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습관, 혹은 습관이라고 인식하지 못한 행동들을 지적하며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구성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습관과 습관이 비롯되는 스트레스, 해결책을 논하는 전반부와 다양한 습관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후반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들이 대체적으로 욕구의 불만에서 출발하며 현대사회의 스트레스는 이를 더욱 가속화 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습관을 인식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인식 후에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 원인을 밝히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책에서는 종이에 차근차근 적어보며 찾아가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자신의 행동을 인정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구체적인 습관을 제시하는 section2에서는 잘못된 습관이라고 인식하지 못한 것들이 어떻게 스스로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심리적 태도의 발로인지 알려주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빨리 먹는 습관과 단 음식을 먹는 습관이 있는데 이 행동들이 먹는데 죄의식을 가지고 있고, 보살핌에 대한 갈망임을 알 수 있었다. 나에게 고칠만한 습관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중 고등학교 때, 빨리 식사를 끝내고 공부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식사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였다. 이는 식사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은 사치라는 죄의식을 갖게 하였고 지금까지 습관으로 남아있었다. 꽤 쉽게 쓰여진 책이었지만 습관의 분석에 대해 잘 이해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책은 결국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짐으로써 공격성을 차차 제거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자존감의 부재를 습관으로 채우며 스스로를 달랬던 것이다. 습관에 관한 심리학 책이었지만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기계발의 가치를 지닌 책이었다.

이 책을 만난 때는 한창 소개팅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였다.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소개팅 실전에 어떤 팁을 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구성은 주인공 여자의 이야기와 남자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등장한다. 단순히 이야기를 따라가는 방식이 아닌 같은 상황에서 바라본 남녀의 이야기가 전개되어서 상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 중에 소개팅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간간히 언급이 된다. 냉정과 열정사이가 만들어 지는 방법처럼 남자의 입장은 남자가 여자의 입장은 여자가 썼더라면 더 훌륭한(신뢰를 주는) 연애 지침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래도 여자가 남자의 입장을 서술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

신선하고 상큼한 연애소설이었지만 단순히 재미있었다고 생각하고 책을 덮지는 않았다. 이 책은 ‘인연’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소개팅을 억지스러운(왠지 이런 방식으로 연인을 만들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 가벼운 만남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두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 있데 된 인간관계의 실타래를 생각해 보면 긴 운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개팅이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고 여길 필요는 없다. 물론 인연의 끈이 튼튼하지 않다면 그냥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날 수 도 있다. 소개팅으로 만났다고 아쉬워하지 말자는 왠지 든든한 교훈을 주는 책이었다.

더운 여름날, 상큼한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색, 계라는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함께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로 꼽는다. 두 영화다 소설을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탄탄한 구성으로 여러 번 보아도 재미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알찬 구성을 가진 영화의 원작은 영화만큼이나 재미있기에 주저하지 않고 이 책을 들었다. 영화를 본 후 원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원작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어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출간되어 기뻤다.

 

꽤 오랜 러닝 타임을 가졌던 영화와는 달리 색, 계는 단편소설이었다. 구체적 장면을 하나하나 묘사하기 보다는 사건의 결말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모든 내용은 영화의 바탕이 되었고, 영화가 소설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색, 계가 주는 감동에 비해 분량이 짧아 아쉬웠다.

 

색, 계 외에도 장아이링의 소설과 희곡이 들어있었는데 대부분이 격동의 20세기 초반, 전쟁 전후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 두 여인의 일상, 장아이링의 독백적인 글 등 다양한 여성의 삶의 모습을 그렸다. 한 세기는 전의 이야기였지만 주인공들에 연민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여성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인 것 같다. 꽤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전후 중국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와 함께 호흡한 작가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여성들을 위주로 한 이야기였지만 작가 자신이 소설 속 인물이 되기도 하고, 희곡각본까지 담겨져 있어 다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아이링은 루쉰과 함께 중국현대문학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중국작가나 문학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소설로 중국문학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