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공부를 위해 맨큐의 경제학을 읽은 적이 있다. 경제학입문서로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지만 방대한 분량이 부담이 되는 책이었다. 경제학 갤러리는 경제학의 기본이 되는 내용, 이론을 재미있게 소개해주고 있다. 영화나 실제 있었던 일을 소재로 하여 일상생활과 관련된 경제학을 보여주었다. 크게 가정문제 경제문제 사회문제로 나누고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결혼, 이혼 등과 관련된 문제를 비용과 편익의 관점에서 본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생각하기 꺼려지는 문제들을 비용과 편익으로 생각해 본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고 느낀다. 결혼에는 비시장적 요소도 고려해야하지만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있을 때 비용과 편익의 측면으로 구분하여 생각한다면 선택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지침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두 번째 방인 경제문제 이야기에서는 가정 내의 문제보다는 시장이나 환경오염, 조세, 지하경제 등을 다루었다. 특히 철의 삼각지대라는 것이 기억에 남는데 공공선택의 한계에 대해서 논하였다. 경제가 꼭 수치나 그래프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하거나 정치와 관련해서도 논해질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회문제를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가장 이해하기 쉬웠다. 외모의 경제학은 흥미롭지만 조금은 슬픈 내용을 담았다. 예쁘면 세상 살기 편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수치화해서 그 명제가 참이라고 증명을 하니 허탈한 감도 있었다. 외모가 계급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웠다. 이 밖에 죽음, 범죄, 교육도 경제학의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을 통해서 경제학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책이었다. 살면서 인식하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경제학을 공부하기 전 이 책을 읽고 시작한다면 간단한 용어를 익히고 흥미를 돋우는 데 좋을 것이다.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이라는 제목은 어렵게만 여겨지는 유학을 대학생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든 책일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주었다. 책은 열세 명의 유학자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상의 변화를 조명하고 있다. 누구나 들어보았을 공자부터 아직은 생소한 일본 유학자 이토 진사이와 오규 소라이, 조선의 유학자들을 다루고 있다. 각 장은 사진과 함께 각 학자를 대표할 만한 사상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원문의 내용과 그 내용의 이해를 돕는 해설을 해주고 있다. 각 유학자들이 가진 사상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들어보았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히 설명되어있다. 말을 건네는 어투는 책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공자편에서는 리더로서의 자질이 무엇인가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의와 예가 정확히 무엇이라고 나의 짧은 지식으로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서(恕)에 대해 논할 때는 내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맹자의 성선설과 고자의 논쟁에서는 자신의 논리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던 모습을 보며 완벽한 유학자라고만 느껴졌던 맹자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수업시간에 폭군방벌론을 단지 민주주의의 사상이 될 수 있는 토대정도로 배웠는데 소체와 대체에 대해 읽으면서 폭군방벌론의 기원을 알 수 있었다.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했다는 것만 알고 그 근거는 알지 못했다. 책을 읽을수록 성악설이 더 논리적 근거가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해하고 있던 인위의 개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선배유학자들의 사상을 비판하며 발전시키는 과정이 이어졌는데 특별히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은 나로서는 처음 접하는 내용들이라 어려운 점이 있었다. 주희와 왕수인에 대해서는 유학의 역사에서 큰 영향을 미쳤고, 그들이 고안해낸 사상이 있었다는 것만 알았지 어떤 내용인지는 몰랐기 때문에 다소의 어려움은 있었다. 하지만 처음 접할지라도 일상의 사물, 생활을 통한 예는 사상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 책을 통해 중국과 조선의 유학자들 뿐 아니라 일본의 저명한 유학자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이토 진사이의 타자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현실에서 고민하는 내게 생각하는 시간을 주었다. 하고 싶은 일과 그에 대한 주변인의 반응을 통해서 타자와 나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토 진사이와 오규 소라이를 알고나서 한중일 삼국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시켜온 것이 유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본질을 찾아 가는 학문이 유학이라고 느꼈다. 그 과정에서 정치가 나오고 성인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고민도 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리 쉽게 접하려 해도 근본을 찾아가려는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책이 쉽게 넘어가지는 않는다. 어려우면 이런 사상이 있구나 하면서 넘어간다면 이 책과 함께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느낀다.

친구의 추천으로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을 읽은 적이 있다. 와인과 관련된 만화였지만 용어, 이름이 너무 많이 나와 이 만화를 공부해가면서 읽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와인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있구나 하고 넘어갔다. 그 후 와인 열풍이 불면서 다시 와인에 대해 조금 알아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러브 소믈리에’라는 책이 와인과 함께하는 러브스토리로 나왔다. 와인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고 생각하던 차에 사랑이야기와 조합된 이 책은 내게 적절하다고 느껴졌다.

 

핑크색의 표지와 멋진 아가씨의 그림은 나도 이 책을 읽으면 멋진 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주었다. 책은 자신의 연애담 속 상대방과 와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이야기 시작 전 연애의 법칙, 자신의 연애담, 마지막으로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구성되어있었다. 이 구성은 와인과 사랑이야기라는 형식으로 풀 수 있도록 해주었다. 사랑이야기로 시작한 이야기는 책을 쉽게 넘길 수 있게 해주었고 흥미를 돋워주었다.

 

하지만 사랑과 와인 이야기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어정쩡한 느낌이 들어 아쉽다. 와인과 관련된 이야기가 녹아 있다기보다는 자신의 연애담 만을 늘어놓았다. 결국 자신의 남자친구가 아우디를 끄는 능력 있는 남자라는 결론만을 내었다. 이런 연애담이 나온 것은 잡지에서 명품만을 소개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수 있지만 사실 20-30대 여성이 읽기에는 다소 허무맹랑한 감이 있지 않나 싶다.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 속에 와인에 대한 쉬운 접근을 이끌어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나로서는 와인 이야기는 곁가지로 나온 것 같아 아쉽다. 와인에 관심을 가져보라는 의도로 친구에게 가볍게 읽으라고 권할 정도의 책인 것 같다. 알파걸의 필수 트랜디북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는 책이다.