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책은 제목과 부제가 참 마음에 와 닿았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다. 그렇지만 기대를 너무 많이 했음인가. 어째 생각처럼 쉽게 이해된다거나, 공감하겠다는 구절들이 극히 적었다.
어찌보면 일본작가가 쓴 글이라 문화정서가 우리와 좀 다른 이질감때문일수도 있지만.
나만 우울하고 힘든것인가 하는 자문을 해본적이 다들 한번씩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결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 별볼일 없지는 않을것이다.
매순간 부딪치고, 그 안에서 아파하고 상처를 동여매는 일이 있다손치더라도 말이다.
이책은 정신과 의사와 만화가가 이뤄낸 듀엣곡이다. 어찌보면 굳이 만화를 꼭꼭 삽입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지만, 내용을 읽고 난 후, 만화의 네모칸을 그냥 들여다보며 머릿속을 정리하는데는 또 나름의 미학이 있었지 싶다.
내가 사회생활을 한지가 몇해이던가?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졌음직도 한데, 매일 바삐 움직이면서도 공허로움을 떨쳐버릴수는 없다. 그렇다고 허허로운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날마다 새롭게 변화하는 제도도 습득해야 하고, 그날그날 기안해야 할 내용들도 많기에 하루가 바쁘다.
그렇지만 머리와 마음은 따로 논다. 마음속에 나도 모르게 생겨나는 수많은 감정들을 이 책에서는 나름 정의와 함께 어떻게 극복하고, 인내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청춘을 흔히 88만원 세대에 빗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청춘이기때문에 아프다는 말도 있다. 그렇지만 그 시기를 살아가는 청춘들이 느끼는 현실속의 괴리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고 상상할수 없을 정도다.
어찌보면 그 시기를 지나왔기에 이런 말도 가능한지 모른다.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때문에 아프기도 하지만, 일상에서 부딪치고 갈등하는 매순간의 감정의 기복때문에 더 많이 아플수 있다고. 그렇기에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꽁꽁 끌어안고만 있지말고 제때제때 잘 소화해내야 한다고. 그렇기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최대한 많이 찾아보고 활용하라고.
이책에서 다루고 있는 13가지 감정들은 어찌보면 중복되는 부분도 많고, 우리가 이정도쯤이야 하며 넘길수 있는 소소한 감정도 끼어 있다.
허무감을 묘사한 부분이 나름 웃겼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선물이 정말 별것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을때의 감정이라니?
죄책감에 대해 빗댄 밤중 야식먹는 부분은 어째 나자신을 뜨끔하게 하기도 했다. 이 책은 그냥 머리 굴리지 않고 쉽게 줄줄 읽을수 있는 재미있는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모두 다 맘에 들지 않고,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을 안겨주는 것도 아니다. 그 뭐랄까,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하게 감정을 걸치게 하는 책이라고나 할까?
책은 좋은 책이든, 나쁜 책이든 읽는 이에게 항상 한가지 이상의 깨달음을 준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