 시작된 것은 500여 년밖에 안 된 일이다. 그리고 이 제도가 가져다준 가부장적 문화는, 아직도‘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가족 제도에 남아 있다.‘시집살이’의 시작점에 서서 낯선 가부장적 문화와 부딪쳤던 숙신 옹주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의 가족 제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한 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 조손 가족 등 현대 가족의 모습이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전통의 틀을 깨트린 새로운 가족 문화를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의 내용

경복궁 최고의 말썽쟁이, 운휘

내사복시에 갔다가 말 뒷발에 채여 다치고, 나무에 올랐다가 떨어져 다리를 다치고, 연못에 빠지고……. 만날 사고 치고 혼나는 게 일이지만 운휘는 아랑곳 않고 제 하고 싶은 일들은 다 하고야 만다. 그러다 보니 경복궁 최고의 말썽쟁이로 낙인이 찍힐 수밖에. 그러다 어느 날 대형 사고를 치고 만다. 잔치 때 썼던 폭죽을 몰래 가져다 터뜨렸다가 궁에 불을 낼 뻔한 것이다. 세종은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궁 안에서 가장 엄격하다는 염 상궁을 훈육 상궁으로 붙이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악몽 같은 날들이 시작된다.

“염 상궁과의 하루하루는 어떤 말도 통하지 않는 전쟁의 연속이었고, 운휘는 염 상궁을 쫓아내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했다. 하지만 궁에서 잔뼈가 굵은 염 상궁한테는 달걀로 바위 치는 격이었다.”41쪽

입 밖으로 꺼내 부를 수 없었던, 엄마.
익녕군에게서 궐 밖의 생모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감히 입 밖으로 한번 불러 보지도 못한 엄마였다. 운휘는 몰래 궁 밖 출입증을 마련해서는 생모를 만나러 가기로 한다. 헌데, 궁 문 앞에서 세종에게 딱 걸려 계획했던 일이 다 어그러지고 만다. 운휘는 시름시름 앓고는 딴 사람이 되어 버린다. 말도 없어지고, 방에만 처박혀 있는 날들이 많아졌다.

“오라버니가 제게 그랬습니다. 몰라도 되는 일이었다고요. 생모가 있거나 없거나 저는 저대로 말썽 부리고 웃전 어른들 기함 시키면서도 잘 지냈다고요. 정신이 들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차라리 볼 수 없는 어미라면 오라버니 말대로 만나지 않는 것이 좋은지도 모르겠다고요. 왕녀로 사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89쪽

날벼락 같은 세종의 명령, 시집으로 가라니!
운휘 앞에 떨어진 청천벽력 같은 소식! 세종이 운휘더러 친영례를 치르라는 명을 내린다. 장가가는 풍습이 일반적이던 때에 낯선 시집으로 들어가라는 것이다. 운휘는 왜 여자가 친정집에서 살면 안 되는지, 멀쩡한 혼인 풍습을 왜 바꿔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데 말이다. 하지만 모든 상황은 운휘에게 친영례를 치르라고 압박해 오는 것만 같다. 운휘가 친영례를 치르면 조선의 혼인 풍속이 미개하다고 트집잡던 명나라 사신의 압박도 사라질 테고, 세자가 명나라 사절로 가지 않아도 되고, 자신을 키워 준 숙의도 궁 밖 아들 집으로 들어가 편히 지내게 되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만 같았다.

“전하께서는 친영례의 모범을 왕실에서 먼저 보여야 한다고 결정하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번복할 사항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계속될 친영례라면 제가 먼저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139쪽

혼인 생활이 궁금해졌다. 그러나……
혼인날이 정해진 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남편은 윤평으로 정해졌고, 친영례의 절차에 따라 혼례를 치른 뒤 곧장 시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시집살이는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 사사건건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운휘를 대하는 시모와 한 집에서 지내는 일은 답답하고 불편하기만 하다. 남편 윤평은 코빼기도 보기 어렵다. 어느 날, 형편이 어려워 보이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준 일을 두고 시모는 그 동안 쌓아 두었던 불만들을 퍼붓는다. 생모의 제사를 지내려던 계획을 두고 시모가 말도 안 된다며 제동을 건 것이다. 든든한 제 편이 되어 주겠다던 남편은 시모의 옆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운휘는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이대로 고개 숙이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운휘는 구겨진 혼서지를 팽개치고는 찾으려고 했던 것을 기어이 뒤져 꺼냈다. 혼인하기 전에 중전이 내려 준 배내옷이었다. 운휘는 그것을 안고 무작정 대문을 나섰다.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조차 알 수가 없었다.” 171쪽

추천의 말

교과서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한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펼쳐 생동감 넘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궁에서 쫓겨난 후궁의 딸로, 가슴 속 깊은 곳에 외로움을 품고 살았던 숙신 옹주가 낯설고 힘겨운 ‘시집살이’와 맞닥뜨리기까지를 실감나게 그려 내고 있습니다. 유교의 가르침을 널리 퍼뜨리려고 했던 조선 초기 사회를, 또 조선 초 여성들의 모습을 숙신 옹주의 삶을 통해 조명해 본 시도가 무척 반갑습니다.
_김봉수 (경기 기산초등학교 교사,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공동 대표)

목차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왕녀가 해서는 안 될 것
알면서도 걸려든 미끼
위태로운 선택의 결과
또 다른 위로
혼인의 격
내 편이 생기는 거라고?
친영례를 치르겠습니다.
왕녀가 아닌 아내로
말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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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

서울에서 태어났으면서 잠깐 지냈던 동해를 고향으로 착각하며 지금껏 버티고 있다. 열세 살 근처에 본인도 기억 못하는 상처가 있는지 열세 살 아이들 얘기만 줄곧 쓰다가 처음으로 열네 살에 도전장을 내밀었따. 해외여행에 대해서는 그다지 소망하는 바 없으나 우리나라 구석구석 안 가 본 데 없이 다 가 보고 싶다는열망은 나날이 깊어져서 주위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따. 성격은 전전긍긍, 친구는 다다익선, 외모는 애매모호라고 본인은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 한 가지도 확인된 바 없은 현재진행형 몽상가.

생년월일 1971

1971년 서울 출생. 기차들이 몸을 고치는 서울의 끝 동네에서 태어났다. 오랜 시간 한눈을 팔다 어린이책을 만든는 즐거운 작업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그 어른들의 아이들이 또 어른이 될 때까지 재미있는 책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한다. 그린 책으로는 '콩중이 팥중이', '임금님의 집 창덕궁', '초정리 편지', '벽에 걸린 바다', '네 편이 되어 줄게', '행복한 왕자', '흰산 도로랑', '박씨 부인전', '홍계월전' 등이 있다. 1998년 서울일러스트레이션 전에서 동화 부문 은상, 2000년 출판미술협회 공모전에서 동화 부문 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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