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서점에 대한 어떤 무한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나는 그렇다. 약속장소로 선택하는 곳도, 그리고 나만의 시간을 잠깐이라도 갖고자 할때면 언제어느때든 찾게 되는 곳이 서점이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컬하게도 난 서점의 분위기와 그 서점안에서 풍겨오는 책내음에 흠뻑 젖어들기 원하면서도, 어떤 부담감 없이 집앞까지 배송이 되고 적립이 꼬박꼬박 된다는 이점때문에 인터넷서점을 더 자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심리가 작용되어서인지, 솔직히 오프라인 서점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춰가고 있음을 다시금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었고, 그래서 또 뜨끔하기도 했다.
작가가 소개하는 <나만의 서점>으로 선정된 이 열여덟군데 서점은 글로만 접해도 충분히 멋지고, 또 왜 선정되었는지를 알수 있을 정도였다.
우리나라에는 왜이런 오래된 역사와 서점주의 고집과 자부심이 차곡차곡 쌓인 곳이 없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물론 내가 고서점을 찾아나선적도 없기에, 존재하고 있을수도 있겠지만.
서점의 벽지나, 서가에꽂힌 책들사이에서도 그 공간만의 향취가 풍겨오는 것 같았다.
내가 앞부분에서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대목은 서점에 대한 작가의 인간미 넘치는 표현이었다. 서점 바닥은 딱딱하고, 그 공간을 둘러싼 모든 곳이 딱딱할지라도, 그 안에 정신이 담겨 있다라는 말.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외에도 그 안에 담겨 있는 행간의 의미와 또 배경이 되는 공간의 간접경험을 통해 내 자신이 뭔가로 가득차 오름을 느낄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생각을 해보니, 내가 즐겨 찾는 서점에서도 그저 빽빽하게 꽂혀 있는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 이런 공간속의 정신과 맞닥뜨림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책에 소개된 그 서점만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한 그곳들을 정말 여력이 된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말이 안통하고, 낯선 공간이라 눈이 휘둥그레지겠지만 그 공간속에 들어서는 순간 정말 그 옛날 책으로만 만났던 작가들이 다녀갔음직한 그 공간에 잠시라도 머물수 있음이 상상만으로도 기분좋게 한다.
또 내가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하여 받는 과정에 대해 오프라인서점에 대한 배신인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는데, 중간부분에보면 온라인으로 책을 요청하고 배송받고 하는 과정도 또다른 전설이 될지 모른다는 문구를 보고, 아하~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뭔가 안도감이 느껴지는 것은 또 무슨 조화속일까.
어떻게 책을 만나든, 책과 함께 하는 공간은 사람을 더 풍부하게 더 깊이있게 시간과 함께 성장하게끔 하는 매체임은 분명하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